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 울브즈는 본래 한국팀 킬러로 유명했다. 국제 무대에서 LCK 대표 팀들이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던 시절에도, 유독 플래시 울브즈에게는 한 번씩 일격을 맞곤 했다. 탄탄한 피지컬과 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한 정석적인 LCK의 플레이 방식에 허를 찌르는 공격적인 변수성 플레이가 제대로 먹혔기 때문이다.

다만 거기까지였다. 함께 공격의 칼을 뽑아드는 타 지역 대표 팀 앞에서는 그 변수도 통하지 않았고, 다전제에서는 더욱 무용지물이었다. 때문에 플래시 울브즈는 꼬박꼬박 국제 무대에 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 '2018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 그룹 스테이지에서 플래시 울브즈의 기세는 심상치 않았다. 한국 표팀인 킹존 드래곤X는 물론이고 타 지역과의 싸움에서도 월등한 기량을 선보이면서 3일 차까지 전승을 기록하는 기염을 통했다. 이후 뒷심이 살짝 부족해 1위 자리는 RNG에게 내주긴 했지만, 전 세계에 플래시 울브즈가 강팀이라는 인식은 확실히 심어줬다.

이전과 달라진 점을 꼽자면, 우선 탑과 정글의 엔트리 변화다. 'MMD' 대신 '하나비'가 탑 주전 자리를 꿰찼고, RNG로 둥지를 옮긴 '카사' 대신 '무진' 김무진이 팀에 합류했다. 그리고, 두 선수 모두 그 이유를 이번 MSI에서 증명했다. 특히, '무진'은 대만 최고 정글러로 꼽히던 '카사'의 빈 자리를 완벽히, 혹은 그 이상으로 채워낸 느낌이었다.

'무진'은 공격적인 플레이로 팀의 초반 운영을 풀어가는 키 플레이어였고, 안정감으로 그 영향력을 중후반까지 이어갔다. 또한, 필요할 때는 확실하게 강타 싸움에서 이겨주면서 변수를 창출해내기도 했다. 미드 '메이플'과의 호흡도, 서포터 '소드아트'와의 호흡도 마치 오랫동안 한 팀이었던 것처럼 일품이었다.

더불어, 최근 국제 무대에서는 아쉬웠던 플래시 울브즈의 원조 에이스 '메이플'의 폼이 상당히 올라왔다. 전성기 시절 보여주던 라인전에서부터의 존재감이 이번 MSI에서 발휘됐다. 데뷔 해인 작년에는 던지기식 플레이로 혹평을 받았던 '베티'도 그간의 경험치를 바탕으로 자국 리그에서 보여주던 그 캐리력을 고스란히 뽐냈다.

이제는 다전제. 플래시 울브즈에게는 시험의 무대다. 그룹 스테이지에서 보여준 탄탄한 운영이라면 이전처럼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을 확률이 높아보이긴 하지만, 결과로써 이를 증명해야 한다. 과연, 플래시 울브즈는 그룹 스테이지에서의 포스 그대로 결승까지 안착할 수 있을까.


■2018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넉아웃 스테이지 2경기

플래시 울브즈 vs 킹존 드래곤X - 5전 3선승제 (한국 기준 19일 오후 7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