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 개막한 오버워치 리그가 이제 3주 차에 접어들었다. 많은 한국인들이 세계 각 지역팀에 속해 오버워치 리그의 수준을 드높이고 있다. 특히, 한국 프로게이머로만 구성된 서울-뉴욕-런던이 최상위권 구도를 형성했다. 26일 경기에서 뉴욕과 런던이 1패씩 기록하긴 했지만, 1위부터 3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그리고 이제 '3강' 중 두 팀이 맞붙게 된다. 27일 서울 다이너스티와 뉴욕 엑셀시어의 경기를 시작으로 최상위권 팀 간 치열한 경쟁을 앞둔 것이다. 이제부터 상위권 팀 간 승-패가 갈리기에 순위 격차가 확실히 벌어지는 상황이다.

최근 서울-뉴욕의 경기는 모두 한 세트 차이로 팽팽한 승부가 나왔다.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력을 선보이진 못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은 확고한 최상위권 팀의 이미지를 다시 입증할 수 있다. 그러기에 절대 놓칠 수 없다.

최고를 향한 서울-뉴욕의 대결인 만큼 두 팀과 선수들 사이에 얽힌 이야기가 많다. 작년 한 해 동안 APEX 무대에서 치열하게 경쟁했고, 오버워치 월드컵 무대에서 함께 우승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 오버워치 리그에서 새로운 무대와 지역을 대표해 또 다른 양상을 만들어갈 것이다.




한팀으로 다시 서기까지... 오랜 기다림
서울 다이너스티(루나틱 하이) vs 뉴욕 엑셀시어(LW 블루)



뉴욕 엑셀시어에게 이번 오버워치 리그는 다른 어떤 팀보다 간절한 무대다. LW 블루에서 뉴욕 엑셀시어로 활동하기까지. 프로게이머지만 작년 6월 27일 이후 오랫동안 한팀으로 활동할 무대가 없었다.

그리고 그들의 2017년 마지막 무대의 상대는 서울팀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루나틱 하이였다. 당시 루나틱 하이는 그 날 경기를 통해 부진하다는 여론을 말끔히 씻어내고 APEX 시즌3의 우승까지 내달렸다. 반대로, LW 블루는 그 경기를 끝으로 APEX 무대에 서지 못했다. 0:3이라는 마지막 공식 경기 스코어는 더욱 아프게 다가왔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확실히 달라졌다. 새로운 팀원이 합류하면서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자리에서 활동할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새로운 팀에서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경기에서 서울팀을 꺾는다면, 이전의 아쉬움을 확실히 털어낼 수 있다.

서울팀 역시 방심하지 않을 것이다. 루나틱 하이 시절에 최강팀으로 불렸지만, APEX 시즌4에서 신예팀 GC 부산에 8강에서 탈락한 바 있다. 방심하는 순간 최고의 자리에서도 한 번에 내려올 수 있다는 걸 확실히 느꼈다. 이번에 서울팀으로 다시 한번 최고의 자리를 노리는 만큼 빈틈 없는 모습을 준비해올 것이다.

지금까지 서울 다이너스티는 유일하게 리그 전승을 기록했다. 개막전부터 최근 경기까지 상대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한 세트라도 앞서며 승리했던 게 서울이었다. 서울팀에는 루나틱 하이 시절에 위기론이 대두될 때 우승까지 경험해본 선수들이 있다. 어떻게 해서든 승리로 향할 줄 아는 서울팀의 힘이 다시 나올 수 있을까.


서로를 잘 아는 두 팀, 승부의 변수는?
2017 오버워치 월드컵 우승의 주역들


▲ 오른쪽부터 뉴욕 '새별비-마노', 서울 '준바-류제홍-토비'


작년 오버워치 월드컵 대표팀으로 뽑힌 선수들을 보면 흥미롭다. 서울팀의 '류제홍-토비-준바'와 뉴욕에서 현재 활동하고 있는 '새별비-마노'가 한팀으로 활동했기 때문이다. 오버워치 월드컵에서 세계 팀들이 따라올 수 없는 한국팀만의 호흡을 자랑하며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그리고 이제 한국 대표팀 간 대결을 앞두고 있다. 서로의 장점 뿐만 아니라 사소한 습관과 약점까지 함께 대회를 치르면서 파악했을 것이다. 승리를 위해서 이런 사소한 약점까지 파고들 수 밖에 없는 게 프로의 세계다. 반대로, 그 때와 확실히 달라진 모습으로 임해 새로운 양상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트레이서 중심으로 경기했던 '새별비'가 최근 위도우메이커와 같은 영웅을 다루는가 하면, 아쉬운 메르시를 선보였던 '토비'가 오버워치 리그에서 그 기량을 끌어올렸다. 이외에도 선수들만 아는 그들만의 습관과 변화된 모습이 존재할 것이다.

