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략성이 가미된 슈팅 게임이라고?





1990년대, '아케이드 게임 센터'보다는 오락실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던 그 시절, 오락실을 양분하는 게임 장르가 있었으니 하나는 피와 땀이 흐르는 대전 액션 게임이오 또 다른 하나는 비행 슈팅 게임이었다. 특히 슈팅 게임의 경우 아무 생각없이 혼자 즐기다 보면 꼭 옆자리에 앉아 닭살을 돋게 만드는 염장 커플들의 '자기야 폭탄 먹어' 공격으로 인해 손발이 오그라들거나 적을 향해 자폭하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그런 고로, 한 동안 오락실 슈팅 게임기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던 수줍은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게임이라는 문화 장르의 초창기부터 존재했던 비행 슈팅 게임은 처음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으며 앞으로도 있을, 게임계의 원시적인 장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특히 '적의 탄환을 피하며 나의 탄환을 적에게 맞춘다'는 기본적인 게임 룰은 하루가 다르게 복잡해지고 어려워지는 게임들과 비교해본다면 언뜻 가벼워보이기까지 한다.


이 가벼움에 대한 선입관이야말로 지금까지 출시되었던 온라인 비행슈팅 게임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던 이유가 아닌가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논문 수준의 공략이 넘쳐나는 요즘의 복잡한 게임과 비교하면서 비행 슈팅 게임은 아이들이 방과 후에 또는 애인끼리 PC방에서 시간 때우는 용도의 게임으로 치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였을까? '가볍게 즐길 수 있다'라는 일반적인 비행 슈팅 게임과 달리 '다이나믹한 공중 전투와 전략적인 지상전투'라는 에어매치의 선전 문구는 염장 커플의 '자기야 폭탄먹어' 발언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에도 불구하고 인스톨 파일을 다운로드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호기심을 자극하였다.




■ 에어매치의 게임 방식


에어매치는 횡스크롤 비행 액션 게임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아케이드형 횡스크롤 게임과 달리 양쪽 맵 끝에 각각의 진영 거점이 자리잡고 있다. 맵의 중단, 즉 하늘에는 지상 유닛 생산 및 업그레이드, 그리고 소환수의 고유 비행 유닛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자원 요소인 크리스탈이 위치해 있으며 게임을 시작하면 모든 크리스탈은 중립 진영을 유지하고 있다.


일반적인 전략시뮬레이션 게임과 마찬가지로 지상 유닛 및 고유 비행 유닛의 생산에는 유닛 개체의 제한이 있다. 따라서 마구잡이 식의 유닛 러쉬가 아닌 상황에 맞는 유닛 생산과 이용이 필요하고 적절한 업그레이드가 선행되어야만 적의 거점으로 빠르게 공격해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게임의 승패는 두 가지로 판가름 나게 된다. 먼저 크리스탈 점령, 요새 건설, 렐릭 건설, 적 소환수 처치 등 적 유닛 파괴 및 아군 건물 생산에 의한 포인트 합산에 의해 전쟁 시간 종료 시점에서 양 진영의 포인트를 비교하여 높은 포인트를 기록한 진영이 승리하게 되는 것이 첫 번째 승패 요건이다.


두 번째는 포인트와 상관 없이 상대의 거점으로 지상 유닛을 진격시켜 적의 거점을 파괴하는 진영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첫 번째 승리 요건이 비교적 전형적인 비행 액션 게임의 방식이라면 에어매치가 전면에 내세운 전략적 요소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두 번째, 지상 유닛을 이용한 상대 거점의 파괴부분이다.


지상에는 전초기지의 공격기능을 가능하도록 하는 발전소의 역할을 하는 렐릭과 상대 지상 유닛을 공격하는 요새가 있어 지상 유닛의 빠른 접근을 저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 소환수를 이용하여 적의 지상 유닛을 파괴하는 전략이 필요하기도 하고 적의 접근을 저지할 수 있는 렐릭과 요새를 수리하거나 건설하는 등의 플레이도 필요하다.


