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모바일 게임 인터뷰 질문지를 작성했습니다.
한 번 지웠어요. 게임이 특이했으니까.

좀 더 디테일하게,
좀 더 게임의 특성에 어울리는 질문지를 다시 썼습니다.
인터뷰 하면서 두 번 지웠습니다.

바이닐랩의 대답을 듣고 나니, 이 게임... 더 특이합니다.
스토리에 모든 걸 건 게임, '런어웨이즈' 인터뷰.


▲ '런어웨이즈' 게임플레이 티저 영상



■ 한 번 만들어본 장르는 다시 안 만들어요.

박태학 (기자) - 전작 '라디오해머'도 좀 튀는 리듬액션 게임이었는데, 이번 작품도 딱 보자마자 느꼈어요. 색이 엄청 강한 게임이라는 거.

조형호(디렉터) - 바이닐랩이 어떤 회사인가 생각을 많이 해요. 저희는 창립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회사를 목표로 했어요. '라디오해머'는 글로벌에서 충분히 좋은 성과를 내리라는 믿음이 있었고, 실제로도 나름 성과를 냈다고 생각합니다. '런어웨이즈'는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데... 음, '글로벌 시장에 이런 콘셉트의 게임이 나온다면 많은 게이머들이 좋아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시작됐어요.

물론, 글로벌이라는 단어를 한 가지 스타일로 정의할 수는 없죠. 저희는 1차적으로 북미 시장을 노리고 있고요. 그 다음은 유럽이에요.


박태학 - 의외네요. 보통 글로벌 하면 아시아 시장을 꼭 끼고 가는데.

이창배(프로듀서) - 그 쪽으로 노하우 쌓아서 큰 회사들은 이미 많아요. 북미, 유럽을 노리는 건, 저희같은 작은 회사가 살아남기 위한 방법 중 하나예요. 이런 튀는 스타일의 게임 만드는 게 바이닐랩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업적인 전략이기도 합니다.

박태학 - 도전에는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리스크가 따르는 법이잖아요. 그런데 바이닐랩은 그런 리스크에 대한 걱정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나쁜 의미는 아니고요.

조형호 - 저희가 이거 만들기 전에 만든 게 리듬액션 게임인데... 사실 저희가 리듬액션 전문 개발자 출신은 아니에요. 그냥 저희는 게임 만들 때 이런 생각부터 해요. '똑같은 장르의 게임을 두 번 만들지 말자'고. 비슷한 게임만 만들면 지루하잖아요.

'라디오해머' 만들고 난 뒤 '다음엔 뭐 만들지?'라고 생각하던 중 RPG가 떠올랐을 뿐이에요. 한국 개발자이다보니 RPG 개발에 대한 경험은 풍부했고, 북미 모바일 게임 순위를 보니 의외로 RPG가 많이 없는 거예요. '아, 지금 간다면 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덧붙여 말하면, 저희는 장르가 다르더라도 '이야기'에 대한 욕심이 엄청 많아요. 사실, 저는 이야기 전달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 '런어웨이즈' 스크린샷

▲ 전작 '라디오해머' 스크린샷


박태학 - 개인적으로 좋아하거나 열심히 하는 RPG가 있나요?

이창배 - 요즘은 '위쳐3' 열심히 하고 있어요. 맵이 엄청 넓은데, 어디 한 군데 빠지는 곳 없이 구석구석 이야기를 심어놨어요. 정말 엄청난 게임이라고밖에 말 못하겠어요.

조형호 - 저도 '위쳐3' 해봤어요. 여전히 인터페이스가 좀 불편한 거 외에는 거의 완벽한 게임이라고 봐요.

박태학 - 요즘 나오는 모바일 게임들을 보면, 무슨 '히어로즈', 무슨 '레전드'같은 제목이 많잖아요. 그런데 전작과 마찬가지로 제목부터 심플해요. '런어웨이즈'라고 제목을 지은 배경이 있다면?

조형호 - 사실 이게 확정된 제목은 아니고요. 프로젝트명이라 보시면 돼요. 이게 정식 제목이 될 수는 없는 게, 북미 쪽에서는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단어다 보니 상표권 문제가 생기더라고요. 좀 더 우리 스타일에 맞는, 좋은 이름을 찾기 위해 지금도 고민중입니다.

