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석 PD

현실이 되어버린 무인화 AI 기반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게임 개발자들이 경계하고 앞으로 준비해야 할 요소들은 무엇일까?

'마비노기', '화이트데이', '마비노기 영웅전' 등의 개발에 참여한 '야생의 땅:듀랑고'의 PD 이은석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그는 2015년 '게임 속 로봇 경제와 내몰리는 인간'을 주제로 인간의 집단지성과 봇시스템에 대한 경계를 이야기한 바 있다. 이번에는 그때보다 더 거시적이다.



■ 뉴욕 최고급 레스토랑과 경쟁하는 동네 식당 - 게임

'도라에몽'이라는 만화를 보면 기존의 만화를 넣어서 장르 및 디테일을 설정해주면 새로운 만화가 나오는 장면이 있다. 이 만화가 출시된 그 옛날에는 그저 SF 공상과학 농담 정도로 치부됐지만, 이제는 인공지능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여 진지하게 받아들여도 무방한 세상이 됐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 과연 인간은 할 일이 있을까? 이는 인간이 '오래 버티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하는 고민과 직결된다.

게임은 디지털 시대의 '놀이'다. 놀이는 인간의 내재한 본능이다. 아기들도 놀이를 즐기고 동물들도 놀이를 즐긴다. 생존이 어쩌면 하등 필요 없어 보이는 놀이가 인간 생존에 도움이 되어 진화해왔는지도 모른다.

일반적으로 놀이는 '먹고 사는' 문제와 맞닿아 있지는 않다. 놀이는 필수적이지도 실용적이지도 않다. 그러나 재미, 유희에 대한 욕망이 문명의 발전과 혁신을 이끈 경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산업혁명 당시 사치스런 옷감의 유행이 증기기관만큼이나 발전에 기여했음을 인류는 목도했다.

게임은 어쩌면 현대 사회에서 가장 진화된 미디어라 볼 수 있다. 읽고 보고 듣는 고전적인 미디어의 속성뿐만 아니라 선택하고 행동하는 기능 역시 담고 있다. 이는 상호작용성이 만든 특징이다. 플레이어가 선택하고 그 결정에 죄책감을 들게 하는 것은 게임 미디어만이 가능한 일이다.

▲ 게임은 가장 진화한 미디어다.

게임은 순작용과 부작용을 갖는다. 순작용의 대표적인 예는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More Playstaion, Less Police Station
Crime among youngsters may be dropping even faster than among their elders
- 영국 10대 청소년들이 온라인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면서 범죄율이 급하락 중이다 (이코노미스트)

게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게임의 가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대표적인 밥값을 예로 들면, 밥은 싸게 2천 원에서 비싸게는 20만 원까지 대략 100배 정도의 스케일 차이가 난다. 가방 같은 경우 천원에서 천만 원까지 만 배 정도의 차이가 난다. 그러나 영화의 경우 만원 남짓한 거의 균일가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되어있다. 제작비가 천억 원짜리 영화일지라도, 천만 원짜리 영화와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심지어 스트리밍 영화의 경우 공짜도 존재한다. 실물 없는 재화를 디지털로 열화 없이 복제 전송하여 물리적인 공간 없이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운로드식 게임은 이 스트리밍 영화와 가장 비슷한 성격을 띤다.

재화 간의 가격이 다른 이유는 '한계비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가격은 한계비용과 비슷해진다. 밥의 경우 한계비용의 요인으로 재료비, 인건비, 1석 임대료가 있을 것이고 영화의 경우 1석 임대료가 있을 것이다. 게임과 비슷한 속성의 스트리밍 영화는 서버 유지비와 약간의 회선비용을 제외하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므로 공짜에 가깝게 가격이 책정되는 것이다.

