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9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캡콤 코리아의 신작 라인업 발표회가 개최되었다. 캡콤의 신작 발표회는 해외에서는 종종 개최되었으나 한국에서 대규모로 개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행사장에는 업체 관계자 외에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벤트로 참가한 일반 게이머들도 참석하여, 단순한 보도용 행사가 아니라 본격적인 시장 진출의 의지를 보여주는 행사라는 느낌을 받았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 행사장 내부의 곳곳에는 바이오하자드 다크사이드 크로니클즈(이하 바하DC)와 데드라이징2, 스트리트파이터4의 로고를 볼 수 있었고, 그것으로 발표회에서 등장할 게임드을 일부 추측할 수 있었다. 5시 반이 되자 캡콤의 대표작을 모은 짧은 영상이 흘러나왔고, 이어서 캡콤 코리아의 강진구 대표이사의 인사로 행사가 시작되었다.



강진구 대표이사는 '현재 캡콤이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모바일 콘텐츠 사업을 진행하면서 여러 업체들과 제휴중이며 머지 않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외국에서는 한국 콘솔 시장을 불법 복제로 인해 시장성이 낮다고 보고 있지만,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고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앞으로도 한국 콘솔 시장을 확대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한 오늘의 라인업 발표는 캡콤이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인사를 남겼다.




[ 캡콤 코리아의 강진구 대표이사 ]


이어서 무대에 올라온 사람은 캡콤의 이나후네 케이지 개발총괄본부장이었다. '안녕하세요'라는 간단한 한국어 인사로 시작한 개회사에서는 '동경게임쇼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행사를 진행하게 되어, 그 열기를 지속시키기 위해 한국에 맞춰서 좋은 게임들을 많이 가져왔다. 한국 시장은 일본이나 북미에 비해 작은 시장이지만 캡콤은 한국 시장을 새로운 도전이라 생각하며, 온라인 게임 뿐 아니라 콘솔 게임 시장도 성장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을 마치며 신작 타이틀 소개가 시작되었다.




[ 일본 캡콤의 이나후네 케이지 개발총괄본부장 ]


가장 먼저 소개된 게임은 Wii로 발매될 예정인 바이오하자드 다크사이드 크로니클즈(바하DC). 바하DC 개발을 맡고 있는 카와타 마사치카 프로듀서가 직접 무대 위로 올라와서 게임의 소개와 실제 플레이를 보여준 후 게임에 대한 질문과 답변 시간이 진행되었다.





게임 플레이는 새로 추가된 남미 스테이지의 초반 부분으로, 남미편에서는 바이오하자드2의 주인공이었던 레온시나리오는 3가지 중인데 남미편의 레온 S 케네디와 그의 파트너로 잭 크라우저가 등장하며, 둘 중 한 명을 주인공으로 선택할 수 있다. 난이도는 쉬움을 선택했으며 쉬운 난이도에는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자동조준이 되는 기능이 들어가 있고, 자동조준을 이용할 경우 점수가 올라가지 않는다고 한다. 마을 내 대부분의 사물들을 총격으로 파괴하여 아이템을 얻을 수 있으며, 아군에게 총을 쏠 수는 없다.



= 바하DC의 스토리와 캐릭터 설정 및 주요 개발 방향은 무엇인가?

바하DC의 배경은 전작인 바이오하자드2와 코드 베로니카를 채택하고, 추가로 남미 스테이지를 넣어 3개로 구성하였다. 기존 시리즈는 대부분 어두운 곳에서의 공포를 표현한 반면, 남미 스테이지는 바이오하자드5와 같이 밝은 곳에서도 공포를 줄 수 있게 하는 것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 바하DC 개발을 맡은 카와타 마사치카 프로듀서 ]


= 전작과의 차이점과 이번작의 특징은 무엇인가?

전작 엄브렐러 크로니클의 난이도가 너무 높다는 평가가 있었기 때문에, 난이도를 낮추고 많은 재미를 줄 수 있도록 개발하였다. 또한 바하DC의 그래픽은 Wii로 발매된 게임들 중 최고의 그래픽 수준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부한다.



= 발매 일정과 한글화 여부를 알고 싶다.

현재 게임 조정중이라 정확하게 날짜는 잡혀 있지 않지만, 올해 안에는 발매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한 한국 시장에 맞춰 한글화도 진행될 예정이다. 바하 DC는 건슈팅 호러 게임 장르이기 때문에 현장감을 주기 위해 개발중이니 많은 기대를 해 주셨으면 좋겠다.



바하 DC에 이은 타이틀은 로스트 플래닛 2. 1편에서는 연예인 이병헌이 주인공 캐릭터 모델로 기용되어 화제를 모았던 액션 게임이다. 바하DC와는 달리 제작을 맡은 타케우치 준 프로듀서는 일이 생겨서 참석하지 못한 대신, 영상으로 인사와 게임 소개를 진행했다.





