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 시간에는 지난 기사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오버워치 월드컵 강팀들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현재는 세계 상위권 팀이 모두 모이게 된 스웨덴이 유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각 대표팀을 잘 살펴보면 그에 못지 않은 '다크호스'들이 도사리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EnVyUs와 REUNITED, Dignitas가 모인 스페인이나, Misfits, Rogue 등 유럽 강자들로 꾸려진 프랑스 대표팀을 꼽을 수 있겠네요. 또한 블리즈컨으로 직행하게 된 캐나다에는 Cloud9의 에이스 Surefour가 선발됐기에, 블리즈컨 대회 우승을 향한 길은 상당히 험난할 것으로 보입니다.




■ 스페인 - 스웨덴, 미국의 뒤를 잇는 초강력 팀이 있다?!

첫 번째로 살펴볼 팀은 스페인입니다. 스웨덴과 미국에 소위 스타 선수들이 다수 포함된 탓에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데요, 구성원을 잘 살펴보면 스페인 역시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임을 알 수 있습니다.

각 선수의 소속 팀을 보면 EnVyUs, REUNITED, Dignitas, Stone templars로 세계 상위권 팀이 셋이나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만 득표율 순서로 뽑힌 초기 4인의 모습은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죠.

득표율 33%로 주장 선발된 선수는 Stone Templars의 지원가 'Linepro'입니다. 득표율 2위도 같은 팀 소속의 올라운더인 'neptuNo'가 차지했습니다. 두 선수가 소속된 'Stone Templars'는 하스스톤 프로팀으로 시작해서 올해 6월부터 오버워치에도 진출한 유럽 게임단입니다.


▲ 오버워치에서는 아직 무명팀인 Stone templars


그러나 아직까지는 오버워치 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팀 구성 직후 오버워치 애틀랜틱 쇼다운 유럽 예선에 참가했었는데요, 훗날 우승자가 되는 Rogue를 만나 2:0으로 빠르게 탈락하고 말았거든요. 이후 소규모 대회에도 모습을 비췄으나 우승은 하지 못하고 최고 성적은 마이너급 대회 2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SNS를 통해 팬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방송으로 연습 경기나 경쟁전 플레이를 해온 덕분에 스페인 내에서는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득표율 3위로 선발된 선수는 REUNITED의 Winghaven입니다. 드디어 스페인의 첫 번째 '네임드'가 등장한 셈이죠. REUNITED는 현재 세계 2위에 올라 있는 강팀으로, 이곳에서 Winghaven은 '메인 탱커'를 맡고 있습니다. 주로 윈스턴이나 라인하르트로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이죠.


▲ 유럽 2위 Rogue와의 경기에서 라인하르트를 사용하는 Winghaven
※ 출처 : GosuGamers Overwatch 유튜브 채널


다음으로 선발된 건 아마추어 선수인 'Botvinnik'입니다. 'Nadie Nos Pharah' 소속으로 유럽에서 열린 NVIDIA 오리진스 컵에 참가한 경력이 있습니다. 지원 역할 전문 선수이며, 젠야타부터 아나까지 거의 모든 지원가를 다룹니다.

이렇게 해서 득표순 4인은 올라운더 1, 힐 2, 탱 1로 조합 기반을 갖추게 됐습니다. 그럼 나머지 둘은 누굴까요?Linepro는 주장 추천 권한으로 스페인에서 뽑아낼 수 있는 최고의 선수 둘을 골랐는데요, 다름 아닌 EnVyUs의 지원가 HarryHook과 Team Dignitas의 올라운더 BromaS입니다.

