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게임인 만큼, 다양한 전략과 빌드오더가 사용됩니다. 빌드오더는 시대에 따라 정석으로 자리 잡기도 하고 파훼법이 밝혀지며 비주류가 되기도 했는데요. 그 시절 기억을 더듬으며 추억의 빌드오더를 사용해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될 수 있습니다. "빌드오더는 돌고 돈다"는 유명한 말처럼, 깜짝 승리를 쟁취할 수도 있거든요. 추억의 빌드, 오늘의 주인공은 테란의 대저그전 '2스타포트 레이스'입니다.

보통, 테란은 저그를 상대할 때 다수의 배럭에서 마린과 메딕 등 바이오닉 유닛을 갖추게 됩니다. 그리고 저글링, 뮤탈 리스크와 러커 등 저그의 병력과 맞서게 되는데요. 2스타포트 레이스 빌드오더는 초반 마린을 극소수만 생산한 뒤 빠르게 테크트리를 확보해 레이스 생산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레이스를 통해 적극적으로 견제에 나서며 상대의 성장을 방해하고 이후에는 배럭 추가, 멀티 확보 등을 통해 운영을 이어나가는 방식도 많이 활용되었습니다.

2스타포트 레이스는 일종의 '깜짝 전략'으로, 마린, 메딕 병력을 생각하고 공중 유닛에 대비하지 않은 저그에게 상당히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었습니다. 프로게이머 중에서는 신상문 선수가 잘 다루던 빌드로 유명했지요. 시간이 흐르면서 저그의 대처법이 발전하고 빠른 멀티 확보를 통한 안정적인 운영이 주류가 되면서 이제는 쉽게 볼 수 없는 빌드오더가 되었습니다.

▲ 바이오닉 병력이 아닌 레이스가 핵심이 되는 빌드입니다


◆ 2스타포트 레이스 빌드오더(SCV 꾸준히 생산, 인구수 기준)

8 서플라이 디팟 → 10 배럭 → 11 리파이너리 → 14 마린 → 16 팩토리, 서플라이 디팟 → 19 스타포트 x2 → 스타포트 완성 이후 2 레이스 생산 → 스타포트 컨트롤 타워 건설 후 클로킹 업그레이드

▲ 심시티를 하며 8 서플라이 디팟, 10 배럭으로 출발합니다


▲ 마린 생산을 최소화하고 빠르게 팩토리를 건설합니다


▲ 팩토리가 완성되면 2스타포트를 동시에 건설합니다




2스타포트 레이스 빌드는 2배럭에서 바이오닉 병력을 생산하는 빌드오더가 정석으로 자리잡고 있던 시절, 빠르게 레이스를 확보하며 저그를 괴롭히는 특유의 화려함으로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이 빌드오더의 가장 큰 특징은 마린을 소수만 생산하고 테크트리를 확보한다는 점입니다. 보통, 테란이 저그를 상대할 때는 다수의 마린을 포함한 바이오닉 병력이 주력이 되기에 정석과는 거리가 있는 빌드오더인데요.

2스타포트 레이스는 마린 생산을 최소화하기에 초반 공격에 약한 모습을 보입니다. 이는 서플라이 디팟과 배럭 심시티를 통해 보완하는 편인데요. 인구수 8에 건설하는 첫 서플라이 디팟부터 본진 입구 주위에 올리고 이후 배럭을 추가해 저글링 난입을 방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팩토리도 심시티 용도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빠른 레이스 확보를 위해서는 마린을 1기만 생산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그러나, 저그가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줄 때는 마린을 4기까지 생산해 SCV와 함께 수비에 동원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이렇게 된다면 스타포트 건설 시점이 늦어진다는 단점이 있지요.

▲ 최소한의 수비 병력만 생산하고 테크트리를 확보합니다


팩토리 건설이 완료되면 스타포트 2개를 동시에 건설합니다. 그리고, 스타포트가 완성되면 레이스를 찍고 처음 생산된 2기는 정찰과 오버로드, 드론 사냥에 나서게 됩니다. 이때, 저그의 대처가 매끄럽지 않다면 다수의 오버로드를 잡아낼 수 있고 추가 생산되는 레이스가 합류하면서 막대한 드론 피해를 입힐 수도 있지요. 오버로드만 3기 이상 처치하더라도 저그의 성장을 제한할 수 있기에 테란이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보통, 클로킹 업그레이드는 첫 레이스 2기가 생산된 뒤 하나의 스타포트에 컨트롤 타워를 붙이고 진행하는 편입니다. 이후에는 레이스를 꾸준히 생산하며 저그의 빈틈을 찾아 견제를 하게 됩니다. 2스타포트 레이스를 운영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레이스를 잃지 않는 것인데요. 큰 피해를 주지 못하더라도 레이스를 살려두면 저그에게 수비를 강제하며 이후 운영으로 이어갈 수 있지만, 허무하게 잃을 경우 그대로 역공을 당할 위험이 존재합니다.

▲ 레이스로 오버로드, 드론 등을 사냥하며 견제를 해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2스타포트 레이스는 안정성이 부족한 올인성 빌드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레이스로 시간을 끌며 바이오닉 체재를 완성하는 운영형 빌드오더도 많이 선보였지만, 초기에는 말 그대로 레이스에 모든 것을 거는 빌드였으니 안정성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또한, 플레이어의 콘트롤에 승, 패가 달린 빌드오더라는 의견도 많았지요.

여기에 저그의 대처법도 날이 갈수록 좋아지며 2스타포트 레이스는 쉽게 보기 힘든 전략이 되었습니다. 저그는 테란이 입구를 막고 무언가를 준비하는 낌새가 보이면 저글링을 다수 생산해 돌파하거나, 오버로드를 던지며 정찰 후 히드라 리스크, 스포어 콜로니 등을 준비했지요.

3 해처리로 뮤탈 리스크를 준비할 경우 레이스 견제에 휘둘릴 가능성이 있기에, 아예 2 해처리에서 빠르게 뮤탈 리스크를 생산하는 빌드오더를 선택하는 저그들도 많았습니다. 물론, 이러한 수비 방법은 클로킹에 대비하기 위해 뮤탈 리스크에 항상 오버로드를 동반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습니다.

한 번의 실수가 패배로 이어질 수 있는 빌드오더기에 2스타포트 레이스는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아닙니다. 그러나, 저그가 테란의 빌드오더를 바이오닉 병력 생산으로 지레짐작하고 정찰을 소홀히 한다면 깜짝 레이스를 통해 큰 피해를 줄 수도 있습니다. 레이스 콘트롤에 자신이 있고 스릴을 즐기시는 분이라면, 정석 운영과는 또 다른 재미를 느끼실 수 있으니 한 번쯤 도전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레이스 이후 바이오닉으로 이어지는 운영도 많이 활용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