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즈컨에서 열렸던 2017 오버워치 월드컵에서 한국 국가대표팀이 우승을 차지, 월드컵 2연패를 달성했습니다. 월드컵에 참여한 각 나라들의 수준이 상당히 올라갔던 만큼 작년처럼 무실세트 전승 우승을 거두기는 어려웠습니다만, 한국 선수들은 위기 때마다 훌륭한 플레이를 보이며 결국 우승까지 차지해 많은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습니다.

월드컵이 끝난 이후 각 선수들은 각자 소속된 리그 팀으로 돌아가 짧은 휴가를 보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벤은 휴가가 끝났을 타이밍쯤에 선수들을 만나 월드컵 뒷이야기를 나누고자 했습니다.

마침 오버워치 리그에 뉴욕 엑셀시오르 팀으로 출전하는 새별비' 박종렬 선수, '마노' 김동규 선수와, 나이 제한 때문에 아쉽게 내후년을 기약하게 된 '플라워' 황연오 선수의 글로벌 인벤 AMA가 예정되어 있었는데요. 이 기회를 틈타 오버워치 인벤 팀은 선수들의 점심 식사 대접을 빙자한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구워지는 스테이크 식사와 함께, 국가대표로서 월드컵 무대에 출전한 느낌은 어땠는지 그리고 오버워치 리그를 앞두고 뉴욕팀 선수들은 어떠한 각오를 하고 있는지를 들어보았습니다.



▲ 국가대표이자 리그 뉴욕 팀 선수인 마노-새별비-플라워 선수를 만나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플라워' 황연오 : 안녕하세요. 이번에 오버워치 월드컵에서 우승하고 돌아온 플라워 황연오입니다.

'마노' 김동규 : 안녕하세요. 월드컵에서 메인 탱커를 담당했던 마노 김동규입니다.

'새별비' 박종렬 : 안녕하세요. 뉴욕팀 딜러로 활동하게 될 새별비 박종렬입니다.


Q. 월드컵 경기 이후 어떻게들 지내셨나요?

마노 : 저희 팀은 월드컵 이후 귀국한 다음에 어제까지가 휴가였거든요. 오늘이 딱 복귀날이었어요. 그동안은 제가 본가가 부산에 있어서 부산에 있었는데, 시차 적응이 필요해서였는지 진짜 거의 잠만 잔 것 같아요.

새별비 : 휴가 첫 날에 무거운 걸 옮기다가 허리를 다쳐서, 휴가 내내 누워만 있었어요. 인터뷰 끝나는 대로 치료받으러 가기로 했어요. (웃음) 허리 조심하세요 다들.

플라워 : 돌아오고 나서 처음 2박 3일은 몸살에 걸려서 드러누웠고요. 그 이후 2박 3일은... 쉬면서 누워있다가 하루 놀다가 왔어요.

마노 : 무슨 셋 다 휴가 내내 누워만 있었네요. (웃음)


▲ 고대하던(?) 스테이크가 입장했습니다


▲ 선수들 모두 고기에 대한 열망이 상당했습니다!


Q. 국가대표 선수로 뽑힌 뒤 월드컵 본 무대까지 대표 선수로 있던 시간이 거의 반년이었습니다. 그동안 힘들었다거나 부담을 느꼈던 부분이 있었나요?

새별비 : LW 선수들은 국가대표로 뽑히고 나서도 대회에서 저희 플레이를 보여줄 기회가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인지 제일 부담이었던 건 역시, 나중에라도 교체가 이루어질 수 있지 않나 싶었던 게 가장 신경이 쓰였던 것 같아요. 여기저기서 교체 이야기가 오고가는 게 좀 부담이었죠. 대신 그거 외엔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건 딱히 없었던 것 같아요.

플라워 : 가장 힘들었던 건 역시 평가전이었어요. 평가전은 진짜 이겨도 문제고 져도 문제였어서... 평가전이 참 부담스러웠던 것 같아요.

