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지의 맹주들이 격돌하는 별들의 전쟁이 시작된다. 본격적인 본선 무대에 앞서 진행되는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는 EDG와 G2 e스포츠, C9 등 본선 진출이 당연시 여겨지는 주요 리그 강팀부터 그 아성에 도전장을 내미는, 아직은 우리에게 익숙치 않은 숨은 지역 리그의 맹주들이 대결을 펼친다.

이 기사에서 자세히 들여다볼 B조에는 동남아시아의 어센션 게이밍과 터키의 슈퍼매시브, 유럽의 G2 e스포츠가 속해있다. 어센션 게이밍을 제외하고는 매우 친숙한 팀이다. 슈퍼매시브는 한국인 용병 '갱맘' 이창석과 '눈꽃' 노회종이 활약하고 있어 그렇고, G2 e스포츠는 국제 무대에 자주 얼굴을 비춰왔기 때문이다. 어센션 게이밍에 대한 설명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동남아시아를 주름잡고 있는 유일 강자다.

세 팀 중 상위 두 팀은 상위 리그인 플레이인 녹아웃 스테이지에 진출해 본선 티켓을 놓고 다투게 된다. 객관적인 전력상 G2 e스포츠와 슈퍼매시브의 우세가 점쳐지긴 하지만, 매해 롤드컵에는 파란을 일으킨 언더독이 언제나 존재했다. 어센션 게이밍이 그 주인공이 될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더 큰 무대로 향하기 위해 양보없는 경쟁을 펼칠 세 팀의 면면을 좀 더 살펴보자.


동남아시아(SEA) - 어센션 게이밍
'인트레소'의 공백 메워야할 때


국내 팬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어센션 게이밍은 창단 이후 동남아시아에서 줄곧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태국 팀이다. 첫 시즌인 2017년부터 자국 리그인 태국 리그에서는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고, 상위 리그인 '가레나 프리미어 리그(GPL, 현 SEA 투어)'에서도 줄곧 상위권에 머물렀다. 동남아시아를 장악하던 베트남이 2018 시즌부터 독립 리그로 떨어져 나간 뒤에는 명실상부한 동남아시아 최강팀으로 군림하고 있다.

어센션 게이밍이 처음으로 국제 무대에 이름을 올린 건 지난 5월 열린 '2018 LoL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 플레이인 스테이지였다. 갬빗 e스포츠, 레인보우7, 카오스 라틴 게이머즈와 한 조였는데, 2승 4패로 카오스 라틴 게이머즈와 공동 꼴찌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갬빗 e스포츠의 전승을 끊는 저력을 보여주긴 했지만, 그뿐이었다. 간단히 평하자면, 팀의 장점인 날선 공격성이 미숙한 운영으로 인해 빛을 발하지 못했다.

이번 롤드컵에서도 전망은 크게 밝지 못하다. 팀의 에이스로 꼽히던 정글러 '인트레소'가 서브로 빠지면서 팀의 전반적인 경기력이 약해졌다. 새 정글러 '델페인'은 한 달여 만에 팀을 나갔고, 원거리딜러로 활동하던 '로이드'가 주전 정글러로 나섰지만, 여전히 팀의 전력은 전보다 못하다는 평가다. 이번 롤드컵 로스터에도 '인트레소'는 없다. 때문에 어센션 게이밍은 로스터 변경의 이유를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단단한 준비를 통해 지난 MSI 때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어가야 한다.


▲ 2018 SEA 투어 섬머 결승 1세트 하이라이트(출처 : LOL Laos Channel 유튜브)


터키(TCL) - 슈퍼매시브
'갱맘'-'눈꽃'의 생애 첫 롤드컵


'갱맘' 이창석과 '스노우플라워' 노회종의 오랜 숙원이 이루어졌다. 2017년 말,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터키행을 택한 '갱맘'과 '눈꽃'은 롤드컵에 꼭 가겠다는 각오를 내비쳤고, '2018 터키 챔피언스 리그(이하 TCL)' 섬머에서 로얄 밴디츠를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그 말을 지켰다. 둘 모두에게도, 슈퍼매시브에게도 처음으로 밟는 롤드컵 무대다.

