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에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필두로 많은 창작물이 있습니다. 캐릭터 일러스트는 물론 퀘스트 도중 나왔던 서브 스토리를 토대로 다양한 만화들도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또한, 게임 내 캐릭터들의 멋진 액션은 여러 소셜 모션과 어우러져 매드 무비로 탄생되기도 하죠.

하지만 많은 UCC 작품 중 특이하게 본인의 목소리를 담은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정이화의 '클로저스 패러디송' 시리즈인데요. 처음 봤을때는 여느 UCC로 볼 수 있었던 기존 가수가 부른 곡에 가사를 개사하여 써놓은 영상이라 생각했지만, 재생 버튼을 누르자마자 흘러나오는 다소 의외의 목소리에 깜짝 놀랐습니다.

리쌍의 광대에 하피 캐릭터의 슬픔을 담아 원곡 못지않은 회한(?)을 담은 보이스로 많은 관심을 받았고, 최근 미스틸테인을 주제로 패닉의 왼손잡이를 개사한 패러디송을 불렀습니다.

아마추어답지 않은 호소력 있는 목소리에 많은 분들이 놀랐을 텐데요, 직접 본인을 만나 어떤 식으로 작업이 이뤄졌고, 이후의 패러디송은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한 계획을 들어봤습니다.










■ 직접 노래를 부르는건 10년 정도 되었어요! - 마성의 패러디송의 주인공 '정이화'


Q. 소문의 뮤지션을 만나서 반갑습니다.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루디사라(이하 정이화) : 안녕하세요. 약 한 달 전쯤부터 클로저스를 시작해 꾸준히 플레이하고 있는 정이화라고 합니다. 평소 취미의 일환으로 패러디송을 만들어서 올렸는데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서 감사합니다.


▲ 클로저스의 숨겨진 뮤지션? 게임닉으로는 루디사라를 사용중이다



Q. 캐릭터가 미스틸테인이신데, 원래 미스틸을 키우시는건가요?

정이화 : 네. 앞서 말했지만 클로저스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어요. 다들 알고 있을법한 티나 성우 교체 사태 때 워낙 화제가 되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캐릭터성이 마음에 들어 지금까지 달려 이렇게 만레벨도 찍고 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테인이가 아니라 세하를 먼저 키웠어요. 그런데 하다 보니까 캐릭터는 괜찮은데 제 스타일과는 맞지 않아서 결별했고, 이후 다른 캐릭터 설명을 살피다가 생성 창에서 전투 스타일이 '버프'에 특화되어 있다는 문구를 보고 테인이를 냅다 선택했어요.

문제는 분명 버프에 특화된 캐릭터 긴한데, 제가 생각한 그 '버프' 캐릭터가 아니었어요. 제 계획은 파티원들에게 버프를 주면서 편하게(?) 육성하려는 마음이었는데 클로저스 특성상 저레벨 구간에는 아무도 없어서 솔로 플레이를 하느라 별 도움을 못 받았고, 버프 자체도 다른 게임에서처럼 중요도가 그리 큰 스타일이 아니더라고요(웃음).

또, 중요한 점이 처음에는 정말 테인이를 '여' 캐릭터로 생각했어요. 제가 스토리를 잘 보지 않고 휙휙 스킵하면서 키우느라 성별에 대해 아무런 의심을 하지 못했고, 신강고에 가서야 '아! 얘가 남캐구나!'라는걸 깨달았죠. 그때는 정말 쇼크였습니다.

그것도 캐시샵 들어가서 수영복 입혀보고 깨달았는데, 처음에는 버그인 줄 알았죠. '여캐가 상의를 벗고 있어?' 하면서 말이죠.

결국 생각했던 거랑 많은 점에서 달랐(?)지만 캐릭터 자체가 마음에 들어 이렇게 레어 코스튬도 맞추고 장비도 맞추게 되었어요.


▲ 이해합니다. 충분히 오해할 수 있어요




Q. 캐릭터송 2탄을 보면 하피에 대한 애환도 담으셨잖아요. 부캐릭터는 어떤 것을 육성하시나요?

정이화 : 흠, 흠. 제가 하피를 주제로 패러디송을 부르긴 했지만, 사실 하피는 키우지 않았습니다. 정확하게는 게임을 하면서 이곳저곳에서 들은 하피에 대한 이야기와 여러 커뮤니티에서 직접 본 글을 토대로 만든 거에요.

