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리그 최강자의 자리를 두고 경합을 벌이는 Mid Season Invitational(이하 MSI)이 중국 상해 오리엔탈 스포츠 센터에서 5월 4일부터 15일까지 약 2주간 진행될 예정이다. 총 상금 규모는 45만 달러(한화 약 5억 2천만 원)로 1위 팀에게는 25만 달러(한화 약 2억 8천만 원)가 배정되었다.

우리가 2016 MSI에 관심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LCK 5회 우승과 3회 연속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운 SKT T1(이하 SKT)가 진출했기 때문이다. 2015년 대기록을 세운 SKT는 MSI에서 패배하며, 우승을 챙기지 못했다. 작년 MSI 우승 실패가 한 해를 휩쓴 SKT 기록의 '옥에 티'가 되었다. 때문에 이번 MSI에서 SKT의 우승을 원하는 팬들이 상당할 것이다.

세계 최강 타이틀을 두고 펼쳐지는 이번 MSI에서 SKT는 어떤 전력으로 경기에 임할지에 기대감이 크다. SKT가 MSI까지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갈지에 대한 행보가 기대되고 있다. 이번 메타에 맞는 챔피언들을 잘 이용하고 있는 SKT 선수들의 스프링 시즌 성적을 토대로, 곧 있을 MSI에서 어떤 챔피언들이 멋진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 예전의 경기력을 되찾은 SKT T1! 이번 MSI의 행방은?


■ SKT 탑에 잘 어울리는 탑라이너! '듀크' 이호성


▲ 듀크의 영입으로 SKT T1는 균형잡힌 로스터를 완성했다.


먼저 SKT의 '듀크' 이호성은 이번 2016 롤챔스 스프링이 SKT에 소속되고 처음 치른 경기이다. 2015년 큰 활약을 했던 '마린' 장경환이 SKT를 떠나고, SKT는 탑 라인의 공백에 듀크를 영입했다. 듀크 영입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2015 롤챔스 스프링 나진 e엠파이어에서 활동하던 탑 라이너 듀크의 실력은 돋보였기 때문이다. 하위권에 머무르며 포스트 시즌 진출에도 좌절했던 팀에서, 정규시즌 MVP를 차지하며 개인 기량을 증명했던 선수가 바로 듀크이다.

이런 듀크의 활약은 롤챔스 스프링 내내 계속되었다. 정규 시즌 1라운드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지만, 다양한 픽을 선보이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비록 경기 결과는 패배로 기록되었지만, 듀크가 보여준 피오라나 갱플랭크는 큰 임팩트를 선사했다.

SKT는 이번 2016 롤챔스 스프링 결승전에서 강팀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고평가 받고 있는 챔피언 이외의 챔피언도 잘 다룰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듀크는 결승전 마지막 경기에서 마오카이와 에코가 밴 당한 상태에서 스맵 '송경호' 에게 빼았긴 뽀삐를 상대하는 카드로 람머스를 꺼내들었고,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듀크는 이번 정규 시즌, 다양한 픽들을 선보였다. 앞으로 치러질 MSI에서는 주류 챔피언의 활용과 또 다른 참신한 챔피언의 활용이 기대된다. 좋은 모습을 보여준 캐리형 탑솔러인 피오라나 람머스 같은 독특한 챔피언의 등장도 기대된다.


▲ 1라운드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듀크의 피오라!
(영상 출처 : OGN)



■ 협곡의 지배자 정글러 '벵기' 배성웅과 신예의 '블랭크' 강선구


▲ '더 정글' 벵기 선수는 2016 MSI에서 등장할 수 있을까?


1라운드 SKT의 부진했던 경기력은 '벵기' 배성웅의 부진한 성적에 큰 연관이 있다고 말한다. 커버형 정글러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준 벵기는 캐리형 정글 메타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캐리형 정글 메타에 적응하기 위해 사용한 그레이브즈는 2승 1패로, 평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반면, 분신처럼 다루던 엘리스와 렉사이는 각각 5승0패, 3승1패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역시나 이번 메타와는 어울리지 않는 장기이다. 특유의 커버형 플레이가 부각된 캐리형 정글러라고 한다면, 아무런 이점이 없는 모양새가 나온다. 빠른 성장을 통해 주도적으로 게임을 풀어가는 캐리 메타와는 정 반대에 있다. 6.9 패치에 예정된 킨드레드의 너프를 시작으로, 현재 빠른 정글링을 기반으로 캐리형 정글 메타에 주 축이 되고있는 정글러들의 성장력에 제동이 걸린다면, 커버형 정글에 활로가 생길 수도있다.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

2016 MSI는 캐리형 정글 메타가 확립된 시점이기 떄문에 벵기가 등장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볼 수 있다. 완벽하게 적응을 마친 블랭크의 활약으로 벵기의 공백을 잘 채워주고있는 것도 한 몫한다. 지속되는 패치에서 캐리형 정글러의 조정과 공개된 마법사 패치로 미드 메타가 돌아온다면, 그때 다시 돌아올 벵기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 적응을 마친 신예의 블랭크! MSI에서는 어떤 활약을?