프로젝트 명이라고는 해도, 일단 이렇게 지은 데는 이유가 있어요. 1차적인 의미는 '탈출'에 있죠. 각자 사연을 가진 주인공들이 악몽에서 빠져나가는 이야기에요. 그리고 또 하나, 미국에서는 '런어웨이즈'가 가출 청소년이라는 의미도 있다고 합니다.

색다른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제목부터 비틀어야 했어요. 일반적 상상력에 대한 안티테제라고 할까요? 요즘 RPG 보면 뭔가 정의와 신념을 지키며, 세계를 구하고 악을 무찌르는 주인공들이 많잖아요. '런어웨이즈'의 주인공들은 그런 개념이 전부 무너져 있어요. 하나같이 다 이상해요. 누구는 왕따 학생, 또 다른 누구는 정신병자예요. 한마디로, 우리가 알고 있는 히어로와는 거리가 멀어요.

게임 제목을 짓는 데도 일종의 머니 코드가 있어요. 일단 오브(of)를 가운데 두고, 엠퍼러라던가, 히어로즈, 워 같은 단어를 넣어야 최소한의 성공을 보장한다는 건데요. '런어웨이즈'는 그것과는 다른 정체성을 가진 프로젝트이다보니, 다른 이름을 가질 수 있었어요. 정식 명칭도 그런 상업적인 제목은 되지 않을 겁니다.




■ '도교'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박태학 - 소개자료에서 인상깊은 문구를 봤어요.

이창배 - 어떤 거요?

박태학 - 게임 세계관이 '도교'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써 있더라고요. 제가 생각하는 그게 맞나요? '노자'나 '샤머니즘' 그런 쪽.

이창배 - 맞아요. 그 '도교'예요.

조형호 - 북미 시장에서 통하는 동양적인 코드가 뭘까 생각해봤어요. 여러 게임들을 보면서 느낀 게, 그들은 단순히 동양적인 게임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서양인 기준으로 해석한 동양미... 약간은 변형된 아시아 분위기를 좋아하더라고요. 즉, 우리에게 익숙한 삼국지나 무협 같은 소재로 게임을 만든다 해도, 그 쪽에서 보기에 매력적인 결과물이 되지는 않을 것 같았어요. 왜, 평범한 미국인 앞에 한국, 중국, 일본인 세워 놓고 '어느 나라 사람인지 구분할 수 있냐'고 물어보면, 실제로 맞추는 사람 거의 없잖아요. 게임도 마찬가지에요. 디테일보다는 전체적인 분위기, 그것도 그들 기준에 이해 가능한 수준의 분위기가 맞다고 봤어요.

서양인 기준에서 매력적인 동양의 색이 뭘까요. 저희는 '오리엔탈리즘'이 맞다고 봤어요. 그 중에서도 '도교' 문화라면 더 쉽게 가능하리라 봤고요.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도교 문화에 속한 인구가 세계에서 가장 많아요. 딱 종교적인 프레임이 아닌, 각각의 삶이나 문화 저변에 깔려있기 때문에 흡입력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도 유리하고요. 설화나 기담, 전래동화 같은 거 말이죠. 이런걸 기반으로 하는 악몽 세계라면 서양인 관점에서도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박태학 - '런어웨이즈' 자체적인 세계관 외 '바이닐 유니버스'와도 연동된다고 들었는데요. 이 '바이닐 유니버스'가 뭔가요? 마블 유니버스처럼 그 회사 내 모든 IP를 아우르는 세계관인가요?

이창배 - 네. 저희가 만드는 게임은 '바이닐 유니버스'로 전체적인 세계관을 공유할 거예요. 예를 들어 '런어웨이즈'에 매튜라는 캐릭터가 있는데 얘는 '라디오해머'의 루미와 썸...이 있었고.

조형호 - 썸이라고 하면 작가로서 억울합니다! 중간에 이야기가 얽히는 거예요.

이창배 - 전에 디렉터님이 썸이라고 했잖아요...

조형호 - 그런데 인터뷰에 그렇게 쓰면 안 될 것 같아요(웃음). 바이닐 유니버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릴게요. 저희가 꿈이 글로벌 시장이라고 말씀드렸는데, 구체적으로는 세계에서 경쟁할 수 있는 개발사가 되는 게 목표였어요. 그렇게 되려면 꼭 필요한 게 몇 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IP였죠. 회사에서 만드는 모든 제품이 하나의 세계관에 포함된다면, 그만큼 강력한 IP를 가질 수 있고, 차기작에 대한 기대심리라던가 좀 더 확장된 개념의 교집합이 나오죠.

