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했던 정규 시즌과 플레이오프가 끝났고,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서머 시즌 대단원의 막을 내릴 결승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플레이오프 경기를 통해서 최근 LoL 씬을 꿰뚫고 있는 '원딜 캐리 메타'에 대해서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곧 펼쳐질 결승전에서도 원거리 딜러의 활약에 따라서 승패가 결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SKT T1은 봇라인 밴픽 전략을 제대로 성공시키며 역스윕에 성공했다. '데프트' 김혁규의 주력 카드인 칼리스타를 먼저 밴한 뒤 '뱅' 배준식의 주력 카드인 트리스타나를 선픽으로 가져오면서 3세트와 4세트를 따냈다. 5세트에서 kt 롤스터가 트리스타나를 밴하자, 배준식은 자신의 또 다른 카드 중 하나인 자야를 꺼내서 김혁규의 깜짝 카드인 시비르를 압도했다.

이번 결승전도 봇라인 밴픽 전략이 치열할 것이다. 배준식과 김종인 모두 다루지 못하는 원거리 딜러 챔피언이 없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대규모 패치 이후에 트리스타나와 칼리스타를 가장 많이 사용했다. 트리스타나는 생존력과 후반 캐리력이 뛰어나며 무엇보다 초중반 라인 클리어 능력이 좋아서 주도권을 잡기 편한 장점이 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스노우 볼을 굴리기 쉬워서 트리스타나는 최근 1티어 원거리 딜러 챔피언으로 떠올랐다.

칼리스타도 준수한 캐리력과 궁극기를 활용한 변수 창출에 용이해서 최근 자주 사용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결승전에서 트리스타나와 칼리스타 모두를 밴이 되거나, 하나를 밴하고 선픽으로 가져오는 방식의 밴픽 전략이 다시 나올 수 있다.

문제는 칼리스타와 트리스타나가 모두 밴이 된 경우다. 캐리력이 뛰어난 원거리 딜러가 필요한 지금의 메타에서 차선책으로 기용될 수 있는 원거리 딜러 챔피언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예전이라면 높은 픽밴률을 기록한 케이틀린이 떠오르지만, 현재 거듭된 너프로 케이틀린은 애매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아마도 양 선수 모두 자신 있어 하는 자야가 차선책으로 가장 먼저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



자야가 좋은 점은 초반부터 라인 푸쉬력이 뛰어나서 주도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뛰어난 생존기를 보유하고 있어서 상대의 노림수를 받아치기 용이하다. 후반으로 넘어갈수록 짧은 사거리 때문에 캐리력이 떨어진다는 말도 있었지만, 그것은 옛날 얘기다. 숙련도에 따라서 후반에도 충분히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챔피언이기 때문에 최고의 기량을 갖춘 두 선수라면 자야를 마다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최고의 후반 캐리력을 보유한 트위치와 코그모도 후보에 올릴 수 있지만, 라인전이 취약한 단점을 극복하기 어려워서 쉽게 등장할 것 같지 않다. '불타는 향로'의 수혜를 가장 크게 받은 원거리 딜러 챔피언이지만, 대회에서는 '불타는 향로'가 등장하기 전에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스노우 볼이 빠르게 굴러갈 수 있다. 후반으로 가더라도 생존기가 부실해서 적의 포커싱에 의해 순식간에 터져버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들의 등장은 도박 수가 될 수 있다. 물론, 원거리 딜러 중심의 한타 지향형 조합을 꾸릴 경우 충분히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이외에도 '데프트' 김혁규가 플레이오프에서 선보인 시비르와 얼마 전까지 자주 사용됐던 바루스도 있지만, 시비르는 사정거리가 짧고, 바루스는 생존기가 없다는 점 때문에 앞서 언급한 원거리 딜러 챔피언들을 제치고 먼저 선택될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정상급 기량을 갖춘 두 선수가 어떤 챔피언을 꺼낼지는 막상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큰 무대 경험이 풍부한 두 선수라면 어떤 카드가 됐건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영광을 차지할 승자는 한 팀에서 나온다. 그 주인공이 누가 될지 26일에 펼쳐지는 결승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17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섬머 스플릿 결승전

SKT T1 vs 롱주 게이밍- 26일 오후 5시 (잠실 학생 체육관)
-5판 3선승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