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첫 작품인 '몬스터헌터'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다양한 작품이 출시된 몬헌 시리즈지만, 모든 시리즈의 전통은 몬스터를 수렵 또는 포획하고, 이를 이용해 캐릭터와 유저가 성장하는 것에 방점을 뒀었습니다. 심지어 외전 작품인 '아이루 마을'같은 게임에서도 수렵-성장이라는 시리즈 전통의 문법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몬스터헌터 스토리즈'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 시리즈 전통 팬들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기도 했습니다. 몬스터를 수렵이나 구축의 대상이 아니라 '타고 다니는 동반자'로 해석하여, RPG의 문법으로 그려낸 게임이었으니 말이죠.


출시를 앞둔 지금까지 유저들의 기대와 실망감이 뒤섞인 상태입니다만, 올해 TGS 캡콤 부스는 '몬스터헌터 스토리즈'를 전면으로 내세워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많은 공간과 인력을 이 게임에 할당하고, 영상을 감상하고 바로 시연대까지 이어질 수 있는 코스 방식으로 꾸렸습니다.

올해의 시연에서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은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됐습니다. 이전 작품들과 가장 다른 형태인 '전투'와 '필드 탐험' 부분'과 '오토몬 획득' 콘텐츠입니다. 이 세 가지 콘텐츠를 직접 시연해 본 느낌을 전달하려 합니다.

▲ 사실 캡콤 부스의 메인 시연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 "일단은 알부터 훔치더라" - 첫 번째 콘텐츠, 오토몬 획득

모든 시연자는 같은 위치에서 시연을 시작하게 되며, 설원 동굴에서 '오토몬'(원작의 수렵 대상인 몬스터들)의 알을 획득하라는 임무가 주어집니다.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알들의 무늬와 색이 조금씩 다르게 구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획득한 알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시 동작을 반복하여 알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원작에서 알을 들었을 때는 천천히 움직여야만 했던 것과 달리, 일종의 아이템으로 취급됩니다. 그래서 일단 획득하기만 하면 타고 온 오토몬에 탑승하고 마을로 돌아가는 방식의 플레이가 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 둥지에서 알을 가져오는 것으로 시연이 시작됩니다.

가지고 온 알은 마을에서 부화시키는 것으로 새로운 '오토몬'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특이한 것은 부화하는 오토몬마다 특정 능력치가 조금씩 부여된다는 것입니다. 알이 '빠지직' 소리를 내면서 부화되는 시간 동안 공격력 +1, 방어력 +2 같은 문구가 계속해서 출력됩니다.

▲ 부화 시간 동안 무언가가 일어난다!?

▲ 빛나고 나온 것은 푸르푸르 아종.



■ "인카운터 배틀과 오토몬의 능력 사용" - 필드 탐험

필드 이동은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첫 번째는 일반 필드에 위치한 동굴들을 찾아내는 것. 두 번째는 일반 몬스터들과 전투를 진행하는 것이죠. 오토몬의 알은 동굴 안쪽에 들어가야만 발견할 수 있어서 게임 중간마다 계속해서 들려야 하는 장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토몬마다 가지고 있는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라이드 액션'도 체험할 수 있었는데요. 예를 들어 나르가크루가는 은신으로 일반 몬스터를 회피할 수 있고, 디아블로스는 특정 지점에서 땅을 파고 들어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식입니다. 최대 6마리의 오토몬을 데리고 다닐 수 있는 만큼, 시기적절한 사용이 요구될 것 같습니다.

▲ 필드 안에 있는 동굴들. 여기서 알을 얻게 됩니다.

필드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일반 몬스터들은 플레이어를 확인하고 달려드는 등, 나름의 행동으로 전투에 돌입하게 됩니다. 아무것도 없는 필드에서 무작위로 전투가 발생하는 랜덤 인카운터 방식이 아니라, 몬스터를 만나아만 전투에 돌입하는 인카운터 방식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 "사실 가위바위보야." - 전투 시스템

게임의 장르가 RPG인 것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포켓몬스터헌터냐?'라는 비꼼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공개된 전투 시스템은 가위바위보를 응용한 방식입니다. '파워, 스피드, 테크닉' 세 가지 방식으로 공격할 수 있으며, 상대가 선택한 공격 방식과의 상성에 따라 일방적인 피해, 쌍방 피해 등을 줄 수 있는 식입니다.

마침 애니메이션도 조만간 방영하는 터라, 아동층을 노린 전투 시스템이라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해하기 쉽고, 복잡한 룰이나 계산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나름 직관적이죠. 게다가 공개한 영상 등에서는 유저간 대전에서 심리전까지 걸 수 있는 이모티콘 등도 확인됐습니다. '남자는 주먹! 난 주먹을 낼 거다!'고 선언하는 것처럼요.

▲ 그냥 가위바위보. 쉬워요. 크게 고민할 것도 없고.

이렇게 공격을 반복하다가 전투에서 꺼낸 오토몬과의 유대 게이지가 쌓이면 '라이드 온'이라는 필살기 개념의 공격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프로모션 영상 등에서 볼 수 있었듯, 한껏 힘을 준 연출과 효과음 등이 화면에 펼쳐집니다. 시연 시간이 한정되어 있어서 몇 번 보지는 못했는데, 화려한 효과와 카메라 워크가 일품이었습니다.

TGS 기간에 공개된 것이긴 하지만 쿠마모토와의 콜라보, 퍼즈도라 크로스와의 콜라보를 통해 독특한 연출과 새로운 오토몬을 추가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보여줬습니다. 출시 이후에 새로운 오토몬들과 연출들을 확인하는 재미도 있을 듯 합니다.

▲ 이렇게 한껏 힘을 넣은 연출이라던지...

▲ 나사를 한 두어 개 빼고 만든 연출도 있습니다.



■ "이런 몬헌이라도 일단은 환영."

사실, 별 기대감 없이 '수렵이 없는 몬헌이라니 이게 무슨...?' 이라는 생각으로 시연에 임하긴 했습니다. 아무리 스핀오프라곤 하지만 기존 몬헌 시리즈의 팬으로서는 호불호가 갈릴 만한 일이었거든요. 하지만 시연을 직접 해본 뒤로는 '이런 몬헌이 있더라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단순한 전투 시스템과 완전히 바뀌어버린 세계관 등을 차치하고서라도 이 정도 연출과 퀄리티를 가진 게임이라면 폭넓은 연령층에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본적으로 RPG인 데다가 수집하고 보는 재미까지 충실하게 그렸으니 말입니다. 언젠가 한국에서 플레이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