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히 유저를 위한 행사, 네코제(Nexon Contents 祭)가 열렸습니다. 처음에는 넥슨 아레나에서 천여 명의 유저가 참가했던 네코제는 회마다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이번 네코제가 열린 장소는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인데요. 화려한 패션쇼와 다양한 전시회가 열리는 이 장소에 네코제 역시 발을 디뎠습니다. 네코제 역대 최대 규모의 개인상점 85 부스와 다양한 행사 구성을 갖추고서 말이죠.
85개의 개인상점 부스에는 넥슨의 게임인 바람의나라,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던전앤파이터, 카트라이더 등 다양한 게임을 상품으로 담아낸 유저 아티스트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귀여운 SD 캐릭터로 재창작하는 아티스트 오르토(ORTO), AKAX의 '오르토의 화이트레이' 부스를 시작으로, 마비노기와 메이플스토리의 콘텐츠를 금속공예로 선보이는 아티스트 뫼초, 로단테의 '악세/포션/잡템 팝니다' 부스 등 개성 넘치는 상점들이 네코제를 빛내고 있습니다.
네코제 한 편을 꾸미는 '오픈 네코랩'에서는 일러스트레이터 흑요석의 진솔한 이야기와 에피소드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네코제 아티스트만 누릴 수 있던 기회를 더 많은 유저들이 경험하게 된 거죠. 만약 게임 관련 그래픽 아티스트를 꿈꾼다면, 레벨업을 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이외에도 '원데이 클래스'를 통해 넥슨 게임 IP를 표현하는 '네온 와이어 조명', '스트링 아트'를 직접 배워볼 수도 있습니다.
또한, 게임쇼에 빠질 수 없는 코스프레 역시 '니드 포 스타일(Need for Style)', 넥슨과 아티스트의 콜라보레이션이 돋보이는 전시회 '갤러린(GALLERYN)', 선율을 통해 게임 속 세상으로 이끌 '네코제의 밤'까지 다양한 즐거움이 네코제를 꾸미고 있었습니다.
유저의, 유저를 위한, 유저에 의한 축제 네코제. 그 현장을 사진으로 담아 보았습니다.
네코제, 시작 30분 전
네코제를 준비하는 사람들
네코제의 꽃, 개인상점
유저가 만들고, 유저가 사는 마켓
이번 네코제는 DDP 살림터 2층 크레아(CREA)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습니다. 사실, DDP에는 전용 전시관이 따로 있는데요. 행사 관계자에 의하면 크레아에서 DDP 측 외의 행사가 열린 건 네코제가 처음이라고 합니다. 지난해 3만여 명의 유저가 찾은 네코제 때보다 참가 부스는 더 늘어, 총 85개의 부스가 유저와 만날 준비를 했습니다.
오버히트, 액스, 사이퍼즈, 마비노기, 카트라이더, 아르피엘, 던전 앤 파이터, 트리 오브 세이비어... 다 열거하기도 어려울만큼 다양한 넥슨의 게임들을 즐기는 유저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또, 그만큼 다양한 굿즈가 준비되어 있었죠. 무엇보다 넥슨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애정으로 만들어진 행사인 만큼, 그 열기도 남달랐습니다.
NEED FOR STYLE
게임에서 현실로 '톡' 튀어 나온 코스프레
한편, 게임쇼에서 빠질 수 없는 행사가 바로 '코스프레'입니다. 넥슨의 다양한 게임만큼, 다양한 코스프레를 네코제에서 볼 수 있었는데요. 개성 넘치는 영웅들을 선보이고 있는 '오버히트'는 물론 메이플스토리와, 마비노기 등 다양한 코스프레가 네코제를 한층 더 즐겁게 꾸며줬습니다.
또한, 오버히트를 더 재밌게 꾸며주는 목소리. 성우 사인회가 오후 2시부터 한 시간가량 진행됐습니다. 오늘은 '하루' 목소리의 주인공 박지윤 성우와 아네모네 목소리의 주인공 소연 성우가 참가했습니다.
네코제 숏터뷰
사이퍼즈의 매력을 향으로 담은 '마계공방'
네코제의 열기를 열심히 느끼며 취재하던 중, 현장의 분위기도 좋지만 참가자의 목소리도 듣고 싶어졌습니다. 넥슨의 게임을 좋아하면서도 금손을 가진 이들. 이들이 만든 다양한 굿즈 속에서 유독 눈에 띄었던 부스는 향수를 팔고 있던 '마계공방'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동안 게임을 그림, 영상, 음악, 뱃지 등 다양한 굿즈로 표현한 것은 봤지만 '향'으로 표현한 것은 본 적이 없었습니다. 또, '사이퍼즈' 향은 어떤 냄새일까 궁금하기도 했고요.
바쁜 네코제 일정 중이었지만 반갑게도 시간을 내준 마계공방. 갑작스러운 인터뷰였지만, 네코제에 참여한 이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 게임을 향으로 표현하는 방법도요.
(인터뷰는 캥거루 님만 참여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향을 만드는 마계공방의 캥거루입니다. 공방을 시작한 지 3년 차입니다.
특이하게도 네코제에 향을 주제로 참가하셨어요. 원래부터 향수를 만드신 건가요?
