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라는 전자기기가 보급 되고나서 게이머 집단에 가장 먼저 ‘구토증세’를 체험하게 해준 게임, 울펜슈타인을 기억하시는지. 지금의 기준으로는 조악한 그래픽의 FPS 게임일 뿐이지만 당시에는 1인칭 시점으로 3차원 공간을 돌아다닌다는 개념은 무척 생소하고 혁신적인 것이었다. 울펜슈타인 3D 를 개발한 이드소프트웨어(ID software)는 이어 둠, 퀘이크 등을 히트시키며 FPS 게임 개발사로 명가의 반열에 올랐다.


특히 1996년 발표된 퀘이크는 최초의 풀 3D 디자인을 채택, 입체적인 그래픽을 선보이며 당시 게이머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퀘이크를 개발한 ‘존 카멕’에게 FPS의 창시자라는 영광스러운 호칭을 준 게임이다. 퀘이크 시리즈의 최신작은 ‘에너미 테리토리:퀘이크 워즈 (Enemy Territory Quake Wars)’. 퀘이크 워즈는 퀘이크의 세계관에 나오는 외계종족, 스트로그와 그들의 침략에 대항하는 지구방위대(GDF)의 전쟁을 그리고 있는데...


이런 FPS 명가의 최신작 퀘이크워즈를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는 날도 멀지 않았다.



[ 퀘이크워즈 온라인 게임 개발 조인식, 드래곤플라이 조원정 개발팀장 ]



스페셜포스로 한국 FPS의 최선두에 섰던 드래곤플라이(대표 박철우)가 액티비전(Activision), 이드소프트웨어(ID software)와 함께 ‘퀘이크워즈 온라인’을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20일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에서는 드래곤플라이의 박철우 대표, 액티비전 Brian Hodous 부사장, 액티비전 아시아태평양본부 John Watts 사장, ID software의 Todd Hollenshead 사장 등 3사의 대표 및 주요 관계자가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 퀘이크 워즈 온라인 게임 개발 조인식이 열렸다.


퀘이크워즈 온라인의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드래곤플라이 조원정 개발팀장은 퀘이크워즈 온라인이 팀플레이와 전략에 무게가 실린 원작 퀘이크워즈를 계승하는 게임이라고 설명하면서 광범위한 지역에서 벌어지는 전투와 병과 기반의 협력플레이, 랭킹과 클랜 등의 커뮤니티가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아직 스크린샷이나 플레이 동영상 등 게임의 개발정도를 짐작케 해주는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관계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퀘이크워즈의 온라인화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은 18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실제 개발에 착수한 것도 1년이 지났다고 한다. 이미 원작이 존재하고 있고 퀘이크를 개발한 이드스프트웨어의 충분한 기술지원을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 개발완료 단계에 도달한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액티비전 코리아의 이창성 대표는 인사말에서 ‘퀘이크워즈 온라인을 왜 한국 개발사가 만들어야 되느냐는 내부 경영진과 스튜디오에서도 격론이 벌어진 부분이었다’면서 ‘결국 드래곤플라이가 가지고 있는 뛰어난 기술력이 인정되면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술회했는데 이는 퀘이크라는 뛰어난 IP, 오랫동안 축적한 FPS 개발력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서비스 경험과 부분유료화 정책의 노하우의 부재를 해결하려 한 목적이 간접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3사의 관계자로 단상이 가득 메워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퀘이크워즈 온라인 게임에 대한 내용은 물론 3사가 각자 어떤 부분에서 협력하게 되는지에 대한 광범위한 질문이 오갔다. 3사는 이구동성으로 동등한 협력관계임을 강조했으며 퀘이크라는 매력적인 IP가 스페셜포스의 온라인 개발, 서비스라는 노하우와 만났을 때의 시너지를 한껏 기대하고 있었다.





= 이 프로젝트가 언제부터 시작되었고 어느 정도까지 개발이 진행된 것인지 궁금하다.

