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M이 첫날 매출 107억을 기록하는 등, 국내 모바일 게임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쓰고 있다. 하지만 그 와중에 게임 내 '아인하사드의 축복' 버프를 두고 유저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아인하사드의 축복'은 경험치 획득량 등을 높여주는 '버프'라는 설정.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마냥 버프라고만 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충전량이 1~200일 때는 경험치 획득이 200%, 아데나 획득은 125%로 늘어나고, 충전량이 201 이상일 때는 경험치 획득이 700%, 아데나도 200%로 대폭 늘어난다.

하지만 충전량을 모두 사용해 0 이 되면 경험치와 아데나 획득률이 기본 상태인 100%로 돌아가는데, 이때는 거래 불가 장비만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 획득 제한이 걸린다. 그나마 출시 시점에는 재료 아이템조차 얻을 수 없었다가 논란이 되자 패치된 상황이다.

▲ '아인하사드의 축복' 게이지별 효과

문제는 아인하사드의 소비 속도. 한차례 아인하사드 소비량을 줄이는 패치를 했지만, 유저들의 장비 상황이 업그레이드되고 레벨이 올라가면서 더 많은 경험치를 빠르게 획득하는 시점이 되자 보다 구체적인 지적들이 이어지고 있다. 많은 유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아인하사드 소비량의 수준이 극심하다'는 것.

실제로 55레벨 이상의 유저가 하루 사냥을 한다고 치면 대략 아인하사드의 축복 5,000개가 소모된다. 이를 충전하기 위해 캐시 아이템을 사용하는 비용으로 따지면, 대략 하루에 15,000원 정도를 써야 하는 상황. 한 달이면 최소 45만 원의 현금 결제가 요구된다.

앞으로 레벨이 더 높아지고 사냥 속도가 더 빨라지는 것을 생각하면 한 달에 아인하사드의 축복 때문에 고정으로 소모되는 비용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정도의 비용 소모 구조에서는 부 캐릭터를 육성하면 된다는 등의 팁 또한 고육지책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왜 유저들이 아인하사드의 압박을 느끼고 있는 것일까.

사실 아인하사드의 축복은 리니지1 원작에서도 이미 있던 시스템이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원작과 리니지M의 두 시스템은 중요한 차이가 있다.

우선 경험치 증가량부터가 다르다. 원작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획득 경험치 량을 더 높일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아인하사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경험치 획득량의 최대치가 130%다. 따라서 최상위 랭커 유저가 아닌 대부분의 유저는 아인하사드의 축복 없이 플레이하는 게 일반적인 상황.

하지만 리니지M에서 최대 경험치 획득량이 700%로 올라가면서, 아인하사드의 보유 유무에 따라 성장의 차이가 급격하게 벌어지게 되었다. 아인하사드가 필수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 리니지1 원작의 아인하사드 효과

또 다른 차이가 있다. 원작에는 없던 '아이템 획득 제한'이 바로 그것. 그나마 패치를 통해 재료는 얻을 수 있게 바뀌었지만, 여전히 아인하사드가 없으면 일반적인 아이템 획득의 제약을 받게 된다는 점 또한 아인하사드를 필수로 만드는 요인이다.

이런 상황에서, 마을에 세워두면 충전된다는 200 정도의 충전량은 의미가 퇴색된다. 리니지M은 원작과는 다르게 기본적으로 자동 사냥 기능을 탑재한 모바일 게임이기 때문이다. 출근 후에도 혹은 잠자리에 들 때도 비교적 안전한 사냥터에 자동 사냥을 돌려놓는 게 오히려 일반적인 플레이 패턴이 아닌가.

소소하게 게임을 즐기는 유저는 물론 하드코어하게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까지도 시간이 지나고 레벨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개선할 방법은 없을까?

7월 5일 거래소가 나오면, 재료나 아이템을 팔아 획득한 다이아로 다시 아인하사드의 축복을 구매하는 플레이가 가능할 수도 있으나 어떤 상황으로 흘러갈 지 예단은 힘든 상황.

쓸 사람은 쓰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쓰지 않는 선택이 가능하도록 700%나 되는 차이를 원작처럼 줄여주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대신 이렇게 하면 현재 획득되던 경험치 량이 당장 줄어드는 것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 발생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유저가 불만을 갖는 것은 4만의 경험치를 얻을 때마다 아인하사드의 축복 1이 소비되어 레벨이 높아질수록 부담이 가중된다는 점이다.

레벨업이 힘들어지는 특정 레벨부터 아인하사드의 축복이 소모되는 것을 경험치 % 단위로 바꾼다면 60레벨과 70레벨이 동일한 수치의 아인하사드의 축복 수치가 소모되어 레벨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부담이 지워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과금 규모도 유저들의 눈높이로 조정될 필요가 있다. 한 달에 수십 만원을 경험치 때문에 써야 하는 것이 과연 리니지M의 롱런에 도움이 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차라리 특정 금액으로 한 달간 아인하사드의 축복 수치가 유지되는 방식이 도입되어 마음 편히 사용을 할 수 있다거나, 좀 더 낮은 가격의 시간제 아인하사드 도입을 고려해볼 수 있지 않을까.

0일 때 받는 패널티는 자동 사냥을 제공하는 리니지M의 특성과는 맞지 않다는 점도 다시 살펴볼 문제다.


일반적으로 축복이란 '어떤 존재에게 누구의 행복을 빌다'는 뜻이 있다. 하지만, 축복을 받지 않으면 성장이 더뎌지는 등, 기쁨을 느낄 수 없게 만들고 반대로 축복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이것을 무어라고 불러야 할까.

아인하사드의 축복이, 아인하사드의 '축복'이 되기를 유저들은 바라고 있다.

▲ 점점 부담이 가중되는 아인하사드의 축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