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경쟁을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셀 수 없이 많은 FPS 게임들의 인기의 가장 큰 요소가 바로 이러한 경쟁 요소였고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오버워치', '리그 오브 레전드' 역시 이러한 경쟁, 승부 요소가 있었기에 큰 인기를 누릴 수가 있었다.

하지만 모바일은 어떨까. 많은 게임들이 모바일에서도 경쟁 요소를 넣으려고 하고 있다. 남보다 강하게, 남보다 희귀한 캐릭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말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경쟁 요소라면 어떨까. 확실한 승부의 세계를 보여주는 게임은 아직도 몇개 나오지 않았을 뿐더러, 아쉽게도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PC에서라면 더 뛰어난 게임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조작 체계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도 있다. 네트워크 문제도 있고 말이다. 모글루게임즈가 개발한 '좀비버스터즈'는 이런 요소들을 살짝 비틀었다. 기존에 고착화됐던 대칭형 PvP에서 비대칭형 PvP 시스템을 들고 왔고 조작 체계도 모바일에 맞게 재구성했으며, PvP 요소를 모바일에 맞게 캐쥬얼하게 꾸몄다.

모바일에서도 이제는 충분히 조작하고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나올 때라고 말하는 모글루게임즈의 이정배 비즈니스 디렉터와 남궁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만나 그들이 만든 게임 '좀비버스터즈'에 대해 들어봤다.

▲ 모글루게임즈 남궁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정배 비즈니스 디렉터


Q. 우선 회사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이정배 : 우리 모글루게임즈는 작년에 설립된 신생 모바일 게임 전문 개발사다. 팀원의 대부분은 넥슨, 네오플, 넷마블 등 대형 개발사 및 퍼블리셔에서 실력을 쌓은 베테랑으로 이뤄졌으며, 이미 한 차례 글로벌을 대상으로 클리커 게임을 출시한 적이 있다. 그리고 1년에 걸쳐 준비한 두 번째 게임인 '좀비버스터즈'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개발사이지만 개발 인력 외에도 사업 인력을 갖춰서 자체 서비스 능력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향후에도 자체 개발 및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개발사를 목표로 할 예정이다.


Q. 직원들이 대부분 베테랑으로 이뤄졌다고 두 분의 경력은 어떤가?

이정배 : 넥슨에서 퍼블리싱 사업실장으로 8년 근무했고 이후 조이시티에서 모바일 사업부장을 2년 정도 했었다. 그러다가 작년에 모글루게임즈를 설립하면서 함께하게 됐다.

남궁윤 : 12년 차 기획자로 CCR에서 '포트리스' 개발에 참여했었고 이후에는 네오위즈에서 '피파 온라인', 엔씨소프트에서는 '리니지 이터널', 넷마블에서는 '오즈 크로니클' 등의 개발에 참여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거의 대부분 PC 온라인 게임을 개발했다.



Q. 이전에는 PC게임 위주로 개발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PC 게임과 모바일 게임 개발을 하면서 기획자로 느끼는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남궁윤 : 아무래도 디바이스가 다른 만큼 PC 온라인 게임을 개발했다가 모바일로 넘어왔을 때 UX에서 가장 큰 어려움이 느껴진다. 그런데 요즘 모바일 게임들을 보면 하루에도 수십, 수백 개의 게임들이 나오는 만큼, 조금이라도 유저들의 입맛을 맞추지 못하면 금방 도태된다. 결국, 모바일 게임의 핵심은 디테일한 부분에서 유저들의 성향을 분석하는 거라고 본다. 어떻게 하면 더 유저들의 입맛에 맞을지 말이다. 물론 이런 걸 분석하면서 게임이 성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기획자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Q. 본격적으로 '좀비버스터즈'에 대한 설명 부탁한다. 어떤 게임인가?