그리고 공급시간 측면에서 보자면 여가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 수단은 이미 공짜에 가까운 많은 수단이 존재한다. 하지만 수요는 한계가 존재한다. 사람들이 즐거움을 추구하는 수요는 늘 존재하나 유저의 시간은 24시간으로 제한된다. 그 시간을 두고 게임은 다른 놀이와 경쟁을 한다. 비단 게임뿐만 아니라 모두 경쟁하는 관계다. 스타벅스, 나이키, 넷플릭스, 플레이스테이션이 서로 경쟁 관계인 것이다.

▲ 유저의 여가 시간을 두고 경쟁하는 존재들.

이해하기 쉽게 게임과 식당을 비교해보자. 둘은 비슷한 요소를 공유한다. 개발(요리)과 운영(서빙)이 있다. 온라인 게임의 경우 재미를 그대로 기록해 재현할 수 없다는 점도 음식과 비슷하다. 음악과 영상은 저장 후에 나중에 다시 즐길 수 있지만, 게임은 그렇지 못하다. 그리고 전체 수요의 한계가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그러나 한계비용에는 큰 차이가 있다. 게임 산업은 태생이 글로벌 경쟁에 놓여 있다. 세계 최고의 고급 레스토랑이 뉴욕 어딘가에 있다고 해도 실제로 뉴욕까지 가서 맛보는 이는 거의 없고 대부분 근처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한다. 그러나 게임이나 영화는 집에 앉아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것들을 즐길 수 있다. 심지어 가격도 같다. 그러므로 게임 업계는 동네 식당도 뉴욕 맛집과 경쟁하는 셈이다.

이런 체계는 멱함수분포라고 할 수 있다. 네트워크는 랜덤 모양의 네트워크와 척도 없는 네트워크로 나눌 수 있는데, 정규분포는 랜덤 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으며 멱함수분포는 척도 없는 네트워크에 비유할 수 있다. 척도 없는 네트워크는 주요 거대 지점에 모이는 항공 교통로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즉 물리적 연결 제약이 적은 네트워크에서는 소수의 노드에 쏠림 현상이 벌어지며 이는 극심한 빈익빈 부익부 형태의 분포를 나타낸다. 게임이 그렇다.

▲ ars 에서 발표한 자료. 게임의 판매량은 거듭제곱형 독식이다.

게임의 평가는 정규분포에 가깝다. 종 모양 그래프를 그린다. 그러나 판매량은 거듭제곱 형의 독식 구조를 따른다. 선형 스케일이 아니라 로그 스케일이 보이는 이유다. 상위권 게임만 무시무시하게 돈을 번다. EEDAR의 통계에 따르면 12%의 게임이 75%의 매출을 올린다고 한다. 이렇듯 양극화가 심한 곳이 게임 산업이다. 치열한 경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 약한 인공지능이 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처음 언급된 개념으로 정설이 아닌 느낌은 아니다. 한국에서 유독 유행 중인 이 키워드는 알파고 쇼크에 의해 촉발되었으며 대선주자들의 아젠다로 동원되고 있다. 마치 80년대의 '제3의 물결' 같은 느낌이다.

'수확체증의 법칙(Increasing Returns of Scale)'이란 투입된 생산 요소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산출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혁신의 속도는 이전 세대 혁신을 바탕으로 해서 점점 더욱 힘을 받기에 빨라진다는 이야기다.

지구 역사상 주요 사건을 보면 패러다임의 변화가 지수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 드라마틱한 변화까지의 기간이 짧아지고 있다.

[이은석 PD가 추천한 'Humans Need Not Apply']

인공지능의 발전이 과거에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영역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겨울'은 하드웨어, 알고리즘, 빅데이터에 의해 풀렸다. 특히 하드웨어는 '퀘이크'를 하기 위해 만든 GPU가 인공지능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현재 인공지능 학습 중 가장 기초적인 방법으로는 '지도 학습'이 있다. 지도학습은 A를 입력하면 B가 나오게 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그림을 입력했을 때 인간의 얼굴이 있는지 확인하고 '예/아니오'를 출력하면 사진 태깅 인공지능이며, 영어문장을 넣었을 때 프랑스어 문장이 나오면 언어번역 인공지능이다.

