"도흑드 시절의 재림?!"

2월 25일 강남 인벤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펼쳐진 HCC 시즌5 4강 1경기에서 대티슬이 '서렌더' 김정수의 선봉 2킬과 '아이러니' 이지성 선수의 안정적인 마무리로 승자전에 진출했다.

김정수 선수는 과거 '도흑드' 시절의 재림을 보여주는 듯한 플레이로 하밥하 팀을 몰아붙였으며, 탈진까지 몰리는 위기 속에서도 완벽한 운영으로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이하는 4강 승자전에 선착한 대티슬 팀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Q. 4강 승자전에 선착했다. 간단한 승리 소감을 말해본다면?

정한슬: 여기까지 굉장히 편하게 와서 좋았는데, 오늘도 편안히 이긴 것 같아서 마음이 놓인다.
김정수: 이길 것이라고 예상을 하고 와서 크게 감흥은 없는데 빨리 끝나서 기분이 좋다.
이지성: 나도 개인적인 사정으로 빨리 가야 했는데, 생각보다 일찍 끝난 것 같다.


Q. 상대는 최근 기세가 좋은 하밥하 팀이었다. 4강전은 어떻게 대비했는가?

김정수: 요즘 주로 연습하고 있는 덱 라인업이 있었는데, 그걸 플레이하면 너무 늦어질 것 같아서 오늘은 그냥 무난히 내가 원래 다루던 덱들을 가져왔다.
이지성: 상대 선수들이 전 경기에서 컨트롤 위주의 덱을 보여줘서 오늘은 안티-컨트롤 형태의 덱을 중점적으로 준비했다.
정한슬: 개인적으로 스트리밍 하면서 승률이 좋았던 덱과 연습에서 승률이 좋았던 덱을 고르게 가져왔다. 최근에는 정복전의 특성을 살려서 특정 덱을 물고 늘어지는 형태의 전략이 많은데, 상성/역상성을 타지 않는 덱을 준비하기 위해 애썼다.


Q. '샤이' 이동현 선수가 정말 오랜만에 클래식 주술사를 들고 왔다. 만났을 때 기분이 어땠나?

김정수: 사실 가져온 덱 중에서 기름 도적이 가장 자신이 없었다. 그런데 상대가 클래식 주술사 덱인 걸 확인하고 당황하기도 했지만, 도적으로 어떻게든 이기겠구나 싶어서 안심이 되었다. 그냥 약세인 두 직업 중에서 클래식 주술사가 좀 더 약하다는 것을 확인한 경기였던 것 같다. (웃음)


Q. 매 라운드 5세트까지 가는 접전이었다. 상대방의 플레이 중 특별히 까다로웠던 점이나, 위기의 순간을 꼽아본다면?

김정수: 상대 3명 모두 주술사 덱을 가져왔는데, 세 덱이 모두 조금씩 달라서 그 부분이 조금 까다로웠다. 그리고 6턴마다 꼬박꼬박 등장했던 수수께끼 도전자도 상당히 위협적이었다.


Q. 도적은 최근 어그로 메타에 약해서 애매하다는 평이 많은데, 대티슬 팀원이 모두 도적을 준비해왔다. 굳이 도적을 꺼낸 이유가 있다면?

정한슬: 기름 도적 덱이 현재 1티어라고 평가되는 덱들에 모두 강하고, 오히려 비주류형 덱에 약하다. 보통 그런 덱을 잘 꺼내지 않기에, 지금 쓰기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이지성: 첨언하자면, 특히 모두가 쓰는 파마 성기사를 상대로 강하다 보니 가져오기 좋은 것 같다.
김정수: 도적이 의외로 어지간한 직업 상대로 모두 할 만하다. 1-2직업 상대로 특히 약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런 덱은 금지하면 되니 대회에서는 꽤 쓸만하다.


Q. 이지성 선수의 안정적인 마무리도 빛났다. 특히 '무엇이든 가능하다옳 성기사' 덱은 상당히 의외의 카드였는데, 어떻게 준비하게 된 것인가?

이지성: 사실 오늘 준비한 덱 중에서 내가 안 좋은 기억을 갖고 있는 덱은 도적이었고, 성기사는 의외로 꾸준히 승률은 나오는 편이었다. 다만, 뭔가 이미지가 '예능'처럼 비쳐서 대회에서 꺼내기 애매했었는데, 꼭 한 번 들고 나온다면 상대가 모두 컨트롤 덱을 쓰는 지금이 적기라 생각했다.


Q. 정한슬 선수는 결국 이번에도 나오지 못 했다. 정한슬 선수의 플레이를 보고 싶어 하는 유저들이 많고, 이대로 가면 '무승 우승'이라는 다소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을 수 있게 되는데, 아직 경기를 서두를 생각은 없는 것인가?

정한슬: 사실 본선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내가 '0승 0패' 이지만, 예선에서는 대장으로 나와서 역올킬한 기억도 있고 해서 계속 대장으로 나와도 될 것 같다. 심리적으로도 내 뒤에 아무도 없을 때가 더 편하다.


Q. 다음 상대는 HCC에서 숱하게 많이 접했던 팀 선비나 골든위습 중에 한 팀이다. 만나고 싶은 팀이나, 올라올 것 같은 팀이 있나?

정한슬: 올라올 것 같은 팀은 솔직히 잘 모르겠는데, 팀 선비한테는 팀 경기에서는 한 번도 안 졌던 것 같다. 그래서 상대 전적이 좋은 팀 선비가 올라오는 게 편한데, 사실 팀 전체적으로는 누가 올라와도 상관없다는 분위기이다.


Q. 대티슬은 사실 '강팀'이라는 타이틀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아직 HCC의 정규 시즌에서 우승한 적은 없다. 4강 승자전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것 같은데?

김정수: 이번에는 꼭 우승하고 싶다. 준우승과 우승의 상금 차이가 좀 나더라. 우승해야 팀원들이 잘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이지성: 나는 이제 팀에 합류했는데, 그냥 오늘처럼 내가 맡은 역할을 해서 우승에 기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한슬: 우리가 지금까지 우승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억울한 마음까지 있다. 이번에는 꼭 우승하겠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정수: 우리가 어떤 모습일 때에도 항상 응원해주는 고정 팬분들이 계시는데, 꼭 그 응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이번에 더 열심히 해서 우승하겠다.
이지성: 오늘은 이겼지만 실수가 있었는데, 다음번에는 실수하는 부분 없이 깔끔한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
정한슬: 이건 사실 오늘 경기와 큰 상관은 없는데, 상대 팀원 중에서 '윤민아사랑해'라는 ID를 사용하는 이수종 선수에 대한 팀 토론이 활발했다. 중간에 쉬는 시간에도 그 주제로 저게 '윤민아' 씨인지, '윤민' 씨인지, 아니면 그게 아닌 다른 무엇인지를 놓고 내기까지 했는데, 혹시 아는 분이 있거나 답변이 가능하시다면 기사의 댓글로 꼭 답변을 남겨주셨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