마노 : 아프리카 프릭스 팀에 있다가 LW로 옮기고 난 이후부터는, 이렇다 할 대회도 없이 숙소에서 연습만 하다 보니까 스스로도 좀 불안해했던 게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래도 이왕 국가대표라는 기회를 얻었으니까, 여기에서라도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잡았어요. 진짜 계속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만을 생각했던 것 같아요.


▲ 마노 선수의 경우 APEX 막바지에 보였던 부진까지 더해져 맘고생이 심했다고 하네요


Q. 평가전 얘기를 하니, 평가전에서 엘레멘트 미스틱 팀에게 크게 패배했었던 적이 있어요. 그때는 다들 아찔하지 않았나요?

새별비 : 방심을 했었죠. 지금까지 너무 쉽게 이겨왔었으니까, 똑같이 생각하고 마음 편하게 "빨리 끝내고 쉬자!"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엘레멘트 미스틱이 너무 잘하더라고요. 순식간에 두 세트를 연달아 내주고 나서, 다 같이 "망했다!"고 외쳤어요. 아마 그때 팀원들 모두 그렇게 생각했을 거에요. 너무 놀란 이후 곧바로 팀원들끼리 "정신 차리고 잘 해보자"며 서로 마음을 다잡고 했는데, 그땐 이미 늦은 상황이더라고요.

마노 : 팀원들 모두가 그랬을 것 같은데, '이거 지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머리속에 가득했어요. 항상 우려해오던 일이 LA 가기 직전에 터져버린 거니까요. 그것도 여태까지 무난히 이겨오다가...

그런데 또 결과적으로는 잘 진 것 같아요. 그 경기를 져서 월드컵 본선에 가고 나서도 더욱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거든요. 약이 된 셈이죠.


▲ 큰 충격을 안겨주었던 패배였지만, 결과적으론 약이 되었다고 합니다


Q. 다른 대회 무대와 비교해서 월드컵 무대가 특별히 달랐던 점이 있었나요?

새별비 : 헤드셋이 좋았어요. 엄청 꽉 껴서 개인적으로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마노 : 선수석이 이렇게 둥그렇게 돼 있고, 팬분들이 저희를 둘러싸는 형태로 경기를 볼 수 있게 돼 있었어요. 이게 느낌이 되게 괜찮더라고요.

8강전 때 관중석에 미국 팀 팬분들이 정말 많았었는데, 다 USA를 연호하는게 정말 장관이었어요. 그런데 그 와중에 한쪽에 한국 팬분들도 모여 앉아계시더라고요. 그때 그분들이 소리 높여서 응원해주시는 게 들렸는데, 진짜 감동이었어요.

새별비 : 주위가 다 미국팀 팬들이니까, 저희가 막 미국 팀 상대로 킬 내면 조용해지고 그러더라고요. 도서관 분위기라 그러죠. (웃음) 그때 기분이 참 좋더라고요!


▲ 팬들의 환호를 사방에서 받을 수 있었던 블리즈컨 경기장


플라워 : 제가 출국 전 공항 영상 인터뷰에서, LA 도서관 한번 만들어주겠다고 하고 갔었는데, 실제로 해내서 기분이 좋았어요.

새별비 : 미국전 2세트 끝나고 다들 화장실을 가고 저 혼자 자리에 앉아있었거든요. 그런데 관중석에서 갑자기 왠 미국팀 팬분이 '헤이 새별비!'하고 저를 부르는거에요. 그래서 봤더니, 저한테 손가락을 밑으로 내리고 '우우우우-!'하고 야유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같이 해줬어요! '우우우우-!'하고. (웃음) 근데 또 반응해주니까 좋아하더라고요.

마노 : 그리고 메이크업 같은 부분도 좀 달랐어요. 월드컵에서는 금방금방 해주고 어떻게 할지를 계속 물어보더라고요. 근데 제가 영어를 못 하니까 그냥 '오케이, 오케이'하고 말았는데. (웃음) 한국에서 하면 엄청 오래 걸리거든요.


