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 박상면과 인터뷰를 진행하면 잭스에 관한 질문은 빼놓을 수 없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보여준 자신의 분신이자 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챔피언이기 때문이다. 그가 잭스로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줬을 때, '디스 이즈 샤이'를 연호하던 시기가 있었다. CJ 프로스트 시절, 롤챔스를 넘어 세계 무대인 롤드컵까지 함성 소리가 이어지곤 했다.

시즌 시작 전에 진행한 인터뷰에서 잭스에 관해 묻자 '샤이'는 "프로 무대에서 정말 꺼내고 싶지만, 이젠 가슴 속에 묻어둬야 한다"라고 말했다. 현 메타와 팀 게임에 맞춰 나오기 힘든 챔피언. 그는 2016 시즌 CJ 엔투스로서 마지막 활동을 할 때, 팀에 피해 주지 않기 위해 무난한 트런들을 선택했다고 한다. 락스 타이거즈에서도 마오카이와 같은 탱커를 주로 꺼내며 자신이 빛나기보다 팀플레이에 중점을 뒀다. 삼성전에서 탑 제이스를 꺼낸 적 있지만, 다음 세트에서 '미키' 손영민의 미드 제이스 카드를 뽑기 위한 초석처럼 보일 뿐이었다.

그렇게 공격적이었던 '샤이'의 플레이가 점점 잊혀져갈 무렵. '디스 이즈 샤이'라는 팬들의 환호가 다시 나왔다. 그것도 자신에게 가장 힘든 시기를 줬던 챔피언 레넥톤으로. 그는 2015 LoL KeSPA컵 결승전에서 에버(현 bbq 올리버스)에게 0:3으로 무너졌고 그 상황이 견뎌내기 힘들었다고 한다. 당시 '샤이'에게 레넥톤 선택은 탑 라이너로서 자신감을 표출한 픽이었다. 하지만 한순간에 무너지며 은퇴까지 고려할 정도로 아픔을 준 챔피언이기도 하다.

자신의 아픈 기억을 넘어서기 위한 시도일까. '샤이'는 2017 롤챔스에서 다시 만난 bbq 올리버스와 '크레이지' 김재희를 상대로 레넥톤을 꺼냈다. 만약, 이번에도 패배했다면 '샤이'에게 레넥톤은 더욱 쓰라린 기억으로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감을 찾기 위해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 '레넥톤'을 정면에 내세워 승리했다. '디스 이즈 샤이'라는 말이 어울릴 법한 프로다운 모습이었다.

공격적인 챔피언으로 승리를 거둔 '샤이'의 모습은 전성기 시절을 연상하게 했다. 본인 역시 최근 승리를 계기로 확실히 자신감이 되찾았을 것이다. 비록, IEM 기간부터 한동안 경기에 나오진 않았지만, 한 단계 더 발전해 돌아오지 않을까. 다시 맞붙게 되는 진에어 그린윙스와 대결에서 '샤이'가 등장해 새로운 양상을 만들어낼지 궁금해진다.


■ 2017 LoL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스플릿 24일 차 경기 일정

1경기 bbq 올리버스 vs 삼성 갤럭시 - 서울 OGN e스타디움(오후 5시)
2경기 ROX 타이거즈 vs 진에어 그린윙스 - (오후 8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