남궁윤 : '좀비버스터즈'는 실시간 PvP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총 6명으로 미니언을 사냥하면서 성장하고 상대와 싸워야 한다. 하지만 우리 게임이 다른 PvP 게임과 다른 점이 있다면 3:3의 대칭 구조가 아닌, 플레이어 중 한 명이 랜덤으로 좀비킹이 돼서 5:1로 싸우는 방식이란 거다.

게임이 시작되면 4분의 제한 시간 동안 영웅들은 살아남기 위해 성장하면서 도망쳐야 한다. 그리고 반대로 좀비킹은 이런 영웅들을 모두 사냥해야 이기는 방식이다.

▲ 게임이 시작되면 한 명은 좀비킹으로 선택된다


Q. 5:1이라면 좀비킹이 너무 불리한 거 아닌가?

남궁윤 : 그렇지는 않다. 우선 게임의 방식 자체가 '영웅들이 합심해서 좀비킹을 잡자!'라기보다는 '좀비킹을 피하자!'에 가깝다. 협력을 할 순 있겠지만, 그게 우선 순위는 아니다. 영웅들의 목표는 어디까지는 생존으로 4분 동안 살아남는 게 중요하다. 만약 아군 영웅이 좀비킹과 싸우고 있다면? 피하는 게 더 좋다. 괜히 함께 싸우다가 죽는 것보다는 상황에 따라서는 피하는 게 유효하기도 하다.

그리고 좀비킹을 피하는 방식이라고 한 거 답게 좀비킹은 강력한 존재다. 3분이 지나 피버 타임에 가서는 엄청나게 강해지고, 그렇지 않더라도 영웅들로서는 맞상대하기 어렵다. 그리고 좀비킹한테 당한 영웅은 히어로 좀비가 돼서 좀비킹의 아군이 된다. 이렇게 히어로 좀비가 된 플레이어는 좀비킹의 아군이 돼 반대로 영웅을 잡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좀비킹은 미니언 좀비들의 시야를 공유하는 만큼, 직접 해보면 절대 불리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앞서 말했지만 좀비킹은 사냥 당하는 존재가 아니라 사냥하는 입장이니 좀비킹이 되더라도 얼마든지 게임을 즐길 수 있다.

▲ 죽은 영웅은 히어로 좀비로 부활해 좀비킹 편이 된다


Q. 비대칭적인 PvP 요소가 얼핏 '이볼브'를 떠올리게 한다. '이볼브'에 대해선 알고 있었나?

남궁윤 : '이볼브'는 알고 있지만 개발하면서 의식한 부분은 없었다. 사실 지금 물을 때까지도 전혀 의식한 적이 없었다. 사실 비슷한 게임이라고 한다면 '이볼브'가 아니라 '카운터 스트라이크(이하 카스)'의 좀비 모드가 그나마 유사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두 게임의 경우 FPS이고 '좀비버스터즈'는 쿼터뷰의 게임이라서 그런지 실제 해보면 다르단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앞선 게임들이 목적이 상대를 쓰러뜨린다는 전투라면 우리 게임은 생존과 추적이라는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그리고 흔히 PvP 게임을 하면 이른바 누군가는 캐리하는게 있기 마련이다. 반대로 얹혀가는 사람도 있는데, 우리는 그걸 없애고 싶었다. 그래서 플레이어의 노력에 따라서 성과제로 보상을 차등 지급하는 방식을 택했다. 즉, 더 좋은 보상을 얻기 위해서는 플레이어 스스로가 열심히 해야 한다. 5:1의 팀플레이 방식이지만 그 속에서도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선 노력해야 한다.


Q. 성과제에 의한 보상이라는 말을 했는데, 성과에 따라 보상은 얼마나 차이가 나나?

남궁윤 : 전투가 끝나면 결과창에 등급이 표시된다. 총 6개의 등급인데 당연히 등급별로 보상은 다르다. 기본적으로 보상은 3종류로 첫 번째는 보물상자다. 보물상자에서는 엠블럼과 골드를 획득할 수 있다. 골드는 알다시피 게임 내 재화이고 엠블렘은 일종의 능력치를 강화하는 보조 아이템이다. 게임의 밸런스를 무너뜨릴 정도는 아니지만 장비한다면 큰 도움이 된다.