2016년 1월, 베식타스의 시드를 계승해 창단한 슈퍼매시브는 자국 리그 내에서 꾸준히 호성적을 내고 있는 강팀이다. MSI도 단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유독 롤드컵과는 인연이 없었다. 단 한 장의 롤드컵 시드권이 달린 섬머 때마다 늘 아쉽게 2위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2016년에는 다크 패시지에게, 2017년에는 페네르바체 e스포츠에게 기회를 내줬다. 그리고 올해 드디어 섬머 우승과 함게 롤드컵 티켓을 따내며 그간의 갈증을 해소하게 됐다.

이제는 지난 MSI에서의 아쉬움을 달랠 차례다. 슈퍼매시브의 역대 MSI 성적을 살펴보면, 먼저 첫 출전인 2016 MSI에서는 와일드카드팀 최초로 1승을 따내는 기록을 세우긴 했지만, 거기에 그치면서 최하위인 6위에 머물렀다. 플레이인 스테이지가 도입된 2017년과 2018년에도 상위 리그에서 패하며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다. 어쩌면 MSI보다 더 힘들 롤드컵이지만, TCL 섬머 포스트시즌을 기점으로 '갱맘'의 폼이 절정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 지금이 꿈에 그리던 본선 무대으로 갈 수 있는 적기일지도 모른다.


▲ 2018 TCL 섬머 결승 하이라이트(출처 : LoLespor 유튜브)


유럽(EU LCS) - G2 e스포츠
본선 진출, 그 이상을 노려라


2016 스프링 시즌부터 유럽 1부 리그에 합류한 G2 e스포츠는 곧바로 EU LCS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신흥 강자의 탄생을 알렸고, 이후 4회 연속 우승이라는 성과를 올리며 유럽의 최강팀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그 명성과 달리 국제 무대에서는 이상하리만큼 부진을 거듭하며 유럽의 위상을 떨어트렸다는 오명도 함께 얻었다. 2017 MSI에서 결승에 올라간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대회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더군다나 미드 라이너인 '퍽즈'를 제외하고 로스터를 모두 교체한 올 시즌에는 자국 리그에서조차 주춤하기 시작했다. 스프링에서는 유럽의 왕좌마저 프나틱에게 내주면서 우승 행진이 깨졌다. 섬머 정규 시즌에는 4위까지 떨어졌고, 포스트시즌에서는 무려 첫 경기에서 패하고 말았다. 여전히 리그 상위권이긴 하지만, 전에 비하면 매우 아쉬운 성적이다. 이후 선발전을 뚫고 극적으로 롤드컵에 합류하긴 했으나, 유럽 팬들의 기대는 크지 않다.

경기력 저하의 가장 큰 원인은 미드를 제외한 모든 라인이 번갈아가며 슬럼프를 겪었다는 것이다. 시즌 초반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정글러 '얀코스'가 어느 정도 경기력을 되찾자 원거리딜러 '야난'이 비원딜 메타 종료와 함께 가라앉았다. 꾸준하던 탑의 '원더'마저 서머 포스트시즌에 갑자기 무너졌다. 더불어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던 운영의 미숙함 역시 전혀 나아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스프링 결승 프나틱전에서는 말도 안 되는 '기바오(기적의 바론 오더)'로 자멸하기도 했다.

기적적으로 가져온 롤드컵 세번째 시드는 G2 e스포츠에게 올 시즌의 부진을 씻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코치진과 팀원 모두 머리를 맞대고 운영 단계의 문제를 극복하고, 장기인 한타력을 십분 살리는 전략을 짜내야 한다. 물론 객관적인 경기력만 놓고 보면 G2 e스포츠의 롤드컵 본선 진출은 따놓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유럽의 맹주로 불리던 G2 e스포츠다.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번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단순한 본선 티켓 그 이상의 성과를 올려야 할 것이다.


▲ 2018 EU LCS 롤드컵 선발전 결승 하이라이트(출처 : Kaza LoL LCS Highlights 유튜브)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쉽 플레이-인 스테이지 B조 일정

10월 2일
2경기 G2 e스포츠 vs 슈퍼매시브 (1경기 종료 후)
4경기 어센션 게이밍 vs 슈퍼매시브
6경기 어센션 게이밍 vs G2 e스포츠

10월 4일
1경기 슈퍼매시브 vs G2 e스포츠 (오후 5시)
3경기 슈퍼매시브 vs 어센션 게이밍
5경기 G2 e스포츠 vs 어센션 게이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