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유천당 하유소항(上有天堂 下有蘇抗)'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협지에 나온 말 아닙니다. 중국 분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입니다. 직역하면 위에는 천당이 있고, 밑에는 소항이 있다는 뜻이죠. 여기서 말하는 '소항'은 바로 '소주'와 '항주'를 일컫는 준어입니다.
차이나조이 2016의 막이 내린 다음날, 인벤팀은 지상의 낙원이라는 소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중국에서 세 번째로 큰 모바일 서비스 업체이자, 게임사인 '스네일'을 방문하기 위해서였죠.
가는 길은 쉬운 길이 아니었습니다. 아침 일찍 전철을 타고 상하이 홍챠우 역에 도착할때까지만 해도 괜찮았습니다.(출근시간의 상하이 전철은 정말 잊지 못할 경험이었지만요...) 하지만 거기서 여권이 없이는 기차표를 끊을 수 없다는 소식을 접하고 속절없이 무너지고 말았죠. 소매치기 당할까봐 여권을 안 가지고 온 팀원들이 많았거든요.
결국 택시를 타고 소주로 향했습니다. 에어컨은 뒷좌석까지 닿지 않는데다 서스펜션은 아예 없는지 허리를 부술 기세로 달리는 택시였지만, 결국 어떻게든 도착했어요. 그리고 처음 발을 디딘 소주는...
진짜 너무 더웠습니다. 상하이의 날씨도 무지 덥다고 생각했는데, 소주의 더위는 그 상하이마저 선선하게 느껴질 정도로 더웠습니다.(이 시즌의 소주는 40도를 넘나든답니다) 이글거리는 불판 위에서 춤추는 산낙지처럼 안절부절하던 와중 스네일 본사의 직원분들이 저희를 맞이하러 나와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분들을 쫓아 건물로 진입한 저희는 듣도 보도 못한 진풍경을 보게 되었습니다.
공업원구 오피스를 다 둘러본 인벤팀은 점심식사 후 다른 오피스로 이동했습니다. 가는 와중 본사 직원분이 계속 설명을 해 주셨는데, 재미있게도 다른 오피스는 과거 도심과 시골의 경계선이던 '성' 내부에 있더군요. 성벽 밖으로는 '호성하(護城河)'라는 강이 있습니다. 성을 지키는 강이라는 뜻인데, 아마 해자의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더군요.
성 내부는 계획 도시에 가까운 소주 시내와는 완벽하게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건물 높이 제한이 있어 하늘이 훤히 트여 있었고, 굉장히 오래된 건물들과 복잡한 골목들이 늘어서 있었죠. 그리고 그 깊숙한 곳에 스네일의 다른 오피스가 있었습니다.
탐방이 끝난 후, 우여곡절 끝에 공항 셔틀 버스를 타고 다시 상하이로 향했습니다. 소주는 진짜 아름다운 도시였습니다. 왜 천당에 비교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요. 그리고 스네일은... 음 제가 가본 그 어떤 게임사와도 비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규모나 디자인을 떠나서 회사 안에서 돼지를 키우는 회사는 정말 처음 봤어요.
그래도 직원 한 분 한 분의 표정은 다들 여유가 넘쳐 흘렀습니다. 자신의 회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하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들의 표정이었죠. 아마 한동안은 이 날의 경험을 잊을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진짜 잊을 수 없을 정도로 더웠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