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VR을 접해보지 않은 대중에게 제대로 된 VR을 알리는 것. 현재 VR 업계인들이 고심하는 1차 과제라 할 수 있습니다. 음료 회사가 시음회를 열고, 마트에 시식코너가 있듯, 상품의 본질을 알려면 직접 해 보는 것이 가장 좋거든요.

IT업체인 '주연테크'와 VR 콘텐츠 전문 기업 'YJM게임즈'가 합작해 만든 VR PC 카페 'VRIZ(브리즈)'또한 이와 같은 맥락에서 시작된 사업입니다. 홍익대 입구에 1호점을 낸 '브리즈'. 직접 방문해 어떤 모습인지 살펴보았습니다.

▲ 홍대입구역 9번 출구에서 조금 걸어오면 보입니다.

'브리즈'의 첫인상은 일반 PC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심지어 대부분의 공간은 보통의 PC방과 같은 구조를 보여주며, 실제로 사용 가능한 PC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쉽게 말해 '브리즈'는 일반적인 PC방에 VR 기기를 일정 수량 설치해둔 형태로, VR만으로 이뤄진 '체험 존'과는 다릅니다.

▲ 보통 PC방과 차이 없는 입구 모습


▲ 일반 PC 좌석도 구비되어 있습니다.

현재 홍대입구에 만들어진 '브리즈' 1호점의 경우 약 50석(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정도의 일반 PC석과 2곳의 VR 부스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VR HMD는 'HTC VIVE'가 설치되어 있으며, 룸스케일을 고려해 전후좌우 2~3미터가량의 넓은 영역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각 부스에는 안전 요원 1인이 대기하며, 이용료는 30분에 10,000원, 1시간에 18,000원으로 책정되어 있습니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단순 수익만을 따질 경우 일반 PC를 채워 넣는 것이 공간 대비 효율에서 더 높겠지만, '브리즈' 1호점은 어디까지나 거대한 '테스트'라 보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답니다.

▲ 멀찍이서 찍은 VR 부스. 오른쪽에 부스가 하나 더 있습니다.

오늘 자리에서는 두 가지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스팀 VR 스토어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액션 슈팅 게임 'RAW DATA', 그리고 YJM게임즈가 자체 개발한 VR 레이싱 게임인 '카트 체이서'죠.

사실 콘텐츠의 경우 교체가 어렵지 않고, 지속적으로 공급 가능한 요소기 때문에 추후 새로운 콘텐츠가 등장할 경우 별도 인터페이스를 통해 체험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직접 고르는 방식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 외부에서 보면 이런 모습입니다.

부스 가장자리는 앉아서 다른 이가 게임하는 장면을 볼 수 있도록 소파가 설치되어 있으며, 별도로 대형 스크린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스크린의 경우 실질적으로 게임을 하는 이에게는 전혀 의미가 없지만, 내부에서 게임하는 이를 살펴보는 이들에게 게임 상황을 알리는 유일한 수단입니다.

이 점에서 볼 때, '브리즈'의 VR공간은 단순히 개인 단위 이용자가 와서 즐기는 VR 체험존이 아닌, 3~4인 규모의 단체 이용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되었음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 VR 콘텐츠의 대부분은 1인 플레이어를 대상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이 설계가 실제로 먹힐지는 앞으로 콘텐츠가 더 나와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3~4인이 들어가 놀기 딱 좋은 크기입니다.

'브리즈'는 아직 실험 단계에 있는 형태의 영업장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VR PC방' 보다는 'VR + PC방'이 더 맞는 표현일 수도 있죠. 주연테크와 YJM게임즈는 올해 1월, '주연 YJM'이라는 이름의 합작 법인을 설립했고, '브리즈'를 다양한 방식으로 테스트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조만간 오픈할 예정인 2호점의 경우 PC와 VR 부스의 비율을 반반 정도로, 그리고 3호점은 VR이 PC보다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형태로 설계될 예정이죠. 사업이 잘 풀릴 경우, 프랜차이즈화도 이뤄질 예정입니다.

앞서 말했듯, '주연 YJM'즉은 '브리즈'를 두고 '거대한 실험'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체험존'의 형태로는 아무리 잘 꾸몄다 해도 한계가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험'일 것입니다. 더 좋은 스펙의 편리한 HMD, 그리고 이용자의 재방문을 기대할 콘텐츠 등이 지속적으로 등장한다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겠죠.

서두에서도 언급했지만, VR의 대중화는 모든 VR 업계인들에게 주어진 과제입니다. '브리즈'가 그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한몫을 할 수 있을지. 앞으로 들려올 소식을 더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