이런 지도학습을 하려면 질문 A와 답변 B로 이뤄진 질문과 답변 세트를 수만 개에서 수십만 개를 넣어 학습시켜야 한다. 이는 지도학습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기도 한다.

다가오는 시대는 인지 자동화가 되는 시대로 예측된다. 컴퓨터 과학자 앤드류 응(Andrew Ng)은 이미 "전형적인 인간이 1초 이하의 생각으로 할 수 있는 정신적 업무는 지금 또는 근시일 내에 AI가 대치할 것"이라 말한 바 있다. CCTV를 통한 수상한 행동 감시, 불량 온라인 게시물 발견 및 삭제, 자동차가 행인을 치게 될 것인지의 판단 등이 이에 속한다.

이러한 인공지능을 '약한 인공지능'이라 표현한다. 약한 인공지능은 1,000억 개의 뉴런, 1,000조 개의 시냅스를 가지고 있는 인간과는 비교도 안되지만, 특정 분야의 문제 해결에서는 인간보다 더 뛰어난 역량을 보여줄 수 있다. 바둑 인공지능인 '알파고'가 좋은 예다. 알파고는 인간보다 적은 규모의 신경망을 가지고 있지만, 오직 바둑에 한해서는 인간보다 훨씬 더 뛰어나다.

그렇다면 약한 인공지능의 도래로 노동의 종말이 찾아오게 될 것인가? 이미 인지 자동화로 인해 인간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현상은 나타나고 있다. 자율주행차가 도입되면 운전/운수 관련 종사자는 상당한 실업 위기에 봉착할 것이다.

육체 노동직뿐만 아니다. 정신 노동직도 마찬가지다. 이미 '골드만삭스'는 2000년, 600명에 육박했던 자산트레이더를 단 두 명으로 줄이고 자동 트레이딩 프로그램으로 이를 대체했다. 전문직, 창조적 직업도 이러한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미래 사회에서 새로운 직업이 생긴다고 가정해도 과거와 달리 한 개인이 생애 내에서 겪을 패러다임 변화가 너무 빈번해져서 재교육 및 재배치가 힘들어지게 될 것이다. 특히 비숙련 노동계층이 피해를 보며 이들이 자동화 관리자로 전직할 기회도 오기는 힘들 것이다. 인간과 인공지능은 이런 딜레마에 놓여있다.



■ 약한 인공지능 시대, 게임 산업에 벌어질 일들

게임은 소프트웨어 산업이라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하드웨어가 없어서 사용자 수용성, 윤리 문제에 있어서 자유롭고 오히려 기술 개발이 쉽다. 아울러 상해 문제에서 벗어나며 한계비용이 제로에 가까우므로 가격도 싸다는 특징을 가지게 된다.

상기와 같은 특징으로 인해 플랫폼 독과점과 양극화가 심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선도 플랫폼은 규모의 경제 외에도 네트워크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이점을 가진다. 전화를 쓰는 사람이 많을수록 전화의 가치는 높아지는 것이 좋은 예다. 현재 '페이스북', '유튜브'의 대체품을 아무도 만들려 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미 많이 사용하고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으므로 이 자체가 굉장한 진입장벽이기 때문이다.

플랫폼의 다른 특성으로 양면 시장을 꼽을 수 있다. 플랫폼은 공급자 측과 소비자 측이 교차한다. 스팀과 지마켓 모두 이러한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으며 이 네트워크가 클수록 소비자는 이를 좋아하게 된다. 그래서 사람이 모여 거대 플랫폼을 이뤄 또 하나의 독과점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더불어 데이터, 빅데이터가 굉장히 중요해진다. 기계학습에는 충분한 데이터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구글이나 아마존은 기계학습 알고리즘과 툴킷은 공개해도 데이터는 공개하지 않는다.

▲ 스팀이 이은석 PD에게 추천한 게임. 이 역시 빅데이터의 쓰임이다.

