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TGS에서 뜻밖에 연락을 받았다. 한국인이 일본에서 창업해서 게임을 출시하고, 이번에 TGS까지 참전하게 됐다고. TGS 취재 중이면 한 번 만나봐 줄 수 있겠느냐는 짤막한 부탁이었다. 아니, 사실 국내에서 창업하는 것도 어려운데 해외에서 창업을 하고 출시, 서비스까지 이어간다니…충분히 흥미가 돋는 이야기였고, 그가 겪은 일본 시장에 대해서도 좀 더 거리낌 없이 들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막상 부스를 찾아갔을 때는 당황했다. 아니 다른 곳도 아니고, 하필 '페르소나5' 출시로 대성황인 세가 부스 바로 앞. 게다가 바로 뒤는 '반다이남코'의 부스. 영락없이 고래 사이에 낀 새우 느낌이다. 걱정도 많이 됐는데 다행히 부스 방문률이 꽤 괜찮아보였고 뭔가 안도가 됐다.

현지에서는 취재 일정상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없어서 서면 인터뷰를 진행해보기로 했는데, 다시 연락을 해보니 마침 한국에 방문해있다던 펀크루의 서정환 대표. 알고 보니 한국에서는 만화가로 데뷔도 했었고, 일본에 건너간 이유도 처음에는 '만화'를 그리고 싶어서였다고. 그는 대체 어떻게 게임업계로 뛰어들고, 일본에서 창업하게 됐을까?

만화를 배우러 일본으로 간 사나이가 한 게임사의 대표가 되기까지. '펀크루'의 이야기를 좀 더 상세하게 들어봤다.

일본에서 만났던 '펀크루'의 서정환 대표(가운데).


■ 펀크루의 창업이야기…북두의 권 문하생, 게임업계로 뛰어들다

Q. 한국에서 다시 보니 반갑다. 그때도 이야기했지만, 한국 게임사가 일본에서 창업을 하고 첫 게임을 낸 건 꽤 특이한 케이스다. 간단히 본인과 회사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한다.

=오랜만에 한국에 오는 것 같다. '펀크루'의 대표를 맡고 있는 서정환이다. 처음부터 게임업계에 발을 들인 건 아니고, 원래는 만화가 출신이었다. 일본에서 만화를 배우려고 워킹 홀리데이를 갔었다. 하라 테츠오 선생님 밑에서 3년 정도 문하생을 하다가, 내 만화를 그리고 싶어서 그만뒀었다. 작품을 준비하던 중에 생활비가 떨어져서 철렁했는데 게임회사로 스카우트를 받아서 게임 업계에 입문하게 됐다. 막상 게임 업계에 입문하게 되니 정말 매력적이더라.

잠깐, 하라 테츠오(Hara Tetsuo) 작가라면…'너는 이미 죽어있다'로 유명한 '북두의 권' 아닌가? 거기는 문하생으로 들어가기도 힘들 것 같은데.

=사실 워킹 홀리데이로 간 것이라, 비자를 못 받으면 1년 뒤에 돌아와야 돼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JAC라고, 어시턴트를 찾는 사이트가 있어서 거기에 프로필을 올렸었다. 한국에서는 데뷔도 했었는데, 매니저분한테 연락이 왔다. 당시에는 일본어도 거의 못 해서 어떤 작가인지도 몰랐는데, 막상 작업실에 가보니까 켄시로가 떡 하니 서있더라.

진짜 깜짝 놀랐었다. 아무튼 좋은 선생님 밑에서 비자를 받고 2년 반 정도 문하생으로 인물 위주로 작업을 했었다. 북두의 권은 아니고, 신작 '전쟁의 아이~오다 사부로 노부나가전~'을 작업했다.

그게 인연이 돼서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도 연락이 왔었다. 전국연무라는 게임인데, 하라 테츠오 선생님과 콜라보를 하고 싶다길래 다리를 놔주고 그랬다. 하라 테츠오 선생님이 워낙에 의리가 있으셔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우리도 한 번 같이 콜라보를 해보고 싶긴 하다.