BromaS는 올라운더라고는 하지만 Creation eSports 시절부터 거의 딜러를 맡아왔습니다. 기존 4인이 지원가 위주였기에 주장인 Linepro 역시 딜러 역할을 기대하고 추천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 HarryHook 역시 대회에서는 지원 전문이지만 기본적으로 공격 영웅도 잘 다루므로 대회에선 BromaS와 함께 딜러를 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프랑스 - 유럽의 다크호스

프랑스는 Misfits, Rogue 등의 유럽 강팀 소속 선수가 속해 있는 다크호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대부분 선수가 자신의 대회 포지션과 별도로 돌격 영웅을 잘 다루므로, 일단 조합 측면에서 여유롭다는 장점도 있죠.

우선 프랑스 유저들에게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선수가 누구였는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무려 득표율 56%를 기록한 프랑스 대표팀의 주장은 유럽 오버워치 스트리머인 'AlphaCast'입니다. 여러 콘텐츠, 중계 방송 외에 유럽 대회 캐스터도 겸하고 있습니다.

선수로서의 실력이 아주 뛰어나다고 볼 수는 없지만, 다루는 영웅 폭이 넓은 편이므로 팀에서 부족한 역할군을 채워줄 것으로 보입니다. 시즌2 경쟁전 배치는 3200점대로 마무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여러 영역에서 스트리머로 활동 중인 AlphaCast
※ 출처 : AlphaCast 유튜브 채널


다음 선수는 득표율 37%를 기록한 Mickalow 선수입니다. 'MUSTACHE & MONOCLE'라는 프로 지향팀 소속입니다. '더 배틀'이라는 유럽 대회 예선 조 1위로 데뷔 경기를 치렀으나 본선 그룹 매치에서 탈락하고, 이후에는 주목할만한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참여한 대회는 프리미어급인 '오버워치 오픈'으로, 유럽 지역 예선에서 REUNITED를 만나 패배했습니다.


▲ 다소 생소한 이름이지만 언젠가 강팀으로 불리게 될지도..


다음으로 선발된 선수는 'Rift Gaming' 소속의 Kitty입니다. Rift Gaming은 올해 6월에 창단된 신생 팀인데다가 Kitty 선수는 가장 늦게 합류한 상태라 사실 경기 정보가 전무한 상황입니다. Rogue의 우승으로 끝났던 ESL 애틀랜틱 쇼다운 지역 예선에 참가했으나 무명팀인 Lipide에게 2:0으로 패배하여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 역시 신생팀인 리프트 게이밍. 이번 월드컵 대회를 발판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네 번째 선수는 'Melty eSports Club'의 지원가 DeGuN입니다. Melty eSports Club은 무려 작년 8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팀이지만 세계 랭킹은 25위에 머물러 있습니다. 약 두 달 전보다 랭킹이 더 하락한 상태로,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죠.

대부분의 팀이 그렇듯이, 득표율 순서로 뽑힌 4인의 전력은 강력하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주장의 선택이 무척 중요한데요, AlphaCast는 캐스터의 안목으로 프랑스 후보 중에서 가장 쓸만한 인재를 기용했습니다.

주장 추천으로 뽑힌 선수는 유럽 1위팀 Rogue의 지원가 KnOxXx와 유럽 3위 Misfits의 Kryw입니다. Kryw는 올라운더지만 대회에선 주로 자리야를 플레이하는 돌격군 선수입니다. 프랑스 대표로 함께 뽑힌 DeGuN과 오버워치 오픈 대회에서 맞붙은 적도 있죠. 당시에도 자리야로 맹활약을 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팀원 구성은 올라운더 1, 딜 1, 탱1, 힐2로 조합 선택이 자유로운 편입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대회에서의 픽과 별개로 선수 개개인이 로드호그나 자리야같이 '핫'한 돌격 영웅을 잘 다루므로 포지션 변경도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핀란드 - 타이무와 닌자들의 만남

