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간으로 28일 오후 4시 30분 중국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센터에서 '2017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4강 첫 번째 경기가 진행된다. 이번 경기에서는 SKT T1과 RNG가 결승 진출 티켓을 놓고 한중 자존심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SKT T1은 지난 8강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미스핏츠를 꺾고 4강에 올랐다. 승리 자체는 축하할 일이었지만, 많은 사람이 SKT T1의 압승을 예상했었기에 마냥 웃을 수는 없는 결과였다. 이날, SKT T1이 흔들렸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봇 라인의 불안함이었다. 미스핏츠의 조커 픽에 SKT T1의 봇이 라인전 단계부터 와르르 무너지면서 경기 주도권을 완전히 내주고 말았다.

SKT T1의 희망은 역시 '페이커' 이상혁이었다. 세트 스코어 1:2, 단 한 세트만 패하면 탈락하게 되는 벼랑 끝에서 국제 대회 전승 카드 라이즈를 꺼내 들어 한타 역전승을 만들어낸 것. 지난 그룹 스테이지부터 슬슬 캐리 시동을 걸었던 '페이커' 이상혁은 이번 8강전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증명해냈다. 마치 'SKT T1을 이기려면 나를 꺾고 가라'고 이야기하는 듯했다.


RNG의 캐리 라인은 봇, 그중에서도 원거리 딜러인 '우지' 지안 지하오다. '우지'는 명불허전한 중국 최고의 원거리 딜러다. 자국 리그는 물론이고 국제 대회에서도 늘 눈에 띄는 실력을 보였고, 이번 롤드컵에서는 '향로 메타'와 어우러지며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예전보다 팀플레이 면에서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한국 팀들의 경계 대상 1순위가 됐다.

그렇다고 해서 RNG의 다른 라인이 약한 편도 아니다. '샤오후'는 라이엇 게임즈가 선정한 롤드컵 탑 20 선수 중 5위에 오를 정도로 이미 증명된 미드 라이너이며, 'Mlxg' 역시 국내에서도 이름을 널리 알린 실력 좋은 정글러다. 이 '샤오후'-'Mlxg' 콤비가 '페이커'의 캐리력을 억제하기만 한다면 충분히 RNG에게 승산이 있는, 아니 오히려 유리한 승부가 될 수 있다.

반대로 SKT T1이 집중 단속해야 할 부분은 봇 라인이다. 이미 SKT T1이 봇에서 여러 차례 약점을 보여왔기 때문에 RNG도 봇 위주의 플레이를 준비해 왔을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SKT T1의 입장에서는 역으로 그쪽에서 단단함을 보여주며 '우지'의 멘탈을 흔들어야 한다. 더군다나 한국과의 다전제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한 경험이 없는 '우지'이기에 SKT T1이 좋은 기세로 초반 세트만 가져온다면 확실하게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뚜렷한 캐리 라인을 보유한 SKT T1과 RNG. 결승 진출을 위한 마지막 단계인만큼 팀의 캐리를 책임지고 있는 '페이커'과 '우지'의 어깨는 매우 무거울테지만, 이 두 베테랑 선수는 분명 명성에 걸맞은 슈퍼 플레이로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줄 것이다. '페이커'와 '우지', 두 키 플레이어 중 최후의 승자는 과연 누가 될까.


■2017 LoL 월드 챔피언십 4강 1경기

SKT T1 VS RNG - 5판 3선승 (오후 4시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