그리고 게임 만드는 개발자 입장에서도 그게 더 재미있어요. 우리가 창조한 인물들이 여러 프로젝트 오가면서 서로 얽혀가고, 유저들이 이에 공감해준다면 더 바랄게 없죠.




■ 지금까지 나온 어떤 모바일 RPG보다 깊은 이야기 들려줄게요.

박태학 -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도 독특하더라고요. 캐릭터가 다르더라도 플룻은 똑같이 가져가는 게 일반적인데, '런어웨이즈'는 어떤 캐릭터로 얼마큼 플레이했냐에 따라 전체 이야기가 변한다고 들었어요.

조형호 - '런어웨이즈' 소개하면서 정말 자신있다고 본 게 시나리오였어요. 모바일 RPG는 좋든 싫든 반복 요소가 들어갈 수 밖에 없는데, 이럴 경우 서사는 1회차에만 집중되거든요. 하지만, 저희는 그걸 어떻게든 파훼해보고 싶었어요. 시나리오 작가로서 욕심이 나기도 했고요.

'런어웨이즈'의 기본적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어떤 캐릭터로 몇회차 플레이를 달성했냐에 따라 새로운 시나리오가 공개되는 구조예요. 모든 캐릭터가 회차 단위로 분기점을 갖죠. 또, 어떤 순서로 클리어하는가에 따라서도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지금까지 등장한 어떤 모바일 게임에서도 보기 어려웠던 깊은 서사가 나올 거예요. 단순히 플레이타임 늘리기가 아니라, 이야기 자체에 영향을 주니까요. 영화로 치면 뭐랄까... '메멘토' 같은 느낌?


이창배 - 덕분에 개발팀만 죽어나죠. 같은 스테이지인데도 개발해야될 게 곱절은 되니까... 고맙습니다. 정말로(웃음).

박태학 - 그렇다면 동료가 총 몇 명 나와요?

조형호 - 숫자는 말하지 않으면 안 될까요? 다른 수집형 게임에 비해 적어요(웃음). 대신 저희 게임에서 동료는 조금 다른 개념이에요. 콘셉트나 특이한 스킬을 강조한 게 아니라 각자의 사연을 더 부각시켰죠. 뭐랄까...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만나는 진짜 동료란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100명 만나고 200명 만나는 건 저희가 지향하는 게 아니에요. 그 동료를 통해 플레이어가 어떤 경험을 하게 되는지가 중요하죠. 메인스트림 이야기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뒷 이야기를 볼 수 있을 거예요.




박태학 - '라디오해머'도 리듬액션 게임인데 이야기가 강조된 형태였어요. 그런데 그 스토리가 좀 짧아서 아쉬웠는데... '런어웨이즈'는 어때요?

조형호 - 단순히 스크립트 숫자만 비교하면 250배 정도 될걸요. 루프물이다보니 양적인 측면에서 헤비한 건 사실이에요. 연출이나 컷신, 시네마틱 영상 이런걸 많이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대사 자체는 많아요. 서사의 밀도만 놓고 보면 지금까지 나온 어떤 RPG보다도 방대할거라 생각해요.

이창배 - 휴... 진짜 힘들어요. 진짜...(웃음)

박태학 - 시나리오가 중심인 게임이군요. 이거.

조형호 - 어떤 게임보다도.

박태학 - 출시 되는 시점에 엔딩이 나오나요?

조형호 - 이야기에 결착은 있겠지만, 그냥 끝내지 않고 계속 계승해나갈 생각이에요. 미드 같은 개념이라고 할까... 시즌제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박태학 - 시즌1, 시즌2 같이...

조형호 - 그렇죠. '저희 게임 여기까지예요. 감사합니다' 하고 막 내리는 건 좀 아니잖아요. 이야기를 계속 전개하는 데 필요한 기믹을 중간에 조금씩 배치하고 다음 시즌을 풀어가야죠. 출시 후 즐기게 될 첫번째 시즌에서는 '런어웨이즈'만의 지속되는 세계에 얽힌 사연이 주요 테마입니다.



■ 캐릭터 디자인, 시나리오에 맞췄습니다.

박태학 - 아트 쪽 관련해서도 여쭤보고 싶어요. 안에 구성 만큼이나 외형도 독특하니까.

조형만(아트 디렉터) - 네.

박태학 - 바이닐랩 오기 전에 어디 계셨어요?

