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이걸 왜?"

'니드포스피드'가 온라인 게임으로 출시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처음 든 생각이었다.

'카트라이더'가 예외였을 뿐, 국내 출시된 거의 모든 레이싱 게임은 대중화에 실패했다. 서비스를 접거나, 극히 일부 매니아층만 즐길 뿐. 특히, 그래픽이나 조작감을 실제와 유사하게 갈수록 성공 가능성은 더 낮았다. '피파 온라인'으로 성공적인 플랫폼 변화를 보여준 스피어헤드라지만, '이건 자신감이 지나친 게 아니야?'하는 생각도 들었다.

작년에 진행된 1차, 2차 CBT도 모두 참여했다. 예상했던 것보다는 완성도가 좋았다. '엣지'의 토대가 된 '니드포스피드: 라이벌'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온라인 플랫폼으로 넘어오면서 감안해야 할 여러 요소들을 생각하면 그리 큰 다운그레이드도 아니었다. 다만, 30프레임 고정이라는 점, 애매한 최적화, 자잘한 렉은 분명히 아쉬웠다. 그래, 이건 인터뷰 할 때 꼭 물어봐야지.

스피어헤드에서 '니드포스피드: 엣지'의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조재영 PD도 이러한 부분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쿡쿡 찌르는 질문을 던졌고, 현재 개발 상황과 관련된 답변이 돌아왔다. 그가 자신있게 말했다. 이번 파이널 테스트, 지금까지와는 정말 다를 거라고.


* '니드포스피드: 엣지'는 2월 16일부터 3월 5일까지 18일간 파이널 테스트를 진행하며,사전 등록 페이지에서 테스터를 신청할 수 있다.

▲ 스피어헤드 조재영 PD





유명 IP를 온라인 게임으로 만들어 성공한 사례가 많지도 않고... 게다가 레이싱이다. 스피어헤드라고 해도 이건 부담이 좀 될 것 같은데.

부담도 있지만... 그만큼 기대도 많이 된다. 우리 스피어헤드가 EA 내에서 프리투플레이 온라인 게임을 만드는 유일한 스튜디오다. EA의 사내 비전이 '게임으로 온 세상의 유저들을 연결시킨다'인데, 스피어헤드 역시 이러한 비전에 따라 좋은 게임을 최대한 많은 유저들에게 선사할 의무가 있다. 한국뿐 만 아니라 중국과 동남아에 '피파온라인'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이러한 비전을 조금이나마 달성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그 성공 덕에 다음 작품을 어떤 IP로 할지에 대한 고민도 엄청 많았다.

'니드포스피드'가 유명한 건 사실이지만, 한국 게이머들에게 대중적인 IP라 부르기는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레이싱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 즉 레이싱 코어 유저층에게 어필하는 IP라 생각한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을 두고 본다면 이만한 파워를 가진 레이싱 IP는 없다. '피파온라인'에 이어 이번 작품 역시 중국과 동남아에서도 서비스하게 되는데, '니드포스피드'라면 스피어헤드에게 제 2의 성공을 안겨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니드포스피드: 엣지'가 기존 온라인 레이싱 게임과 비교할 때 가장 큰 강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카트라이더'의 성공 이유를 '카툰렌더링을 사용한 캐주얼 레이싱이었기에 가능했다'고 꼽는 사람들이 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 같다. 레이싱의 본질은 승부의 결과가 아닌, 달리는 그 순간의 짜릿함에 있다. 레이싱만의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레이시티'는 실사 그래픽을 채용한 게임으로는 제법 성과를 냈지만, 기존 레이싱 게임의 공식이 아닌, MMO의 공식이 더해지면서 매니아층의 호응을 이끌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사실 레이싱게임이 어떤 그래픽 방식을 채용했는지는 중요한 게 아니다. 앞서 말한 레이싱 특유의 감각을 얼마나 잘 전달하는지를 봐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다른 방식으로 매력을 어필해야 하고. 과정이 어쨌든 유저에게 즐거움을 제공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아닌가.