로스트 플래닛2는 분량이 작다는 평가를 받았던 1편의 문제점을 개선하여 내용이 방대해졌으며, 6개의 에피소드에서 각각의 주인공들이 다른 내용과 시점에서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또한 멀티플레이 기능을 강화하여 모든 캠페인을 4인 협력 플레이로 수행할 수 있고, 각 캐릭터는 파츠 교환 방식의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며 파츠들은 다운로드나 도전과제 수행을 통해 입수할 수 있다. 또한 로스트 플래닛의 세계는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며, 게임 내 자막이 한글화되어 PS3과 Xbox360용으로 2010년 발매될 것이라고 한다.



세 번째로 공개되는 타이틀은 다크 보이드(Dark Void)로, PS3과 Xbox360용으로 개발중인 TPS 게임이다. 1940년대 버뮤다 삼각지대에 불시착한 주인공이 제트팩을 얻어서 하늘을 날 수 있게 되고, 고대의 비밀을 간직한 외계인들의 음모를 분쇄하기 위해 싸운다는 내용이다.



언리얼 엔진을 이용하여 제작중인 다크 보이드는 지상과 공중을 오가며 비행하는 게임으로, 과거 영화 및 코믹으로 등장했던 로켓티어를 연상시키는 액션을 보여줄 것이라고 한다. 2010년 내 발매될 예정이며, 한글화 여부와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영상만의 소개로 끝난 다크 보이드 다음에는 이나후네 케이지 개발총괄이 다시 무대위로 올라와서 데드 라이징 2에 대한 소개를 시작했다. 좀비 파라다이스 액션이라는 장르의 게임인 데드라이징은 좀비로 가득한 도시를 탈출하는 것이 목적으로, 전작 1편은 한국에서 폭력성 문제로 발매 3년만에 겨우 심의에 통과하여 올해 4월에 Xbox360용으로 발매되었다.



2편은 PS3과 Xbox360 양 기종으로 개발중이며 게임 제작사는 북미의 개발사지만 이나후네 케이지 자신이 직접 개발을 지휘하고 있다고 한다. 2편에서는 많은 호평을 받았던 블랙 코미디성을 강화하였고, 지난 동경게임쇼에서 호평을 받았다.


= 게임이 좀비를 쓰러뜨리는 것이라 잔인하고 폭력적인 부분이 많은데, 한국에서 발매될 수 있을까?

전작이 심의 문제로 발매가 늦어져서 많이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꼭 제 날짜에 맞춰서 한국에서 발매하고 싶다. 2편은 볼륨이 전작보다 월등히 큰 관계로 올해 내 발매는 힘들고, 내년에 정확한 일정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다.





= 전작에서는 좀비를 쓰러뜨리는 방법의 다양한 액션과 주인공의 변화로 주목을 받았는데 2에서는 전작과 어떤 차이점이 있나?

1편에서는 무기의 사용 및 좀비 토벌 액션에서 여러 가지를 시험적으로 도입한 부분이 있었다. 2편에서는 볼륨이 늘어났기 때문에 1편을 훨씬 뛰어넘는 액션과 다양한 무기 및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다.



= 2편의 배경은 카지노가 있는 라스베가스가 연상된다. 구체적으로 어디이며 좀비는 얼마나 나오는가?

2편의 무대는 포춘 시티로, 라스베가스와 같이 네바다주에 있는 도시로 설정되어 있다. 전작보다 훨씬 큰 도시로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수 있으며, 다른 맵으로 멀티플레이도 할 수 있다. 전작에서는 기술 문제로 한 화면에서 표시할 수 있는 좀비의 숫자는 몇백 마리 정도였으나, 이번에는 한 화면에 최대 7천 마리의 좀비가 등장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많은 좀비들을 어떤 무기로 쓰러뜨릴 것인지 고민을 해야 할 정도가 될 것이다.





= 한글화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앞서 소개된 게임들이 한글화가 진행된다고 발표되었으니 이 게임도 질 수 없지 않겠나. 역시 한글화를 해서 여러분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언제나 한국에 올 때마다 한국 시장의 잠재된 파워를 느꼈고 일본으로 돌아갈 때는 한국 시장을 위해 한글화를 최대한 많이 해야 하겠다는 다짐을 한다. 앞으로도 더욱 많은 게임을 한글화하여 선보일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



데드 라이징2 소개 이후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의 주역들이 무대에 오르는 코스프레 행사가 진행되었고, 행사 마지막에 이번 발표회의 최고 기대작인 스트리트 파이터의 신작 영상이 공개되었다.





