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E3 2016 일정의 마지막은 미국 LA에 위치한 '쉐퍼드 대학교' 방문이었다. 비주얼아트 학과에서 근무 중인 관계자와 연이 닿았고, 잠깐 시간을 내어 '비주얼아트' 학과를 비롯해 쉐퍼드 대학교의 곳곳을 둘러볼 수 있었다.

로스엔젤레스 외곽부근에 있는 쉐퍼드 대학교는 음악학과와 간호학과, 비주얼아트학과 등 총 5개의 캠퍼스가 모여 있는 대학교다. 학교가 가장 번화가인 다운 타운과는 상당히 떨어진 곳에 있어서 약간은 치안에 대한 걱정도 들었는데, 오히려 큰 문제가 없다고 한다. 학교에서 정말 가까운, 걸어서 닿을 정도 거리에 SWAT팀이 있을 정도로 큰 경찰서가 있기 때문이라고.

학기가 끝난 방학 중이라 그런지, 학생들은 찾아볼 수 없고 관계자와 조교, 그리고 교수들 정도만 학교에 남아 있어서 학교는 조용했다. 대신 몇몇 강의실을 새롭게 개편하는 중이라 공사중인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이는 매해 커리큘럼이 달라져 강의실을 확보하기 위한 공사라고 한다.

쉐퍼드 대학교를 둘러보는 동안 간단히 관계자에게 쉐퍼드 대학교의 근황과 교육과정에 대해서 대략적인 설명을 들어볼 수 있었고, 이를 기사로 간단히 정리해봤다. 아래는 쉐퍼드 대학교의 교육 과정 및 교내 풍경이다.

■ 관계자가 전한 쉐퍼드 대학교의 교육 과정 및 교육 트렌드

쉐퍼드 대학교 입구

쉐퍼드 대학교 비주얼아트 캠퍼스의 학생은 총 100여 명 정도라고 한다. 이 중 한국 학생의 비율은 약 30명 정도로 모든 캠퍼스 중 가장 많은 편이고, 최근 들어서 한국에서 유학 온 학생들이 늘어난 추세다. 2014년 지스타 방문과 몇 차례 진행한 국내에서의 강연이 인지도를 높인 것 같다고 한다.

비주얼아트 캠퍼스는 항상 최신 기술을 추구한다. 그래서 교수 혹은 강사를 채용하거나 초빙할 때도 반드시 현업 종사자를 뽑는다. 현역에서 계속 종사해야 최신 기술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고, 그 기술을 그대로 학생들이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풀 타임 강연을 진행하는 교수는 두 명뿐이고, 이외에는 대부분 강사를 채용한다고. 대부분의 강사들은 현업과 교육을 겸임하고 있기에 대부분 오후 6~9시 수업이 많다.

비주얼아트 학과의 전체적인 커리큘럼 자체는 다른 대학교와 별다른 차이는 없는 편. 먼저 컨셉아트와 디지털 포토그래피, 프롭 디자인 영화를 위한 드로잉, 모션 그래픽 등등 그래픽 분야의 전반적인 하이 스쿨 과정을 듣게 되고, 이후부터는 모델링, 캐릭터 모델링, 게임 디자인이나 3D 애니메이션 등 조금 더 심화된 과정을 공부할 수 있다.

이 두 커리큘럼은 메이저 코어로 모든 학생들이 듣게 된다. 그리고 이후 메이저 트랙에서 게임아트/디자인과 VFX/애니메이션 등의 세부과정으로 나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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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코어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교수들과 상담을 하게 되는데, 여기서 자신의 진로를 정할 수 있다. 학교 측은 학생의 성적과 수업 결과를 바탕으로 진로를 권장해주지만 강요하지는 않는다. 학생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자신의 진로를 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대신 교수가 권장한 진로와 학생이 선택한 진로가 엇갈릴 경우 학생의 선택을 존중하되, 몇몇 수업은 함께 듣는 것이 좋겠다고 권장하는 편이라고 한다. 진로 선택 이후 다시 학생이 진로를 변경할 때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몇 수업을 권장을 하는 것.

또한 예전에는 VFX와 관련해 수업을 듣고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게임 디자인 쪽을 희망하는 학생이 많다고 한다. 수업도 자연스럽게 VFX와 게임 디자인으로 나뉘긴 했지만, 현재는 두 과정의 경계가 많이 허물어져서 매 학기마다 커리큘럼을 조정하고 있다.

쉐퍼드 대학교는 '정원'이 없다. 그래서 입시 경쟁률은 없다. 입시 경쟁률이 없는 대신, 졸업이 어렵다. 물론 모든 수업은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영어는 필수. 영어가 잘 되지 않는 학생들도 입학할 순 있지만, 이런 학생의 경우 학교 측에서 제공하는 영어 강의와 시험에서 꼭 합격점을 받아야 한다.