그래서 패러디송을 만들고 나서도 그 부분이 살짝 아쉬워요. 제가 직접 하피를 키우면서 느꼈던 점을 풀었으면 더 와 닿았을 테니까요.

그리고 아직 게임을 시작한 지 한 달 정도밖에 안 된터라 부캐라고 해봤자 티나를 키운 것이 전부고, 최근에 여유가 생겨서 제이를 육성 중입니다. 그마저도 직장인이라서 힘에 부쳐 피로도를 매일 다 쓰진 못해요.



Q. 패러디송을 만들기 위해서는 캐릭터에 대한 이미지 잡는 것이 필요할 것 같은데, 여태까지 해오신 캐릭터들에 대한 이미지는 어떤가요?

정이화 : 테인이는 귀엽고, 재미있어요. 가장 처음으로 본격적인 키운 캐릭터라 좋은 이미지인데, 암흑의 광휘는 맞춰주지 않을 생각입니다. 노래에도 써놨지만 보이스가 너무 여성적으로 변하는 것 같아서 본래 음성이 더 마음에 듭니다. 나중에 스킨 선택하듯이 보이스도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을 텐데 말이죠.

티나는 그냥 강하다는 이미지? 사실 캐릭터 성능에 가장 놀란 게 티나에요. 테인이는 키우면서 플레인게이트, 그리고 군수공장 진입했을 때 등장 몬스터나 보스의 스펙에 좌절했는데. 티나는 그런게 없더라고요. 흔히 말하는 '컨트롤빨'도 그렇게 타지 않고, 장비도 진짜 대충 주워입어도 막히는 구간 없이 다 깰 수 있었어요.

그리고 최근 키우기 시작한 제이는 '핵항모' 유저가 많다고 들어서 얼마나 강하길래 '핵'이라는 표현까지 쓰나 싶어서 키운거에요.

하다보니 의외로 타격감이나 손맛이 좋아서 쭉 키우고 있습니다. 특히 콤보가 제대로 들어갔을 때의 쾌감은 제일인 것 같아요. 다만 제이는 티나와 다르게 어느 정도 콘트롤이 받쳐줘야 강한 캐릭터라서 저처럼 발컨 유저에게는 마냥 쌘 것 같지는 않아요.


▲ 제이 어려웠어요. 어딘가의 협회를 의식한 조심스러운 발언




Q. 본인의 유튜브 채널을 보면 평소에도 게임 관련 영상을 찍는 것 같은데, 패러디송은 언제부터 만들기 시작했나요?

정이화 : 패러디송은 꽤 옛날부터 불렀어요. 마음에 드는 게임을 하다 보면 꼭 직접 가사를 붙여 한, 두 곡씩 패러디 노래를 부르곤 했거든요. 04년에 마비노기를 할 때부터였으니 벌써 10년도 넘었네요.


Q. 레코딩 작업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알 수 있을까요?

정이화 : 일단 마음에 드는 게임을 찾고, 그 게임에서 노래를 부를만한 주제를 먼저 찾습니다. 클로저스같이 캐릭터나 스토리라인이 좋은 게임은 주제를 찾기가 참 편한 것 같아요.

그리고 주제를 정했으면 주제에 맞는 곡을 찾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고 힘든 것 같아요. 그냥 좋아하는 아무 곡이나 가져다 붙이면, 노랫말이 너무 억지스럽고 개사를 하더라도 자연스럽게 들릴 수 있는 노래를 찾을 때까지 계속 듣는 거죠.

또, 주제에 어울리는 노래를 찾게 되더라도 MR 작업이 어렵거나 제가 직접 노래로 소화하기 힘들다고 느껴지면 그것도 포기해야 하죠.

사실 주제에 어울리는 곡만 찾으면 그 뒤로는 꽤 빨리 작업이 이뤄집니다. 녹음은 먼저 가이드식으로 한 번 노래를 불러보고, 뭔가 박자나 리듬에 맞지 않은 가사가 있으면 수정해서 계속 고쳐나가는 작업을 합니다. 그러다보면 노래가 완성되고는 해요.

하피 패러디송을 예로 들자면, 주제에 맞는 노래를 찾는데 하루 이상, MR 작업을 하는데 반나절, 그리고 녹음 및 마무리에 반나절이 소모되었어요. 기간상으로는 이틀이긴한데 거의 잠을 자지 않고 강행군으로 만든거라 평소 할 짓이 못됩니다.