즉, 일반적인 횡스크롤 비행 슈팅 게임이 '적을 처치해 나가다 보스가 나오면 물리치는 방식'이었다면 에어매치는 '자원을 이용하여 상대 진영과 힘겨루기를 진행'하는, PvP적인 요소를 갖춘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 크리스탈을 차지하여 자원을 획득


에어매치의 전략적 요소는 크게 공중 유닛(소환수)를 이용한 공격과 지상 유닛을 이용한 적 기지 파괴로 나뉜다. 소환수를 이용한 공중 공격은 기존의 횡 스크롤 비행 슈팅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크리스탈을 차지하여 자원을 획득한다는 부분은 기존의 비행 슈팅 게임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전략적 요소를 지원한다.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커맨드 앤 컨커 등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볼 수 있었던 '자원 관리'개념은 에어매치의 크리스탈 시스템으로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플레이어는 소환수를 이용해 크리스탈을 점령한 후 모인 자원을 소모하여 지상유닛을 생산하거나 업그레이드 시켜 적의 기지를 파괴하고 소환수의 고유 비행 유닛(일명 새끼)를 생산하여 소환수 자체의 공격력을 상승 시키는 등의 전략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 소환수를 이용한 다이나믹한 공격




소환수는 플레이어가 직접 컨트롤 하는 전형적인 비행 슈팅 게임의 '비행 유닛' 역할을 한다. 각각의 소환수마다 사용하는 공격 스킬의 종류와 공격 방식이 다르고 이동 속도, 체력, 공격력 등 유저의 기호에 맞춰 소환수를 선택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특히, 다른 비행 슈팅 게임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치료 스킬을 지닌 소환수, 스턴 공격이 가능한 소환수, 지상 공격에 특화된 소환수, 거점 방어형 소환수 등 전략적으로 활용이 가능한 다양한 소환수들이 있으므로 현재 자신이 속해있는 팀의 전황에 맞춰 다양하게 소환수를 운용할 수 있는 전략의 묘미가 있다.




■ 지상 유닛으로 적의 거점을 전략적으로 공격



[ 포인트는 밀리지만 지상유닛 이용으로 적의 거점을 공격하여 승리할 수 있다]



소환수를 이용한 공중전과 더불어 에어매치의 전략적 요소를 듬뿍 담고 있는 지상 유닛의 운용은 단번에 게임의 승패를 뒤집을 수 있는 공격유닛이라기 보다 꾸준히, 그리고 상대방의 헛점을 공략할 수 있도록 만든다. CBT가 하루 하루 진행될 수록 소환수를 이용한 일반적인 비행 슈팅 게임의 플레이를 즐기던 유저들이 지상 유닛을 이용한 상대 거점 공격의 묘미를 알게 되면서 에어매치의 전략적 요소는 플레이어들의 게임 운용 방법에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한두명의 플레이어가 소환수를 이용하여 크리스탈 점령 및 적 소환수 유닛을 괴롭히는 동안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지상 유닛 생산과 업그레이드를 통하여 적의 거점을 공격하는 한편 직접 소환수를 이용, 상대 지상 유닛을 공격함으로 인해 지상 유닛끼리의 힘겨루기에 훈수를 두는 플레이 방식이 선을 보이면서 지상 유닛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게다가 지상 유닛을 소환수에 태워 수송시키는 시스템은 마치 스타크래프트의 '유닛 드랍'을 연상시킨다. 이러한 지상 유닛의 수송은 적의 지상 유닛을 양쪽 방향에서 협공하여 일시에 아군의 전황을 유리하게 만드는 방법 중 하나이다. 공중전에만 집중하고 있는 유저들이 자신의 거점이 공격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을 때 상대 진영이 느끼는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마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에서의 '숨겨진 섬 자원 확보에 이은 역공'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 마우스와 키보드를 동시에 이용하여 컨트롤





화살표 키로 소환수를 컨트롤하는 것은 다른 비행 슈팅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단축키를 사용해가면서까지 빠르고 정확하게 유닛 생산 키를 눌러야 하는 전략 시뮬레이션의 복잡한 컨트롤을 에어매치에서는 마우스와 키보드를 동시에 사용하는 방법으로 쉽게 해결했다.