개발한 지는 1년이 지났다. 드래곤플라이는 퀘이크워즈 패키지 판매 이전부터 퀘이크워즈의 테스트, 멀티플레이에 대한 의견, 보완사항 등을 이드소프트와 함께 이야기 해왔다. 따라서 원작 퀘이크워즈에 대해서는 장점은 물론 단점까지 모두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는 상태다. 어느 정도 개발이 되었는지는 차후에 밝힐 수 있을 것 같다.


= 드래곤플라이가 어느 정도까지 개발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있나.

(이드소프트웨어) 기술적인 부분에서 스플래쉬 데미지에서 개발한 에너미테러토리에 사용한 모든 기술에 대해 드래곤플라이가 접근, 사용할 수 있다. 현재는 기술과 관련된 부분은 상당부분 해결이 된 상태다.


= 퀘이크워즈는 사양이 높은 게임이었다. 퀘이크워즈 온라인의 사양은 어떻게 잡고 있다.

현재 테스트는 지포스 7천대에서 하고 있으며 최종 서비스를 할 때는 지포스 6천대에서 원활하게 플레이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옵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 국내 FPS 는 작은 맵에서 데스매치를 벌이는 빠른 진행을 추구하고 있다. 퀘이크워즈는 대형 전장을 추구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을 고려해 작은 맵의 간단한 미션을 생각하고 있지는 않나.

퀘이크워즈는 그 같은 작은 맵의 데스매치 모드는 없을 것이며 오히려 퀘이크워즈가 가지고 있는 컨셉을 더욱 강조하는 방향으로 개발할 것이다.


= 퀘이크워즈 온라인에서 인원은 얼마로 제한되나.

테스트 중인 현재는 24명으로 제한된다. 카르마, 스페셜포스 등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24명은 전혀 문제가 없고 앞으로의 상황을 보아 더 늘어날 수는 있을 것이다.


= 대부분의 FPS 게임들이 부분유료화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드소프트웨어) 아이템 판매 등의 방식에 대해서는 드래곤플라이의 의사결정에 많이 의존하게 될 것 같다. 이드소프트웨어는 팀플레이나 미션 등 게임 내용에 좀 더 집중할 생각이다. 무기를 판매하거나 아이템을 획득하는 등 여러 가지 접근방법이 있겠지만 지금은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중이다.


= 액티비전은 온라인 게임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세간의 인식이 있었다.

(액티비전)액티비전이 온라인 게임 분야로의 진출 시기가 늦은 감이 있다는 생각은 든다. 다만 이번 프로젝트는 2년 정도 준비한 프로젝트이다. 블리자드, 드래곤플라이 등 온라인의 강점이 있는 파트너들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고 앞으로의 시장 경쟁력도 강화할 것이다.


[ 액티비전의 향후 타이틀 전략 ]


= 드래곤플라이가 개발과 서비스에서 맡은 역할이 궁금하다.

한 가지 말씀드릴 것은 드래곤플라이가 뭐는 할 수 있고 뭐는 할 수 없다고 한정지어진 것이 아니란 거다. 개발은 물론 서비스도 3사가 모두 파트너로서 동등한 입장에서 공동으로 개발하고 공동으로 의견을 내는 협력관계라고 보면 된다.


= 퀘이크워즈의 한국 서비스는 누가 맡게 되나. 해외 서비스는 어떻게 되는지.

퀘이크워즈의 최초 서비스는 한국에서부터일 것이고 서비스도 드래곤플라이가 맡는다. 3사가 공동으로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것이다. 스타트는 한국에서 하고 아시아를 거쳐 전 세계로 서비스하는 글로벌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 앞으로 퀘이크워즈 이후 액티비전과 다른 게임들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 있나.

스타트를 퀘이크워즈 온라인으로 해서 향후에도 협력을 이뤄나가는 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다.


= 이스포츠로의 진출도 생각하고 있나.

드래곤플라이는 이스포츠 활성화에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는 스페셜포스 대회나 이벤트 등을 진행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드래곤플라이에서 개발하는 모든 게임들은 이와 동일한 선에서 진행할 것이다.



[ 드래곤플라이 박철우 대표, 액티비전 Brian Hodous 부사장,
이드소프트웨어 Todd Hollenshead 사장 ]



Inven Niimo - 이동원 기자
(Niimo@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