▲ 야유하는 안티 팬마저 빠져들게 만드는 그의 마성은 대체..


Q. 월드컵 당시 메르시 위주의 메타가 득세했었습니다. 국가대표에는 어떠한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나요?

새별비 : 사실 저희들은 그렇게까지 문제가 안 됐어요. 경기를 안하고 있었던 동안에는 패치 이후 버전을 많이 연습했었거든요. 메르시 메타도 사실 그렇게까지 문제가 안 됐던 게, 저희는 DPS만 둘에 탱커가 하나라서...

그런데 이제 저희 세 명이 루나틱 하이쪽 선수들이랑 합을 맞춰 보는 과정에서는 약간 안 맞았던 게 있긴 했어요. 메르시를 누가 플레이하느냐, 어떻게 플레이하는가에 대해서는 확실히 초반에 좀 삐걱거리는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플라워 : 저는 그렇게까지는 별 차이를 못 느꼈던 것 같아요. 저희 팀에 메르시를 잘하는 갬블러 선수가 있는데, 막상 제홍이 형도 진모 형도 익숙해지고 나서는 다 그정도로 잘하는 것 같았어요.


▲ 류제홍 메르시와 토비 메르시, 어느쪽이 나았느냔 질문에는 결국 "둘 다 잘한다"로만...


Q. 그렇다면 월드컵에서 특별히 선보이고 싶었는데 미처 선보이지 못한 전략이나 픽이 있나요?

플라워 : 전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던 거 같은데... 한조랑 정크랫을 좀 더 해보고 싶긴 했어요. 그런데 월드컵쯤을 전후로 저격을 해야 할 때는 왠지 모르게 위도우가 잘 되더라고요. 정크랫은 아예 꺼낼 상황 자체가 잘 안나오기도 했고요.

새별비 : 저는 뭐... 트레이서만 주구장창 하니까. 트레이서만 잘하면 되니 되려 편했어요.

마노 : 저는 라인하르트요. 이번에 라인하르트를 못 해본 건 아닌데, 골랐을 때 그렇게까지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진 못했던 것 같아서 아쉬웠어요.


▲ 마노 선수는 메인 탱커답게 라인하르트에 대한 애정이 상당했습니다


Q. 월드컵 우승 직후 별도의 인터뷰도 없이 바로 퇴장해야 했던 것에 대해서 팬들이 많은 불만을 토로했었던 적이 있어요. 선수들 입장에서도 그런 느낌이 있었나요?

새별비 : 솔직히 약간은 그랬긴 했어요. (웃음) 그런데 별로 개의친 않았어요. 그때 MVP를 xQc 선수가 받았는데, 제가 개인적으로 캐나다 선수들이랑 친하기도 해서 그런가 뒤에서 진심으로 박수쳐줬어요. 그리고 뭐, 저는 내년에도 와서 우승할 거니까! 그때 가서 받으면 되죠.

마노 : 그때 당시에는 우승해서 너무 기쁘기만 했어서 그런 생각을 할 엄두가 안 났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좀 이상하긴 했어요. 특히, 우승팀인데 MVP가 없는 것이... (웃음) 전 당연히 플라워가 MVP 될 줄 알았는데.

플라워 : 나중에 알고 보니까 그게 트위터 투표로 뽑혔던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제 아이디 같은 경우에는 사실 'Fl0w3R'라서 좀 복잡한데, 팬분들이 그 아이디 안에 숫자가 들어가는 걸 되게 어려워하시더라고요.

새별비 : xQc는 아이디가 제일 쉬워. (웃음) 그냥 x Q c 세 글자만 치면 되는데.

