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L 팬들의 축제 2017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의 그룹 스테이지가 오는 11일 새벽 3시 30분에 펼쳐진다. 그룹 스테이지에서는 자국 리그에서 정상에 오른 최고의 팀들이 격돌한다. 베트남 리그를 평정하며 세계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준비를 끝낸 GAM은 벌써 이번 MSI의 가장 큰 돌풍의 핵으로 등극했다. 굳건한 양강 체제를 무너뜨리고 LPL의 신흥 강자로 부상한 WE은 세계 무대에서 자신의 팀이 그동안 얼마나 발전했는지 증명할 기회를 만들었다. TSM은 지난 롤드컵의 아쉬움을 씻기 위해 절치부심해서 더욱 강력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5일 동안 펼쳐지는 그룹 스테이지는 한순간의 방심도 허용되지 않는 단판제 승부다. 자국 리그에서 최강임을 증명했지만, 변수가 많은 단판제 승부에서 속단은 금물이다. 치열한 그룹 스테이지를 뚫고 GAM, WE, TSM 중 어떤 팀이 상위 라운드로 진출할 수 있을지 예측해보자.


탈 와일드카드 경기력! GAM





베트남의 GIGABYTE Marines(이하 GAM)는 2016년 말에 창단된 팀으로 가장 최근에 리그에 모습을 나타낸 신생팀 중 하나다. GAM은 첫 출전이었던 베트남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파란을 일으키며 팀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 GAM의 좋은 분위기는 GPL까지 이어지게 되었고, 플레이오프의 한자리를 꿰찬 이들은 확실한 경기력으로 상대를 제압하며 2017 MSI 진출권까지 손에 넣었다.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보여준 GAM의 경기력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GAM은 북미의 맹주 TSM에게 승승패패패를 당하며 아쉽게 패했지만, 터키의 대표로 출전한 슈퍼매시브 e스포츠를 3:1로 꺾고 그룹 스테이지로 향하는 막차에 탑승했다. GAM은 말그대로 '탈 와일드카드' 급 경기력을 선보이며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미 2016 올스타전에서 전 세계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렸던 GAM의 에이스 정글러 'Levi'는 카직스와 그레이브즈로 대부분의 경기에서 엄청난 캐리력을 선보였다. 동남아 최강의 미드라이너로 평가받는 'Optimus' 역시 발군의 경기력으로 팀의 중심을 받치고 있다.

두 사람뿐만 아니라 한 때 팀의 약점으로 평가받았던 원거리 딜러 'Slay'는 최근 눈부시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며 캐리의 주축을 담당하고 있다. 'Slay'는 이번 플레이-인 스테이지 경기에서 직스 장인다운 모습을 보여주며 팀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직스뿐만 아니라 진을 완벽하게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준 그는 이번 MSI에서 가장 주목받는 원거리 딜러 중 한 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공격력에 정교함까지 더한 WE





2017 LPL 스프링을 제패하며 중국 대표로 출전한 World Elite(이하 WE)는 양강 체제를 구축해온 EDG와 RNG를 무너뜨리고 4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4년 동안 우승이 없었던 WE가 달라진 경기력으로 중국 최고의 팀으로 등극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상승세의 배경에는 미드라이너 'xiye'와 정글러 'condi'의 폭발적인 경기력 상승이 있었다.

'xiye'는 알을 깨고 나왔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최근 팀의 중심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 펼쳐진 LPL 결승전에서 1세트는 르블랑으로 캐리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2세트와 3세트는 카르마를 선택해서 딜링과 서포팅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플레이로 우승의 주역이 됐다. 'xiye'와 함께 눈부신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정글러 'condi'는 경기마다 날카로운 갱킹을 성공시키며 WE가 초반 주도권을 잡고 스노우 볼을 굴릴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또한, 언제나 묵묵하게 고른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원거리 딜러 '미스틱' 진성준을 빼놓고 WE의 상승세를 말할 수 없다. 진성준은 과거에 불안했던 모습을 완전히 탈피하고 2016년부터 기량이 만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LPL 결승전에서 진성준은 중국 최고의 원거리 딜러로 평가받는 '우지'를 상대로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앞으로 펼쳐질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LPL 팀들은 세계 강호들과 비교해서 아직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 LPL 결승전에서 WE가 보여준 플레이를 보면 세계 무대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LPL은 한국 선수의 캐리력에 의존했던 과거와 달리 LPL 특유의 공격적인 운영에서 정교함이 더해져 완전한 형태를 갖추게 됐다. LPL의 대표로 출전한 WE가 이번 MSI 무대에서 잠재력을 뽐낼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돌아온 북미의 맹주! TSM





북미 대표로 출전한 TSM은 자국 리그인 NA LCS에서 9회 연속 결승 진출, 5회 우승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운 강팀이다. 그러나 세계 대회에서 TSM은 그들의 위용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작년 롤드컵에서 TSM은 16강 탈락의 고배를 마시면서, 북미 출신 월드 챔피언의 탄생을 기대했던 북미 팬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롤드컵에서 졸전을 펼친 TSM은 'Doublelift'가 빠진 상황에서 2017 시즌을 맞이하게 되면서 불안한 출발을 했다. 그러나 팀의 에이스 미드 라이너 'Bjergsen'과 탑에서 괄목상대할 성장을 보인 'Hauntzer' 의 활약으로 TSM은 2017 NA LCS 스프링 결승전에 진출하게 됐다. TSM은 박빙의 승부 끝에 강적인 C9을 3:2로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2017 MSI 진출권을 획득했다. TSM은 이번 MSI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돌풍의 핵 GAM을 꺾고 그룹 스테이지 진출에 성공하며 세계 무대에서 비상할 준비를 마쳤다.

최근 놀라운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탑 라이너 'Hauntzer'는 2017 NA LCS 스프링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인터뷰에서 다소 도발적인 인터뷰로 한국 선수에 대한 이유 있는 자신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NA LCS 정규 리그와 전 세계 강호들이 한자리에 모인 MSI 무대는 격이 다르다. TSM이 지난 롤드컵 때와 같이 방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LCK가 아닌 다른 지역 팀에게 뜻밖의 역습을 맞을 수 있다.

물론, 안정감이 넘치는 북미 최고의 미드라이너 'Bjergsen'과 최근 폼이 절정에 이른 'Hauntzer'가 있기 때문에 TSM이 쉽게 무너질 것 같지 않다. 그동안 세계 대회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던 TSM이 플레이에 정교함을 살려서 세계 강호들을 꺾고 정상에 설 수 있을지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