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시범 종목으로 도입된 e스포츠의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경기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아시안게임 LoL은 국제 스포츠 대회에 첫 도입된 e스포츠 경기로 시작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특히, 한국과 중국의 대결로 진행된 A조 예선 3경기가 지상파 방송 KBS 2TV를 통해 송출되며 전 국민의 이목을 끌었다. 해당 경기에서 한국 대표들은 중국을 상대로 줄곧 우위를 보였고, 실수 없는 운영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승리를 선물했다. 하지만, 훌륭한 결과에 반해 그 배경엔 큰 아쉬움이 남았다.

이번 한국과 중국의 대결은 최초로 국내 지상파 방송에서 송출된 e스포츠 경기였다. 그러나 화면을 통해 송출된 경기장과 경기 부스의 모습은 더없이 안타까웠다. 선수 간 간격은 손이 부딪힐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웠고, 방음 시설도 조악해 보였다. 긴 역사를 자랑하는 아시안게임의 한 종목이라는 권위에 걸맞지 않은 초라한 시설이었다.


더욱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내외부적 문제로 인해 경기를 잠시 중단시키는 퍼즈 현상이 잦게 일어났다. 잇따른 퍼즈에 경기의 흐름이 툭툭 끊겼고, 시청자들은 언제 다시 시작할 지 모르는 경기를 마냥 기다려야만 했다. 심지어 세 번째 퍼즈는 30분이 넘게 이어졌는데, 이에 KBS 2TV는 기존에 예정된 프로그램으로 인해 송출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e스포츠 특성상 자그마한 부분에도 선수들은 제 경기력을 발휘할수 없다. 더군다나 아시안게임처럼 큰 무대에서 이런 장기간 경기 중단 사태가 나온 것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게다가 총 세 스테이지로 진행되는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방송 환경으로 인해 경기 송출에 한계가 있던 점도 팬들의 불만족 요인 중 하나였다.

한편,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베테랑들의 진행은 환하게 빛났다. KBS에서 해설을 담당한 이현우와 고인규는 높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복잡한 경기를 최대한 쉽게 풀어 설명했고, 성승헌 캐스터는 맛깔 나는 진행으로 재미를 더했다. SBS의 중계를 맡은 박상현 캐스터와 김동준, 강승현 해설 역시 오랜 경력의 노련함으로 긴 퍼즈 시간에도 불구하고 오디오를 끊임없이 채우며 아시안게임 LoL의 원활한 진행을 도왔다.

아시안게임 LoL은 아직 이틀 간의 일정이 남아 있다. 결승전 경기는 SBS와 KBS 2TV를 통해 또다시 지상파에서 생중계될 예정이다. 이번 아시안게임 주최측은 지금이라도 바삐 움직여야 한다. 국내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e스포츠 팬들이 지켜보는 경기인만큼, 다시는 그 어떤 문제도 발생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마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