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오브 워쉽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지 4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미국과 일본 트리만 존재하던 게임이 지금은 어느덧 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이탈리아 등 새로운 트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순양함 2차 트리 및 일본 구축함 2차 트리에 추가 함선 배정 등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한편으로는 오랜기간 유저들에게 화두가 되었던 항공모함의 플레이 스타일 변화 역시 개발자 일지를 통해 공개되었다.
하지만 영상이나 개발자 노트만을 통해서는 알 수 없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이에 인벤에서는 수석 프로듀서 아르튀르 플로시엔니크(Artur Plociennik)와 박물관 및 대군 관계 전문가 및 고증 파트를 담당하고 있는 세르게이 고르노스타예프(Sergey Gornostaev)를 만나 최근 개발 동향과 향후 업데이트 일정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 만나서 반갑다.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아르튀르 플로시엔니크 : 한국 유저 여러분 반갑다. 워게이밍에서 현재 월드 오브 워쉽을 총괄하는 디렉터다. 전 서버의 커뮤니티 관리부터 업데이트 관리, 유저 대상으로 한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세르게이 고르노스타예프 : 전세계에 있는 해군 박물관, 자료소, 해군 및 해양 전문 커뮤니티와 협력해 개발팀에게 전달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개발자들이 군함 디자인에 참고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정리하고 또한 고증을 바탕으로 개발되는 전투 시나리오 등 실제 역사속의 군함 제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워쉽이 출시된 이후 글로벌 이용자 수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추이가 궁금하다.
시장 규모는 계속 확대가 되고 있고, 성적도 좋아지고 있다. 정확한 수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전세계 2,800만명 이상이 플레이 하고 있다.
- 출시 후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최근들어 주목할만한 변화가 있었는가?
게임이 출시된지 3년여가 흘렀다. 우리는 서비스 제공에 중점을 두고 컨텐츠를 확장하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주목할만한 변화라면 먼저 군함의 수를 말씀드릴 수 있다. 게임이 출시되었을때 군함의 종류가 100여대에 불과했는데 현재는 250여대 이상이되었다. 국가도 처음에는 2개에서 현재 개발 중인 아르헨티나까지 총 11개로 늘어났다.
최초 개발 단계에서는 세계 대전에서 등장했던 군함들이 서로 주포를 쏘고 파괴하는 어찌보면 매우 단순한 건슈팅 게임과도 같은 매커니즘만으로 게임이 디자인 되어 있었다.
하지만 오랜 개발 과정을 거쳐 이제는 단순히 전투 위주의 게임 디자인에서 벗어나 좀 더 컨텐츠를 확장하여 게임 내에서 여러 모드를 플레이 할 수 있도록 스케일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테면 다양한 전투 모드의 추가를 들 수 있다. PVE 모드는 물론 AI의 난이도 조정을 통한 여러 단계의 협력 전투라거나 실제 역사속의 전쟁을 구현한 모드도 개발중이다.
캠페인이나 스킬과 연동한 실제 역사속에 등장했던 특별 함장의 추가나 위장이나 신호기 등 군함 커스텀과 관련한 시스템도 추가 되었다. 이처럼 전투와 플레이 스타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컨텐츠들이 패치마다 추가되는 중이다.
사업적으로는 IP 협업을 말할 수 있다. 최근 진행한 벽람항로나 하이 스쿨 플릿 등 애니메이션이나 다른 게임과의 콜라보는 반응이 상당히 좋고, 유저들의 요구도 지속적으로 있어왔기 때문에 중점을 두고 업데이트 중이다.
최근에는 미국 순양함 2차 테크트리가 추가되었으며, 계속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존 자원과는 다른 석탄 등이 새롭게 추가되기도 했다. 이외 앞으로 여러가지 이벤트나 추가적인 보상으로 유저들에게 더 많은 경험을 제공하려고 한다.
- 최근 업데이트로 미국 순양함이 추가됐다. 현재 일본 구축함 2차 트리가 개발 중이라고 했는데, 향후 업데이트 순서를 알 수 있을까?
