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김승섭이었다.

지난 25일 강남 넥슨 아레나에서 열린 피파 온라인3 아디다스 챔피언십 2016 시즌1 4강 2경기 김승섭과 김정민의 대결에서 김승섭이 세트 스코어 3:0 완승으로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시작 전에는 팽팽한 접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김승섭은 강력했다. 물론, 멋진 골 장면도 다수 만들어냈다.

▲ 제기를 차는 듯한 쉐링엄

두 선수는 1세트에 동점 상황을 맞이했다. 그렇게 첫 세트부터 연장전이 나온다는 생각이 들 무렵, 김승섭이 물 흐르는 듯한 패스워크로 결승골을 집어 넣었다. 골을 기록한 쉐링엄은 나이에 걸맞지 않은 센스 넘치는 슈팅으로 김승섭에게 1세트 승리를 가져다 줬다.

중앙 지역에서 공을 잡은 김승섭의 보드메가 왼쪽에 서 있던 로호에게 공을 넘겼다. 로호는 공을 툭툭 치고 나갔고, 앞으로 내달리던 롭슨에게 로빙 쓰루 패스를 시도했다. 위기가 오고 있음을 느낀 김정민은 수비 라인을 뒤로 당겨 롭슨이 크로스를 올리지 못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롭슨은 몸을 최대한 꺾으며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수비수의 키를 넘기는 깔끔한 크로스. 이를 쉐링엄이 왼발로 트래핑했다. 자칫하면 수비수에게 공을 빼앗길 수도 있는 상황에서 쉐링엄은 공이 땅에 떨어지기 전에 오른발로 슈팅을 날려 골을 기록했다. 마치 우리나라 민속놀이인 제기차기를 하는 듯한 신명나는 움직임이었다.

▲ 군더더기 없는 김승섭의 중앙 공격

1세트에 제기차기 슈팅으로 승리를 차지했던 김승섭이 2세트에도 기세를 이어갔다. 이번 골 역시 70분을 넘어가서야 터졌다. 롭슨과 비에리, 뮐러가 만들어낸 군더더기 없는 골 장면이었다.

침착하게 기회를 노리던 김승섭. 비에이라가 중앙에서 공을 잡은 뒤 다시 한 번 롭슨에게 공을 돌렸다. 공을 받고 잠시 방향을 잡던 롭슨은 조금 더 앞에 위치했던 비에리 쪽으로 패스했다. 여기까지는 물에 물을 탄 것 같은 애매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비에리를 공을 앞으로 몰고 갔고, 그렇게 공을 빼앗기는 듯 했다.

하지만 김승섭은 침착하게 뮐러를 앞으로 치고 나가게 했고, 칼 같은 쓰루패스를 선보였다. 갑자기 맞이하게 된 1:1 상황. 김정민이 뒤늦게 압박을 가했지만, 뮐러는 침착하고 또 침착하게 슈팅을 날려 골을 기록했다. 화려하지도, 극적이지도 않았지만 김승섭의 침착함과 정확성이 동시에 드러난 골이라 할 수 있겠다.

▲ 아쉬웠던 말디니의 헤딩 실수

세트 스코어를 2:0까지 벌린 김승섭은 3세트 들어 더욱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점유율은 거의 7:3까지 벌어진 상황. 김승섭은 변수를 제거하기 위해 수비 라인에서 공을 돌리며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공격 본능이 몸 안에서 꿈틀거렸나보다. 김승섭은 곧장 공격을 감행해 또 한 골을 집어 넣었다.

백패스를 받은 김승섭의 스몰링이 알라바에게 패스했고, 알라바는 메시에게 공을 건냈다. 공을 잡은 메시는 특유의 스피드를 활용해 측면 공격을 시도했다. 크로스를 시도하는 듯 했던 메시는 뒤에서 뛰어온 알라바에게 리턴 패스를 했고, 알라바는 공을 그대로 뮐러에게 보냈다. 중거리 슈팅 찬스. 하지만 김승섭은 이니에스타에게 공을 한 번 더 건냈다.

갑자기 공을 넘겨 받은 이니에스타는 주춤거리며 공을 빼앗기는 듯 했다. 하지만 튕겨져 나온 공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잡았다. 그리고 이어진 강력한 슈팅. 김정민의 골키퍼가 이를 가까스로 막아냈다. 그런데 여기서 김정민의 수비수 두 명이 연달아 큰 실책을 범했다. 공중으로 튀어오른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것. 자신의 슈팅이 막히는 것을 보고 있던 호날두는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았고 이번에는 실수하지 않았다. 결국, 김승섭이 집념의 골을 마지막으로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