플라워 : MVP를 못 받게 된 건 좀 아쉽긴 했는데, 월드컵 트로피 있잖아요. 딱 들어보니까 묵직한것이 '와, 이게 얼마 만에 들어보는 트로피냐' 싶더라고요. 그런 생각들 때문에 그냥 무덤덤하게 넘긴 거 같아요.


▲ 약간 아쉽긴 했지만, 월드컵 트로피를 들자 아쉬운 기분이 날아갔다고 합니다


Q. 월드컵 본무대에서 맞붙었던 세 팀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선수를 꼽자면 누구일까요?

플라워 : 저는 AKM요.

새별비 : 너 AKM한테 완전히 뚝배기 깨졌잖아! (웃음)

마노 : 저희 진짜 플라워가 AKM한테 터지는거 보고 깜짝 놀랐어요.

플라워 : 원래 파르시끼리 싸우게 될 때는 가급적이면 상대 파르시를 신경 안쓸려고 하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그러니까 자꾸 에어샷을 맞는거에요. 원래라면 다 피하고 아래부터 정리해나가는데 그럴 수가 없을 정도였어요.


▲ 준결승에서 경이로운 수준의 에어샷 적중률을 보였던 AKM 선수


새별비 : 순 선수는 원래 잘했으니까 이번에도 잘했다고 생각하는데, 슈어포어 선수가 조별 예선 때보다 트레이서가 엄청 늘어서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 미국에 제이크 선수가 너무 잘하더라고요.

플라워 : 제이크 정크랫 정말 잘했어요. 깜짝 놀랐어요.

새별비 : 심지어 제이크는 첫 날 저희한테 지고 나서도, 다음날 혼자 와서 또 연습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때 정말 개인적으로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인사도 나누고 그랬어요.

마노 : 저는 프랑스 메인 탱커 녹스 선수요. 정말 잘하는 선수였어요.


▲ 플라워 선수는 AKM 선수와 제이크 선수가 인상깊었다고 합니다


Q. 새별비 선수는 이번에 시나트라, 순, 슈어포어 등 여러 트레이서 장인들과 대적했었는데요. 상대해보니 어떻던가요?

새별비 : 요새 듣자 하니, 시나트라 선수가 저에 대해서 말을 한 번 잘못했다가 그렇게 욕을 먹고 있더라고요. (웃음)

이거 인터뷰에 그대로 나가도 상관없는데, 제가 느끼기엔 순이 제일 잘했어요. 그다음이 슈어포어였고, 시나트라가 제일 못했어요.(웃음)


▲ 트레이서 서열 정리 확실히 하고 돌아왔다던 새별비 선수


Q. 플라워 선수는 이번에 엄청난 위도우메이커 플레이를 보여줬었는데요. 하나무라와 지브롤터 공격에서의 위도우메이커 픽은 처음부터 예정되있던 전략이었나요?

플라워 : 팀 조합 자체가 위도우메이커를 써도 되는 조합이었어요. 저희가 준비했던 게 겐지-트레이서-윈스턴-디바 조합인데, 여기서 겐지를 빼고 위도우메이커를 세워도 전혀 상관이 없는 조합이었거든요. 원래 그렇게 쓰는 전략이라.

그런데 월드컵 기간 전후로 왠지 모르게 위도우메이커가 잘 되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한번 위도우메이커 써보겠다고 했었죠.

새별비 : 경기하다가도 막 '나 바꿔도 돼?'라는 식으로 물어보고 그래요. 그럼 저희들도 그거 듣고 맞춰주는 편이기도 하고요.


▲ 경이로운 플레이로 팬들을 환호시켰던 플라워 선수의 위도우메이커


Q. 이번 월드컵에서는 특히 각 국가대표팀의 탱커들의 활약이 상당했었는데요. 마노 선수는 월드컵 선수들끼리만 놓고 비교했을 때, 자신의 위치가 어디쯤에 있었다고 생각하세요?

마노 : 이번 월드컵에서...는 1등이었던 것 같아요. (웃음) 메인탱커 중에서만.