1라운드에서 벵기를 대신해 경기에 투입되었던 블랭크의 성적은 좋지 않았다. 킨드레드와 그레이브즈와 같은 캐리형 정글을 사용했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2라운드에 돌입한 블랭크는 어느정도 무대 적응을 마친듯 보였다. 2016 IEM 우승을 기점으로 블랭크는 무대 적응을 완료하고, 대회에서 뛰어난 개인 기량을 선보였다.

2라운드에 돌입한 블랭크는 다양한 픽을 선보였다. 다시 등장한 그라가스 정글을 활용하기도했고 니달리와 그레이브즈, 그리고 킨드레드까지 캐리형 정글러를 잘 다루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중 가장 임팩트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좋은 성적을 기록한 챔피언은 바로 킨드레드였다.

블랭크는 정규 시즌 킨드레드로 3승 1패로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이후 치러진 포스트 시즌에서는 6승0패의 엄청난 성적을 기록했다. MSI는 킨드레드 너프 소식이 있는 6.9 버전으로 진행되지 않고, 기존의 6.8 버전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그렇다면 킨드레드를 활용한 적극적인 갱킹과 폭발력 있는 모습으로 정글을 휘어잡는 것도 기대해 볼만하다. 또한 킨드레드를 포함해 SKT가 보여준 '어그로 핑퐁'에 중점을 둔 조합을 고려해 본다면,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기대해볼만 하다.


▲ 블랭크의 킨드레드는 매 경기마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영상 출처 : OGN)



■ 세계 최고 미드라이너! '페이커' 이상혁


▲ SKT T1의 중심에 서 있는 세계 최고의 미드라이너 '페이커'


진작에 세체미 타이틀을 단 페이커는 꾸준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정규 시즌에는, 원딜러 리워크 패치 이후 미드에 자리잡은 코르키를 잘 다루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룰루와 같은 서포팅 챔피언도 능숙하게 다루며 각각 5승 1패와 7승 3패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페이커 룰루의 경우 팀원의 서포트 역할뿐만아니라 현란한 무빙으로 솔로킬을 내는 슈퍼 플레이를 소화했다.

페이커는 뛰어난 피지컬과 판단력, 그리고 넓은 챔피언 폭이 장점인 선수이다. 넓은 챔피언 폭은 정규 리그에서 참신한 픽을 선보이기도 했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번 시즌 역시 퀸과 피즈, 카르마 등을 활용하며 전략적인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포스트 시즌에서는 에코를 미드로 사용하며, 밴픽 단계에서 부터 전략적인 면모를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이번 2016 롤챔스 스프링 시즌과 포스트 시즌을 합쳐 페이커는 총 17개의 챔피언을 활용했다. 이렇게 넓은 챔피언 폭은 상대팀에 큰 압박을 넣을 수 있는 유리한 카드이다. 페이커가 얼마나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줄지에 대한 관점이 아닌, 어떤 챔피언을 활용할지에 더 이목이 쏠린다. 이번 MSI에 암살류 챔피언을 활용할지, 정석으로 분류된 무난한 챔피언을 활용할지, 아니면 독특한 챔피언을 활용해 큰 재미를 안겨줄지가 기대된다.


▲ Hide on bush! 페이커의 훌륭한 이니시에이팅!
(영상 출처 : OGN)



■ 포텐셜 폭발한, 원딜러 '뱅' 배준식


▲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며, 세체원 반열에 오른 '뱅'


1라운드 초반, SKT가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을 때 '뱅' 배준식의 활약은 눈부셨다. 원딜러로서 활약할 수 있는 그 이상을 보여주었다. 글로벌 골드가 만골드나 뒤쳐진 상황에서, 끝까지 살아남으며 한타를 이기고 역전하는 자신의 독무대를 만들기도 했고, 과감한 판단으로 전세를 역전하는 결과를 만들기도 했다.

이런 뱅의 활약은 눈부셨다. 이번 스프링 시즌 눈에 띄는 메타 변화는 역시 탑과 정글이였다. 현재 영향력이 크다고 볼 수 없는 원딜러로,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눈도장을 찍었다. 뱅은 1라운드와 포스트 시즌에 이즈리얼을 사용하며,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뱅의 이즈리얼은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합쳐 6승4패의 성적을 기록했다.

주류픽으로 분류된 루시안과 칼리스타 그리고 2라운드 이후에 등장한 시비르의 성적은 모두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정규 시즌에서는 칼리스타를 이용해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칼리스타는 정규 시즌 6승 1패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울프와의 뛰어난 호흡으로 어그로 관리, 이니시 모두 소화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시비르의 경우 정규 시즌과 포스트 시즌을 합쳐 10승 2패의 엄청난 성적을 기록했다. 2라운드 이후부터 고평가 받고 있는 시비르, 마오카이 조합을 잘 다뤘다. 마오카이 역시 듀크가 잘 다루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듀크 역시, 마오카이를 시즌 통합 10승 2패를 기록했다. SKT는 포스트 시즌에 시비르, 마오카이 조합으로 5승1패의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이번 MSI도 역시 무난한 선택으로 시비르, 마오카이를 선택할 확률이 높아 보인다.