'니드포스피드: 엣지'를 만들면서 가장 신경썼던 것도 그부분이었다. 유저들이 '니드포스피드'라는 이름에 갖는 기대감을 충족시켜야 했다. 너무 하드코어하지 않게, 온라인 환경에서 엎치락 뒤치락 하는 재미를 제공하고 싶었다. 프로스트바이트 엔진으로 정교하게 구현된 슈퍼카들을 몰면서 한판 한판 손에 땀을 쥐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 실제로 플레이하는 것 뿐 만 아니라 다른 유저의 플레이를 관전하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줄 수 있는 게임이 되도록 신경썼다. '니드포스피드: 엣지'의 e스포츠화를 이끄는 마지막 퍼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니드포스피드: 엣지 1차 CBT 버전 플레이 영상

▲ '니드포스피드: 엣지' 지스타 2016 버전 플레이 영상


지난 1차, 2차 테스트를 거치면서 받았던 피드백 중 어떤 것들이 기억에 남는지 들어보고 싶다.

'니드포스피드 라이벌'처럼 오픈월드로 만들어달라는 의견이 있었다. 키세팅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게 풀어달라는 이야기도 있었고... 아, 30프레임 고정이 아쉽다는 말도 많이 나왔다.


30프레임 고정은 정말 아쉬웠다. 레이싱 장르에서 60프레임과 30프레임은 체감이 크게 된다.

우리가 '니드포스피드: 엣지'를 개발하는 시점에서는 사실 60프레임도 가능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처리할 패킷도 두 배가 되고, 무엇보다 최저 사양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지게 된다. 더 많은 유저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선택이니, 이 점에 대해서는 국내 유저 분들의 양해를 부탁드린다.


지난 테스트 당시에는 잔 렉에 대한 유저들의 불만도 컸다.

1차, 2차 테스트에서는 게임의 근본적 재미, 그러니까 자동차를 타고 달리는 것에서 나오는 재미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최적화는 2, 3순이었다. 하지만, 이번 파이널테스트는 준비 과정부터 최적화에 많은 신경을 썼다. 참고로 '니드포스피드: 엣지'의 최저 사양이 지포스 8800gt다. 이 그래픽 카드에서도 별다른 렉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그렇다면 모든 옵션을 최고로 놓고 원활하게 플레이하려면, 어느 정도 그래픽카드부터 가능할까.

gtx 970 정도면 아무 문제가 없고... 엄밀히 말하면 gtx 660 정도라도 거의 풀 옵션으로 플레이가 가능하다. 중국에서 테스트할 당시 텐센트가 현지 유저 5천만 명을 대상으로 컴퓨터 사양을 체크했는데 8800gt 이하의 그래픽카드를 쓰는 유저가 약 40%였다. 솔직히 우리는 최적화 더 하고 싶다. 동남아는 중국보다도 유저들의 평균 컴퓨터 사양이 더 낮았다.

패키지 수준과 동일한 트리플 A급 비주얼을 만들 것인가, 비주얼을 어느 정도 희생하더라도 유저 수용력을 넓힐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우리는 후자를 택했다. 온라인 게임은 같이 해야 재미있는 거고, 같이 하기 위해서는 되도록 많은 유저들을 수용해야 한다.




파이널 테스트 기준으로 몇 종의 차량과 트랙이 등장하나.

차량은 90여 대, 트랙은 15개를 선보일 예정이다. 물론, 이후 정식서비스 때는 더 많은 차량과 트랙이 추가된다.

참고로 '니드포스피드: 엣지'는 좋은 차 한대만 집중적으로 키우는 걸 권장하는 게임이 아니다. 각 트랙에 최적화된 여러 차종을 수집하는 게 좋다. 속도 빠른 람보르기니 한 대 있다고 '이 게임은 마스터했어' 이런 게 아니라, 오프로드에는 그에 어울리는 벤츠 지바겐을... 또 어떤 때는 64년식 폰티악을 타는 게 효과적이도록 디자인하고 있다.


정식서비스 이후 개발 방향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들어보고 싶다.

