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들과 도전자의 대결이다.

11일 강남 넥슨 아레나에서 피파 온라인3 아디다스 챔피언십 2016 시즌1 8강 3, 4경기가 펼쳐진다. 3경기에는 지난 시즌 준우승자 정세현 VS 김정민, 4경기는 전통의 강자 김승섭 VS 김병권의 대결이 진행된다.

두 경기 모두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힘의 무게추가 한 쪽으로 완전히 쏠려 있다. 3경기에 출전하는 정세현은 피파3 챔피언십 때마다 상위권을 놓친 적이 거의 없을 정도이며, 지난 시즌에는 결승전까지 진출하는 등 현 피파3의 정점에 달한 선수 중 하나다.

반면 김정민은 2014 피파3 챔피언십 우승 외엔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진 못했다. 아직 보여준 것이 많지 않기에 전력 상으로는 정세현에게 절대적 열세에 있는 것이 당연하다. 공식 홈페이지 승자 예측 96:4의 결과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김정민은 16강 A조 박준효와의 경기 당시 슈팅 찬스에서 상대에게 공을 넘겨주는 실수를 범한 적이 있다. 물론 결과적으로는 다시 공을 빼앗아 골로 연결시켰지만 정세현을 상대로 이런 실수를 한다면 다시 기회를 잡기 힘들 수도 있다. 김정민은 정세현이라는 이름값에 주눅들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4경기 김승섭과 김병권의 경기도 같은 양상이다. 김승섭은 비록 '무관의 제왕'이라는 웃지 못할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지만 자타공인 피파온라인3 최강자로 꼽히고 있다. 게다가 김승섭은 최근 펼쳐진 피파온라인3 최초의 국제 대회인 'The INTERCONTINENTALS'에서 각국의 선수들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면서 '무관의 제왕'이란 불명예까지 시원하게 던져버렸다.

이에 맞서는 김병권은 피파3 챔피언십 진출도 처음이며 최연소 출전자이기도 한, 그야말로 다윗 중의 다윗이다. 승자 예측은 98:2로 사실상 거의 모두가 김승섭의 승리를 예측하고 있지만, 김병권은 16강 B조 경기에서 윤성용, 황상우를 상대로 날이 선 슈팅 감각을 선보이면서 자신이 본선 무대에 있을 가치가 있는 선수임을 보여줬다. 게다가 팬들은 경기 외적으로도 김병권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골을 넣었을 때 김병권이 보여준 신나는 세레모니는 보는 사람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해줬고, 이런 재치있는 모습에 반해 팬이 된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유쾌한 다윗 김병권이 골리앗 중의 골리앗 김승섭을 상대로도 기 죽지 않고 자신의 '끼'를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승부 예측만을 놓고 보면 이미 승패는 결정난 듯 보인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에 '절대'란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극소수의 가능성이라도 충분히 현실이 될 수 있다. 이번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은 이것만으로도 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