두 번째는 별이 있다. '클래시로얄'을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타워를 부숴서 얻는 크라운처럼, 이 별을 모아서 원하는 등급의 보물상자를 얻을 수 있다. 세 번째 보상은 랭킹 포인트다. 랭킹이 높으면 높을수록 하이 랭커가 돼서 상위 리그로 가고 더 좋은 보상과 명예를 얻을 수 있다.

▲ 잘하는 사람에겐 높은 점수를, 그렇지 못하면 낮은 점수를 주는 차등제를 도입


Q. 실시간 네트워크 대전이란 점이 흥미로웠다. 여전히 많은 모바일 게임들이 네트워크 문제로 비동기 방식을 채용하는데, 괜찮겠나?

남궁윤 : 게임 중에 연결이 끊기는 문제 때문에 그러는 것 같은데, 기본적으로 플레이어의 네트워크 환경이 안 좋아서 튕길 수밖에 없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네트워크 환경이 워낙 발달했다지만 갑자기 와이파이에서 LTE로 바뀌고 하는 건 어쩔 수 없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고 말이다. 물론, 알람을 통해 현재 네트워크 상태가 안 좋다고 경고를 해주긴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본다.

그래도 대전을 하는 게임이니만큼, 잠시 연결이 끊기더라도 불이익을 최소화하도록 준비했다. 우선 얼마간은 플레이어가 복귀할 때까지 유예기간을 주지만 시간이 흐르면 봇이 캐릭터를 조종하게 된다. 그리고 봇인 만큼, 반응 속도도 유저보다 빠르다. 누구보다도 빠를 것이다.(웃음)

물론 봇은 완벽하진 않다. 도망가면서도 치고 빠지던가 심리전을 교묘히 이용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런 부분에선 아쉬울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평균 이상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런 보완책을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네트워크 문제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Q. BM방식이 궁금하다. 역시 캐릭터를 구입하는 방식일 것 같은데?

이정배 : 아무래도 캐릭터를 구매하는 게 가장 간편한 구조의 BM이다. 보통은 과금을 통해서 사지만 우리는 저연령층 유저들도 게임을 즐기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게임머니로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그외에도 캐릭터를 강화하는 아이템인 엠블럼과 등급별 랜덤 보물상자를 구매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아무래도 게임 타겟 연령을 낮게 잡은 만큼, 수익 증대를 목표하는 과금보다는 좀 더 많은 유저들이 즐겨줬으면 하는 마음에 이렇게 했다.

그리고 광고도 있는데, 유저들의 플레이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유저들이 광고를 보면 재화를 획득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Q. 현재 준비된 캐릭터 수는 얼마나 되나?

남궁윤 : 영웅은 10개의 캐릭터가, 좀비킹은 4개의 캐릭터가 준비돼 있다. 캐릭터 별로 각각의 스킬이 있는 만큼 상성을 신경 쓰도록 만들었다. 예를 들어 뱀파이어 로드는 강력한 반면 체력이 약하다. 그러니 빠르게 영웅을 사냥할 때는 좋지만, 집중 공격에는 취약하다. 이렇듯 서로가 고른 캐릭터를 보고 상성 싸움을 할 수도 있다. 앞으로도 업데이트하면서 새로운 영웅과 좀비킹을 계속 추가할 예정이다.


Q. 콘텐츠가 결국 5:1의 생존 게임으로만 제한돼 있다. 처음에는 흥미롭지만 금방 질릴 수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남궁윤 : 그 부분은 걱정할 것 없다. 5:1이라는 생존 게임이지만 그 안에 3개의 맵을 모드 별로 나눠서 유저들이 질리지 않도록 하고 있다. 첫 번째 맵은 여태껏 말한 생존 모드이다. 영웅들은 좀비킹을 피하고 아이템을 파밍하던가 미니언 좀비를 잡으면서 성장과 도망을 가는 모드 말이다.

