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e스포츠가 일으킨 이변에 LCK 2020 스프링 시즌 남은 경기 일정들이 혼돈에 빠졌다. 지난 일요일, 독수리 부대 한화생명이 젠지 e스포츠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서 LCK 강팀으로 분류되는 젠지 e스포츠, 드래곤X, T1의 승패가 13승 4패로 동률이 되어 버렸다. 이 세 팀은 모두 남은 경기결과에 따라 정규 시즌 1위로 결승에 직행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결승 직행 확률이 가장 낮은 팀은 T1이다. 세트 득실 차이로 인해, 남은 한 경기를 2:0으로 완승하더라도 자력으로 결승 직행은 불가능하다. T1이 결승에 직행하기 위해서는 젠지 e스포츠가 남은 경기에 무조건 패배해야하고, 드래곤X가 2:0 승리를 거둬서도 안된다.

T1은 남은 경기의 대진운이 가장 좋은 팀이기도 하다. 젠지 e스포츠가 상대해야 하는 KT 롤스터는 리그 최하위에서 4위까지 초고속으로 치고 올라온 무서운 돌풍같은 팀이다. 드래곤X가 상대해야 하는 APK 역시 연비왕 ‘하이브리드’ 이우진을 잡아야만 이길 수 있는 2라운드 승률 5할의 강팀이 되어버렸다. T1이 상대하는 아프리카 프릭스의 무게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건 분명해 보인다.

T1에게 결승 직행 티켓은 정규 리그 우승을 위해 필요한 보험같은 존재다. 지난 KT 롤스터전에서 T1은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세트 스코어 2:0 패배였을 뿐만 아니라 팀의 중심이던 선수들이 눈에 띄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해결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본인들의 스타일을 되찾는 것이고, 결승을 직행할 경우 그 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다. 결승에 직행했을 때, 결승 상대의 전략을 미리 볼 수 있다는 것도 매우 큰 이점이기도 하다.

T1이 결승 직행 티켓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국대 탑 라이너 ‘기인’ 김기인의 최근 경기력이 불안정하나 지표상으로 여전히 훌륭하고, 다른 선수들 역시 각각의 경기에서 두각을 보였었다. 게다가 아프리카 프릭스는 1라운드에 T1을 상대로 2:1 승리를 거뒀다. 아프리카 프릭스의 고점이 T1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기 충분하다는 증거인 셈.

T1이 한화생명이 일으킨 바람을 타고 순항할 수 있을까? LCK 세 강팀들이 향하는 발걸음들 속에 T1의 행보 역시 주목받고 있다.


2020 우리은행 LCK 스프링 스플릿 39일 차 일정

1경기 젠지 e스포츠 VS KT 롤스터 - 15일 오후 3시
2경기 아프리카 프릭스 VS T1
3경기 샌드박스 VS 담원 게이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