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프릭스의 이번 시즌 성적을 뒤져보면 재미있는 사실 하나가 나온다. 이기는 경기든 지는 경기든 대부분 1세트는 승리했고, 2세트는 패배했다는 점이다. 참 아이러니하면서 아쉬운 결과다. 보통 다전제에서 1세트 승리를 하는 팀은 기세를 이어가 다음 세트에서도 좋은 결과를 뽑아내니 말이다.

게다가, 1세트를 그냥 이기는 것도 아니었다. 상대를 완전히 압살했다. 딱 한 팀 에버 8 위너스만 제외하고. kt 롤스터건 삼성 갤럭시건 가리지 않았다. 간단한 지표인 킬 스코어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15:5, kt 롤스터에게 13:0, 삼성 갤럭시에게 9:1, bbq 올리버스에게 8:0으로 승리했다. 경기를 보지 않아도 얼마나 처참히 상대를 무너트렸는지 그려질 정도다.

이렇게 1세트에서 상대를 압살하면 2세트도 좋은 결과가 나오기 마련인데, 2세트가 대부분 패배라니 더 괴이하다. 아프리카 프릭스 선수들도 도대체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쿠로' 이서행은 지난 경기 인터뷰에서 "우리도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2세트만 잘했어도 지금 상위권이었을텐데..."라고 답하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이상하게 2세트에서 유독 어이없는 실수들이 나왔다. 가장 가까이는 지난 bbq 올리버스와의 경기다. 어려웠던 경기에 역전승만 남겨놓고 있던 아프리카는 '마린'의 앞점멸 실수로 패배했다. '마린'은 E스킬을 쓰려다 비슷한 위치에 있던 D점멸을 누르면서 의문사했다. kt 롤스터와의 2세트 경기에서는 봇 듀오가 극 초반 단계에서 쓰레쉬의 사형 선고를 여러 번 당하면서 완패했다. 그전까지 좋은 경기력을 보였던 봇 듀오가 갑자기 안일한 실수를 한 것이었다. 참 근거를 가지고 설명하기가 어려운 부분들이다.

뻔한 말히지만, 아프리카는 1세트 승리에 도취하지 않고 2세트에서도 최대한 집중력을 발휘해야겠다. 이번 상대인 락스 타이거즈가 현재 기세는 좋지 않지만, 한 번만 분위기를 타면 활활 타오르는 팀이니 더욱 경계가 필요하다. 아프리카가 징크스를 끊을 수 있을지. 또 끊는다면 좋은 방향일지 나쁜 방향일지가 이번 경기의 재미있는 구경 거리다.


2017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섬머 스플릿 13일 차 일정

1경기 아프리카 프릭스 VS 락스 타이거즈 - 오후 5시(OGN)
2경기 kt 롤스터 VS 삼성 갤럭시 - 오후 8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