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복식 넷게임즈 / 기획자


[인벤게임컨퍼런스(IGC) 발표자 소개] 김복식 | 넷게임즈 / 기획자 KRGSOFT에서 열혈강호 (패키지판)으로 업계에 입문했고 네오위즈의 배틀필드 온라인의 기획을 담당했다. 크라이텍의 워페이스 중국 로컬 기획을 담당한 것을 계기로 중국에 건너가 2K 차이나에서 보더랜드 온라인 디자인 디렉터로 일했으며 현재는 넷게임즈의 글로벌 스튜디오에서 기획자로 재직 중이다.


김복식 넷게임즈 기획자는 지난 IGC2015에서도 강연에 섰던 인물이다. 그때는 '2K China'에서 '보더랜드 온라인'을 개발하고 있었다. 그 때는 중국에 관해 전혀 몰랐으나, 2k china가 망하면서, 지금은 넷게임즈에서 글로벌 담당으로 중국 모바일 게임을 분석하고 있다.

그는 경험이 많다. 게임업계에는 열혈강호(패키지)때 들어와, 배틀필드 온라인 기획팀장, 워페이스 중국 라이브 기획 등을 거치며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그리고 지금은 1년전에는 생소한 중국 모바일 시장에 대해 공부하고, 또 분석하고 있다.

중국은 굉장히 큰 나라다. 인구도 많고, 시장도 전세계 1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크다. 또한, 우리나라와 매우 가깝다. 더욱이 역사를 들여다보면 우리와 많이 일로 엮여있다. 그래서 보통 문화적으로도 비슷하게 생각한다. 과연 비슷한 문화를 가진 시장일까? 그렇다면 왜, 중국 시장에 진출한 성공한 국내 모바일 게임이 적었던 것일까. 이번 IGC2016강연에 선 김복식 기획자는 이에 대한 해답을 캐주얼 게임을 빗대어 풀어보았다.

※ 본 강연에서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감없이 전달하기 위해 발표 자료를 이용하여 설명을 덧붙였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바로가기] [기고칼럼] 중국 RPG들의 가차 판매 디자인에 관한 고찰 글과 함께 보시면, 조금 더 내용 이해가 편합니다.


■ 강연주제: 중국 모바일 게임과 캐주얼 게임 디자인


⊙ 모두를 위한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 - 캐주얼 혁명 in 중국



"캐주얼 게임 디자인이라는 책을 보면, 게임 같지 않은 게임이 팔린다고 나옵니다. 즉 게이머가 아닌 '대중'을 상대로 한 엔터테이닝 소프트웨어로서 접근을 해야한다는 것이죠. 게이머가 사용하고 있는 관습과 문법은 매우 어렵습니다. 즉 모두를 위한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죠."

김복식 기획자는 강연에 시작하기에 앞서, 캐주얼 게임 디자인이라는 책을 꺼냈다. 게임은 원래 '캐주얼했다'는 내용을 중점으로 담고 있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오래전 즐겼던 '팩맨, 갤러그' 같은 게임도 '캐주얼 성'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게임이었다. 이 책에 따르면 '게이머를 위한 게임이 아닌, 사람을 위한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캐주얼 게임은 소재, 사용성, 난이도와 처벌, 중단 가능성, 풍성한 피드백까지 총 다섯 가지 요소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기어즈 오브 워와 캔디 크러시 사가를 비교해보죠. 기어즈 오브 워는 굉장히 심각하고, 낯선 분위기 입니다. 그에 비해 캔디 크러시 사가는 밝고, 쉬운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죠. 캔디 크러시 사가를 많이 즐기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바로 소재가 친숙하기 때문입니다."

캐주얼 게임은 쉽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디자인을 사용해 유저를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들고, 특정 부분에 의해 지더라도 처벌이 강하지 않다. 중단 가능성을 두고 비교해보더라도 게이머는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한 시간으로 소모하나, 일반적인 대중은 '쉬기 위해' 게임을 한다. 실제로, 이미 한번 죽거나, 실패하는 것 그 자체로도 충분히 대중에게는 '처벌'로 보여진다.