즉, 화살표 키로 소환수의 움직임을 컨트롤하고 마우스의 좌 우 클릭을 이용하여 3가지 종류의 소환수 공격을 명령할 수 있다. 1~3까지의 숫자 키로 지상 유닛 생산을, F1~F6키로 지상 유닛의 업그레이드를 지시할 수 있으며 C키는 공격 타워의 생성, 마우스 휠 스크롤로 유닛의 수송을 명령할 수 있다.


자칫 복잡해 보이기는 하나 실제로 게임을 진행하면서 단축키의 사용과 유닛 명령에 있어 손이 꼬이는(?) 등의 현상이 없었던 것을 보면 에어매치의 컨트롤 방식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작지만 깊은 반응을 이끌어 낸 에어매치 CBT, 하지만...


지금까지 서비스되었던 온라인 비행 슈팅 게임들은 아쉽게도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 에이스 온라인, 나나이모, 카드던전 크레파스 등의 게임들이 유저들의 귀에 익숙치 않은 것을 본다면 온라인 비행 슈팅 게임이 고전한 흔적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MMORPG 일색이었던 국내 개발 게임 장르가 다양화하면서 그 다양화의 물결은 '성공하기 힘들었던' 비행 슈팅 게임에도 파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히어로즈 인 더 스카이, 그리고 에어매치 등 신작 비행 슈팅게임이 속속 등장한 것을 보면 단순히 비행 슈팅 게임을 실패한 장르라 단정하지 않고 새로운 요소를 가미하여 그 실패를 극복하려는 시도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에어매치가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전략성이 가미된 비행 슈팅 게임'이라는 장점은 기존의 비행 슈팅 게임들이 안고 있었던 가벼움을 어느 정도는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되기도 한다. 본능에 의해 탄환을 피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끊임 없는 지상 유닛의 생산 및 업그레이드와 자원 운용의 묘미를 일깨워 주는 에어매치는 비행 슈팅 게임이 지닌 가벼움을 해소할 수 있는 커다란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CBT 게임임을 감안하더라도 에어매치가 극복해야 할 문제점이 몇가지 존재한다.


먼저 90년대 게임을 연상케 하는 철 지난 그래픽과 불편한 UI가 그 첫 번째 문제점이다. 특히 CBT가 진행된 지금 전면적인 그래픽의 개편이 힘들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가장 먼저 유저들의 눈을 사로잡아야 할 게임 그래픽은 오히려 유저들로부터 '이거 옛날 게임 아냐?'라는 반응을 얻게 되지 않을까 한다.





또한 지상 유닛의 생산 및 업그레이드와 자원 확보라는, 어찌보면 지나치게 단순한 전략적 요소는 다양한 전략을 이끌어 내기에는 부족하지 않을까? 전황을 잘 파악하고 있는 숙달된 유저들의 전략을 게임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유저들이 자유자재로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본다면 전략적 요소의 다양성이 추가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유저와 유저의 대결이 주가 되는 에어매치의 특성상 신규 소환수와 기존 소환수의 밸런스 문제, 그리고 다양한 맵의 추가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자칫 지겨운 땅따먹기식 전투가 진행될 수 있다는 것 또한 에어매치가 선결해야 할 문제 중 하나이다.


지난 9월 24일부터 3일간 진행되었던 에어매치의 1차 CBT는 불모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온라인 비행 슈팅 게임 장르에서 '전략적 요소'를 가미한 신선한 게임 방식을 추구하였다. 에어매치 공식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게임을 재미있게 즐긴 유저들의 반응을 생각한다면 에어매치는 그 불모지에서 충분히 꽃을 피워낼만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듯 하다.


무엇보다도 비행 슈팅 게임을 평소에 그리 즐기지 않았던 기자 또한 3일의 테스트 기간동안 오후 5시만 되면 저절로 에어매치 아이콘을 마우스 클릭했으니 말이다.



[ 유저들의 활발한 버그 리포팅으로 인해 에어매치의 다음 테스트의 완성도를 기대해도 좋을듯]




[ 유저들과 GM이 함께 어울려 게임을 즐기기도 하였다. Yarz님의 제작 동영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