북두의권 하라 테츠오 작가의 문하생이었다니...(이미지 출처: 공식홈페이지 캡쳐)

Q. 로망을 아시는 분이니 의리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 개인적으로 팬이라 잠깐 이야기가 샜다. 다시 펀크루에 대해서 소개를 좀 부탁한다.

=게임 업계에 매력을 느끼고 본격적으로 하자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이왕 할 거면 우리 작품을 만들어보자는 마음에 창업을 하게 됐다. 처음에는 일본에서 창업을 해서 현지에서 활동 중인 엔지니어, 업계 관계자들 중 한국 사람들을 수소문해 모아서 창업을 했다.

근데 이게 외국이다 보니까, 투자 부분이나 법적인 절차를 잘 모르겠더라. 그래서 본사는 한국에 만들고, 일본에 지사를 만들어서 2년 동안 게임을 개발했다. 그게 지금 서비스 중인 '코로나 왕국'이고, 이번 TGS도 참전했었다.


Q. 그럼 처음에는 한국인들하고만 창업을 했던 건가?

=그렇다. 일본에서 게임회사를 다니고 있는 프로그래머 분을 섭외했다. 일본 사람들은 안정적인 걸 좋아하다 보니, 스타트업으로 섭외하는 게 힘들더라. 계약 문제도 그렇고…지금은 회사 규모가 많이 커져서 한국인과 일본인 비율이 반반 정도 된다.


Q. 첫 작품인 '코로나 왕국'이 한국에는 좀 생소한 장르다. 퀴즈게임인 것도 있지만, 디펜스 슈팅 형식 게임은 많지 않은데…어째서 이런 장르를 선택하게 됐나?

=코로나 왕국은 완전히 맨땅에 헤딩하듯이 만들은 작품이라, 우여곡절이 많기도 하다(웃음). 처음에 퀴즈 게임을 하려고 했던 이유는 일본 시장이 퀴즈 게임에 대한 수요가 제법 많기 때문이다. 그게 첫 번째 이유다. 아무리 일본에서 생활을 하고 현업에서 일을 했다고는 하지만 일본인의 미묘한 니즈까지는 완벽히 파악할 수 없다. 그래서 검증된 퀴즈 장르를 선택한 거다.

대신 나와있는 게임들이 대부분 사지선다형이 많으니까, 우리는 OX 방식으로 가자고 선택했었고. 그런데 또 OX만 가지고 게임을 만들면 너무 지루해질 가능성이 높으니까 더 독특한 걸 찾아보던 중에 슈팅하고 붙여보자는 의견이 있었고, 그렇게 나오게 됐다.

사실 좀, 보편적인 소재라서 좀 안심했던 것도 있는데 크게 혼쭐이 났다. 간과했다고 해야 하나? 퀴즈게임 특성상 퀴즈가 정말 많아야 하는데, 1~2만 개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간과했던 거다. 소재도 단순한 게 아니라 장르별로 다채롭게 준비해야 한다. 퀴즈를 준비하는데서 고생이 많았다.

나중에는 퍼블리셔를 구해보려고 사방팔방 다녔는데 그것도 뜻대로 잘 안됐고…어떻게 하다 보니까 우리가 직접 서비스를 하게 된 거고. 생각보다 반응은 나쁘지 않아서 계속 우리가 하자고 간 거다. 그렇게 도쿄게임쇼 참가까지 하고 나니 기쁘다.

막상 게임을 만들 때는 30년 된 멘션에서 작업을 했었다. 전기도 약해서 전자레인지 돌리면 컴퓨터가 꺼져서 작업한 거 다 날아가고 겨울 되면 난로도 못 켜서 손이 얼어서 타자가 안쳐지고…지금 돌이켜보면 눈물이 난다. 어우, 이거 잘 돼야 된다.