▲ 마노 선수는 월드컵에서 준바 선수와 함께 엄청난 활약을 했었죠!


Q. 블리즈컨은 월드컵 본선 준비 때문에 즐기기 힘들었을 것 같은데, 블리즈컨에 직접 가보고 분위기가 어땠다고 느꼈나요?

새별비 : 테러가 일어나도 막지 못했을 것 같다! (웃음) 여기 경비가 하나도 없더라고요. 그래서인지 누구 한 명만 나쁜 맘 먹어도 바로 난리가 날 것 같아서 무서웠어요. 출국 당일에 텍사스에서 총기 사고가 일어났다고 들었거든요.

그래서 되게 무서워가지고 팀원들한테도 말해보고 그랬는데, '여기엔 다 게임만 하는 사람들인데, 이런 델 누가 테러하냐'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왠지 납득했어요. (웃음)

마노 : 경기 대기하고 있을 때 시네마틱 영상이 발표가 됐었거든요. 이게 또 마침 제가 좋아하는 라인하르트 영상이어서 좋았는데, 그걸 현장에서 팬들이랑 다 같이 보니까 진짜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팬들이 막 환호성도 지르고 그러던데, 직접 가서 보니까 완전 소름 돋았어요. 집에서 화면으로 보는거랑 가서 직접 보는 거랑은 진짜 달랐다고 해야되나.

플라워 : 어딜 가나 축제 분위기같이 신나는 느낌이 있어서 좋았어요. 유니폼 입고 돌아다니고 그러면 사람들이 막 알아봐 주시고, 같이 사진 찍어달라고 그러기도 하고.


▲ 마노 선수는 가장 좋아하는 라인하르트 단편 영상이 공개되어 감동이었다고 합니다


Q. 블리즈컨에서 신규 지원 영웅, 모이라가 발표되었습니다. 현재 PTR 서버에서도 플레이가 가능한 상태인데요. 모이라에 대한 감상은 어떤가요?

새별비 : 엄청 쎄보이던데요? 아나 출시됬을때랑 비슷한 느낌인 거 같아요. 사기적으로 강했다가, 조금씩 너프를 당하겠죠. 신영웅들은 다 그랬던 거 같아요. 둠피스트도 완전 말도 안 되게 셌었고.

플라워 : 오리사는 안 그랬잖아.

새별비 : 어... 걔는... 그러네.(웃음)

마노 : 저는 휴가 때 PTR 서버에서 해봤거든요? 캐릭터가 되게 참신하다고 느꼈어요. 그런데 성능적으로는 좋은 거 같으면서도 살짝 애매한 거 같기도 하더라고요. 메타가 바뀌게 될지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본 서버에 나온 다음에 경쟁전에서 직접 돌려봐야 알 것 같아요.


▲ 모이라의 평가에 관해서는 선수들마다 의견이 약간씩 갈렸습니다


Q. PTR 서버에서 메르시가 부활에 시전 시간이 생기는 너프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 변화가 향후 메타에는 어떤 영향을 끼치리라 생각하나요?

플라워 : 메르시는 아예 날개가 잘린 게 아닌가 싶은 정도던데.

새별비 : 날개가 잘리긴 했지. 원래는 교전 중에 하나가 죽으면 그걸 살리러 갔다가 곧바로 돌아올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제 그런걸 아예 못하게 되었으니까.

옛날에는 진짜 "야 저거 살리고 와"하면 살리고, 곧바로 다시 돌아와서 힐을 할 수 있었는데, 이젠 살리러 가면 같이 죽는 거나 다름이 없게 됐어요.

마노 : 이제 살리려면, 뒷라인에 있다가 갑자기 의문사 당한 애들이나 살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메르시의 너프에 관해서는 크나큰 하향이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Q. 많은 팬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이 될 듯한데요. 플라워 선수가 이번에 나이 제한으로 리그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의 플라워 선수의 거취가 어떻게 될지가 궁금합니다.

