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한 삼성 갤럭시가 롤드컵 최초의 풀 세트 접전을 만들어내며 자신들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29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엔젤레스 스테이플 센터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시즌6 결승전에서 삼성 갤럭시가 기적 같은 경기력으로 결승전을 풀 세트까지 이끌고 갔다. 비록,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많은 이들의 세트 스코어 예상을 깨고 극적으로 2승을 챙기며 매서운 저력을 보여줬다.

'어차피 우승은 SKT T1'이라는 말처럼 많은 이들이 SKT T1의 우승을 예상했다. 경기 역시 삼성 갤럭시가 0:2로 밀리는 상황에 바론과 장로 드래곤까지 내주며 완패를 당할 것 같았다. 하지만 삼성 갤럭시는 상대에게 오브젝트를 다 내주고도 침착하고 과감한 판단으로 위기를 극복하기 시작했다. 신예 '룰러' 박재혁의 이즈리얼이 완벽한 포지션으로 프리딜을 넣었고, '큐베' 이성진이 SKT T1의 '심장'과 같은 '페이커' 이상혁을 무력화시켰다. 이어진 오브젝트 싸움에서 '앰비션' 강찬용이 장로 드래곤 스틸에 바론까지 차지하며 삼성 갤럭시에게 기세가 확실히 넘어갔다. 기세는 빠르게 3억제기를 파괴한 4세트까지 이어지며 최고의 결승 매치를 성사시켰다.

롤드컵 결승전에서 풀 세트 진검 승부가 나온 적은 처음이다. 한국의 삼성 화이트, SKT T1이 각각 2014, 2015 시즌에 세트 스코어 3:1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상대 팀 모두 최선을 다해 명경기를 만들어냈지만, 세트 스코어에서 오는 무대의 압박감은 덜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삼성 갤럭시는 위기의 순간 일어나 SKT T1을 추격에 나섰다. 경기 전 승자 예측 비율 역시 급격히 상승시키며 보는 이들에게 '설마'라고 생각할 정도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력이었다.

위기의 순간을 극복해온 삼성 갤럭시는 롤드컵 선발전부터 한 계단씩 성장했다. 작년 롤챔스에서는 승격 강등전을 치뤄야했던 하위권 팀이었다. 2016 롤챔스 스프링에는 아쉽게 포스트 시즌 진출에 좌절해야 했지만, 섬머 시즌부터 숨겨둔 잠재력을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롤드컵 선발전에서 상대 전적에서 19세트나 앞서있던 kt 롤스터를 넘었고, RNG와 TSM 같은 세계 강호를 넘어 결승 무대까지 올라섰다.

삼성 갤럭시의 이번 시즌 행보는 한 편의 드라마라고 해도 손색이 없었다. 결승에서 극적인 풀 세트를 만든 것만 하더라도 높게 평가받을만 했고, 그들의 노력은 마지막까지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