예전에 와우가 나왔을 때, 유령 상태가 되는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했다. 일반적인 RPG에서 죽었을 때는 보통 '아이템'을 떨어뜨린다든지, 혹은 경험치를 일부 잃어버리게 된다. 이런 직관적인 소모가 없이 그저 '유령'상태로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 부분은 이미 한번 죽어 퀘스트에 다시 도전해야 하는 그 마음만으로도 충분히 대중들은 '실패'했다는 감정을 맛보게 된다. 유저에게 전해지는 피드백도, 빈번하고 또한 게임 내 캐릭터가 아닌 직접 플레이하는 플레이어를 향한다. 이런 피드백을 통해 동기를 충분히 부여하고, 유저들을 달랜다.



"사실 주 시장도 이미 캐주얼 화가 진행되는 중입니다. 과거에 즐겼던 RPG는 보스를 잡기 위해 수많은 전투를 치뤄야 했고, 또 체력을 채우려면 야영을 해야 했죠. 지금은 어떻죠? 오히려 이런 부분은 쉽고 간편하게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한국의 큰 두 게임 리니지와 서든어택을 살펴보죠. 리니지는 매우 단순한 조작에 명쾌한 룰, 이 두 부분이 크게 강조 되었습니다. 서든어택은 당연히 단순한 조작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에야 저격이 아니더라도 줌을 할 수 있고, 랜덤 스폰이 가능하다든지 많은 발전이 있었지요. 그런데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어요. 즉 이미 한국이라는 시장은 굉장히 대중을 상대로 하는 게임이 발달했고, 이미 캐주얼화 된 게임이 다수 존재하는 시장이라는 겁니다. 이런 요소를 잘 알고 있으면서 왜, 중국에서는 크게 힘을 쓰지 못하는 걸까요?"


실제로 한국의 과거 게임들은 캐주얼함이 담겨있는 RPG를 다수 만들어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모바일 게임은 중국에서 크게 성공하기가 어렵다. 왜 그럴까? 답은 간단했다. 바로 중국이 생각하는 캐주얼 함과, 국내 시장이 생각하는 캐주얼함의 기준이 달랐기 때문이다.




⊙ 모든 게 다 귀찮다, 정말! 팬더같이 게으르다! - 중국의 캐주얼함


"중국인은 뭐든지 다~ 귀찮아합니다. 얼마나 귀찮냐면요, 설치도 귀찮아서 안합니다. 처음 넷마블에서 런칭했던 심선 온라인이 나왔을 때 많은 관계자들이 놀라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왜냐면, 퀘스트 동선이 다 그어져 있었거든요. 그 정도로 귀찮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에 진출하려면 이 '귀찮음'이 느껴지지 않도록 해야 하죠."

한국의 유저들은 반복성 행동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자신이 강해질 수 있다고 느낀다면 100시간이든, 200시간이든 소모한다. 그러나 중국은 그렇지 않다. 마치 '오늘은 더욱 더 적극적으로 안할거야'라는 느낌이다.

2016년 2월 기준으로 중국에는 881개의 게임이 나왔다. 그런데 이 수치가 가장 적은 수치였다. 최근 6월 7월은 1천개가 넘는 게임이 출시됐다. 1년을 기준으로 삼으면 최소 1만개의 게임이 시장에 등장한다. 게임이 많아도 너무 많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에게 귀찮다고 느껴지면 쉽게 게임을 갈아탄다.



"팬더를 아시나요? 팬더는 사실 육식동물입니다. 그런데 사냥이 귀찮아서 대나무만 먹죠. 대나무 숲이 고갈되면, 그냥 굶어죽습니다. 움직이기 귀찮거든요. 또 멸종 위기 동물 중 하나입니다. 이유요? 이제는 아시겠죠. 그렇습니다. 중국 유저는 팬더와 비슷합니다. 궁극의 귀차니스트에요."