■ 펀크루의 첫 작품, '퀴즈 슈팅! 신비의 코로나 왕국'

퀴즈 슈팅! 신비의 코로나 왕국PV

Q. …어딜가나 스타트업이 고생하는 건 똑같은 것 같다. 아무튼, 그러면 이번에는 '코로나 왕국'에 대해서 좀 더 상세히 소개를 부탁한다.

=앞서 말했듯이 기본 베이스는 OX 퀴즈게임이다. 뭐, 이지선다니까 한쪽으로만 다 쳐도 50%의 정답률은 나오게 되니까 너무 쉬우니 보스전의 경우는 사지선다 퀴즈가 나온다. 기본적으로는 '퀴즈'다. 거기에 실시간으로 슈팅 요소가 붙어서 정답을 맞히면 공격하고, 틀리면 공격을 받고 그런 형태라고 보면 된다.

여기서 뭐 위치에 따라 적을 좀 더 효과적으로 타격할 수 있다던가, 미사일을 피하고 하는 슈팅 공략 요소가 있다고 보면 된다. 외적으로는 가챠도 들어가 있고…캐릭터마다 장비도 끼워줄 수 있어서 성장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Q. OX, 4지 선다 퀴즈와 슈팅을 섞은 건 괜찮아 보인다. 지금 있는 콘텐츠 외에도 개인적으로 게임에 더 넣고 싶은 콘텐츠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는 레이드 모드를 좀 더 보강하고 싶었다. 지금도 협력 모드가 있고 리얼 슈팅게임이긴 한데…유저들끼리 배틀 퀴즈를 하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서로 퀴즈를 맞혀 다른 유저를 공격하거나 스킬로 방어하고 하는 배틀 요소도 넣어보려고 생각 중이다.

그냥 얼핏보면 슈팅게임 같아보이지만, 퀴즈가 중요하다.

Q. 무과금도 무난히 플레이할 수 있나?

=그렇다. 캐릭터가 처음에는 약해도 잘 키우고 퀴즈를 잘 맞추면 충분히 다 깰 수 있는 구조다. 캐릭터 장비도 설계를 할 때 무과금을 고려한 부분이 많다. 강화를 +10까지 할 수 있는데, 2-3성 짜리 장비도 강화를 하면 5성 장비보다 강력해진다. 무과금에게 친절한 게임이라서, 이벤트만 잘 참석해도 충분히 카드도 모을 수 있어서 무과금 유저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쪽으로 설계가 되어 있다.

유저 반응도 나쁘지 않은 편이고, 그 덕분에 TGS에도 출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TGS를 잘 마무리해서 코로나 왕국이 포트폴리오가 됐고, 그 덕분에 개발 제의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 빠르면 내년부터는 한국 유저분들에게도 우리 작품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물론 대기업의 개발력에 비교하긴 어려운 현실이라 조금 실망하실 수도 있다.

한국 시장에는 퀴즈의 장르의 영향력이 별로 안 좋은 게 현실이다. 그래도 우리는 대기업에 비하면 게임 손익분기점이 낮은 편이다. 물론 매출이 중요하긴 하지만, 경험을 쌓아나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어서 한국 시장에는 꼭 런칭을 해보고 싶긴 하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더 많이 공부해서 계속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렇게 성장해서 한국-일본을 아우르는 기업으로 펀크루를 성장시키고 싶다.


Q. 그런데 '퀴즈' 장르는 한국어로 번역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닐 것 같은데. 퀴즈가 몇 만개가 있는데 로컬라이징 작업이 걱정된다.

=꼭 그렇지는 않다. 애초에 게임을 제작할 때 한국어로 퀴즈를 준비하고 일본어로 번역했다. 번역을 현지인들에게 부탁했는데, 이분들도 놓치는 게 있더라. 오픈 초반에는 정답인데 오답이라고 표시된다는 피드백이 많았다. 100문제 중에 1~2개가 이상하면 유저 입장에서는 크게 와 닿는다. 그런 이슈에서 좀 고생을 했었다.