게임산업 역시 플랫폼과 퍼블리셔가 독과점을 굳건히 할 것으로 예측한다. 또한, 개발팀의 규모는 점점 작아질 것이다. 가혹한 경쟁 환경이 무인화를 앞당기기 때문이다. 일이 많아서, 힘이 들어서 무인화한 결과가 일자리의 감소로 이어지는 아이러니한 결과가 발생한다. 물론 재교육, 전환배치 등으로 기회와 절차가 주어지겠지만, 길게 보면 신규 채용 감소라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여기서 역설이 발생한다. '일이 많아서 힘들다'고 말하다가 '일을 못 하게 됐네'가 되어버린다. 노동자가 원한 것은 저녁이 있는, 사람다운 삶이었는데 역설적으로 인간의 노동기회가 감소하여 존엄성이 훼손되어 버린다. 이는 게임 같은 한계비용 제로 산업에서는 더 심하게 나타난다.

게임 회사들은 질리지 않고 오래 즐기는 게임을 만들고 싶어 한다. 인간은 이미 다 밝혀낸 패턴에 흥미를 잃기 때문이다. 그래서 PVP와 같은 '변화하는 콘텐츠'가 사랑을 받는 것이며 PVE의 경우 절차적 생성이나 인공지능 창작으로 자동화 수준이 진화하고 있다.

조만간 인공지능을 게임을 자동으로 플레이하게 될 것이며 테스트도 자동화할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자동으로 레벨 디자인도 하게 될 것이다. 지도학습이나, 비지도 학습 방법으로 강화할 수 있을 것이며 패턴을 파악해서 3D 텍스쳐도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다.

▲DCGAN으로 자동으로 만들어진 배경 아트

지금까지 게임과 다르게 인공지능의 목표가 상대의 즐거움이 될 수도 있다. 알파고는 가치망이라는 네트워크가 있어 승리하는 방법을 위해 학습을 했다. 인간의 기보를 수십만개를 입력해서 지도학습을 하고 자가 대결방식으로 강화 학습을 했다.

그러나 가상의 예로 드는 '오메가 고'는 인간의 즐거움을 목표로 한다. 뇌전도, 심박, 호흡, 눈깜빡임, 체온, 움직임 등의 인게이지먼트를 측정하여 인게이지먼트 기록이 함께 수록된 기보 십 만여 개를 학습, 어디에서 상대가 희열을 느끼는지 학습하는 것이다. 이를 빅데이터급으로 학습하면 '궁극'의 바둑게임이 탄생하게 된다. 플레이어가 한계까지, 아슬아슬하게 드라마틱하게 승리하게 함으로써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엄청나게 재미있는' 게임이 되는 것이다.




■ 인간은 인공지능보다 창의적일까?

이런 식으로 자동화로 생산성이 높아지면 AI가 만든 게임들이 공짜에 가깝게 공급될 것이다. 리텐션 데이터 수집은 매우 쉽기에 이를 빅데이터 급으로 모은 인공지능은 유저의 오랜 시간을 점유할 수 있도록 학습되어 게임을 만들 것이 자명하다. 인간은 이들이 만든 게임과 가격 경쟁을 펼쳐야 한다.

가격 경쟁을 위해 우선 인간은 개발팀 인원을 상당히 줄여야만 한다. 물론 수백 명이 함께 개발에 동원되는 게임은 있겠지만, 이는 멱함수 분포의 최상위에 존재하는 극소수의 AAA 타이틀에만 해당한다. 그 외에는 모두 한계비용에 가까운 가격을 팔릴 것이다. 그러므로 많은 인간을 고용하기 힘들다.

그렇다면 창의적인 일은 인공지능과의 경쟁에서 안전한가? 그렇지만도 않다. 창의성을 쉽게 떠올리기 힘든 조합으로 유용한 해결책을 만드는 능력이라 정의하면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특정 분야에서는 더 창의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 크기는 절반, 무게는 1/4. 좁은 분야에서는 인간 이상의 창의성을 가질 수 있다.