"그럼 어떻게 다뤄야 할까요? 간단합니다. 절대로 고민하게 하면 안 됩니다. 그리고 얘가 알아서 할거라는 기대도 해서는 안 돼요. 찾아서 한다? 뭔가를 기억한다? 절대 그런 거 없습니다. 그리고 '짜증'나게 하면 안됩니다. 돌연사...! 하는 개복치처럼, 조심해서 최대한 섬세하게 다뤄주어야 합니다."


중국유저는 '귀찮은 것' 자체를 싫어한다. 중국 내 서비스 되는 드래곤볼과 나루토를 예로 들어보면, 먼저 메뉴가 한 화면에 모두 있다. 물론 국내 유저는 복잡해 불편함을 느낄지 모르나, 중국인은 눈에 보이는 곳에 모든 것이 다 있기 때문에 편하다고 생각한다.

튜토리얼도 한국 방식은 먹히지 않는다. 워페이스가 텐센트를 통해 중국에 진출했을 때, 튜토리얼이 끝난 후 유저의 절반이 그냥 나가는 현상을 봤다. 이에 따른 텐센트의 요청은 게임 곳곳에 '화살표'를 늘려달라였다. 그랬더니 크라이텍에서는 '튜토리얼'이 재미가 없나? 하는 의문을 가졌다. 그러니까 진짜 화살표가 없어서 게임을 그냥 나간 건데, 우리는 우리 방식대로 튜토리얼이 재미가 없다는 생각을 한 거다. 저게 진짜 이유가 맞는데도 말이다. 물론 튜토리얼을 바꿨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중국 유저는 게임을 하다가 뭘 해야 할지 모르면 그냥 바로 그만둬버린다. 그래서 빨간 점을 사용한다. 빨간 점을 통해 계속해서 이거 누르면 된다고 던지는 것이다. 최근 중국 모바일 게임에서는 빨간 점도 모자라, 안내판으로 가르쳐주기도 한다.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게임 메타 자체를 위에 언급된 내용을 염두에 둔 채로 가야 한다. 보통 한국의 게임은 선택의 여지가 많다. 가령 강화를 하더라도, 룬을 더할지, 아니면 능력치를 추가할 지 등 다방면으로 성장을 고민하게 한다. 그러나 중국은 한 번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모든 능력치가 상승한다. 이게 가능한 건 게임 메타 자체가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즉 고민하기 전에 실행하게 만드는 것. 이 부분이 중국 유저에게 다가가능 핵심 중 하나다.






⊙ 모든 것은 '빨간 점'이 이끄는 대로 - 빨간 점의 중요성


"중국 모든 게임에는 빨간 점이 있습니다. 이 빨간 점은 유저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가르쳐주죠. 한국과 비슷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만, 중국의 빨간 점의 의미는 이겁니다. 이거 하면 유저한테 이득이 된다.라는 이야기를 계속 던지고 있는 것이죠.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게임을 나가는 유저의 특성을 빨간 점으로 막고 있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빨간 점은 힌트, 정보 전달에 그치지 않는다. 중국 유저의 수동적인 성향을 막아주는 큰 역할을 한다. 더욱이 빨간 점은 진짜 유저에게 득 되는 정보만을 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의 모 게임은 새로운 캐릭터를 얻을 때마다 빨간 점이 찍힌다. 근데 이 몬스터는 전투를 할 때마다 획득한다. 즉 계속 얻어지는 정보를 노출하고 있는 방식이다. 그에 비해 쿵푸팬더 3는 '강화해서 레벨을 올릴 수 있을 만큼의 아이템이 확보 되었을 때'만 빨간 점이 들어온다. 즉 이 버튼을 누르면 넌 강해진다! 라고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빨간 점이 계속되기에 유저는 '빨간 점'에 따라 게임의 흐름을 이어가게 된다. 액션이 필요하다면 액션에 빨간 점을, 특정 구매가 필요하다면 그것에 빨간 점이 찍힌다. 유저는 그저 이 빨간 점을 누를 뿐인데, 게임을 즐기고 있는 형태가 되어 버린다.