고등학생부터 대학교 졸업 때까지 연기를 전공 했었습니다. 그런데 예전부터 연기에 대한 관심보다는 세부 전공인 인물 분석 쪽에 관심이 더 갔었어요. 인물에 대한 관심을 계속해서 두고 시간이 지나니 자연스레 향수를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향수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대학교 졸업 이후 아르바이트로 꽃을 다루는 플로리스트 잠깐 했었어요. 직전에는 와인에 대해서 공부했었고요. 공통적으로 향이 중요한 분야이다 보니, 자연스레 향수에 빠졌습니다.
평상시에 내가 좋아하는 인물이나 캐릭터에 어떤 향이 났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자주 했었어요. 이때 전공으로 배웠던 인물 분석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기존의 향수는 다들 조금씩 아쉽거나 부족했고, 차라리 내가 만들자는 생각에 본격적으로 향수를 만들게 됐습니다.
넥슨 게임 중에서는 어떤 걸 해보셨나요?
거의 모든 넥슨 게임을 해본 거 같아요. 어릴 때 바람의 나라를 시작으로, 크레이지 아케이드와 메이플 스토리를 했었습니다. 마비노기를 좀 오래 했었고요. 최근에는 사이퍼즈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사이퍼즈를 좋아하다 보니 이번 네코제에도 사이퍼즈를 주제로 잡고 나왔어요.
마비노기를 오래 하셨다니, 이제 마비노기 모바일이 나오지 기대 많으시겠어요.
아 정말요? 마비노기 모바일이 나온다는 건 몰랐는데... 기다려지네요(웃음).
게임 캐릭터를 향으로 표현하는 과정이 상상되지 않아요. 어떤 과정을 거치시나요?
향수를 만들 때는 단순히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들, 일러스트 이미지나 게임 속 그래픽만 보고 만들지 않아요. 사실, 게임 캐릭터는 일러스트 한 장으로 끝나는 게 아닌 각자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각각의 대사와 개성을 나타내는 옷, 인물 자체의 성격과 스토리텔링이 있으니 꼼꼼하게 자료를 모으고 입체화 과정을 거칩니다. 그러면 향수로 표현을 할 때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번에는 사이퍼즈를 향으로 표현하셨는데, 혹시 바람의 나라 향수도 있을까요?
음... 아직은 없습니다. 사실 동양 느낌의 향수가 별로 없어요. 동양의 느낌이 그렇게 시원하지도 않고, 따뜻한 느낌이 없는 거 같기도 하고요. 향수로 표현하기 조금 어렵습니다. 또, 잘못 만들면 할머니네 장롱 느낌이 날 거 같아요. 다만, 만약에 바람의 나라 향수를 만들 수 있다면 아주 매력적인 향수가 나올 거 같습니다.
캥거루 님이 향수를 만드는 과정을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려요.
캐릭터 분석을 끝냈다면, 향수를 구성하는 향료를 어떻게 짜야 할지 고민합니다. 우선, 크게 표현하는 향을 먼저 넣고 세세한 향을 골라요. 이 과정을 '컴파운딩'이라고 하는데, 사람에게 쓸 수 있는 만큼만 사용하는 게 중요합니다. 법으로 제시된 기준이 있어서 잘 따라야 해요.
컴파운딩 과정에서 어려운 부분이 사람에게 쓸 수 있는 농도를 지켰어도 알레르기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마늘이나 복숭아가 유해한 것은 아닌데, 특정 사람에게 안 맞을 수 있는 거처럼 향수도 알레르기 반응이 있을 수 있어요. 국내 화장품 법에 맞게 제조해야 하고, 적합한 생산 시설을 갖추어야 합니다.
두 번째로, 향을 만들었다면 숙성 과정을 거치고 향수를 담을 병을 골라요. 감싸는 라벨도 디자인을 고려해서 꾸며야 하고요. 마지막 단계에서는 향수를 잘 표현할 네이밍 과정을 거칩니다.
마치, 영화 '향수-어느 살인자의 이야기'가 떠오르네요. 혹시 네코제는 처음 참가하신 건가요?
작년 지스타에 이어 두 번째 참가입니다. 작년과 비교했을 때 살짝 규모가 작아진 게 아쉬워요. 다만, 집이랑 가까워져서 좋습니다. 공방이 DDP에서 세 정거장 정도 거리거든요(웃음).
공방은 어디로 가면 만날 수 있나요?
성북구에서 공방을 하고 있어요. 공방 상호는 네코제 참가한 이름과 같이 '마계공방'입니다.
갑작스러운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네코제에 참가한 소감이나 하실 말씀이 있다면요?
작년보다 부스 환경이 작아져서 조금은 아쉬워요. 옆 부스 분들과 했던 얘기로는, 지스타 때는 예뻤는데 지금은 규모가 좀 줄어들어 내년에는 마비노기의 추억을 살려 돗자리에서 하는 게 아닐까 걱정하기도 해요.
또한, 저녁에 열리는 '네코제의 밤'과 개인상점이 어우러져 진행됐으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지금은 따로 노는 느낌이 있거든요. 그렇게 된다면 일반 관객이 동대문까지 와서 네코제를 즐기는 의미가 더해질 거 같습니다. 앞으로 네코제가 정말 축제다운 축제가 됐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