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과 몽둥이를 제외하고도 삼성은 참 색깔이 뚜렷한 팀이다. 그 뚜렷한 색깔은 약자 멸시. 이 문구는 제드의 패시브로 유명한데, 삼성 갤럭시에게도 정말 잘 어울린다. 삼성은 약팀에게는 무서울 정도로 강한 모습을 보이고, 그 반대로 강팀에게는 유독 위력적이지 못했다. 통계를 보면 더욱 명확하다.

▲ 상대 팀별 세트 승률 내림차순

심할 정도로 정확히 약팀과 강팀을 구분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중, 하위권 팀 상대에 포커스를 맞춰보자. 삼성이 강팀 반열에 들기 시작한 작년 섬머 시즌부터 계산하면 중, 하위권 팀에게 진 경기가 딱 두 경기 뿐이다. 이 정도니 2강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삼성을 SKT와 kt만큼이나 두려워해야 한다.

여기서 생기는 궁금증 하나. 삼성을 이긴 두 팀이 누군가? 지난 섬머 시즌에 롱주 게이밍이 삼성을 상대로 한 번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이번 시즌도 한 팀이 있다. 그 팀은 바로 '아프리카 프릭스'다. 아프리카 프릭스는 삼성의 약자 멸시 패시브를 무시했다. 왜냐고? 재미삼아 이야기 하자면, 아프리카의 패시브 기운이 더 강했다.

아프리카 프릭스는 강자 멸시 패시브를 가지고 있다. 이번 시즌 유일하게 SKT를 꺾은 팀이다. 그리고 kt에게 세트 승을 가져 온 팀이다. 두 경우 모두 리그에서 그렇게 흔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강자 멸시 패시브는 삼성에게도 발동됐다. 강자로 판별됐기 때문에 삼성 입장에서는 좋아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농담이 짙은 얘기고 당연히 패배가 아쉬웠을 것이다.


사실 깊게 파고 들면 이날 아프리카의 밴픽이 정말 날카로웠다. 여러가지 집어볼 점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였던 쪽은 탑이었다. 1세트에서는 마오카이를 상대로 AD 케넨을 골라 카운터를 쳤고, 3세트에서는 이를 역이용해 케넨을 럼블로 맞상대했다. 아무래도 삼성은 정석적인 픽을 선호하는 팀이고 픽의 다변화를 꾀하는 팀이 아니다 보니, 아프리카가 비교적 쉽게 밴픽을 설계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똑같지는 않다. 최근 '크라운' 이민호가 사용을 극히 꺼려했던 신드라로 좋은 모습을 보였고, '큐베' 이성진도 럼블과 갱플랭크 등 여러 챔피언을 시도했다. 또한, 봇에서 케일과 레오나 같은 조커 픽을 뽑는 등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8일에 펼쳐지는 대결이 더욱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두 팀 중 어느 팀의 패시브가 발동될까?


2017 LoL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스플릿 27일 차 일정

1경기 삼성 갤럭시 vs 아프리카 프릭스 - 오후 5시(상암 e스타디움)
2경기 콩두 몬스터 vs ROX 타이거즈 - 오후 8시(상암 e스타디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