플라워 : 나이 제한 때문에 올해 못 뛰게 된 부분은 조금 아쉽긴 해요. 그런데 뭐 어쩌겠어 싶죠. (웃음)

그런데 뉴욕팀이 곧 2군 팀을 운용할 계획이거든요. 멤버는 아직 누군지 공개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 금방 공개될 거에요. 선수들도 정말 괜찮은 선수들로만 구성되었는데, 당분간은 그 팀에서 활동하면서 컨텐더즈 리그 등을 치루고 그럴 것 같아요.

새별비 : 아니, 뭔 우리도 모르는 멤버들을 알고 있어?

플라워 : 이거 오늘 아침에 정해진 거야.


▲ 플라워 선수가 새별비 선수에게 새 2군 멤버들을 알려주고...


▲ 그걸 다시 새별비 선수가 마노 선수에게 알려주는 해프닝이 벌어졌습니다


Q. 새별비, 마노 선수의 경우 이제 곧 본격적으로 뉴욕팀에서 활동을 할 텐데요. 뉴욕팀의 로고와 컬러, 팀 유니폼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어떻게 생각하세요?

새별비 : 유니폼이 진짜 멋있어요. 다른 사람들 말 들어봐도 대개 휴스턴이 가장 이쁘다고 하고, 그다음이 뉴욕이 평이 좋은 편이더라고요. 저도 마음에 들어요. 그런데 로고는 조금 별로에요. (웃음) 무슨 착시 현상 일으키는거 같아요.

마노 : 저는... 로고도 포함해서 다 좋아합니다.

새별비 : 너 이 얌체 같은 자식! (웃음)

마노 : 뉴욕 너무 좋습니다. 다 마음에 들어요. (웃음)


▲ 마노 : "전 로고도 포함해서 뉴욕이 좋습니다"


Q. 뉴욕팀의 경우 로스터 공개를 하면서 선수 등 번호도 발표가 되었는데. 각자 번호가 몇 번인지, 왜 그 번호를 선택했는지를 알 수 있을까요?

마노 : 저는 7번을 선택했는데요. 그냥 7에 행운이라는 의미가 있어서였어요. 그래서 옛날부터 7 자체를 항상 좋아했어요. 제가 경기를 함으로써 기적도 함께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예를 들어 2:0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 제가 투입되면서 기적같이 역전한다거나 하는? (웃음)

새별비 : 저는 9번을 선택했어요. 여자친구랑 관계가 있는 숫자거든요.

플라워 : 저는 8번을 골랐는데, 이게 아직 리그 참여는 안 하고 있어서 그냥 비워두고만 있는 상황이에요.

새별비 : 아니... (웃음) 너는 리그 선수가 아니잖아. 번호를 고르고 말고가 어딨어!


▲ 인터뷰 내내 새별비의 장난에 시달렸던 플라워 선수


Q. 선수 본인이 생각하기에, 자신이 해외 생활을 잘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나요? 해외 생활에 걱정되는 부분은 없나요?

마노 : 영어가 부족해서 좀 걱정이 되긴 한데요. 가서 배워야죠. (웃음) 그밖에도 걱정되는건 이것저것 있는데, 그렇다고 잘 못할거 같진 않아요.

새별비 : 저는 잘 할 것 같아요. 영어도 잘하는 편은 아닌데, 그냥 마구잡이로 말하면서 배우고 있거든요. 다른 부분들도 비슷한 감각으로 하면 될 것 같아요.

플라워 : 폴란드랑 미국 다녀왔을 때도 딱히 불편한 부분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그렇게까지 걱정되는 부분은 없어요.