또한 빨간 점을 통해 지속적으로 유저에게 성장 혹은 경험에 대한 피드백을 주게 된다. 빨간 점을 누르는 것이 할 일이라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유저가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결과를 주어, 일이 아닌 게임을 플레이 하는 동안 선물로 느끼게 만든다. 즉 유저에게 직접적인 피드백을 줌으로써, 동기부여를 하는 역할도 맡고 있는 것이다.




⊙ 캐주얼한 난이도란? - 자연스럽게 게임 플레이를 유도하는 시스템


"캐주얼 게임은 단순하고 명쾌해야 합니다. 중국은 매우 간단합니다. 모든 획득 미션이 동일하고, 자연스러워요. 더욱이 중국 유저들은 보이는 대로만 행동하고, 하고 싶은 대로 움직입니다. 정보를 숨기거나 게임을 하는 데 있어 자연스러움에 어긋나는 흐름이 있다면 어려워합니다. 어려워하면 당연히 게임을 하지 않아요."

캐주얼한 게임은 멍청한 게임이 아니다. 캐주얼 게임을 하는 유저들은 등장하는 모든 미션을 클리어하는 도전을 즐긴다. 중국도 비슷하다. 백전백승은 3성을 만들기 위해 수동적인 조작을 강요한다. KOF98UM의 경우에는 스킬 쓰는 타이밍을 유저에게 누르게 만든다. 그렇다면 중국 유저가 느끼는 캐주얼한 난이도는 무엇일까? 해답은 단순하고, 명쾌한 결과에 있다.

한국의 모 게임은 클리어 시 별을 얻으려면 다양한 조건을 이겨내야 한다. 것도 스테이지 별로 다 다르다. 그러나 중국의 게임은 그렇지 않다. 모든 스테이지가 동일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결과를 얻기위한 과정이 일관성을 지닌다. 더욱이 클리어 보상도 자신의 캐릭터를 성장시키거나 잘 깨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결과를 얻는데 있어 '투명함'을 지니게 된다.




"시드마이어가 '게임은 흥미로운 선택'이라는 말을 했었습니다. 허나 선택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 있어요. 게임을 플레이하는 인간은 누구나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하기 때문이죠."

선택의 연속, 옳은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은 중국 유저에게 통하지 않는다. 그러나 너무 많은 정보가 한꺼번에 존재한다면, 이를 선택하는 것도 고역이 된다. 그래서 선택을 유도하는 '빨간 점'같은 디자인이 매우 중요해진다.

과거 디아블로 2는 스킬트리 방식을 차용했다. 그러나 3로 넘어오면서 성장을 하면 자유롭게 스킬을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2 때는 스트레스가 적었을 지 모른다. 그러나 이 스킬 트리를 진행하는 것도 마지막에 찍을 수 있는 강력한 스킬을 얻기 위해서였다. 또한, 한 번 투자하면 되돌릴 수가 없었다. 3로 넘어오면서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혔고, 언제든 바꿀 수 있게 만들었다. 더욱이 성장만 하면 되기에 부가적인 비용 지불도 없다. 게임을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중국 게임은 불필요한 고민을 다 없앴다. 강화든 성장이든 한번의 터치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 선택을 할 때,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더 많은 가치를 느끼게하고, 잃는 손실을 최소화 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국내 게임은 '도시락'이라는 게 많다. 특정 캐릭터를 강화 할 때, 골드를 아끼면서 경험치를 최대로 합성 시키는 시스템이다. 이렇게 하면 골드 혹은 경험치를 아끼게 된다. 그런데 이 아낀다는 부분이 중국인에게는 '손실'로 느껴진다. 손실로 느껴지면? 당연히 나간다. 왜? 손해 본 게 억울해서다.