핀란드 대표팀은 EnVyUs의 딜러 Taimou가 소속되어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세계 최정상급 딜러이기에 그 존재감이 상당한데요, 핀란드의 전력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월드컵 대표팀은 대개 각기 다른 팀의 소속 선수들이 모이게 되므로, 개인의 피지컬이 팀의 전력에 100% 반영되는 일이 드뭅니다. 하지만 대표팀 자체가 같은 선수들로 꾸려져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죠. 핀란드 대표팀 중 세 명은 'Ninjas in Pyjamas'라는 유럽팀 소속으로, 실전을 통해 꾸준히 호흡을 맞춰온 선수들이기에 '팀플레이' 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Ninjas in Pyjamas는 올해 8월 2일에 창단된 신생팀이지만, 약 한 달 동안 크고 작은 대회에 쉬지 않고 도전해서 전적을 쌓아 왔습니다. 9월 7일 기준 87승 49패로 승률 64%를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 4연승 중이지만 REUNITED같은 유명팀 상대로는 승률이 무척 낮습니다.

하지만 '오버워치 오픈' 예선에서 Rogue를 쓰러뜨린 적이 있는 FaZe Clan을 2:0으로 이기는 등, 잠재력은 충분히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Ninjas팀과 melty eSports의 오버워치 오픈 예선 경기
※ 출처 : FACEITvods 유튜브 채널


핀란드 대표 투표에서 56%를 득표하며 주장에 오른 선수는 Ninjas in Pyjamas의 딜러 'zappis'입니다. 득표 2위는 48%를 기록한 EnVyUs의 Taimou 선수, 3위는 Ninjas in Pyjamas의 딜러 mafu가 차지했습니다.

마지막으로 23%의 득표율을 보인 Kurp 선수는 소속 팀이 없으나, 시즌2에서 3839점을 유지 중인 고수입니다. 주력 영웅이 대부분 지원가라서 월드컵 대회에서도 젠야타, 루시우 등을 플레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투표로 뽑힌 4인의 역할군을 다시 정리해보면 3딜 1힐입니다. 이 때문에 돌격군 선수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요, 주장으로 뽑힌 zappis는 자신과 같은 팀인 Ninjas in Pyjamas의 올라운더 hymzi와 Team Dignitas의 LiNkzr을 기용하면서 다소 불균형한 조합을 선택했습니다.

돌격 전문 선수는 없으나, 조합적인 측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선택은 아닙니다. LiNkzr은 대회에서 일반적으로 겐지같은 공격 영웅을 사용하지만, 조합에 따라선 자리야도 활용하기 때문이죠. 가장 최근 경기인 '오버워치 오픈' 유럽 예선에서도 자리야를 사용한 적이 있으므로, 이번 핀란드 대표팀에는 돌격군 선수로 배정됐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Rogue를 잡은 팀이 있다? 주목해야 할 해외 대표 선수들

이번 오버워치 월드컵은 참가국이 많은 만큼, 조합이 독특하거나 이력이 상당한 팀들이 더러 있습니다.
첫 번째는 캐나다입니다. Cloud9의 딜러인 Surefour가 득표율 44%로 주장 선발된 곳이기도 하죠. 다만 그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오버워치 스트리머 위주로 채워진 탓에, 경기력이 보증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Surefour가 주장 추천으로 직접 뽑은 LoganDaBest는 지난 시즌에 로드호그로 81점을 달성한 튼튼한 탱커이므로 기반은 탄탄합니다. 정식적으로 선수 생활은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다른 팀 역시 무소속 플레이어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만큼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판단되네요.

한편 Surefour가 마지막 남은 추천권으로 기용한 선수는 이력이 조금 특이합니다. 전직 스타2 프로게이머이자 현직 오버워치 캐스터인 HUK이 뽑힌 겁니다. HUK은 리퍼, 트레이서, 라인하르트 위주로 경쟁전 시즌2 3145점을 기록한 상태입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자신을 뽑아준 Surefour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캐나다는 블리즈컨 자동 진출 대상이므로, 예선없이 11월 결선에 직행합니다.


▲ Surefour에게 감사를 전하는 HUK


러시아도 예선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봐야 하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주장인 Rubikon과 함께 선발된 cYpheR 선수는 같은 ANOX 소속이고, 여기에 REUNITED의 올라운더 uNFixed와 FaZe Clan의 딜러 ShaDowBurn이 선발됐습니다.