조형만 - 펜타비전에서 '디제이맥스' 들어가는 아트 담당했어요. 게임하이에도 4년 정도 있었고... 그 이후에는 전혀 다른 쪽 일을 했어요. UX 연구소 들어가서 그쪽 일 맡고.

박태학 - 게임업계로 다시 돌아온 계기가...

조형만 - 거기가 더 힘들더라고요. 겉모습만 화려하지(웃음).

박태학 - 답변이 명쾌하네요. 바로 이해했습니다. 음... '런어웨이즈'가 오리엔탈리즘이나 도교 같은, 잘 쓰지 않는 소재로 만들어지고 있잖아요. 레퍼런스라고 할까요? 참고할 작품이 없다보니 디자인하는 데도 꽤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조형만 - 대학교 다닐 때 부전공이 중국 고문학이었을 정도로 원래 이쪽에 관심이 많았어요. 개인적 성향에도 잘 맞았죠. 말씀하신 것처럼 레퍼런스라고 할 게임이 많지 않아서 다른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주로 참고했어요. 관련 영화를 본다거나 사진 찾아보는 것 위주였죠. 제일 좋은 건 역시 직접 가보는 건데, 그건 여건이 안 되고... 주로 영화를 봤어요. 워낙 많이 봐서 대표적인 영화 하나를 딱 꼽는 것도 어려울 정도로.



박태학 - 엔진이 뭔가요?

조형만 - 유니티예요. 저희 게임을 보면 아시겠지만, 굳이 언리얼 엔진 쓴다고 해서 비주얼이 강조되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요.

박태학 - 제 생각도 그래요. 오히려 이런 캐주얼한 카툰풍 그래픽에는 유니티가 더 잘 맞는 부분도 있는 것 같고.

조형만 - 네. 아직은 배우기도 더 쉽고요.

박태학 - 캐릭터를 만들 때 가장 신경쓴 부분이 어디인가요?

조형만 - 시나리오에 어울리는 캐릭터 구현에 주안점을 뒀어요. 시장에서 유행하는 캐릭터 스타일을 피하려고 따로 노력한 건 아니고... 그냥 시나리오 따라 만들다보니 지금처럼 나오더라고요.

이창배 - '런어웨이즈'의 이야기가 갖는 무게감이 있다 보니, 그래픽까지 무거우면 안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현대물이 좀 섞인 오리엔탈 RPG이다 보니, 아트도 그 부분을 고려해서 만들어야 했죠. 너무 고풍스럽지 않은 디자인을 목표로 뒀어요. 요즘 복식이나 스타일을 갖길 원했고... 사실 그게 중점이었죠.

박태학 - 사전에 공개된 영상을 보니 타격 이펙트가 꽤 좋아보였어요.

조형만 - 그렇게 봐주시면 감사하죠. 하지만 아직 많이 부족해요. 출시 직전까지 다듬어야할 과제 중 하나죠. 이 부분은 유저 피드백이 제일 중요합니다. 내외부에서 꾸준히 의견을 받아 수정할 생각이에요. 다음에 공개할 땐 훨씬 더 좋은 타격감을 보여드릴 거예요. 이건 약속할 수 있어요.

박태학 - 캐릭터가 '전사'나 '마법사' 이렇게 나누어진 게 아니라 각자 이름을 갖고 있더라고요.

조형호 - 각자 전투 스타일이 있기는 해요. 다만, 그 전투 스타일보다 캐릭터 자체의 사연이 중요해서 이름을 쓰게 되었습니다. 가령 '매튜'는 악몽에서 능력을 얻고 영혼 자체가 약간 변질된 캐릭터라는 설정이에요. 왼손에 귀신이 들렸는데, 이를 활용한 여러가지 태세로 전투를 진행합니다. 정신병에서 출발한 공황장애나 광기 같은 태세를 갖고 있고, 이 태세에 따라 전투 스타일 자체가 변한다고 보면 되죠.

'그늘'이라는 여고생도 있는데, 현실 세계에서 베이시스트를 지망하던 여고생이었어요. 하지만, 부모님은 꿈을 이해하려 들지 않고, 학교에서는 강요와 따돌림을 당하는 설정이죠. 결국 현실의 삶을 포기하고 스스로 악몽에 갇혔어요. 그 상처들이 '그늘'이 사용하는 태세가 됐죠. 자신이 어떤 곡을 연주하느냐에 따라 스킬의 형태가 달라져요.