더욱이 선택을 유도할 때는 '캐릭터 = 아이템 조합'이라는 전략을 버려야 한다. 물론 이 방식을 통하면 최적화가 가능하다. 그러나 반대로 말하면 '개적화'도 가능하다는 말이다. 더욱이 유저가 보이는 시야 내에서만 생각해야 한다. 튜토리얼? 기억 못한다. 그때 그때 필요할 때마다 정보를 알려줘야 한다.



장비 강화의 경우 '리소스를 낭비한다는 개념 자체가 게임에 없다.' 즉 좋은 장비를 얻었다면, 원래 가지고 있던 아이템에 대한 손실을 없애버린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쿵푸팬더 3는 +9 A등급 무기를 가지고 있다가 +0 S등급 아이템을 얻었다면, 그냥 +9 아이템을 S에 먹이면 된다. 그럼 경험치가 이전되면서 똑같은 성장도를 가지게 된다. 전민투전신이라는 게임은 기존 템과 새로운 템 사이의 스텟을 교환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즉 축적된 자원은 계속해서 이어지는 것이다.

포인트도 똑같다. 국내 게임의 경우 포인트를 어떻게 분배하느냐에 따라 캐릭터의 성장 능력이 달라진다. 그러다보니 효율적인 투자 방법을 찾게 된다. 중국은 포인트를 쓰면 정해진 대로강해진다. 분배도 불가능하다.

스테이지에 실패하더라도 행동력이 소모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실패하면 스태미너가 소모되어 기다려야 한다. 그런데 중국은 그렇지 않다. 실패만으로도 유저에게는 충분한 처벌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또한 스테이지 클리어를 못해서 화가나는 것이 아니라, 3성 달성을 못해서 막히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즉 일단 성공을 하고 이 성공을 완벽한 성공으로 만들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PVP도 굉장히 캐주얼하다. 비동기 방식의 경우에는 스테이터스 기반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이 상대를 자신이 선택한다. 즉 유저가 선택했기 때문에,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된다. 동기 방식은 콘트롤에 중심을 두며, 레더 방식을 취하고 있어 자신과 비슷한 유저들을 만나게 유도하고 있다. 물론 스트레스가 매우 심하지만, 대신 보상이 아주 좋다. PVP의 보상도 일반 퀘스트에 참가 보상에 랭킹 보상까지 다양하다. 랭킹 보상의 경우 한 달, 일주일의 기간이 아닌 '하루'를 기준으로 증정한다.

'고민은 최소화하고, 결과를 즐기게 만든다.' 중국 유저에게 나쁜 선택은 없다. 아니 더 좋은 선택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 게이머의 중단 가능성,- 소탕이 부족하다.


"대중이 게임을 하는 것은 게임을 하기 위해 시간을 내는 것이 아닙니다. 부담을 주지마세요. 모바일 게임은 이미 중단 가능성을 전제로 가지고 있습니다. 퍼즐앤드래곤이나 캔디 크러시 사가 처럼 턴 제방식을 차용하거나, 윈드러너 같이 짧은 플레이 타임을 가지고 있는 방식을 보면 알 수 있죠. 그렇다면 무엇이 부족했던 걸까요? 바로 '소탕'입니다."

오토 중심의 한국 게임은 시간이 부족하다. 그래서 행동력이 많이 남는다. 오토를 켜놓고 방치만 해두는 방식을 편하게 느끼고, 특정 스테이지를 오토로 돌릴 수 있을 만큼 강해지는 데 요점을 둔다. 더욱이 오토를 돌려야 아이템이든, 몬스터든 얻을 수 있어 어떤 행동을 하는 것처럼 느낀다.

중국은 돈이 부족한 것은 참아도 시간이 부족한 것은 참지 못한다. 행동력이 얼마나 있는지 보는 것도 스트레스로 받는다. 한국이 오토로 켜놓고 보고 있다면 중국은 이로 인한 발열과, 배터리가 줄어드는 시간조차 아까워한다. 특정 성장치 까지 노리는 것이 한국이라면 중국은 그저 스테이지를 3성으로만 클리어하면 된다.