이제는 월드컵 대표팀 멤버가 함께 승리를 즐기진 못한다.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어떤 선수가 더욱 예리하게 빈틈을 파고들지, 최고의 승부에 있어서 의외로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찾아온다
최고의 '별'을 조준! '플레타' vs '파인'


오버워치 리그 개막 주부터 상상도 못 할 에임으로 주목을 받은 두 선수가 있다. 바로 이번 대결에서 맞붙을 서울 다이너스티의 '플레타' 김병선과 뉴욕 엑셀시어의 '파인' 김도현이다. 3주 차가 될 때까지 등장할 때마다 팀의 승리에 기여하고 있다. 엄청난 영웅 폭에 실력까지 겸비한 만능 딜러 '플레타'가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된 서울 다이너스티의 핵심 딜러 자리를 잡았다. '파인'은 엄청난 존재감으로 자신이 나온 쟁탈전에서 전승을 기록 중이다. 두 선수는 엄청난 존재감으로 이번 오버워치 리그의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두 선수가 더욱 놀라운 점은 작년까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플레타'가 속했던 플래쉬 럭스는 APEX 16강 문턱을 쉽게 넘어서지 못했다. 마지막 시즌4에서 전패로 탈락하면서 실력을 발휘할 기회마저 충분하지 않앗다. '플레타'의 넓은 영웅 폭 활용하는 플레이에 대해서는 '너무 자주 바꾼다'는 평가마저 나왔다. 당시 겐지-트레이서와 같은 핵심 딜러 몇 개만 잘하면 되는 시기가 있었기에 '플레타'는 잠재력 있는 딜러 정도였다.

하지만 오버워치 리그가 들어서면서 다양한 영웅 폭이 필요한 시기가 찾아왔다. 수많은 영웅으로 최고의 플레이 장면을 찍어내면서 수많은 딜러 중 최고의 존재감을 자랑했다. 단순히 영웅 폭이 넓다는 말을 넘어서 모두 잘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위도우메이커나 파라로 상대와 미러전에서 상대를 압도하며 실력으로 한 수 위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나가고 있다.

▲ 출처 : 오버워치 리그 공식 페이스북



'파인' 역시 마찬가지다. 초창기 위도우메이커 장인으로 이름을 날리긴 했지만, APEX에서 그 자리를 지키진 못했다. LW 레드에서 블루로 이적, 딜러와 지원가의 잦은 포지션 변동, 그리고 팀원의 빈 자리를 채워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LW 블루 시절에는 '플라워' 황연오-'새별비' 박종렬이라는 오버워치 월드컵 대표 딜러까지 있었기에 딜러로서 자리를 잡긴 쉽지 않았다.

하지만 뉴욕 엑셀시오로 오면서 자신의 장점을 가감없이 발휘할 수 있게 됐다. 특출난 에임을 극대화할 수 있는 쟁탈전, 일리오스 맵에 등장해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첫 경기부터 옵저버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 플레이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한 것이다. 한동안 다른 딜러에 가려져있던 '파인'의 진가가 드러났다.

그렇게 준비된 두 선수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한국 대표로 선발되는 쟁쟁한 선수들 사이에서도 빛나는 존재감을 보여준 팀들이다. 그리고 이제 가장 강력하다고 평가받는 상대를 꺾는 순간 그 이상의 평가가 따라올 것이다. 프리시즌에서는 '플레타'가 좋은 모습을 선보였지만, 이제 진짜 본선 무대인 만큼 이번 경기의 승자가 한 단계 높은 곳에서 빛나는 오버워치 리그의 '스타'가 될 것이다.

최고를 목표로 하는 두 팀은 이번 경기를 절대 포기할 수 없다. 혹시라도 그동안 숨긴 전력이 있다면, 이제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모든 실력을 쏟아낼 것이다. 진정한 오버워치 최고수들 간의 에임과 팀 합의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한국 시각으로 27일 오전 9시에 진행되는 서울 다이너스티와 뉴욕 엑셀시어의 경기가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