궁극적인 목표는 '니드포스피드: 엣지'의 e스포츠화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 기반이 완성되어야 한다. 일단 유저들이 게임을 재미있게, 그리고 꾸준하게 즐겨야 한다. 또한, 주력 차량 한 대만 모는 게 아니라 여러 차량을 해당 트랙에 맞춰 운용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고 싶다. 그게 정식서비스 이후 업데이트의 큰 뼈대가 될 것이다.

'리그오브레전드'는 특유의 전략성이 유저들의 공감을 얻었고, 덕분에 세계 최대 규모의 e스포츠 게임으로 자리매김했다. 방송에서 프로게이머들 하는 걸 보면서 '나도 저렇게 해야지'라고 생각하는 유저들이 많이 있지 않나.

물론, 이게 컨트롤과 관련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픽'에 관련한 이야기일수도 있다. '니드포스피드: 엣지'는 팀 레이스 기반의 e스포츠 시스템을 지향하고 있고, 이에 따른 차량 '픽'에 전략성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이 맵에서는 보통 a 차량을 타지만, 이번에는 b 차량으로 승부수를 띄워 보자'와 같은 게 통할 수 있도록.

즉, 컨트롤 실력뿐 만 아니라, 유저의 선택 역시 승부에 영향을 주는 게임으로 만들고 싶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각 트랙의 코너 하나에도 넓이나 각도 등을 깊이 신경썼다. 그래서 트랙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웃음).


'니드포스피드' 특유의 지름길(히든 코스)도 전략의 한 요소가 될 수 있어 보인다.

지름길을 갈 때 조금이라도 컨트롤에 미스가 나면, 큰 손해를 보게 된다. 말 그대로 하이리스크 하이 리턴이다. 니드포스피드의 아이덴티티이자, 온라인 대전에서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선택지이기도 하다.




이후 다양한 차량도 추가될텐데, 업데이트 주기를 따로 정해둔건가.

각 브랜드의 신차를 최대한 많이 적용하는 게 우리의 목적이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신차 등장했다고 바로 적용하는 건 아니고, 좀 더 입체적인 프로모션을 기획 중이다. 개인적으로는 모터쇼 시즌에 맞춰 '니드포스피드: 엣지'를 업데이트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 중이고. 또, 신차만 딱 내놓기보다는 신규 모드나 트랙이 등장할 때 이에 최적화된 차량을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각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형태로 선보이고 싶다.


SUV 차량 언급도 있었는데... 그렇다면 오프로드 트랙도 추가되는건가.

픽업트럭과 SUV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슈퍼카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닌, 보다 종합적인 레이싱 게임을 지향하고 있다. 지금은 대부분 온로드 트랙인데, 향후 오프로드 트랙뿐 만 아니라 온, 오프로드가 결합된 트랙도 등장할 것이다. 랠리 게임 모드 등도 기획 중이다.

또한, '니드포스피드: 엣지'에 등장하는 차량들은 5가지 스탯을 갖고 있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능력치들이 수치상으로 존재한다. 이를 일반 유저에게 공개하면 자칫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가장 보기 쉬운 5가지 요소만 노출한 것이다. 조향 성능, 그립력, 토크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수치들도 다 프로스트바이트 엔진을 통해 구현되었고, 오프로드에서도 차량의 차별성을 가져다주는 기술을 꾸준히 개발 중이다. 이를 직접 몰면서 확인해보는 것도 게임의 재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1차, 2차 테스트 당시에는 차량 커스터마이징 기능이 미흡했다. 이를 아쉬워하는 유저들도 많았는데.

나 역시 매우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빠른 시일 안에 색상, 데칼, 래핑 등의 요소를 구현하려고 열심히 개발 중이니 조금만 기다려줬으면 한다. 그리고 유저들이 가장 많이 원하는 건 세부 파츠 튜닝 시스템일텐데, 리어스포일러, 범퍼, 휠 교체 등과 같은 시스템도 지금 개발 중에 있다.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은 스피어헤드 입장에서도 굉장히 큰 규모의 업데이트다. 어설프게 만들어 넣기보다는, 정말 제대로 만들어 선보이고 싶다. 이게 적용된다면 '니드포스피드: 엣지'가 또 한번 도약할 계기가 되지 않을까.


