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만평은 2월 1일 공개 테스트 서버에 적용된 디아블로3의 2.5.0 패치와 원시 고대 전설 아이템에 대한 내용입니다.

매번 확장팩에 가까운 꾸준한 패치들로 유저들에게 수많은 칭찬을 듣는 디아블로 3의 새로운 패치가 공개되었습니다. 이번 패치 역시 다양한 변화점이 있는데요, 아이템 및 세팅을 저장해 간편하게 스왑할 수 있도록 해주는 무기고 시스템과 제작 재료 창고 등, 단순히 불편한 부분을 해결하는데에서 그치지 않고 하나의 콘텐츠로써 승화시키는 모습에 유저들은 한번 더 환호를 보냈습니다. 한 번 구매만 하면 이렇게 꾸준한 개선을 해주는 모습에 유저들은 '혜자' 게임이라는 기분 좋은 칭호를 디아블로 3에게 부여하기도 합니다. 다만, 이번 패치에서 단 한가지 논란이 되는 부분이 있으니, 바로 새롭게 등장한 '원시 고대 전설' 등급 아이템입니다.

디아블로 3의 전설 아이템에 이어, 더 높은 등급인 고대 전설이 등장한 지도 어느덧 2년이 조금 지났습니다. 자신이 애지중지하던 세팅을 더 높은 효율의 고대 전설 아이템으로 새로고침하기 위해, 유저들은 몇백 시간이고 대균열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추후 카나이의 함 추가로 좋은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방법이 확장되긴 했지만, 결국 스토리 콘텐츠가 오래 전에 끝난 디아블로 3의 메인 콘텐츠는 파밍으로 귀결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시간은 점점 흐르고 이따금씩 옵션의 변화 등으로 메타가 바뀌기도 하곤 했지만, 어찌됐든 꾸준히 파밍을 해온 유저들은 자신이 꿈꾸던 장비로 '졸업'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렇게 디아블로 3의 고대 전설 파밍의 흥행 곡선도 슬슬 완만해지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새로운 등급의 아이템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고대 전설보다 더욱 오래된 느낌, '원시 고대 전설' 등급. 이에 유저들은 크게 두 가지 의견으로 나뉘고 있습니다. 마침 파밍의 의미도 점차 식어가던 와중에, 새로운 목표로 다시금 파밍에 불타오를 수 있어 좋다는 의견. 그리고 그 반대로, 결국엔 더 중독적인 파밍 콘텐츠를 통해 단순히 플레이타임의 억지 확장만을 노렸다는 의견. '원시' 라는 타이틀을 억지로 붙였으니, 앞으로도 '태초의 고대', '젤나가 고대' 등의 전설도 나올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국내외 모두에서 심심찮게 들리고 있습니다. 어찌 옛날로 갈 수록 무기가 강해진다는 아이러니를 가지고서 말이죠.

생각에 따라선, 적당히 강력하게 맞춰 놓은 현재의 아이템으로도 디아블로 3를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유저들이 원시 고대 전설 등급의 등장과 파밍의 지겨움을 토로하는 유저들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최고의 효율을 추구하는 정서 상, 그냥저냥 적당한 아이템만으로 마음 편히 파티 플레이를 즐기고 모두가 그러려니 넘어가는 것은 아마도 그다지 흔한 풍경은 아닐 것입니다. 결국은 대부분의 유저들은 아주 당연하게, 원시 고대 전설 등급의 아이템을 위해 다시 한 번 파밍에 집중할 수밖에 없게 될 것입니다.

한 번의 구매로 확장팩에 가까운 대규모 패치를 반복, 오래된 유저들을 배려해주는 모습은 언제나 블리자드에게 신뢰를 가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되어 왔습니다. 강령술사를 비롯한 기대되는 업데이트가 앞으로도 많이 남아 있을 디아블로 3. 간만에 커다란 변화로 기억될, 이번 원시 고대 전설 등급의 등장이 과연 플레이타임의 억지 확장으로 부정적인 기억으로 남게 될지, 혹은 다시금 파밍의 투지에 불타게 하는 폭발적인 촉매재로 남게 될지는 아직 두고 볼 일인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