한국어의 경우는 DB를 다 쥐고 있는 데다가 한국어로 된 UI도 있긴 하다. 런칭을 준비하면 거의 바로 될 수도 있다. 대신 일본어판은 한정된 리소스와 인력, 자금으로 하다 보니 하고 싶은 걸 못한 것도 많고…운영적인 것 중에서도 포기한 게 많아서 아쉬운 부분들이 있다.

오히려 한국에 내기 전에는 본의 아니게 타협했던 부분을 더 조정해서 게임의 완성도도 더 올리고 출시하고 싶은 마음이다. 지금도 스토리가 강력하게 넣지 못 해서 미완성인 느낌도 있다. 의외로 스토리 관련 피드백은 별로 없긴 한데, 개발팀은 스토리를 더 다듬고 싶어 하는 욕심이 있다.


Q. 게임을 만들 때 뭐 전기 안 들어오고 하는 외적인 요소 말고 게임 내적으로는 어느 부분이 제일 힘들었나?

=퀴즈를 만들고, 레벨링을 하는 게 제일 힘들었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상식이 다르니까 거기 맞추는 게 정말 까다롭더라. 퀴즈로 푸는 게 아니라 적의 공격력도 올리고 낮춰보고 별의 별걸 다 해봤는데, 결과적으로는 퀴즈로 레벨링을 해야 된다.

이게, 열 문제 중에 다섯 문제, 혹은 일곱 문제를 맞혔을 때 클리어 된다는 조건이나 기준을 잡는 것 자체도 잡기가 애매해진다. 애초에 '퀴즈' 자체의 난이도를 조정해야 된다. 처음에는 쉽다고 생각했는데 유저 통계를 보면서 우리가 완전히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유저마다 상식의 수준이 다르다는 걸 맞춰서 조절해줘야 하는데, 이게 정말 어렵다.

게다가 퀴즈도 트렌드의 변화에 맞춰서 따라가야하고…애니메이션, 게임, 예능 쪽은 우리가 만들면 너무 옛날 이슈가 나와서 10대 유저들은 맞추는 게 어렵더라. 10대 유저층이 과금은 적다할지라도 SNS로 확산을 가장 많이 하는 층인데 어필이 안돼서 게임을 알리는 효과도 적었던 것 같다.

퀴즈도 매달 600~700개, 혹은 천 개씩 업데이트가 돼서 준비도 많이 해야 하고 업데이트해야 하니까 일정이 무지 바쁘더라. 그리고 퀴즈를 단순히 랜덤으로 뿌리면서 생기는 문제도 있다.

이게 1만 개를 업데이트해서 랜덤으로 뿌리면 골고루 나올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 프로그래밍 내부에서 뭔가 이슈가 있는 건지, 유독 빈도가 잦은 퀴즈도 있고 노출이 안되는 퀴즈도 있다. 그런 것도 고려해서 어떤 문제가 나오면 이 문제는 안 나오게 하고 하는 가중 처리 방식도 도입하고…실제로 기획 단계에서 고려하지 않았는데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많더라.

지금은 퀴즈를 일본어판으로 2만 개쯤 더 가지고 있고...'나비또'와 계약을 맺어서 총 10만 개 정도? 사지선다 퀴즈로 12만 개 정도보유하고 있다. 초기에 퀴즈를 만들 사람이 없어서 퀴즈를 혼자 다 만들었는데, 퀴즈 퀄리티가 별로 안좋다고 욕을 많이 먹었다.

▲ 처음에 장르를 선택하면 그 장르의 퀴즈들이 나온다.

당연히 퀴즈게임이니 퀴즈를 잘맞추는게 핵심!


■ 일본 시장에서 런칭, 직접 겪은 일본 모바일 시장의 느낌은?



Q. 그런 문제가 생겨서 초반에 모객이 잘 안되면 힘들었을 것 같다. 일본 유저들은 한 번 게임을 지우면 웬만해선 다시 안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다.

