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아침, 저녁으로 서늘해졌다. 지루하게 길었던 더위가 갔다. 여름이 끝이 났다. LCK 섬머도 내일(8일)이면 막을 내린다.

어느 팀에게는 무더웠던 여름이, 드넓은 가을 하늘처럼 펼쳐질 드라마의 시작이었다. 섬머 승격팀이자, 결승 진출팀인 그리핀의 이야기다. 이번 섬머는 아직까지 '그리핀'이라는 이름 하나로 수식된다. 결승이 결과에 따라 KT가 그 위에 이름을 올릴 수 있겠지만, 그렇다 해도 그리핀이 빠질 수는 없다.

고작 승격팀이었다. 챌린저스와 LCK를 오락가락했던 팀도 아니다. 이번 섬머 스플릿은 그들에게 LCK 데뷔 무대였다. 물론 시작 전부터 기대는 받았다. 하지만 분명히 우려가 더 컸다. 아무리 챌린저스에서 날고 기어봤자 LCK 무대는 다르다고. 수많은 챌린저스 왕들이 LCK에서는 비참해졌다고. 그들을 향해 다수가 보낸 목소리였다.

하지만 다수는 틀렸고, 그리핀은 달랐다. 개막과 동시에 6연승을 거두며 1위를 달렸다. 초반 대진운이 좋았다는 평도 있었다. 아예 틀린 말은 아니었다. 강팀을 만난 그리핀은 고전을 면치 못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즌이 끝난 지금 그리핀은 어디에 있나. 정점을 노리는 최후의 전쟁터에 있다. 그들은 '진짜'였다.

대미의 장식이 될 이번 결승 상대도 짜놓은 각본처럼 완벽하다. KT는 그리핀이 정규 시즌에 한 번도 꺾어보지 못한 유일한 팀이다. 그리핀에게 LCK 첫 패배를 안겨준 팀이기도 했다. 그런 KT를 넘고 우승을 따낸다면 이보다 더 극적인 시나리오는 없다. 성장 만화의 주인공이 될 기회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리핀의 우승은 LCK 최초의 역사로 장식된다. LCK에서 로열로더의 길을 걸은 팀은 한 팀도 없었다. 최고의 팀 SKT T1도 로열로더는 아니었다. 로열로더는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이름표다. 그리핀에게 더 큰 열망이 되어 줄 거다.


■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섬머 스플릿 결승전 일정

결승전 kt 롤스터 vs 그리핀(오후 5시, 인천삼산월드체육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