두 번째 맵은 사냥 모드라고 할 수 있다. 영웅들이 4분이라는 제한 시간 동안 80마리의 좀비를 잡아야 하는 거다. 단, 이 경우 생존보다는 전투가 목적인 만큼 맵의 크기도 작고 좀비킹한테 죽어도 히어로 좀비가 되는 게 아닌, 부활을 하게 된다. 하지만 부활한다고 막 죽어선 안 된다. 좀비킹이 영웅을 잡을 때마다 강해지기 때문이다. 좀비킹은 4분 동안 영웅들이 좀비를 다 못 잡게 막아야 한다.

마지막 세 번째 맵은 디펜스다. 디펜스 맵은 넓지만 순간이동 기능을 넣어서 상대의 타워를 공격하는 와중에 재빨리 자신의 타워로 이동할 수도 있다. 그리고 순간이동을 할 때는 타워가 무적 상태가 되므로 방어에도 이용할 수 있다.

이렇듯 다양한 맵과 모드를 제공함으로써 유저들이 게임을 즐기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할 예정이다.

▲ 작은 맵에서 킬수를 쌓는 사냥 모드

▲ 상대의 타워를 부수는 타워 디펜스 모드 등 다양한 맵이 준비돼 있다


Q.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테스트할 때 반응은 어떻던가?

이정배 : 굉장히 시끄러웠다. 무슨 말인가 하면, 쫓고 쫓기는 게임이다 보니 우리가 만든 게임인데도 자연스럽게 소리가 튀어나오더라. FGT에서는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했는데 마찬가지로 매우 즐거워했다. 대부분의 테스트에서도 비슷한 반응들을 보였는데 우리가 원해왔던 리액션인 만큼 상당히 만족스럽다.


Q. 그림체도 그렇고 해외를 염두에 둔 것 같은데, 글로벌 출시가 목표인가?

이정배 : 맨 처음의 목표는 그랬다. 하지만 실시간 네트워크가 가장 큰 장애물이 됐다. 그래서 우선 글로벌 출시를 하기 앞서 국내에서 먼저 오픈을 한 후에 시스템적으로 더 안정화가 되면 이후에 글로벌 출시를 할 생각이다.

알다시피 우리나라처럼 네트워크 환경이 좋은 나라가 또 없다. 무선 네트워크는 말할 것도 없고. 그러니 우리나라에서 우선 검증을 받아야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 가지 재밌는 점은 해외에서는 우리나라처럼 이동하면서 게임을 하는 경우가 적다는 거였다. 그보다는 회사나 집, 카페에서 자리를 잡고 게임을 한다. 이런 성향도 있는 만큼 국내에서 인기를 끈다면 해외에서도 충분히 통할 거라고 생각한다.



Q. 끝으로 '좀비버스터즈'를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이정배 : 새로운 게임을 원하던 유저분들에게 여러분들이 원하는 게임이 나왔다고 하고 싶다. 기존에 뻔하던 게임과는 다른, 도전해볼 만한 재미를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재미있게 즐겨줬으면 한다.

남궁윤 : 대형 개발사가 만들 수 있는 게임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게임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렇지 않은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공장형 시스템에서 나온 비슷한 게임들이 아니라 개발사로서 도전해봄 직한 게임을 만들려고 하고 있고, '좀비버스터즈' 역시 그중 하나다. 앞으로도 이렇듯 새로운 감각의 게임들을 여럿 선보일 예정이니 잘 지켜봐 주길 바란다.

이정배 : 아! 말한다는 걸 깜빡했는데 10월 13일부터 19일까지 총 7일간 CBT를 진행한다. 꼭 즐겨봐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