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변화하는 메타와 패치를 통해, 대회뿐만 아니라 랭크에서도 여러 챔피언들이 피고 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한 판 한 판이 중요한 프로 리그 경기보다는, 랭크에서 한발 빠르게 새로운 연구가 시도되기 마련인데요, 여기서 특별한 활약을 펼쳐 가능성을 확인한 챔피언들이 리그의 핵심으로 부각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만큼 랭크에서 유행, 활약하는 챔피언들의 동향 파악도 중요합니다. 리그의 핵심 챔피언을 미리 보는 것뿐 아니라, 실제로 현재 독특한 동향을 보이는 챔피언을 알아두면 소환사 여러분들의 경기 진행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주간 통계의 주인공은 다시 돌아와 비상을 꿈꾸는 챔피언 '잭스'입니다.

▲ '무기의 달인' 잭스! 폐관 수련은 이제 끝났나?



■ 폐관 수련 완료? 다시 1티어 자리 노리는 '잭스'

리그오브레전드 시즌2 시절, 당시 탑 라인을 지배한 챔피언은 '이렐리아'와 '잭스'였습니다. 새로운 챔피언이 출시되었을 때, 그 챔피언을 쓸수 있을지 없을지를 구분하는 기준이 이렐리아-잭스를 상대로 라인전을 버틸수 있는지가 되었을 정도로 당시 잭스의 존재감은 대단했는데요.

대회에도 자주 얼굴을 보이며 '무기의 달인'이라는 이명에 알맞는 활약을 펼쳐 보였었죠. 많은 유저들과 선수들이 사랑한 잭스입니다만, 특히 잭스 장인으로 널리 알려졌던 '샤이'는 잭스로 많은 승리를 거두고 활약했었는데요. 2012년 당시 롤드컵에서 '샤이'의 잭스가 탑 솔로 더블 킬을 기록하는 장면으로 '잭스'라는 챔피언을 확실히 각인시켰습니다.

▲ 시즌2 잭스가 보여줄 수 있었던 위용
(영상 출처: vert Re 유튜브)


그러나 잭스의 시절이 영원하지는 못했는데요. 최고로 활약했던 시즌을 넘어, 시간이 지난 근래의 잭스는 주류 픽에서는 물러난 상황입니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핵심을 요약하자면 메타의 변화와 경쟁 챔피언들의 등장 때문인데요.

우선 잭스는 근접 AD 캐리 태생으로, 탱킹 능력이 요구 되는 상황에서는 꺼낼 수 없는데다가, 정상적인 픽을 하더라도 성장까지 시간이 걸리는 하이 리스크 챔피언으로 생각되기도 합니다. 거기에 리그오브레전드 초기 17 챔피언에 포함될 정도로 오래된 챔피언이라 스킬 셋도 최근 등장하는 챔피언에 비하면 단조로워 최근들어서는 그다지 사랑 받지 못했죠.

하지만 그랬던 잭스가 최근 놀라운 약진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랭크 통계를 살펴보았을 때, 잭스는 지난 일주일 기준 승률 52%(전체 16위), 픽률 13.9%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픽률은 전체 구간에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승률은 상위 티어로 갈수록 평범해지는 경향을 보였네요.

▲ 최근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잭스 (통계 출처: fow.kr)


잭스의 승률, 픽률 약진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첫 번째로, 지난 7.12 패치에 적용된 잭스의 상향을 꼽아야할 텐데요.

지난 6월 14일 적용된 7.12 패치에 오랜만에 잭스의 이름이 올랐습니다. 잭스의 '무기 강화(W)' 스킬을 사용하면 추가 사거리 50을 얻는 소소한 상향이 적용되었습니다. 나서스의 Q 스킬처럼 평타 강화형 스킬에 추가 사거리가 주어진 간단한 상향이라고도 볼 수 있죠.

