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니' 허승훈이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1일 서울 상암 OGN e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시즌 44일 차 2경기에서 SKT T1이 MVP를 2:0으로 제압했다. 라인전부터 SKT T1이 MVP를 찍어 눌렀고, 정글러가 가는 곳마다 킬 포인트를 올렸다. 정말 SKT T1다운 경기력이었다. 2세트에서는 신드라의 연속 죽음으로 잠깐 주도권을 내줄 뻔 했지만, '후니' 허승훈의 럼블이 탑 라인을 터트려버리며 변수를 없앴다.


다음은 SKT T1 '후니' 허승훈의 인터뷰 전문이다.


Q. 먼저 정규 시즌 마지막을 승리로 장식한 소감부터 듣고 싶다.

한국 와서도 정규 시즌을 마무리 잘해서 기분 좋다. 내가 정규 시즌에서 강한 사람이라는 걸 한 번 더 깨 닿게 되어 자부심과 자신감을 얻었다. 팀적, 개인적으로 항상 마무리가 좋다. 이런 것들이 내가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마무리 경기였는데 2:0으로 승리하고, MVP도 받아서 기분 좋게 결승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


Q. '뱅' 배준식이 솔로 랭크 상위권 챔피언인 루시안을 별로라고 하던데?

동 실력으로 봤을 때, 루시안은 지금 메타와 잘 안 어울리는 픽이 됐다. 상대 서포터가 비주류라면 모르겠는데, 안정성 있는 단계에서는 애쉬-이즈리얼이 훨씬 좋은 거 같다. 루시안 많이 하고 싶었는데, 아쉽게 됐다. 메타만 잘 탔으면 한 번쯤 꺼낼 수도 있지 않았을까... 크게 아쉽다.


Q. 허승훈은 정글러의 집중 케어 없이는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라이너라는 평가가 초기에는 있었는데?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한국에서도 잘할 것 같다는 걸. 무대에서 좋지 않은 모습도 나오긴 했지만, 연습 과정에서는 내가 못한 적이 없다. 자신감을 한 번도 잃어본 적 없다. 그런 비판들을 보고 더 이 악물고 연습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김)의진이 형도 정말 잘하지만, 나도 잘하는 선수라는 걸 알아서 비판에 흔들리지 않았다.


Q. SKT T1에 잘 적응한 것 같다. 어떤 팀에 가도 잘 적응을 하는 것 같은데... 비결이 무엇인가?

나의 정규 시즌 성적이 좋은 이유가 내 적응력 덕분이라고 본다. 개방적인 성격이고, 팀원들 간의 신뢰도를 쌓기도 편한 거 같다. 사이가 좋으면 긍정적인 부분이 훨씬 많다. 피드백도 거침없이 할 수 있다. 서로 존중하기도 해서 결과가 좋다.


Q. 김정균 코치는 항상 정석적인 플레이를 추구하는데, 의견 충돌은 없었나?

내가 외국에서 활동할 당시 순위가 낮은 팀과 경기할 때, 상대는 변칙적인 것을 가져올 거라 예측한다. 그것만 조심하면 우리가 정석대로, 하던 대로 하면 이길 수 있다는 마인드를 항상 가지고 있었다. 내가 리스크 있는 플레이를 굳이 안 해도 이기는데, 할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무런 문제 없었다.


Q. 휴가 계획은 어떻게 되나?

딱히 계획은 없다. 친구들과 계속 게임을 할 거 같다. 가족들과 남은 시간 보내면서 결승전 준비를 내가 할 수 있는만큼 최선을 다해 준비할 거다.


Q. 결승전에 누가 올라왔으면 좋겠나?

딱히 신경을 안 쓰고 있다. 그런데, 최근 삼성의 기세가 좋아서 삼성이 올라올 거 같다. 어차피 직행한 상태다. 누가 올라올지 신경 쓸 시간에 연습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Q. SKT T1은 초반 인베이드 전략을 잘 안 쓰던 팀인데, 오늘 마지막 경기라서 자유롭게 플레이한 것인가?

삼성전에서 패배하고 나서 초반 전략을 연습하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는 안정적으로만 하면 우리가 이긴다고 생각했다. 그 경기 이후 필요성도 꽤 느꼈고, 좋다고 생각해서 오늘 시도를 하게 됐다. 준비한 대로 전략이 잘 통해서 만족한다.


Q. 탑 점화 피즈의 장점은 무엇인가?

스플릿 운영부터 라인전만 무난하게 6레벨만 찍으면 누구를 상대로도 이길 수 있다. 너무 좋다. 라인전도 정말 강하고, 킬각도 계속 볼 수 있다. 상위 티어의 챔피언이라고 본다. 궁극기를 통한 압박도 줄 수 있어 좋다. 점화가 있고 없고에 따라 킬 각 차이가 심해서 점화 피즈를 연습하고 있다. 그리고 점멸이 없어도 갱킹을 잘 안 당해서 점멸의 효용성이 점화보다 못한 거 같다. 상대 치유 감소도 견제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


Q. 가위 바위 보에 져서 하지 못했던 결승전에 임하는 각오 한 마디 부탁한다.

결승전이 3주 정도 남았다. 그 시간 동안 열심히 연습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유럽에서는 항상 우승했는데, 미국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임모탈스 시절 방심을 해서 패배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절대 방심하지 않고, 열심히 준비해서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많은 팬이 나를 좋아해 준다는 것이 느껴진다. 내가 프로게이머 생활하면서도 가장 지금 행복한 거 같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는 힘들지만, 우리 나라 리그에서 하니까 재미도 있고, 남는 것도 있어 뿌듯하다. 끝까지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스프링 시즌 우승해서 MSI까지 가서 거기서도 우승하고 싶다. 이게 단기적인 목표고, 최종 목표는 역시 롤드컵 우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