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대학교 백재순 강연자

다가오는 2018년부터 전국의 초, 중, 고등학교에서 시행되는 '소프트웨어 의무 교육화'는 게임이라는 카테고리를 학교 안으로 불러들였다. 오늘날의 게임 개발자들이 하나의 학문으로 소프트웨어를 접한 10대들과 함께 협업할 날이 머지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초등학생을 위한 소프트웨어 교육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을까. 실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한 아주대학교 백재순 강연자는 강연을 통해 국내의 초등학생 대상 소프트웨어 교육 형태와 해외 사례를 공개하고, 게임 개발 활동이 학생들에게 가져올 수 있는 교육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미술이나 음악이 남녀노소를 막론하여 취미가 되고, 학업이 되고, 나아가 직업이나 산업이 될 수 있는 것처럼, 게임 역시 누구나 쉽게 접하고 직접 만들 수 있게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소프트웨어 의무 교육화' 도입을 앞두고, 그가 꿈꾸는 이러한 환경이 마련되기 위해서 어떤 과정들이 필요할지 강연을 통해 직접 확인해봤다.



▲ 대부분의 초등학교에서 진행하는 소프트웨어 교육의 범주

현재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태블릿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고, 로봇을 작동시키며, 스스로 게임을 만들어보는 활동이 실제 정규 교과 과정 내에서 진행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진행되는 소프트웨어 교육은 크게 '언플러그드 활동', '알고리즘 학습', '교육용 프로그래밍 언어', '피지컬 컴퓨팅'으로 나뉘는데, 학생들 대부분이 이러한 소프트웨어 수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현실이다. 때문에 어떠한 지식을 전달하기만 하는 주입식 교육 대신, 아이들이 직접 표현하고 창조할 수 있는 새로운 교육 방식이 필요하다.

백재순 강연자는 아이들에게 큰 동기 유발이 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교육 방식이 바로 '게임'이라고 말했다. 게임 개발은 정규 교과 과정 내의 모든 교과목 내용이 전부 녹아있는, 융복합 학문의 진수를 경험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게임' 개발에 대한 흥미를 표현했다

▲ 게임 개발 과정에서 다양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그는 더욱 많은 학생들이 게임의 교육적 효과를 누리길 바라며 다양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 개발 경험이 전혀 없는 학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커다란 종이 위에 자신이 생각하는 게임을 그려보는 활동부터, 실제 게임 엔진을 활용해서 기획부터 출시까지 모든 과정을 경험해보도록 하는 활동도 함께 진행했다. 이때 복잡한 코드를 사용하지 않고, 단순한 인터페이스를 가지면서 출시도 함께 지원하기 위해 '게임샐러드'와 '컨스트럭트2' 엔진이 주로 사용됐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가 전달하고 싶은 의미는 단순하다. 바로 '게임 개발이 특별한 이의 전유물이 아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창작활동'이라는 것이다.

▲ 투박하지만, 아이들의 창의성이 돋보이는 게임들이 만들어졌다

▲ 게임 개발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아이들의 허들을 낮추는 것이 목표

다음으로 그는 게임 교육을 바라보는 한국과 해외의 시각 차이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다양한 기관에서 게임 개발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러한 활동 대부분이 게임 영재를 기른다거나, 직업으로 이어지는 진로 탐색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반면, 영국과 미국에서는 이러한 행사를 하나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인식하고, 전 과정을 정규 교과 과정과 연결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단순히 아이들의 창작 활동 경험에 그치는 것이 아닌, 실제 공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백재순 강연자는 국내에서 게임 개발의 가치가 다른 나라와 비교해 현저히 평가 절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규 교과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지식들은 물론, 협업을 배우기에도 좋은 게임 개발이 '게임 개발자 양성과정'으로만 인식되는 지금의 시각에서 벗어나 재평가되길 바란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음악, 예술, 체육과 같은 예체능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더라도 '저 직종에 종사하기 위한 활동'이라고 단정 짓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꼭 축구선수가 되지 않더라도 축구를 취미로 즐기거나, 그저 보는 것이 즐거울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게임도 이와 마찬가지다. 누군가가 직접 플레이하는 것을 좋아한다면, 누군가는 이야기를 만들거나 캐릭터를 그리고, 프로그래밍을 짜는 것을 선호할 수 있다. 백재순 강연자는 "게임 개발 활동을 누구나 다양하게 즐기고,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