인턴십은 학교측에서 엄밀히 기업을 평가한 후 학생과 연결해주는 편이다.

한 수업당 학생들 또한 많지는 않다. 수업을 진행하는 교수들도 개인적으로 학생을 꼭 봐주도록 권장하고 있어 적은 수의 학생이 듣더라도 반드시 교수가 직접 학생을 돌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교수들 역시 매 학기마다 새로 초빙하거나 현업에 종사하면서 최신 트렌드를 전수하기 위해서 많은 공을 기울인다고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철저한 현업 트렌드를 익힌 전문 학생을 기르는 것이 쉐퍼드 대학교의 목표다. 관계자는 한국에서도 유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꼭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정하고 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는 4년을 허무하게 허비할 수도 있다고. 또한 각종 툴을 사용하는 '기초'는 스스로 다지고 올 것을 권장했다. 전문 교육 기관인 만큼, 학생들에게 툴 사용법 같은 기초적인 부분은 전혀 가르치지 않고 바로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또한 몇몇 학생들은 특별히 교수가 직접 일하고 있는 회사에 견학할 기회가 주어진다. 이는 필수 과정이며, 현직 종사자들이 일하는 과정과 현장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것. 덤으로 평소에 악랄(?)해 보이던 교수의 실력, 테크닉 등을 현장에서 생생하게 보고 존경하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 쉐퍼드 대학교 풍경

자, 게임 인재 육성 요람. 쉐퍼드 대학교의 입구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이쪽에도 문이 있는데, 이쪽이 정문 같아 보입니다.
여기는 주차공간도 꽤 확보되어 있고, 기숙사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도 있습니다.

이곳은 휴게실. 먹을 것을 들고 오면 안됩니다

비주얼아트 학과답게 학생들의 포트폴리오가 전시되고 있습니다.

지난학기 VR을 연구했던 흔적.

전체 지도. 이거 잘봐야 되더라고요. 생각보다 복잡해서 길을 잃기 쉽습니다.
실제로 신입생들중에는 길을 잃고 헤메는 경우도 잦다고 합니다.

대회의실. 주로 학생들과 교수들이 프로젝트를 의논할때 사용된다고 합니다.

강의실은 컴퓨터가 빼곡합니다.

사실 이곳은 일반-과목에서 PC가 필요할 때 쓴다고 합니다.

게임 관련 교육을 총괄하는 박영진 교수의 방.
박영진 교수는 드래곤에이지 및 매스이팩트 시리즈 개발에 참여한 인물입니다.

트리플 모니터에 DK2, 인튜오스까지...옆에 PC가 또 있었어요.

본격적인 비주얼아트 강의가 펼쳐지는 강의실. 듀얼 모니터는 기본!

대부분의 강의실에는 화이트보드 옆에 디스플레이가 따로 있습니다.
'정확한 색감'을 보여주기 위해서죠. 그래서 수업도 불을 끄고 진행한다고 합니다.

교수가 직접 학생의 PC를 조작해 도움을 줄 수 있는 구조입니다.
'드림웍스'의 시스템을 그대로 들여왔다고 하네요.

이쪽은 좀 더 고사양의 PC가 갖춰진 강의실입니다.

ㄱ자로 책상이 되어 있어 정말 편해보입니다.

소규모 프로젝트를 위한 LAB, 6~8인 프로젝트용입니다.

이곳의 PC도 사양이 상당히 좋다고 합니다.

물론 일반 강의실도 있습니다. 종이컵은 계절학기의 흔적...일까요?

오페라하우스. 이곳에서 주로 졸업작품 발표회가 진행된다고 하네요.
음악학과는 물론 간호학과, 비주얼아트학과도 전부 다 이곳을 이용한다고 합니다.

음악학과의 녹음실. 게임, 아트와 연관이 있는 학과가 근접해 있어
작업에 도움이 많이 될 듯 해보입니다.

뭔가가 작업중이라 건드리진 않았습니다.

드럼 연습실. 천장이 부셔진 이유는 드럼의 소리때문에....

iMAC에 키보드, 최첨단 장비가 있는 음대 강의실.
한 자리당 대충 1,200만 원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고 하네요


간호학과도 한 건물에 있습니다.

아트계열은 근육과 골격 연구가 필수입니다.
그래서 이쪽에서 교양 강연을 듣는 학생도 적지 않다고 하네요.

비주얼아트학과 학생들이 만든 VR데모도 시연해봤습니다.

퀄리티가 대단했습니다. 정말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