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령우 결승 있다!

24일 강남 넥슨 아레나에서 펼쳐진 스포티비 스타2 스타리그 2016 시즌1 승자전 결승에서 박령우(SKT)가 지긋지긋할 정도로 길었던 개인리그와의 악연을 떨쳐버리고 강민수(삼성)를 4:2로 꺾으면서 생애 첫 프리미엄급 대회 결승전에 진출했다. 박령우는 놀라운 전투력과 승부수로 불리했던 상황을 뒤집거나 상황을 굳히면서 파죽지세로 결승까지 올라가게 됐다.

이하는 박령우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Q. 드디어 결승전에 처음 진출했다. 소감이 어떤가?

정말 너무 기쁘다. 올라간 것만으로도 이렇게 기쁠 줄은 몰랐다. 준비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그게 전부 날아간 것 같다.


Q. 리그 없다는 것이 별명일 정도로 개인리그와 연이 없었다. 오늘 경기에 임하는 각오가 남달랐을 것 같은데?

가끔 스갤을 눈팅하다보면 '령리없'이란 단어를 보곤 한다. 처음엔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나중에 뜻을 알고 나니까 마음이 아팠다. 내가 더 잘했다면 이런 말도 나오지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도 든다. 올해에는 아예 지고 싶은 마음이 없다. 오늘도 전승으로 결승에 진출하고 싶었는데 그 기록이 깨져서 많이 아쉽다.


Q. 그래도 현재 공허의 유산 들어서 오늘 경기를 제외하면 ?

그런 기록을 어디서 본 것 같긴 하다. 그런데 패가 있다는 것 자체가 마음에 안 든다(웃음).


Q. 프로리그까지 준비해야 하는 입장이라서 경기 준비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준비는 어떻게 했나?

팀에서 배려를 많이 해 주셨다. 토요일에 프로리그 결승이 있는데도 내 개인리그를 위해서 하루는 저그 선수 한 명을 통째로 빼서 내게 붙여주기도 했다. 거기에 보답하기 위해 꼭 이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Q. 상대가 저그전만 치르면서 올라온 반면 본인은 공허의 유산에서 저그전 자체가 3번 뿐이었다. 실전 감각엔 문제가 없었는지?

저그전을 치르지 않은 게 내게 유리하게 작용할 줄 알았는데, (강)민수가 이것저것 숨겨놓은 게 많더라. 경기 수와는 관계 없이 서로 똑같은 입장이었던 것 같다.


Q. 본인을 포함해서 팀 내에 결승전에서 안 좋은 기억을 가진 선수가 많다. 이번엔 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나?

그런 걸 많이 신경쓰는 편은 아니다. 쓸 데 없는 징크스에는 신경쓰지 않고 결승전만 열심히 준비하려고 한다.


Q. 김대엽과 강민수 중 결승전에서 누구를 더 만나고 싶은지?

김대엽 선수가 올라왔으면 한다. 오늘 민수랑 경기를 치러보니 결승전에서 또 경기를 하게 되면 더 힘들어질 것 같다. 그리고 동족전도 그다지 펼치고 싶지는 않다.


Q. 결승이 야외 무대에서 펼쳐진다. 결승전에 임하는 각오를 듣고 싶다.

그냥 결승이었어도 정말 열심히 준비할텐데, 그냥 결승도 아니고 야외 결승인 만큼 죽어라 연습할 생각이다. 아무나 올 수 있는 무대가 아닌 만큼 내 커리어에 이 기록을 남기기 위해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경기 전에는 민수랑 서로 도발을 많이 하고 그랬는데, 서로 친해서 그런 거였다. 방금 인터뷰를 하러 가는데 민수가 내게 박수를 쳐 주더라. 나 같으면 멘탈이 깨져서 가만히 있었을 텐데 민수에게 배울 점이 많은 것 같다. 그래도 다시 올라오진 않았으면 좋겠다(웃음). 자기 경기처럼 연습을 도와준 (어)윤수 형과 (김)준혁이에게 정말 고맙고, 배려해주신 코칭 스태프 분들에게도 감사드린다. 응원해주신 팬분들도 정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