▲ '무기 강화(W)' 사용 중 50의 추가 사거리를 얻게 되었다


간단하고 별거 없어 보이는 패치였습니다만, 실제로 잭스의 픽률과 승률 상승을 만들어낼 정도로 큰 영향을 끼쳤는데요. 이는 잭스의 W 스킬 의존도가 상당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전투를 벌였을 때 최대한 여러번 공격해 평타 패시브를 발동시켜야 하는 잭스에게 평타 캔슬과 추가 사거리는 매력적인 스킬이 됩니다.

또, 공격 사거리가 한정된 잭스에게 W 스킬은 유용한 파밍 스킬이기도 합니다. 잭스를 플레이하면 종종 발생하는 미니언 사이에 끼어 CS를 놓치는 안타까운 상황도 발생하곤 했는데요. 기본 125 + 추가 50 = 175 사거리를 갖는 W 스킬 강화 평타는 이런 점도 어느정도 해결해 주는 셈이죠.

▲ 꽤 멀리 때릴 수 있게된 W 강화 평타


잭스의 약진, 그 두 번째 이유는 상대적으로 강화된 원거리 딜러 포지션의 위상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초창기 잭스가 활약했을 때부터, 잭스가 맡는 역할 중 중요한 것은 잘 성장한 적 원거리 딜러를 잘라내는 역할이었는데요. 평타를 모조리 막아내는 '반격(E)' 스킬을 보유한 잭스는 전통적인 원거리 딜러 카운터로 활약했었죠.

하지만 최근까지 원거리 딜러들이 고통 받는 흐름이 계속되면서, 굳이 원거리 딜러 카운터 픽을 뽑아야할 필요성이 옅어졌습니다. 그렇다고 잭스가 최근 활약하는 다른 챔피언들이 할 수 없다는 월등한 무언가를 가졌다고 하기도 어렵고요.

하지만 최근 크리티컬 아이템들의 개편 등을 통해 다시금 원거리 딜러들이 활약하는 메타가 돌아옴에 따라, 이런 평타 기반 원거리 딜러들에게 비교 우위를 점하는 잭스도 활약할 여지가 늘어난 것인데요. 드레이븐, 트위치, 코그모, 케이틀린 등이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특히 케이틀린이 40% 넘는 픽률을 보이는 요즘, 잭스 픽 또한 나쁘지 않아 보이기도 합니다.

▲ '반격(E)'을 기반으로 원딜을 잘 잡는 것으로 알려진 잭스


그렇다면 최근 잭스는 어떤식으로 사용될까요? 현재 잭스는 탑-정글 두 포지션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탑-정글 어느 포지션이라도 기본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높은 공격 속도를 확보하여 잭스의 패시브 강화 효과, 일명 '쿵쿵따'를 활용하는 것이죠.

잭스가 가장 많이 선택하는 아이템은 오랜 친구 '삼위일체'입니다. 공격 속도부터 강화효과까지, 버릴 옵션이 없죠. 그 다음으로는 최근 여러 딜탱형 챔피언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거대한 히드라'를 빌드하면서 공격 능력과 체력을 확보하죠. 세번째 아이템은 주로 방어형 아이템을 구매하는데요, 아이템 리빌딩으로 공격력+부활 아이템으로 거듭난 '수호 천사'나 일시적으로 높은 생존성을 부여하는 '스테락의 도전'도 많은 선택을 받고 있습니다.


▲ 최근 bbq 'Part' 진재승 선수가 랭크에서 활용한 잭스 빌드


하지만 아직까지 잭스가 1티어 챔피언으로 자리잡을수 있을 지는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전체적인 픽률은 상승했지만, 랭크 플레티넘 티어 이상 구간에서는 평범한 승률을 기록하면서 압도적인 강력함을 증명하지는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지난 패치 상향 내역이 스킬 사거리 추가 정도로 간단한 점도 아쉽네요.

오랫동안 폐관 수련 끝에 돌아온 잭스. 너무 강한 나머지 무기 대신 가로등을 들고 있다는 그의 배경 설정처럼, 협곡에서 그의 뛰어난 무공을 펼쳐보일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