현재는 미국 순양함에 대한 작업이 먼저 진행 되고 있다. 그 다음은 이탈리아 트리를 계획 중에 있고 개발 중이다. 이탈리아의 경우 순양함이 먼저 등장할 것이다.
- 하나의 군함을 만들 때 어떤 과정을 거치는가?
하나의 군함을 만들 때 2개월에서 6개월정도 소요된다. 많이 걸리는 경우 2년까지 걸리기도 한다. 특히 사전 조사를 할 때 많은 시간이 들어간다. 이외에 군함 크기에 따라서도 개발되는 시간의 차이가 발생한다.
절차에 대해 말씀드리면 먼저 1년 6개월 정도에 걸쳐 사전 조사를 시행한다. 설계도를 참고할 때도 있으며, 실제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면 박물관에 방문해서 실제 측정을 하거나 사진을 찍는다. 전문가와 컨설팅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사전 조사가 끝나면 최대한 고증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3D 모델링에 들어가게 된다. 많은 시간과 인적 리소스가 들어가는 작업이다.
- 앞으로 추가될 군함들은 어떻게 선정하고 있는가?
크게 세 가지를 말씀드릴 수 있다. 첫 번째는 기존 군함들과의 밸런스다. 두 번째는 새로 추가될 군함의 특성이나 주 기능이 무엇인지,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 우리에게 적합한 군함인지 체크한다.
세 번째로 자료 수집의 현황에 따른다. 자료 수집이 오래 걸릴 경우 게임에 추가되는 순서가 뒤로 밀려난다. 디지털화 되어있는 자료도 많지만, 자료 찾기가 굉장히 어려운 군함도 있다보니 이 때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 디지털화 되어있지 않은 군함을 구현할 때의 재밌는 사례가 있는가?
일본 군함이나 독일 고티어 군함들이 특히 자료 찾기가 어려웠다. 설계도가 유실되거나 전쟁 중에 실제 군함이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군함들은 엔지니어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 등 2차 자료를 많이 참고했다. 이외에 소련 군함들의 공식 정보도 찾기 어려웠다.
- 오랜 시간 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항공모함이 개편 중에 있다. 개편이 언제쯤 완료되는 지 알 수 있을까? 또한 일본과 미국 외의 항공모함 트리의 출시 여부가 궁금하다.
프로토타입을 개발해서 만족할만한 수준이 되면 플레이어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정확한 시일은 알기 어렵지만 가급적 올해 내에 공개할 수 있기를 바라는 중이다.
개편 의도는 현재 게임 플레이를 보면 항공모함은 전형적인 RTS 장르에 가깝다. 이러다보니 서로 다른 군함을 플레이할 때 오는 허들이 있어서 적응하기 어렵고 배우기도 어렵다. 이런 RTS적인 요소들을 빼고 더 캐쥬얼하게, 아케이드적인 느낌이 나도록 변경하는 것이 취지다.
지금처럼 단순히 전체 화면을 보면서 컨트롤하는 것이 아닌 각 전투기마다 개별적인 조종을 할 수 있다거나, 다른 함선들이 보는 화면을 공유하거나 속도감이 느낄 수 있게 바꿔보기도 하는 등 보다 게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방향을 주문하고 있다.
또한 항공모함의 경우 타 군함과 달리 개인의 실력에 따라 게임의 승패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다른 군함과 비슷한 수준으로 영향력을 줄이려고 하고 있다. 이러한 개편이 완벽히 될때까지 다른 국가의 프리미엄 항모 출시나 정규 항공모함 트리는 추가하지 않을 예정이다.
- 게임 내에 구현된 군함이 고증을 무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이유가 무엇인가?
고증에 일부 벗어난 내용이 물론 있다. 소련 구축함의 속도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그 이유는 두 가지로 말할 수 있다.
첫번째는 당연하게도 밸런스의 문제다. 함종간의 상성이나 전투가 양팀에 미치는 영향 등 게임성을 위해 다양한 부분을 고려한다.