뱅은 루시안, 칼리스타와 같은 강력한 원딜도 잘 다루고, 후반 캐리력이 높은 이즈리얼도 다시 한 번 기대해볼만하다. 하지만 가장 기대되는 것은 롤챔스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언급한 우르곳의 등장 여부이다.


▲ 역전에 역전을 거두는 중심에 서 있는, 뱅의 독무대!
(영상 출처 : OGN)



■ 정교함의 달인, 서포터 '울프' 이재완


▲ 정교하고 합리적인 스킬 활용이 매력인 울프!


울프 역시 강팀 SKT의 서포터다운 면모를 제대로 보여준다. 특히 이번 롤챔스 스프링 시즌, 밴픽률 90%가 넘는 알리스타를 잘 다루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스킬을 활용하는 타이밍 등 센스 넘치는 플레이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정규 시즌과 포스트 시즌을 합쳐 울프는 6개의 챔피언을 사용했다.

서포터의 메타도 견제형 서포터보다 탱킹이 가능한 듬직한 서포터의 선호도가 높아졌다. 대표적인 픽으로 알리스타와 트런들, 브라움이 있다. 울프는 이 세 챔피언을 모두 잘 다루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종종 활용하던 쓰레쉬는 이번 시즌에 많이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4승0패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울프가 다룬 서포터 챔피언중 가장 눈에 띄는 서포터는 바로 탐 켄치이다. 탑과 서폿으로 기용되던 탐 켄치는 연이은 너프로 더이상 잘 쓰지 않는 픽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울프는 포스트 시즌에 탐 켄치를 사용하며, 4승1패를 기록하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마치 포스트 시즌을 위해 남겨둔 '비장의 수' 같은 느낌이었다.

알리스타, 브라움과 같은 주류 서포터가 아닌 탐 켄치를 사용한 울프의 궁긍적인 목적은 '어그로 핑퐁' 조합의 완성이었다. 포스트 시즌에 접어들어 SKT가 kt 롤스터를 상대로 보여준 어그로 핑퐁 조합은 강력했다. 무적 판정을 가진 마오카이의 '뒤틀린 전진', 질리언의 '시간 역행', 킨드레드의 '양의 안식처', 탐 켄치의 '집어삼키기'의 4가지 스킬을 활용한 어그로 관리로 기가막힌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팀원의 실수를 슈퍼 플레이로 변모시키는 모습을 자주 연출하고는 했다.


▲ 울프의 효율적인 스킬연계로 큰 이득을 취하는 SKT T1
(영상 출처 : OGN)



■ '부진은 있어도, 몰락은 없다' 2016 MSI, SKT T1의 기대되는 경기력

2016 롤챔스 스프링 시즌 1라운드 에서 SKT는 7위를 기록했다. 부진한 경기력으로 2015년 한 해를 휩쓸었던 강팀다운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말 그대로 부진한 경기력 그 자체. SKT의 승리 공식은 경기마다 선수 서로의 유기적인 플레이었다. 부진한 플레이를 채워줄 수 있는 다른 선수의 슈퍼 플레이가 서로 유기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1라운드에서는 그러한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선수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팀 전체적인 문제였다. 하지만 김정균 코치의 명언 'SKT는 부진은 있어도 몰락은 없다' 처럼 1라운드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2라운드에 접어든 SKT 경기력은 부진이 기억나지 않을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환기점은 2016 카토비체 IEM이었다. IEM에서 전승 우승을 기록한 SKT의 기세는 막을 수 없었다. 2라운드 이후 IEM 보약을 먹고 돌아온 SKT의 경기력은 완전하지는 않지만, 이전의 강팀다운 경기력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전히 챔피언 폭이 넓은 페이커를 중심으로 전략적인 부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이점부터, 선수 개인의 뛰어난 기량까지' SKT의 강팀다운 면모는 충분하다. 이번 2016 MSI 역시 SKT의 우승을 점치는 팬들이 많다. MSI 2회 연속 진출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작년에 MSI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한 한이 맺혀있을 것이다.

SKT에게 이번 MSI는 의미가 큰 경기일 것이다. 하나는 2015년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한 설욕전,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2016 MSI 우승을 기점으로 새로운 신화를 써 내려갈 초석을 만드는 계기가 된다. 2016 롤챔스 스프링 우승컵을 들어올린 SKT는 이번 MSI를 우승하고 앞으로 있을 모든 대회를 노려보는 것이 최종 목표일 것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오겠다' 라는 말 뒤에 엄청난 중압감이 있을 것이다.


▲ MSI에서 SKT T1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