일반전, 팀 대전 외 새로운 모드도 개발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꼭 속도 경쟁이 아닌, 보다 다양한 승부 방식을 기획 중이다. 드리프트 대결이나 기어시프팅(드래그 레이싱)도 준비 중이고. 또, 니드포스피드 시리즈의 아이덴티티 중 하나가 추격전인데, 아쉽게도 '니드포스피드: 엣지'에서는 적용하기 어려울 것 같다. 차량 라이센스 제공 업체에서 '우리 차가 왜 경찰차에 쫒겨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난색을 표하는 상황이라...

뭐, 꼭 경찰차 나오는 추격전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느낌의 모드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다. 타인과의 경쟁이 아닌, 협동을 강조하는 코옵 모드도 고려 중인데, 이와 결합된 형태일 수도 있겠다. 이번 파이널테스트에서는 팀 스피드전이 정식으로 업데이트되는데, 많은 분들이 즐겨 주시길 바란다.


지난 2차 CBT 때 튜토리얼이 들어가기는 했지만, 제대로 완성된 시스템으로 보기는 어려웠다.

2차 CBT의 튜토리얼은 임시 버전이었고, 이번 파이널 테스트에 들어간 튜토리얼은 완전히 새로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2차 CBT에서는 그냥 설명만 해줬지만, 이번에는 실제 주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와 더불어 라이센스 시스템을 추가했는데, 이를 통해 튜토리얼에서 알려주지 않았던 숏터보, 슈퍼터보, 드리프트 등 좀 더 고급 기술들을 숙지할 수 있다. 초기엔 유저들이 게임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고, 중반 이후에는 유저에게 성취감을 줄 수 있는 도전 과제가 된다고 보면 된다.




'니드포스피드'는 지난 2010년에 '월드'라는 부제를 달고 온라인 게임으로 출시된 바 있지만, 핵 유저들이 난무하면서 결국 서비스를 종료하고 말았다. 스피어헤드도 이를 잘 알고 있을텐데, 핵 유저들에 대한 준비는 어느정도 되어 있나.

스피드핵 같은 기초적인 해킹 툴은 서버 내 보안프로그램으로 충분히 걸러낼 수 있다. 그리고 우리도 핵 방어를 위한 코딩 작업을 많이 해놔서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알다시피 핵 유저와의 대결은 창과 방패의 싸움이다. 우리가 아무리 방어해도 해커들은 어떻게든 뚫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다소 뻔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최대한 신경쓰겠다는 말이 적절할 것 같다. 참고로 중국은 한국보다도 해킹 유저가 훨씬 많은 나라인데, 중국에서 테스트할 당시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해킹 문제가 크게 발생하지 않았다. 그리고 넥슨에서도 자체적으로 보안 검수를 철저하게 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피파온라인'을 개발할 때도 이 부분에 많은 노력을 했는데, '니드포스피드: 엣지' 역시 그 못지 않게 준비할 계획이다.


니드포스피드의 세계관에 어울리지 않는, 다소 비현실적인 차량이나 트랙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도 있는데.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차를 업데이트하려고 해도 라이센스 업체들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비현실적인 차량이나 트랙 업데이트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우리 차가 왜 경찰한테 쫒겨야 합니까'라고 묻는 업체들이다. 비현실적인 차량과 같이 주행하는 걸 곱게 봐줄 리 없다(웃음). 간단히 말해, 굳이 그렇게까지 노력해서 비현실적인 차량을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게 우리 생각이다.


한국에서 '니드포스피드: 엣지'가 어떤 게임으로 남길 바라는지 들어보고 싶다.

우리는 레이싱 장르에 목마른 유저가 한국에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 분들을 1차적으로 만족시킬 수 있는 온라인 레이싱 게임이 되었으면 좋겠다. 좀 더 나아가서는 '니드포스피드'라는 브렌드에 걸맞는 성적을 내고 싶다. EA 내부에서 '스피어헤드 때문에 니드포가 더럽혀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다.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