=맞는 말이긴 한데, 조금 다르게 봐야 된다. 우리도 처음에 퀴즈 이슈나 다른 아쉬운 부분들 때문에 유저들이 평점이 2점씩 주고 그랬다. 그런데 조금씩 조금씩 우리가 고쳐나가니까, 자신이 올린 평점을 다시 올려주더라. 리뷰도 다시 정성스럽게 써주고. 그런 부분이 정말 고마웠다.

한 번 지우면 다시 안 돌아온다는 게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그건 정말로 게임을 '지켜보다'가 도저히 아니라고 생각해서 지우고 떠난 케이스라고 보면 된다. 보통은 초반에는 따뜻하게 지켜봐 주는 시선이라고 해야되나... 그런 게 좀 있는 것 같다. 부족한 게 있더라도 빨리빨리 대응하면 응원해주고 하는 모습이랄까? 그런 게 한국보다 더 많은 것 같다.

처음에는 1~2점주고 3~4점 줬던 유저도 우리가 대응을 하고 나니까 리뷰 점수를 바꿔주면서 노력하는 모습이 좋다고 후기로 달아주시기도 하고…어떻게 보면 별거 아닌데 그거 보니까 정말 힘이 나더라. 그런 부분에서 유저 성향이 한국과 좀 다른 거 같다.

충성도가 다르다고 해야 되나? 일본에서 2~3년 동안 게임을 계속 즐기는 유저들은 거의 대부분 게임을 안 지우고 계속 플레이하는 분들이 많다. 언인스톨률을 보면 열심히 하다가 지운 분들도 꽤 있다. 그런 분들은 뭔가 실망을 해서 게임을 지운 건데, 다시 타게팅 해서 푸시 날리고 뭐 좋은 보상 있다 그래도 안 돌아온다. 그분들의 마음을 돌리는 건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린다. 참고 참고 애정으로 응원해주다가도 마음에 안 들어서 떠난 경우니까... 그런 부분에서 한 번 지운 유저는 웬만해선 잘 안 돌아온다는 이야기가 맞다.


모바일 게임 방송이 많은 것도 하나의 특징중 하나라고.(영상 출처 : 패미통)

Q. 일본은 매출 구조도 한국과는 많이 다르긴 하다고 알고 있다. 일본은 50위권까지는 서비스 유지하면서 차기작 준비까지 괜찮은 편이라고 들었는데, 구체적으로 과금률이 어떤지 궁금하다.

=대충은 맞는 거 같다. 10위권 내의 게임은 월 매출이 15~20억 엔 정도 나온다. 잘 나오는 게임은 월 매출이 40억 엔이 넘게도 나온다. 30~40위권까지 가면 월 매출이 1억 엔이나 5~6천만 엔 정도 나오는 편이다. 그때그때 다른 느낌도 있긴 한데, 대충 맞는 듯 하다. 한국은 모바일 게임 과금층이 몰려있는데 일본은 어느 정도 분포된 느낌?

한국은 콘솔 시장이 좀 약한대신에 온라인과 모바일 시장에 유저들이 대부분 몰려있지 않나. 온라인게임의 연장선으로 고퀄리티의 모바일 게임들이 등장하는 느낌이다. 대신 일본은 PS, Xbox 등 콘솔 쪽에 유저들이 몰려있는 대신 PC 온라인 시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그런데 모바일 게임은 대다수가 캐주얼 유저층이다. 매출이 고르게 일어난다고 해야 할까? 보편적으로 한국보다 게임, 만화를 좋아해서 그런지 1, 2천엔 정도는 유저들이 쉽게 쓰는 것 같다. 캐주얼한 유저층이 많다고 보면 된다.

반대로 한국은 캐주얼 게임보다는 어려운 게임을 원하는 코어층에 과금 유저들이 몰려있는 편이다. 그래서 일본 시장에 진출한 게임들을 보면, 정말 어렵다. 그런 건 일본 유저들도 모바일보다는 PS, PS VITA 같은 기기로 하는 편이다.

