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게임을 선보이는 게임쇼에서는 가끔 예상할 수 없었던 게임들을 만날 기회가 찾아오곤 합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개발사, 또는 퍼블리셔의 부스에서 생각보다 괜찮은 게임들이 처음으로 선보이기도 하고요. 지금 설명할 '렘넌트(Remnant: From The Ashes)'도 이와 같은 게임입니다.

게임스컴 2018 퍼펙트월드 부스에서 시연을 진행한 렘넌트는 갑작스레 등장하여, 유럽 게이머들의 눈을 사로잡은 게임이었습니다. 쟁쟁한 경쟁작들이 즐비한 부스에서도 자신만의 특색을 확실히 보여줬습니다. 전 다크사이더스 시리즈의 개발진이 모인 건파이어 게임즈(Gunfire Games)는 부스에 직접 자리해서 시연자들에게 게임을 직접 설명하고 알리는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고요.


시연은 헌터와 레인저 중 하나의 직업을 선택해서 게임을 진행합니다. 두 직업은 성별은 물론 사용할 수 있는 무기의 종류, 특수 능력의 종류가 달랐습니다. 시연에서 선택한 헌터의 경우에는 공격력을 강화하고 잠시 대미지를 무효화할 수 있는 어빌리티를 가지고 있는 직업입니다. 현재는 시연 버전이었기 때문에 두 개의 클래스만이 준비되어 있었으나, 이후 개발과정에서 더 다양한 능력을 갖춘 캐릭터가 추가될 것으로 보입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폐허가 된 터널에서 출구를 찾으라는 미션이 부여됩니다. 이와 함께 기본적은 전투 조작을 하나씩 배워 나가게 됩니다. 게임은 크게 마우스를 이용한 근접 공격, 총을 이용한 슈팅 플레이로 이루어집니다. 근접 공격은 대미지가 총보다 높고, 연속해서 공격할 수 있지만, 속도가 조금 느린 편입니다.

총은 다시 권총과 장총으로 구분되는데, 당연히 권총은 대미지가 낮고 연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장총은 대미지가 조금 높지만 연사력이 부족하고 장전에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시연에서는 미리 설정된 무기와 총기만을 사용할 수 있었기에, 추후 취향에 맞는 무기로 바꿀 가능성이 있습니다.


세 무기가 서로 장단이 존재하기 때문에 접근하는 적을 상황에 맞는 무기로 상대하는 것이 게임의 주요한 요소가 됩니다. 총을 발사했을 때 횡이동으로 총을 회피하는 적이 있는가 하면, 근거리에서는 소리를 질러 플레이어를 그로기 상태로 만들고 다른 곳으로 순간 이동하는 적 등 다양한 패턴의 적이 플레이어를 괴롭힙니다.

심지어 장탄수도 생각보다 많은 편이 아닙니다. 총을 쏘다 보면 장전하는 순간이 빠르게 돌아오고,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적은 플레이어에게 접근해서 공격을 퍼붓습니다. 피격 모션이 조금 긴 편이기 때문에 몇 명의 적이 몰려들면 사망하기는 일쑤죠. 게임은 생각보다 긴장감이 있고, 신중한 판단을 요구합니다.

그렇기에 공격을 회피하는 구르기 모션을 제때 사용할 필요성이 생깁니다. 적의 공격 모션을 파악하고, 안전한 위치를 상정한 상태에서 굴러야만 합니다. 물론, 항상 구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달리기와 구르기에 스테미너를 사용하므로 이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도 초보자와 숙련자의 차이를 가릅니다.


긴 총기의 장전 모션, 스테미나 제한이 있는 구르기는 개발사가 의도한 불편한 제한입니다. 그렇기에 보스전과 같이 강한 적을 상대할 때는 온 신경을 집중하게 됩니다. 보스의 패턴을 보고, 바닥에 있는 기름에 불이 붙지는 않았는지 살피고, 안전한 위치를 미리 파악하는 전략적인 일면이 요구됩니다.

근처에 있는 오브젝트를 활용하는 플레이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브레스를 벽 뒤에 숨어서 피한다든가, 회피할 자리가 마땅치 않다면 차 뒤에 숨어서 안전하게 막는다거나 하는 플레이가 이어집니다. 한 번 공격을 막아낸 오브젝트는 파괴되므로, 항상 다른 오브젝트의 위치를 파악하며 싸워야만 했습니다.

덕분에 게임의 난이도는 생각보다 높은 편입니다. 시연 버전이라면 쉽게 만들기 마련인데, 개발사는 시연 버전에서 몇 번의 죽음을 하는 것을 의도했습니다. 나름대로 하드코어한 난이도의 게임이며, 이를 극복하는 성취감을 시연에서도 전달하기 위함입니다.


폐허가 된 문명사회를 표현하는 그래픽도 꽤 수준급입니다. 이리저리 파괴된 건축물, 깨지고 뒤집힌 아스팔트의 표현은 시연에서도 감탄할 만한 수준이었습니다. 현대의 건축물 사이사이마다 악마들의 촉수와 같은 오브젝트가 자리하고 있어 기괴함을 더합니다.

적어도 환경 표현이나, 광원 표현에서는 게임의 분위기와 무엇이 어울리고, 어떤 분위기로 만들어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짚은 느낌입니다. 회색 바탕에 붉거나 노란 색으로 포인트를 준 적의 디자인도 확 눈에 들어옵니다.


모션 측면에서는 아직 가다듬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기는 합니다. 살짝 답답한 느낌이 있거든요. 하지만 적어도 기본적인 틀은 전부 갖춘 상태입니다. 장전하다가 구르기를 시전하면, 구르기 직전에 총에 집어넣은 탄환 수만큼만 장전되는 등 세밀함도 갖췄습니다.

우연찮게 만날 수 있었던 '렘넌트'는 이대로만 개발을 이어간다면 독특한 분위기와 비주얼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게임은 현재 꾸준히 개발 중이며, PS4와 Xbox One, 스팀을 통해 내년 출시될 예정입니다.


8월 21일 개최되는 게임스컴(GAMESCOM) 최신 소식은 독일 현지에 나가 있는 정필권, 김강욱, 석준규 기자가 생생한 기사로 전해드립니다. ▶ 인벤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