오토 중심의 게임은 게임을 할 수록 뽑기의 매력이 줄어든다. 오히려 오토로 플레이해 얻는 몬스터나 아이템이 좋거나 혹은 동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간이 부족하다. 그러나 중국에서 사용하는 소탕방식은 다르다. 오히려 행동력이 부족하다. 소탕이 가능해 스테이지를 쉽게 클리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행동력을 구매할 때마다 가격이 오르는 방식을 차용하고 있다. 예전에는 중국에서 소탕권을 그냥 얻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냥 준다. 소탕을 많이 시켜 행동력을 빨리 줄어들게 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버튼 한 번 누르면 자동으로 50회, 혹은 가지고 있는 행동력만큼 자동으로 클리어하는 형태가 사용되고 있다.

많은 행동력을 소모하는 대신, 유저들을 자주 접속하도록 유도한다. 유저의 특정 시간에 접속하면 '행동력'을 준다. 그 시간에 접속하지 않았다면, 소정의 비용을 통해 획득할 수 있다. 드래곤볼의 경우에는 7~12시, 12시~6시, 6시~9시, 9시~자정 별로 나누어져 있다. 거의 모든 시간에 보상을 주는 셈이다. 이런 형태를 이용해서 유저의 생활 패턴에 침투해 게임을 하나의 생활로 인지하게 만들어버린다. 시간으로 중국 유저를 몰아붙여서는 안 된다.

개복치는 언제 어디서든지 죽는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세심하게 콘트롤 해 주어야 한다.




⊙ 성장에 대한 충분한 피드백!- 보상과 동기부여


"지금까지는 게임에서 나가지 않게 하는 요령이었다면, 지금부터 말할 부분은 게임을 계속 즐기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중국 유저에게는 '보상, 만족감'도 중요하지만,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로서 잘한다는 느낌을 계속 주어야 합니다. 마치 아기를 키울 때처럼 말이죠."

중국 유저는 '지구 최강의 귀차니즘 민족'이라 할만큼 인내력과 집중력이 부족하다. 그래서 더욱 풍성한 피드백이 필요하다.

국내 유저는 100시간을 투자해 +100의 능력치를 얻을 수 있다면 100시간을 플레이한다. 그런데 중국은 그렇지 않다. 이 100시간에 +100 능력치를 준다면 최소 1시간에 +1의 능력치 상승을 보여주어야 한다. 즉 성장의 빈도가 중요하지, 양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내가 이만큼 플레이했다면 이만큼의 보상을 충분히 받아야 하는 것이다.

중국 유저는 복수의 성장축을 구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쉽게 말하자면 '성장의 리듬'을 만들어야 한다. 기본적인 성장 콘텐츠인 레벨, 등급, 스킬, 승급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성장 콘텐츠인 장비, 등급, 속도, 훈련 등 다양한 방식을 구성해둔다. 빈도도 짧게 세분화한다. 그리고 짧은 주기의 병렬로 구조화하고 배치한다. 그럼 이 성장축들이 서로의 주기를 채워주게 된다. 보상은 강하지만 텀이 긴 한국 게임과는 다른 부분이다.



또한, 캐릭터가 아닌 플레이 하는 본인 즉 플레이어에게 주는 보상이라는 느낌을 주어야 한다. 내용물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말이다. 예로, 한국 게임은 보상을 우편함에서 받는다. 그러나 중국은 보상을 특수한 이벤트 창 혹은 메인화면에 바로 노출시킨다. 물론 결과창에 아이템 내역도 반드시 함께 표기한다. 바로바로 이뤄지고, 내역이 선명하게 보이는 데다가 메인에 노출됨으로써 플레이어가 진짜 내가 게임에서 무언가를 했구나 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출석 체크 같은 방식의 보상도, 한국과는 다르게 조건을 해결한 만큼, 의미 있는 보상을 지급한다. 누적에 따라 단계별 보상을 배치함으로써, '조금만 더'라는 생각을 가지게 만든다. 스테이지 화면 보상도 마찬가지, 외적 보상의 빈도를 늘리고, 직관적으로 표현해 두었다.

