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와 소나기의 이중주 속에서도 방학을 맞이하여 수많은 게임이 선을 보이는 요즘, 특별히 과거형 콘셉트들로 무장한 게임인 한빛온의 미소스를 접할 기회가 생겼다. 주말의 나른함과 숨 막히는 고온 속에서, 주춤거리는 마이컴의 뚜껑을 활짝 열어놓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접속한 미소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제부터 그 클로즈 베타의 느낌을 전해보고자 한다.




[미소스 게임 로고 - 클로즈 베타에 당첨된 적이 단 한 번도 없던 내게도 이런 기회가!]




게이머라면 누구나 마음속에 깊이 간직한 게임이 있기 마련이다. 특히나 자신을 게임의 수렁(?)으로 몰아넣은 게임이라면 그 애착은 더더욱 강할 것이리라. 혹시 자신이 고전 게임들을 조금 안다고 자신하는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미소스를 처음 접했을 때 반드시 떠올리게 되는 게임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다름 아닌 '디아블로'이다.




[메인화면의 옵션 창 - 세부적이고 다양한 옵션들을 지정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 던젼 플레이나 캐릭터의 움직임, 또는 몇몇 구조물들이 부서지거나 문이 열리는 장면을 보게 된다면, 디아블로보다도 더 미소스와 비슷한 게임을 기억해 낼 수 있다.




[미소스의 첫 던젼 - 흔히 비운의 명작이라 불리는 녹스와 비슷하다!]




어쨌든, 이런 고전 명작들과의 비교나 분석은 차후 오픈 베타가 시작된 후라도 늦지 않을 테니 이는 뒤로 미루도록 하자.


미소스에는 총 4개의 종족이 등장하며, 각각의 종족은 외모와 함께 약간의 특징들을 가진다.




[미소스의 종족들 - 그렘린, 세디르, 인간, 사이클롭스... 라지만...]




어떤 게이머들은 종족의 선택마저도 최강자의 자리에 서기 위해서는 중요하다고 주장하지만, 나에게 그 선택의 이유는 매우 간단하고 명료하다. 그것은 바로 외모이다. 그렇다고 누군가 나를 외모 지상주의자라고 속단하지는 않기를 바란다. 단지 게임상에서 나의 분신이 되는 아바타의 설정과 맞는가를 따질 뿐이다.




[처음 캐릭터를 생성하면 이동하는 마을 - 설정이 농부였던건가...?]




캐릭터 선택 시에 약간 아쉬웠던 점은 플레이가 가능한 클래스가 현재는 3개뿐이라는 사실이었다. 각각 힘 위주의 검사 스타일, 민첩 위주의 원거리 스타일, 그리고 지혜 위주의 마법사 스타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그리고 매우 친숙하게 아는 것처럼, 이와 같은 클래스는 세분화된 세 가지 특성으로 다시 나누어진다.




[스킬과 특성 트리 - 미소스에서는 스탯도 플레이어 스스로 정해서 올려야 한다.]




기존의 스킬 및 특성 트리 방식과 약간 다른 점이라면, 다음 단계의 스킬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선행 스킬을 찍어야 함은 물론이고, '스킬 계층'이라는 부분에도 스킬 포인트를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킬 계층은 단순히 다음 단계의 스킬들을 활성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계열별 스탯을 퍼센트 단위로 상승시켜준다. 각각의 특성에 알맞은 유저간의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스킬 계층 - 전략적 스킬 포인트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




어쨌든 캐릭터가 보존되는 정식 서비스도 아닌데, 일단은 마음 가는 대로 스킬이며 스탯이며 내 맘대로 캐릭을 만들어서 즐겨 보았다. 총기류와 기계 소환수를 다루는 기계전문가를 선택했는데, 어영부영하다 보니 라이플맨이 되고 말았다. 실제 게임 화면은 고정시점으로 보이지만, 별도의 조작키로 화면을 돌리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게임 시작부터 나를 붙잡는 퀘스트 - 왜날~뷁!]




게임의 전체적인 흐름은 월드맵상의 엔피시들로부터 퀘스트를 받고, 이를 클리어하기 위해서 필드상의 몹들이나 던젼을 쓸어버리는 식의 플레이가 주가 된다.




[나름 득템? 익숙한 색깔별 템 구분 - 몰이 사냥의 쾌감은 득템으로 배가 된다.]




이는 확실히 명확하고 단순하며, 몹들을 경쾌하게 몰아서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유저를 쉽게 몰입하게 하는 면이 있다. 하지만, 필드의 몹들이 상당히 멍청한 인공지능을 보여주는데다가, 던젼플레이 역시 과거 명작들의 모습에서 크게 발전하였다는 인상은 주지 못했다.




[필드의 몹들 - 몹이라 쓰고 밥이라 읽는다.]




특히 단순한 반복 사냥으로 얻을 수 있는 경험치는 매우 적었는데, 이런 퀘스트 위주의 레벨업 시스템과 무차별 몰이 사냥의 접목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발전하게 될는지 상당히 기대되는 부분이기도 했다.




[던젼 플레이 - 몰이 사냥은 고전에서도 인증된 쾌감발전기!]




간혹 다중접속 게임에서 사냥이나 던전에는 별 관심이 없고, 스스로 장인이 되어 게임상의 물품들을 만들거나 거래하는 것에서 더 큰 재미를 얻는 유저들을 볼 수 있다. 미소스는 이런 유저들의 관심을 끌만한 독특한 제작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




[제작 스킬 창 - 제작자의 길을 걷고 싶은가? 그것은 매우 멀고도 험한 길이라네.]




렙업시 받는 제작 기술 포인트를 마치 스킬을 찍듯이 제작기술 트리에 투자해야 함은 물론이며, 스킬 계층과 똑같은 제작기술 계층에도 투자해야 한다. 더군다나 제작품의 품질을 직접 설정함으로써, 파손의 위험을 감수하고 더 좋은 제작품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이런 다분히 복잡하고 아기자기한 제작 시스템이 미소스만의 특징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액션 위주의 비슷한 게임 중에서 독특하게 이러한 부분을 시도했다는 것은 신선하다. 비록 클로즈 베타라는 한계 때문에 많은 재료를 구할 수 없었다는 점은 조금 아쉬웠지만 말이다.


아직 1차 클로즈 베타 기간이었고, 나 자신도 성에 찰 만큼 긴 플레이를 하지는 못했기에 전체적인 게임성의 속단은 무리이다. 그러나 과거 디아블로의 추억을 간직한 게이머라면, 틀림없이 쉽게 몰입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플레이하는 내내, 조금만 더 시간을 주기를 원할 정도였다.



하지만, 간간히 생기는 그래픽 깨짐 현상이나, 게시판에 가끔 보이던 서버 불안정 문제 등은 최적화 면에서 아직 개선사항이 존재함을 말해주는 부분이라고 보인다.



또 하나, 글의 서두에서 언급했던 녹스가, 어째서 '비운의 명작'이라는 안타까운 칭호와 함께 디아블로에 묻혀 사라져갔는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게임이기도 했다. 단순히 장점들만을 모아놓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정확하게 콕 집어서, 미소스가 경쟁해야 할 게임들이 기대작이라는 꼬리표를 붙인 채 줄줄이 오픈을 기다리고 있으며, 그 정점에는 디아블로 3가 대기 중이라는 말이다. 이 사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단점들을 개선하며 장점들을 잘 살려서 훌륭한 경쟁상대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인벤 객원 필진 - 지크헌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