▲ 세 선수 모두 폴란드와 미국에서 적응을 잘 한 편이라고 하네요


Q. 뉴욕팀도 이번에 새롭게 로스터를 완성했는데요. 새롭게 들어온 선수들 중에 주목할 만한 선수가 있다면 누구일까요?

마노 : 저는 아크 선수랑 리베로 선수에 주목하시면 좋을 거 같아요. 같이 게임을 조금 해봤는데, 정말 괜찮았어요. 다들 실력도 괜찮으시고, 멘탈적인 부분도 좋고요.

새별비 : 마노는 아크랑 리베로를 생각했는데, 저랑 플라워는 쪼낙을 생각했어요. 쪼낙은... 얘가... 사실 그렇게 나쁜 친구는 아니에요. (웃음) 많이 고쳐졌어요. 실력도 괜찮고요.

우리 쪼낙이 많이 사랑해주세요. 제가 직접 정신머리를 고쳐놓겠습니다! (웃음) 제가 운동부 출신이라서 이런 건 잘해요. 제가 교정을 잘 해놓을테니 너무 걱정 안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 "이거 인터뷰 나가도 되겠어요?" / "괜찮아요!" (웃음)


Q. 오버워치 리그와 향후 비전에 대한 선수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마노 : 충분히 성공적인 시장이 될 것 같아요. 일단은 투자하시는 분들이 엄청 전문가들이시잖아요. 아무런 가능성도 없이 투자를 했으리라고 생각되지 않아요. 믿음이 가더라고요.

게다가 이번 오버워치 월드컵에서도 8강부터 월드컵 결승까지 전 세계적으로 꽤 상당한 시청자 수가 나왔다고 알고 있거든요. 그런 것도 보면 꽤 가능성 있는 분야인 것 같아요.

새별비 : 각 팀당 200억씩이나 투자했는데, 설마 망하겠어요? (웃음) 다 잘 될 거라고 생각해요.

플라워 : 저도 투자한 양이 양인 만큼 쉽게 실패할 거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선수 복지도 잘 해주고 그런 걸 보면 리그 자체가 세심한 부분에까지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마노 : 리그 팀에 들어가면 선수 복지가 좋잖아요? 연봉도 잘 챙겨주고, 안마의자도 챙겨주고... (웃음) 그러면 리그 팀에 못 들어가게 된 2부 팀 선수들도 더 열심히 해서 선수 풀도 잘 회전할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 프로씬 레벨도 높아져서 볼만한 리그가 되겠죠.


▲ 인터뷰에 들어가기 전, 인벤 휴게소에서 안마의자에 푹 빠져들었던 마노 선수


Q. 지난주에 리그에 참여할 팀들의 최종 로스터가 모두 결정이 되었는데요. 이 중에서 특히 위협적이라고 생각되는 팀이 있다면 어디가 있을까요?

새별비 : 저는 서울 다이너스티요. 저희가 그간 너무 많이 당해와서...

마노 : 댈러스랑, 런던이랑, 서울팀이요. 이 세 팀이 특히 위협이 되는 것 같아요. 나머지는 아직 잘 모르겠네요.

플라워 : 저는 아직까지는 우리가 제일 잘 하는 팀이라고 생각해요.

새별비 : 아니... 너는 우리가 아니잖아! (웃음) 너는 첫 시즌을 안 뛰잖아. 컨텐더즈 뛰잖아. 너는 그쪽을 알아보고 말해야지.

(플라워에게 공격 받은 뒤) 알았어, 알았어. (웃음) 그래요. 우리보다 잘하는 팀은 없죠!


▲ 리그에서 경계하는 팀으로는 서울 팀 등을 꼽았습니다


Q. 선수들에게 있어 올 한 해는 어떤 시간이었나요? 내년에는 어떠한 각오를 하고 임할지에 대해서도 듣고 싶습니다.

마노 : 올 한해는 저한테 있어서 정말,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해였던 것 같아요.

아프리카 프릭스에 있던 시절에 연승을 하다가, 갑자기 루나틱 하이에 패배했는데, 그때는 정말 부진했거든요. 욕도 많이 먹고. 그래서 많이 슬펐는데, 국가대표로 뽑히고 나서 경기를 뛸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거거든요. 그래서 정말 '무조건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보니 내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한 해가 된 것 같아요.