레벨업 보상은 한국은 눌러야 확인이 가능하나, 중국 유저는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다. 항상 로비에 레벨업으로 열리는 콘텐츠를 소개한다. 단 배치를 '항상 보여지는 위치'에 둠으로써,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눌렀을 경우에는 정말 크고 화려하게 보여준다. 레벨업을 하게되면 팝업이 뜨고, 이 팝업에서 다음에 열릴 콘텐츠를 예고해준다.

하루에 진행하는 일일 퀘스트도 다르다. 한국은 모두 얻어야 보상이 수령된다. 중국은 특정 점수 혹은 기준을 두어 이 허들을 넘을 때마다 보상이 지급된다. 즉 100%가 아니어도 보상이 있는 것이다. 또한, 흔히 볼 수 있는 주간 퀘스트, 월간 퀘스트 같은 요소가 전혀 없다. 일단 하루를 넘기면 '스트레스'를 받아 쉽게 게임을 접는다. 메타 일일 퀘스트의 경우에는 '단계별 보상'이 강력해 플레이를 계속 할 수있도록 도와준다.

주간 퀘스트가 없는 대신, 이벤트가 자주 진행된다. 주간 퀘스트의 문제는 보상 주기가 1주일로 길다는 점이다. 이벤트로 진행하는 대신, 단계별 목표를 지정한다. 이 목표를 클리어하면서 동기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또한 허들이 있다. 과금 유저는 100% 획득이 가능하나 무과금 유저는 거의 절반 정도를 채울 수 있도록 디자인된다. 이에 따라 노골적인 과금 유도 이벤트도 함께 진행된다.

일간 순차 개방 이벤트를 통해, 완수한 미션 수 만큼 비례해서 보상을 지급하기도 한다. 날짜 별로 미션 탭이 순차적으로 열리고, 이 미션을 계속해서 진행하는 것이다. 독특하게도 잠겨있어도, 미션은 계속 진행중이며 열린 탭은 기간 내내 유효하다. 즉 유저는 새 탭이 열리자마자 이미 2~3개는 완료되어 있고, 보상을 수령한다. 이후 다음 단계를 계속 진행하게 되고, 보상의 극대화를 위해 전체 미션에 도전한다. 자연스럽게 이것을 완수하기 위해 '과금'을 하게된다.



공지사항도 한국의 경우에는 '오늘은 그만 보기' 버튼을 작게 위치해 두거나, 화면을 크게 덮어 터치를 유도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중국은 X가 없다. 화면을 누르면 그냥 닫힌다. 더욱이 플레이어를 강제로 이동시키지 않는다. 상세 내용은 '빨간 점'을 통해 안내하기 때문에 이것을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상품 판매 팝업도, 한국은 어떤 패키지가 효율적인지부터 고민한다. 팝업은 시도 때도 없이 출현해 오히려 불편함을 느낀다. 중국은 아예 안뜨거나, 자신이 특정 허들 지점에 갔을 때만 팝업된다. 더욱이 효율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사면 100% 이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할인하면, 거의 많은 과금러들이 구매한다. 또한, 빨간 점을 이벤트에 사용한다면, '좋은 것'일 때만 사용해야 한다. 한번 나왔다면, 다시 등장해서는 안된다. '빨간 점 = 이득'이라는 이미지를 계속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드마이어는 '게임은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이라 말했다. 그러나 중국 유저에게는 '게임은 흥미로운 결과의 연속.'이라는 말이 더욱 정확하다.





시드마이어의 선택의 연속이라는 말에 크리스 베이트먼은 이런 말을 했다.

"좋은 전략게임은 당연히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이다. 하지만 좋은 게임은 청중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무언가이다."

간단하면서도 직관적인 재미를 지닌 캐주얼 게임의 특징이 다른 게임에도 도입되고 있다. 중국 시장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모객의 비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어렵게 유치한 고객을 계속해서 붙잡아야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특정 게이머를 위한 게임이 아닌 모두를 위한 게임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