다른 하나는 시대의 차이다. 1차 세계 대전부터 2차 세계대전까지 각 군함들에 긴 시대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한 고려도 하고 있다. 고증도 중요하지만 게임내 밸런스를 유지하며 유저들에게 플레이에 대한 만족감을 주는 것 역시 우리의 임무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게임 내 등장 함선이 실제 고증에 일부 벗어난 경우가 있지만 최대한 고증에 맞추려 하고 있다.
- 독일 항공모함인 그라프 체펠린이 판매 중지되고 리밸런싱된 적이 있다. 이때 워게이밍이 얻은 교훈이 있다면? 또한 언제쯤 다시 상점에 등장할지 알 수 있을까?
그라프체펠린의 경우 우리가 출시하기를 바랬던 날짜가 있었다. 하지만 작업이 늦어지면서 출시일을 맞추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밸런스에 대해 충분한 테스트가 진행되지 않았다. 그 결과 유저들의 반응이 매우 나빴으며 상점에서 제외되기에 이르렀다. 재출시에 대해서는 리밸런싱이 완벽히 진행될 때까지 재판매할 생각이 없다. 또한, 앞서 말했듯 항공모함의 전체적인 리밸런싱이 진행되기 전에는 재출시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물론 이를 통해 얻은 경험이 있다. 기본 업데이트 주기가 3주에서 4주인데, 당초 군함 테스트는 이 사이클에 맞춰서 진행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6주에서 8주 정도로 테스트를 거치고 출시하는 것으로 변경이 됐다.
- 앞으로 등장할 프리미엄 군함이 있다면?
가장 빠르게 만나볼 수 있는 배는 미국 6티어 구축함 Monaghan(모나한)이 될 것 같다. 마찬가지로 현재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함선으로 영국 7티어 구축함 Cossack(코사크)와 아르헨티나 7티어 순양함 Nueve de Julio, 소련 10티어 순양함 스탈린그라드가 있다. 특히 스탈린그라드의 경우 클랜전 보상으로 지급 예정이다.
- 월드 오브 워쉽도 벌써 3주년인데 월드 오브 탱크와 마찬가지로 1.0 업데이트에 대한 계획이 있는가?
물론 언젠가 1.0 업데이트를 진행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로써는 구체적인 것은 없다. 월드 오브 탱크 1.0의 경우 그래픽 엔진이 변경되었는데, 월드 오브 워쉽에서는 아직 이렇다할 계획이 없다.
- 소모품에 대해 질문하고 싶다. 레이더가 추가되면서 게임의 메타가 크게 바뀌었다. 이처럼 메타에 변화를 줄만한 소모품이 추가될 계획이 있는가? 실제 1, 2차 대전에서는 어뢰보다 기뢰나 폭뢰 같은 무장이 많이 쓰이기도 했는데, 해당 무장들의 추가 계획은 없는가?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소모품은 물론 추가될 예정이다. 말씀해주신 기뢰의 경우 실제 역사속에서도 쓰인 무기라 오랜시간 테스트를 진행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게임에 추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가장 큰 이유는 게임 디자인 관점의 문제다. 우리는 어뢰나 일반 사격 등 유저가 어떤 액션을 취했을 때 피격이 되었는지, 도탄이 되었는지, 관통이 되었는지와 같은 즉각적인 피드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뢰의 경우 움직이지 않는 어뢰라 생각이 되고, 유저가 게임을 하면서 즉각적인 반응과 재미를 얻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위와 같은 피드백이 있어서 추가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레이더나 소나의 경우도 현재 클랜전이나 랭크전에서 쓰이는 추세를 보면서 밸런스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있다. 실제 점차 레이더쉽을 활용할 줄 아는 유저가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소모품의 추가에 있어서는 굉장히 신중하게 접근하려 하기 때문에 당분간 새로운 소모품이나 무장 추가는 힘들것이다.
- 올해 업데이트 중 플레이어들이 가장 기대할만한 것이 있다면?
가장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항공모함의 리밸런싱이다. 지금 개발하고 있는 프로토타입이 꼭 좋은 결과를 내서 올해 내에 선보일 수 있길 바란다. 확실하게 기존과는 전혀 다른 플레이를 제공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으며, 새로운 변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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