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거리 딜러 챔피언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 최근 메타 속에서도 젠지 e스포츠(이하 젠지)와 MVP는 그 메타에 대항하는 듯한 조합을 자주 꺼냈다. 양 팀의 대결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이어질까.

2018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섬머 스플릿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강남 넥슨 아레나에서 열리는 6일 차 1경기에 젠지와 MVP가 나선다. 두 팀 모두 최근 메타에서 자주 볼 수 없는 원거리 딜러 챔피언을 자주 기용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젠지는 그들의 첫 번째 경기였던 킹존 드래곤X와의 대결에서 세 번의 세트 모두 원거리 딜러 챔피언을 선택했다.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도 유명한 '룰러' 박재혁과 '코어장전' 조용인의 경험을 중시한 조합이자, 최근 봇 라인 메타에 제대로 반기를 드는 조합이었다. '룰러'는 이 대결에서 코그모와 이즈리얼로 예전 원거리 딜러 챔피언이 캐리를 담당하던 시절의 모습을 재현했다.

그 후에도 젠지의 원거리 딜러 챔피언 사랑은 이어졌다. SKT T1과의 경기에서도 '룰러'는 두 세트 모두 이즈리얼과 애쉬 등 전통 원거리 딜러 챔피언을 꺼냈고 활약을 이어갔다. 상대의 봇 라인 조합에도 라인전에서 지지 않았고, 오히려 주도권을 잡는 모습도 자주 연출했다. 팀원들의 도움과 함께 성장을 어느정도 마친 '룰러'의 원거리 딜러 챔피언들은 변함없는 캐리력을 선보였다.

이에 맞서는 MVP 역시 한 세트를 제외하면 모두 원거리 딜러 챔피언을 꺼냈다. bbq 올리버스와의 개막전 1세트에서 룰루-피들스틱 조합을 봇 라인에 배치했던 것을 제외하면 루시안과 이즈리얼을 '파일럿' 나우형 혹은 '마하' 오현식에게 쥐여줬다. 비록, 원거리 딜러 챔피언을 꺼냈을 때 성적이 1승 2패로 그리 좋지는 않지만, MVP의 원거리 딜러 챔피언 사랑이 식은 것은 아니었다.

지금의 정석 조합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젠지와 MVP 모두 이번 섬머 스플릿에서 '기존 정석' 조합을 선호했다. 이런 두 팀의 대결인 만큼 밴픽 양상 역시 그에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한 가지 변수는 있다. 젠지의 경기력이 워낙 뛰어난 만큼, 상대적 열세인 MVP에서 지난 개막전 1세트처럼 색깔 있는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있다. 마스터 이와 타릭을 배합하는 '마타' 조합이나 카서스와 누누를 함께 꺼내는 '카누' 조합으로 변수 창출을 노릴지도 모른다. 아니면, '파일럿'이나 '마하'의 챔피언 숙련도에 따라 MVP가 봇 라인 조합에서 최근 메타에 순응할 수도 있다.

반면, 젠지 입장에서는 변화를 시도하지 않을 것 같다. 워낙 젠지가 단단한 '정석'을 좋아하기도 하고, 그 정석 조합으로 섬머 스플릿 2연승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MVP가 1세트나 그 다음 세트에서 변수 가득한 조합을 꺼내더라도 한 번 정도는 정석으로 맞상대하는 것이 젠지 특유의 색깔을 잘 드러내는 전략일 것이다.

이번 메타에서 원거리 딜러 챔피언을 꺼낸다는 건 다른 팀원들이 초중반에 교두보 역할을 이전보다 훨씬 잘해야 한다는 뜻이다. 젠지는 그걸 이번 섬머 스플릿에 잘 해내고 있고, MVP는 그런 면에서는 살짝 불안했다. 양 팀의 선택은 기존 정석일까, 아니면 최근 정석일까.


2018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섬머 스플릿 1라운드 6일 차 일정

1경기 젠지 e스포츠 vs MVP - 오후 5시(강남 넥슨 아레나)
2경기 한화생명e스포츠 vs 진에어 그린윙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