한국 유저들은 게임이 어려워도, 힘들어도 꾸준히 붙잡고 하는데 일본 유저들은 그런 게 좀 약하다. 지금은 게임을 너무 쉽게 받고 지울 수 있어서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지우고 한다. 근데 괜찮은 게임들은 2~3년 간다. 그런 기본 유저층이 좀 다른 거 같다. 일본은 아직까지 아기자기한 2D 기반의 게임들이 많은 것 같고, 한국은 풀 3D 고퀄리티 그래픽의 코어한 게임들이 많은 것 같다.


Q. TGS에서 출전해서 어느 정도 기대도 있었을 텐데, 혹시 한국 기업들이 연락해온 건은 있었나.

=아쉽게도 아직은 없다. 이번에 지스타 부스를 내서 좀 더 어필을 해보고 싶다. 우리가 그동안 일본에서 2년 동안 개발하고 퍼블리싱, 마케팅이든 나름 노하우도 붙고 자신감도 있다. 파트너사들도 이름을 말하면 웬만하면 다 알만한 회사들도 있고. 그런 쪽으로 한국과 일본을 잇는 뭔가를 만들어보려고 한다. 관심 있는 회사가 있다면 제발 연락 좀 부탁드린다.


Q.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도와준다는 게 쉽지가 않다. 많은 사람들이 그 전략을 취했었지만 좋은 결과를 낸 케이스는 드물다.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는 전략이 있나?

=우리 회사가 가진 유저는 코로나 왕국에 몰려있긴 한데, 다른 게임사들은 모바일 게임에도 마케팅을 천문학적으로 때려 박다 보니 우리 유저풀은 그렇게 내세울 게 못 되더라. 오히려 우리는 개발 쪽에 힘이 실려있다. 함께 개발을 했던 업체들하고 연계가 돼서 좀 풀이 넓다고 할까.... 내년에는 그쪽에 좀 더 집중을 해봐야 할 것 같다.

한국의 N사와 같은 큰 회사들은 오히려 우리보다 더 대단한 일본 게임사들하고 어떻게 연계가 쉽게 되겠지만, 중소 개발사의 입장은 그렇지 않다고 본다. 우리보다 한두 걸음 앞서 나가있는 회사들이 외국에 진출해보고 싶다는 니즈가 많다. 그런데 막상 내려고 해도 어떻게 광고를 놓고 마케팅을 진행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일본이라면 우리가 좀 도와줄 수 있겠지만, 우리와 연계되어 있고 접점이 있는 회사들과 연결해줄 수도 있다.

요즘 한국 시장은 중국 자본에 영향력이 너무 큰 것 같다. 중국 시장에 대한 니즈도 강하고 그래서 중국 말고는 대부분 관심이 없으실 것 같아 걱정도 된다. 하지만 일본 시장도 좋은 시장이다. 우리가 그나마 일본 시장에서 실제로 게임도 런칭, 운영도 하고 있는 데다가 일본인 스태프도 많다. 일본인들이 어떤 걸 좋아하는지 그나마 좀 아는 편이니... 한국 게임을 일본에 내고 싶다고 하는 기업이 있으면 로컬라이징부터 해서 광고 전략 등을 좀 이야기해줄 수 있지 않을까. 영업적으로도 이어줄 수도 있을 것 같고...



■ TGS 출전 후기, 그리고 앞으로의 '펀크루'

펀크루의 TGS부스.

Q. TGS에 출전했을 때, 세가 부스 바로 앞이지 않았나. 세가가 '페르소나5'에 '용과 같이', '타이탄 폴2' 같이 타이틀을 강력하게 들고 나와서 오히려 좀 걱정됐을 것 같은데.

=오히려 잘 됐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우리가 세가와 어떻게 상대를 하겠다. 대신 세가를 보신 분들이 세가 부스를 둘러보고 우리 부스로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부스 메인 간판도 광고 느낌이 나게 하려고 했는데,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서 그냥 안 했다.


