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랭크 게임의 챔피언 통계를 보면, 패치로 메타가 변해도 높은 승률을 꾸준히 유지하는 챔피언이 몇몇 존재한다. 그리고 그중에는 밴픽률이 그렇게 높지 않아, 큰 주목을 받지 않는 챔피언도 있다.

'말자하'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패치로 인해 주변 환경이 크게 변해도 랭크 게임에서는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말자하는 3월 5일, fow.kr 기준으로 볼 때 승률 52.67%로 전체 챔피언 승률 2위에 랭크 되어있다. 픽률은 5.7%로, 완전한 주류 챔피언이라고 보긴 어렵겠지만 제법 많은 유저들이 활용하고 있다. 게다가, 밴율이 3%대로 매우 낮아, 견제도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

밴을 거의 당하지 않고, 그렇게 많은 유저들이 선택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승률을 유지하는 챔피언이 말자하다. 그야말로 랭크 게임에 최적화된 챔피언이라고 할 수 있다.

▲ 높은 승률과 적당한 픽률, 그리고 낮은 밴율. 꿀챔프의 조건을 갖췄다


스킬 구조를 살펴보면 랭크 게임에서의 선전의 이유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말자하는 밸런스가 잘 잡힌 챔피언이다. 패시브가 받는 대미지를 줄이고, CC기를 막아줘 라인전 단계부터 유용하게 쓰인다. 라인 푸시 능력은 LoL 최상위권이다. E스킬과 공허충으로 매우 안전하고 빠르게 라인을 밀 수 있다. 라인 푸시 주도권이 있다는 것은 미드라이너에게 아주 큰 무기다. 유리하면 밀어두고 로밍으로 이득을 챙기면 되고, 불리하면 라인만 쭉쭉 밀어 적 미드라이너의 발을 묶으면 된다. 광역 침묵 스킬인 Q스킬도 한타에서 쏠쏠한 재미를 볼 수 있는 스킬이다.

궁극기인 '황천의 손아귀'는 최고의 갱킹 호응용 스킬이다. 사거리도 제법 길고 타겟팅 스킬이기에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적중된 적은 큰 대미지를 입고, 정말 오랜시간 행동이 봉쇄되니 갱킹 호응으로도 최고며, 한타 상황에서도 아주 유용하게 사용된다. 여기에, 제압 효과를 무력화시키기 위해서는 수은 장식띠의 착용이 어느정도 강제되기에 초중반 적의 화력을 낮추는 것도 가능하다.

▲ 타겟팅 스킬로 간편하게 최상급 CC기를 넣을 수 있다


이렇듯 스킬 구조 자체가 안정적이기에 유리한 상황에서도, 불리한 상황에서도 1인분을 해낼 수 있다. 설사 완전히 망했다고 해도 점멸+궁극기 콤보로 적 캐리를 끊어내거나 제압하는 등, 최소한의 역할은 할 수 있을 정도다. 이러한 점은 랭크 게임에서 큰 장점으로 작용됨은 물론, 프로 리그에서도 통용되는 이야기다. 실제, 삼성 갤럭시(현 젠지 e스포츠)의 미드라이너 '크라운' 이민호는 2017 롤드컵 결승에서 3연속 말자하를 꺼내 들어 세계 정상에 서기도 했다.

말자하가 가진 또하나의 장점, 챔피언 운영이 크게 어렵지 않다는 점에 있다. 말자하는 Q를 제외한 대부분 스킬이 타겟팅이다. 최근 등장하는 챔피언들의 대부분은 논타게팅으로 나오고 리메이크되는 챔피언들도 타겟팅 스킬을 잃어가는 추세인데, 말자하는 플레이 리워크에도 불구하고 타겟팅 스킬들을 지켜냈다. 비교적 맞히기 쉽기에 갱킹각과 딜 견적을 내기에도 좋다. 여기에, 최근엔 많은 스킬들이 특정 조건에 따라 다른 성능을 내지만, 말자하에겐 그런 요소가 적어 상대적으로 운영이 수월하다.

▲ 말자하는 2017년 롤드컵을 삼성에게 선물한 챔피언이기도 하다 (출처: 매드무비[Game Highlight])


그렇다고 해서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스킬 구조가 단순한 만큼, 어느정도의 수준까지 오르긴 쉽지만 그 이상으로 가긴 쉽지 않다. 실제, 말자하는 골드 이하의 랭크에서는 압도적인 성적을 올리고 있지만 상위 티어로 올라갈수록 승률은 하락한다. 플레이가 단순하니 대응법도 확실하여, 비교적 게임 이해도가 높은 구간에서는 다소 힘이 빠진다고 볼 수 있다. 말자하가 폭딜 챔프도, 포킹 챔프도 아니기에, 대책을 잘 세운다면 플레이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영향력이 떨어지는 것 역시 단점 중 하나다. 견제용 스킬이 빈약하고, 스킬 사용을 위해 근접해야 하는 특성상 리스크가 발생될 수밖에 없다. 비교적 '팔이 짧은 챔피언'이기에, 사거리가 긴 챔피언이 카운터 픽이 되기도 한다. 또한, '수은 장식띠'를 강제하는 것은 장점이지만, 주요 딜러들이 해당 아이템을 다 갖추면 힘이 빠지는 것 역시 사실이다. 실제, 플레이 타임이 길어질수록 말자하의 승률은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 게임이 길어질수록 말자하의 승률은 하락한다. (통계 출처: OP.GG)


분명 장단점이 있는 챔피언이지만, 적어도 랭크 게임에서는 단점보단 장점이 더 많은 챔피언이다. 랭크 게임은 프로 경기만큼 조직적으로 움직이지 않기에 말자하의 확정 CC가 위협적으로 작용한다. 비록 후반에는 힘이 떨어지는 축에 속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아진다는 거지 그 승률도 결코 낮진 않다. 게다가 랭크 게임은 초반 상황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하기에 말자하가 가진 가치가 더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말자하는 랭크 게임의 최상급 카드 중 한장이다. 앞서 언급했듯 말자하는 익히는 데 그렇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 다. 따라서 포지션 랭크에서 미드 라인이 익숙하지 않는 유저에게 더할나위 없이 좋은 챔피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안정적인 스킬 구조상 패치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오랫동안 쓸 수 있고, 밴율도 낮아 상시 오픈된 픽이라는 것도 큰 장점이다.

미드 라인에서 쓸만한 마땅한 픽이 없다면, 말자하를 플레이해보는 건 어떨까? 오랜 시간 동안 승률 상위권을 유지 중인 검증된 픽인만큼, 성능만큼은 확실히 보장된 챔피언이다.

▲ 미드에서 쓸만한 픽이 마땅치 않다면 말자하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