국가대표로 뽑혔던 게 진짜 신의 한 수였죠. 만약 안 뽑혔으면 아예 기회조차 없었을 테니까. 국가대표로 좋은 모습 보여드리면서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던 것 같아요.

내년에는 그렇다고 또 자만하지 않고, 계속해서 배우는 자세로 뉴욕팀에서 열심히 해야죠. 그럼 또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마노 선수는 힘들 때 용봉탕 위원이 도움을 많이 주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새별비 : 저는... 올 한해는 사실 백수였죠. 돈도 못 벌고, 사실상 백수나 다름없었는데. 그래도 올해 막바지에 이렇게 국가대표로서 이름도 알리고, 뉴욕팀으로서 활동하게 된 것도 있어서 참 다행이에요.

제가 이 자리까지 오게 된 데는 제 실력이 뒷받침해준 것도 있지만, 그 외에 여러 환경적인 요소들에 도움을 받은 것도 있다고 생각해요. 많은 팬분들의 성원도 있고, OGN도 있고, 경기를 치르면서 함께한 팀원들도 있고. 국가대표로도 뽑히고, 우승도 하고. 덕분에 정말 바쁘게 지내왔던 것 같아요.

내년 목표는 역시 리그를 잘 치르는 거에요. 내년도 올해처럼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그렇게 해야죠.

플라워 : 올해는 APEX 정규 시즌에 참여했었는데, 부상 때문에 별로 제대로 참여할 수 없었어요. 그런데 이제 막바지에 와서 월드컵으로 잘 마무리를 지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내년에는 이제, 컨텐더즈 부수고 올라가서 내후년쯤에 있을 오버워치 리그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겠죠.


▲ 플라워 선수는 뉴욕 2군 팀에서 활동하며 컨텐더즈 리그에 출전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인터뷰에서 미처 하지 못했던 하고 싶은 말들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마노 : 일단은 먼저, 국가대표 위원회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특히, 용봉탕 위원께 진짜 고맙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부진했을 때 진짜 많이 조언도 해주시고, 힘내라고 말 많이 해주셨거든요. 그리고 뉴욕팀 코칭 스태프분들도 잘 가르쳐주시고 코칭 잘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또 부진했던 와중에도 응원해주셨던 팬분들에게도 정말 감사하고요.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면서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새별비 : 저도 이런 기회를 주셔서 위원회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고요. 또... 제 실력에 감사하고요. 이 자리에 올 수 있도록 해줘서? (웃음) 같은 게임 업계에서 열심히 힘내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어요.

물론 제 실력이 제일 감사하지만... 그럼 1순위로 실력, 그다음이 위원회, 그다음이 게임계 동료들이 되겠네요. (웃음)

그리고 팬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프로게이머도 사람이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이 부분이 항상 너무 마음이 아파요. 저희도 사람인지라 똑같이 실수하고 똑같이 아파하곤 하는데, 게임을 잘한다는 이유 하나로 약간만 실수를 해도 너무 많은 질타를 받는 것 같아요. 그런 걸 조금만 관대하게 생각해 주셨으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 프로게이머에 대한 과도한 질타에 대해서 얘기했던 새별비 선수


플라워 : 저도 먼저, 국가대표로 뽑히게 된 것에 대해서 정말 팬분들과 위원회 분들에 감사하단 말씀 드리고 싶고요. 덕분에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아서 기분이 좋네요. 앞으로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게 참... 손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모르겠는데, 항상 아프더라고요. 제가 근력이 부족한지, 손을 조금만 써도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게임을 오래 못해요. 가뜩이나 열심히 해야 되는 상황인데... 내년에는 진짜 이것 좀 치료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인터뷰를 마치고 단체샷! 내년 리그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주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