Q. 그런데 어쩌다 그런 큰 부스들 사이로 들어가게 됐나? 앞은 세가고 뒤는 반다이남코였는데…

=제비뽑기를 하더라. 큰 부스들은 일단 배정이 되고, 나머지 모바일 게임 부스나 중소기업사들을 모아서 부스 크기별로 제비뽑기를 했다. 우리 부스 사이즈가 좀 애매해서, 세가-반남 사이와 소니 부스 쪽이 남더라. 그래서 딱 세가 쪽을 가고 싶었는데 운 좋게 거기를 뽑았다.

처음에는 홍보 걱정도 많이 했는데, 주최 측에서도 이것저것 배려를 해줬다. 우리 입장에서는 애초에 차라리 잘 된 거다. 세가부스면 일단 확실히 유저들이 많이 올테니까…TGS측에서도 모바일 부스 관련해서 고심을 많이 하는 것 같더라.


Q. 일본에서는 부스에 있던 코스튬플레이 모델이 굉장히 이슈가 많이 된 걸로 안다. 나름 유명한 배우였다고 들었는데 맞나?

=맞다. 두 캐릭터를 코스프레 했었다. '루네'라는 캐릭터와 '쥬피'라는 캐릭터다. 그 둘이 주인공이고, 게임에서는 유저를 서포팅 해주는 역할이다. 코로나 기사단이라는 곳에서 주인공이 신입으로 들어왔는데 루네는 신입 기사를 서포트해주는 요원이고 쥬피는 선배 기사라는 설정으로 되어있다.

음…방문하셨을 때, 루네는 한국 분이 해주셨다. 한국에서 레이싱모델을 하고 계신 분이고... 쥬피가 좀 독특한 케이스인데, 일본의 신인 연기자분이시다. 개인 사정으로 1년 정도 일을 쉬시고 다시 복귀하려고 알아보던 중에 우리 쪽하고 연결이 된 거다. 그전에는 아침드라마 같은데도 나오곤 했던 신인 여배우다.

반응은 정말 좋았다. 니코니코동화에서 첫날 비즈니스 데이에, 전 부스를 돌면서 모델과 노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거기서 우리 부스가 1등을 했더라. 마지막에 부스에 또 와서 모델분들과 놀면서 노출이 많이 돼서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모델분만 팔로워가 늘어나더라.

가운데 있는 캐릭터가 '쥬피'다...TGS에서도 부스걸이 참 매력적이었다.

Q. 원래 다 그런 거다. 아무튼, 차기작도 준비 중이라고 했는데 마지막으로 차기작에 대한 소개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듣고 싶다.

=차기작은 준비중이긴한데…일단 계약은 됐고, 차기작은 한국에서 작업할 예정이다. 지금은 공식적 발표가 어려우니 양해를 부탁한다.

펀크루는 개발 전문 업체로서 경력을 꾸준히 쌓아가고 싶긴 하다. 그게 첫 번째고, 두 번째는 앞서 말했던 것처럼 한국과 일본을 엮어줄 수 있는 다리 같은 역할이다. 광고, 퍼블리싱, 로컬라이징 가리지 않고 해보고 싶고 유통하는 걸 좀 해보고 싶다.

이게 뭐 다 잘 됐을 때 이야기인데, 모바일이나 웹, 만화 같은 것도 해보고 싶다. 거기서 또 좋은 IP가 나오면 게임으로도 만들어보고 싶고...

코로나 왕국은 우리의 첫 작품인 만큼 개발팀도, 스스로도 애정이 깊다. 앞으로도 컨택이 들어오는 곳과 이야기를 잘 해보고 싶다. 코로나 왕국으로 노하우도 어느 정도 쌓고 좋은 회사들과 연계가 되어 있다 보니, 2017년은 개발사로서 좀 더 힘을 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