3번째로 공개할 캐릭터는 '산연'인데, 아까 말했던 '바이닐 유니버스'의 차기작 캐릭터예요. 고대 동양에서 온 대장장이인데, 그 세계에서는 대장장이가 직접 칼을 들고 적과 싸우면서 점점 강화시킵니다. 산연도 그렇게 칼을 강화하다가 '악몽의 주인들보다 더 강한 존재는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곳으로 왔어요. 오직 강함만 추구하는 인물이라 보면 됩니다. 무기는 귀신들린 검 '마도'인데요. 어떤 귀신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태세가 달라진다고 보면 됩니다.




■ 몇 성, 몇 강... 이런 거 없어요. 저희한테 안 중요해요.

박태학 - 그러면 BM(Business Model)이 어떻게 돼요? 이런 스타일이라면 일반적인 BM은 적용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조형호 - 일단, 시장에 나와 있는 RPG와는 좀 다를 거예요. '런어웨이즈'에는 몇 성이니, 몇 강이니 하는 요소가 없어요. 그런 것들이 저희 게임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개인적으로는.

박태학 - 그래도 매출이 나와야 회사가 운영되는건데...

조형호 - 과금 요소가 있기는 하죠. 다만, 강화권 같은 거 말고 스팀이나 북미 게임에서 볼 수 있는 DLC같은 구성이 될 거예요. 추가 스토리를 묶어서 판매하는 구조랄까. 이미 북미에서 충분히 검증받은 BM이라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다만, 이것만으로 회사를 운영비를 벌 수 있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라디오해머'가 외국에서 나름 큰 성과를 거두기는 했는데, 사실 알려진 것에 비해 돈을 많이 벌진 못했거든요. 그래서 '런어웨이즈'에는 그보다 보편적인 시스템을 넣을 거예요. 다만, 유저들로 하여금 '이 정도면 돈을 내는 게 맞아'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야죠.


박태학 -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조형호 - '런어웨이즈'의 주요 콘텐츠는 캐릭터나 장비가 아닌 '거리'에 몰려 있어요. SNG의 '마을'을 간소화한 개념인데, 이곳을 성장시키는 게 중심이거든요. 그런데 이 건물들을 짓는 데 대부분 시간을 요구해요. 이 시간을 단축시키는 데 돈을 쓰는 거죠. 편의성, 시간, 그리고 추가 스토리 등에서 과금 결제요소가 있는 거지, 밸런스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거나 하지는 않을 거예요.



박태학 - 그런데 BM 정하는 게 개발사 마음대로만 되는 게 아니잖아요. 네시삼십삼분이 많이 배려해주나요?

조형호 - 바이닐랩과 네시삼십삼분은 다른 일반적인 개발사와 퍼블리셔 간 관계와 좀 달라요. 4:33은 욕심있는 개발사의 의견을 거의 100% 존중해주는 편이에요.

물론, 저희 생각이 무조건 옳다는 생각은 안 해요. 다만, 네시삼십삼분도 2016년부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걸 목표로 두었고, 그런 부분에서 우리와 니즈가 맞으니 더 강하게 요구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저희가 지향하는 시장이라던가 방법론에 많이 공감해줬어요. 저희가 만들고자 하는 이질적인 콘셉트에 다 공감해주고요. 덕분에 바이닐랩의 초기 프로토타입을 거의 100% 유지할 수 있었고.


박태학 - 전작 '라디오해머'가 PSP와 3DS로 출시된 바 있는데요. '런어웨이즈'도 콘솔 진출을 계획 중이신지 들어보고 싶어요.

조형호 - 아직은 저희도 몰라요. 사실 '라디오해머'도 저희가 능력이 있어서 컨버전한 게 아니라, 게임 출시했더니 반응이 좋아서 콘솔 쪽도 간 거예요. 멀티플랫폼 출시에 대한 욕심이야 당연히 있지만, 그래도 저희가 주력으로 하는 플랫폼에서 더 좋은 게임을 선보이는 게 1차적인 목표예요. PC 버전도 마찬가지로 아직 계획은 없어요.

박태학 - 출시 시기는 언제쯤으로 생각하세요?

조형호 - 내년 상반기에 출시할 생각이고요. 첫 테스트는 내년 1분기 내 진행할 겁니다. 많이 해주세요!

▲ 좌부터 이창배 프로듀서, 조형만 아트 디렉터, 조형호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