FaZe Clan은 올해 6월말에 결성되었다가 몇 차례 선수 변경을 거쳐 8월부터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팀입니다. 현재 세계 8위 북미 4위에 랭크되어 있으며, 특히 '오버워치 오픈' 지역 예선에서 Rogue를 꺾으며 잠시 화제가 됐습니다. 그러나 이후 다른 대회에서 Rogue에게 패배하고, Cloud9에게도 패배하는 등, 최상위급 강팀에게는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 신예와 기존 강팀이 잘 배합된 러시아 대표팀


마지막으로 기억해둬야 할 팀은 중국입니다. 중국은 오버워치 월드컵 출전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단일팀으로 대표가 통일된 케이스입니다. Invictus Gaming Fire 소속의 선수 6명이 선발됐습니다.

Invictus Gaming Fire는 한때 세계 14위에 랭크되어 있었으나, 시간이 지날 수록 새로운 강팀들이 등장하기 시작해 현재는 22위로 떨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게다가 아시아팀 특성상 북미나 유럽팀과 겨룬 적이 없어 중국팀과의 경기 전적이 대부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팀을 기억해둬야 하는 이유는 '단일팀'이라는 강점 때문입니다. 대회 경기는 선수 개인의 실력 이전에 조합이나 호흡이 무척 중요하므로, 중국팀이 상당한 선전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블리즈컨 자동 진출 대상이므로, 만약 한국팀과 만나게 될 경우엔 상당히 흥미로운 전개가 펼쳐질 전망입니다.


▲ 대표 선수가 전체 단일팀인 중국의 경기력은 과연?


Invictus Gaming Fire는 7월에 중국에서 열린 죽순컵과 넥서스컵에 참가했는데요, 두 대회 모두 우승 근처까지 다가갔음에도 번번히 한국팀에게 패배해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죽순컵은 현 아프리카 프릭스 블루인 MiG Frost에게 밀려 2위, 넥서스컵에선 현 EHOME인 UW Artisan에게 패배해서 3위에 그치고 말았죠.

한국 대표팀에는 죽순컵에서 맞붙은 적이 있는 프릭스 블루팀 선수가 둘이나 포함되어 있으므로 Invictus Gaming Fire 입장에서는 한 번쯤 만나보고 싶은 상대가 아닐까요?


▲ 게구리 김세연 선수가 맹활약했던 UW Artisan vs IG 결승 진출전 경기




■ 오버워치 월드컵, 무명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될까?

지금까지 오버워치 월드컵에서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대표팀들을 살펴봤습니다. 이번에는 유난히 프로 준비, 또는 아직 무명인 팀들을 많이 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만큼 오버워치의 인기가 늘어났고, 선수들이 활동할 대회들도 커지고 있다는 뜻인 것 같네요.

잘 생각해보면 현재 강팀으로 분류되는 Misfits도 얼마 전까지는 상승세를 탄 신생팀에 불과했고, 괴물같은 승률을 자랑하는 EnVyUs도 처음엔 아마추어 팀으로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오버워치 월드컵을 통해 이름을 알리게 될 팀이 어딘가 숨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장은 '강팀'을 가릴만한 지표가 각 선수의 소속 팀뿐이지만, 월드컵 경기가 막상 진행되면 예상과는 전혀 다른 전개가 펼쳐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우선 오버워치는 팀플레이 게임이므로 팀원 간의 호흡이 무척 중요하기 때문이죠.

어쩌면 게임스컴에서 Rogue가 EnVyUs를 격파했던 것처럼 세계가 놀랄만한 이변이 벌어지지 않을까요? 블리즈컨 2016 결선 무대를 기대해봅니다.


▲ EnVyUs의 58연승을 끊어낸 Rogue 팀원들의 모습
출처 : 유튜브 Overwatch Live Stream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