- 혹시나 묻는건데, 평소 관련일을 하시는 분은 아닌가요?

정이화 : 제가요? 아니에요(웃음). 그냥 평범한 직장인이고, 패러디송이나 곡 만드는 작업은 그냥 취미로 합니다. 가족들도 전부 가무를 즐겨서 자연스럽게 이런 취미를 가진 것 같아요.

쓰는 장비들도 그냥 평범한 컴퓨터 한 대에 평범한 방송용 마이크랑 개인용 마이크 뿐입니다. 전문가들이 쓰는 그런 비싼 장비도 아니고 딱 취미 생활로 즐기는 수준이에요.

대신 한 번 작업을 시작하면 거의 잠을 안 자고 열정적으로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인지 녹음이 완료되고 결과물이 나오면 그만큼 성취감도 큰 것 같습니다.


▲ 평범한 마이크와 컴퓨터로 모든 작업을 끝냈다고요?




Q. 녹음을 할 때 있었던 에피소드를 꼽자면?

정이화 : 일단 제가 사는 곳은 그냥 평범한 집이기에 방음 시설 같은 게 전혀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덕분에 작업을 하다가 나중에 결과물을 들을 때 전혀 예상하지 못한 소리가 섞여 들어간 경우가 많았어요. 예를 들자면 옆집 애가 우는 소리가 들어가 있다거나, 그 외에 온갖 예상치 못한 소리가 튀어 나온다거나 해요.

그리고 생각 없이 원 키를 유지한 채 곡을 만들었다가 후렴구 부분에서 도저히 음이 올라가지 않아서 다 된 작업을 날려버린적도 있어요.

제가 올린 클로저스 패러디송을 기준으로 말하자면 1탄이 그런 경우인데요, 8eight의 '심장이 없어'를 개사했는데, 처음에 원키 그대로 곡을 만들었다가 마지막 부분을 소화하지 못해서 키를 잔뜩 낮춰서 곡을 새로 만들어 불렀어요.



Q. 패러디송 1탄, 2탄에 이어 3탄에서는 영상 편집에도 공을 들이셨는데?

정이화 : 그렇죠. 패러디송 1탄과 2탄은 그냥 가볍게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작업했고 캐릭터도 제가 직접 키우는 캐릭터를 주제로 하지 않아서 영상에 담을 게 좀 부족했어요.

그런데 3탄은 제가 테인이를 키우면서 느낀 것을 주제로 풀어낸 거라 '영상도 재미있게 한 번 만들어보자!'라는 취지로 인터넷을 열심히 뒤져가며 여러 영상과 이미지를 참조하여 완성했습니다.


▲ 본인이 직접 육성중이기에 좀 더 많은 장면을 담을 수 있었다




Q. 현재까지 3탄까지 업로드를 하셨는데, 4탄에 대한 아이디어나 계획이 있으신가요?

정이화 : 일단 다음 패러디송의 주제로는 제가 부캐릭터로 밀고 있는 티나로 잡고 있습니다. 주제는 어느 정도 잡혀 있는데, 언제 완성될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일단 MR로 만드는 작업부터가 막혀있어서 진도가 영 느리네요.



Q. 앞으로 다시 한 번 좋은 곡 들려주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정이화 :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올린 패러디송인데 하루 만에 인증이 되고 많은 분이 추천을 해주셔서 많이 놀랬습니다.

덕분에 이렇게 인터뷰도 받아보게 되었는데, 클로저스 하면서 처음 사람과 대화를 한 게 인터뷰라니 그게 제일 당황스럽네요.(웃음) 아무래도 지인 없이 시작하면 어느정도 상위 지역에 올때까지는 거의 솔로플레이를 하게 되더라고요.

어쨌든 클로저스 패러디송을 좋아해 주신 분들께 모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좀 더 재미있는 주제를 가지고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패러디송을 만들어 색다른 즐거움을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이건 게임이랑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데, 말해도 되나요?


- 네, 괜찮습니다.

정이화 : LG 트윈스 파이팅! 요새 엘지가 잘해서 야구 볼 맛이 나서 참 좋네요. 게임도 좋아하지만 야구도 좋아하는 터라 꼭 이 말을 쓰고 싶었어요.


▲ 다음에는 티나를 주제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