프로그래머도 마찬가지다. 프로그래머의 역할을 설계와 코딩으로 구분하면 코딩은 상대적으로 자동화 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그러므로 업무 영역과 성격이 계속 변화하리라 예측할 수 있다. .

그렇다면 인간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선 기업의 입장에서는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인공지능이 게임을 만들면 항상 바뀌는 (Ever- changing)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으며, 개인별 맞춤형 콘텐츠의 즉석 제작도 가능해진다.

많은 학자가 소품종 대량 생산의 전통적인 제조업이 다품종 소량 생산의 형태로 나아간다고 예상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학생이 수업받을 때 단체 수업과 1:1 수업 간에 상당한 효율 차이가 발생한다. 게임도 마찬가지로 개인 콘텐츠를 통해 전혀 다른 차원의 몰입감을 선사할 수 있다.

이는 인공지능이 개발한 게임을 마인크래프트 같은 절차적 콘텐츠 생성의 발전형으로 보는 이유다. 인공지능은 궁극의 게임 마스터가 될 수도 있다. 만약 '림월드'의 스토리텔러(위기 패턴)이 딥러닝 급이라고 상상해보자. 정신없이 재미있지 않을까?

▲ 인공지능은 말도 안 되게 훌륭한 게임 마스터가 될 수도 있다.

두 번째 방법으로는 아직 없는 영역에 도전하는 방법이 있다. 인공지능 시대에는 한국이 지금까지 잘 해왔던 패스트팔로워 전략이 통하지 않을 것이다. 뻔한 게임과 패턴화될 만한 게임은 자동화에 이길 수 없으므로 없었던 것에 도전하는 거다.

IP와 브랜드를 만드는 것도 돌파구의 하나다. '인그레스'는 '포켓몬 고'의 전신이며 기술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사랑받는 IP의 존재가 어마어마한 차이를 만들어냈다. 그러므로 기업 입장에서는 IP와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개인 수준에서도 인공지능 시대를 대처해야 한다. 우선 데이터하기 힘든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인공지능은 학습하기 위해 대단히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 즉 데이터가 많은 일은 기계화되기 좋은 일이므로 스스로 기계적으로 생각하는 일을 하고 있다면 실제로 기계가 그 자리를 대치할지 모른다. 그러므로 데이터가 많이 생기지 않는 분야로 영역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약한 인공지능은 인간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한다. 통계적인 추론을 하기는 하지만 인간에 대한 이해와 공감, 협상 능력은 기계에게 매우 어려운 일이다. 기계는 인간의 신체와 생리 구조를 가지지 못했다. 그들에게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성장 과정도 없다. 그러므로 의도를 파악하고 액티브하게 스펙을 협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세 번째는 자아실현의 고민이다. 고도로 자동화된 사회에서 '너도 나도 직업이 없다면' 개발자와 플레이어 사이의 경계가 희미해질 수 있다. 게임 개발자도, 플레이어도 자아실현을 위해 게임을 만드니까 말이다.

마지막으로 자발적 참여자들과 일하는 법을 아는 방법도 인공지능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의 하나다. 팀의 동료 역시 직업이 아니라, 자아실현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금전보다는 존중, 재미, 성장 같은 요소가 중요해 질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권위의 탈피가 필요하며 탈권위 현상은 혁신을 촉진할 것이다.



■ 그러니까


결론

- 한계비용 제로, 승자독식 시장의 특성
- 인공지능이 만능은 아니지만, 큰 충격이 올 것이다
- 게임 산업 전 분야에 변화가 생길 것이다
- 기업과 개인 모두 대처하자

기업수준의 대처
- 인공지능을 적극 활용
- 아직 없는 영역에 도전
- IP와 브랜드 만들기

개인 수준의 대처
- 데이터화하기 힘든 일을 하라
- 인간에 대해 이해하라
- 자아실현에 대해 고민을
- 자발적 참여자들과 일하는 법을 알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