정식 명칭은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슈퍼 스파4).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의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오노 요시노리 프로듀서가 무대에 올라와서 한글로 인사 및 간단한 게임 소개를 진행했다. 이번 신작은 전체적인 격투 시스템을 재검토하고 신캐릭터를 추가했으며, 온라인 기능 강화 및 대전 액션에 약한 사람들을 위한 기능 추가 및 도중 난입 기능 개선 등 전작을 대폭 강화한 것이다. 발매일은 2010년 봄에 PS3과 Xbox360용으로 선보일 예정이며, 아케이드판과 PC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 슈퍼 스파4 개발을 담당하는 오노 요시노리 프로듀서 ]


새롭게 공개된 캐릭터는 T.호크와 디제이(Deejay)로, 과거 스트리트 파이터2의 후속작에서 추가되었던 캐릭터 4명 중 2명이다. T.호크는 인디언 캐릭터로 장기에프 이상의 거대한 체격을 지녔기 때문에 게임 상에서 구현하기 어려웠으나 신작의 전투 시스템 변경에 힘입어 구현에 성공했다는 것. 또한 디제이 역시 마라카스 파이터라고 불리며 발기술을 대폭 강화해서 과거의 디제이보다 많은 부분이 강화되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공개된 것은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에서 최초로 출연하는 한국인 캐릭터인 주리(Juri). 한국의 스트리트 파이터 플레이어들의 뛰어난 실력과 많은 요청에 따라 새롭게 제작된 캐릭터로, 태권도를 사용하는 여성이며 어떤 조직에 속해 있다는 설정이다. 반다이남코의 철권이나 소울캘리버 시리즈에서 꾸준히 한국인 캐릭터가 등장한 것을 보고 캡콤에서도 거기에 뒤지지 않는 강력한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는 것.





주리 공개 이후 세계 최초로 주리의 실제 플레이가 행사장에서 시연되었다. 상대방을 내려다보는 듯한 악녀의 매력이 넘치는 대사였으며, 손을 이용한 공격은 거의 없고 대부분 발로만 공격한다. 공격 속도는 매우 빠르고 단타 위주가 아닌 연타 위주의 공격을 주로 사용하는데, 기본 자세나 공격 포즈등은 KOF 시리즈에 등장했던 김갑환+전훈+이진주를 섞어 놓은 듯해서 구 SNK 개발팀의 영향 또는 협조를 받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슈퍼 스파2 소개 이후 마지막으로 캡콤 관계자들과 질문 답변 시간이 진행되었다.


= 슈퍼 스파4의 PC판이나 아케이드판의 발매 계획은 없는가? 만약 아케이드판이 발매된다면 철권과 같은 카드 시스템이 도입되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전작 캐릭터들 중에 로렌토도 추가해 달라.

이번에 발매되는 슈퍼 스파4는 가정용 콘솔용으로만 제작된 것으로, PC판과 아케이드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번에 스파4가 PC판으로 나온 것처럼 많은 분들의 요청이 많다면 고려해 보겠다. 신 캐릭터 역시 마찬가지이다. 캡콤의 콘텐츠 개발은 유저들의 요청과 인기에 따라 추가되는 것이니 많은 의견 제안을 부탁드린다.





= 캡콤에서 한국 시장을 어떻게 보며, 이번 행사를 개최한 목적은 무엇인가? 또한 신 캐릭터를 여성으로 만든 이유는?

한국에서는 콘솔보다 PC 온라인 시장이 발달되어 있다. 그렇지만 캡콤은 PC게임과 좋은 라이벌로 경쟁하면서 발전해 나갈 것이며, 한국 뿐 아니라 세계 시장으로도 확대해 나갈 것이다. 슈퍼 스파4에서 여성 캐릭터가 나온 이유는 오노 요시노리 프로듀서가 연예인 손예진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병헌처럼 손예진도 모델로 기용하고 싶었는데 캡콤코리아에 돈이 없는 탓에 못한 것이 아쉽다. 그리고 남성 태권도 캐릭터는 다른 회사 게임에도 있는데다가(KOF,철권 등) 개인적으로 태권도는 부드러운 무술이라고 생각되어 여성을 선택한 것이다.




= 몬스터 헌터 트라이의 한국 정식 발매 계획 및 몬헌 차기작 예정을 알고 싶다.

처음에 몬헌 트라이는 일본 시장용으로 제작했지만 세계 시장으로 수출하게 되면서 여러 가지를 생각중이다. 일단 북미쪽 발매는 발표했으나 한국이나 유럽 시장은 고민중이라서 아직 발표하기는 어렵다. 또한 몬스터 헌터의 속편은 물론 생각중이지만 어떤 식으로 제작하고 발매할 것인지는 아직 발표할 단계가 아니라서 추후 결정되는 대로 공개하겠다. 한글화 여부 역시 유저들의 의견이 좌우할 것이다.





= 슈퍼 스파4의 신 캐릭터 주리는 한글로 말하게 되는가?

원래는 손예진을 기용해서 한글 음성을 넣을려고 했는데, 실패하는 바람에 결국 일본어 음성이 들어가게 되어서 죄송하다. 게임 내의 춘리 역시 중국인이지만 일본어나 영어로 말하고 있는 상황이니 양해를 바란다.


= 마지막으로 행사 참석자들과 많은 팬들에게 한마디

현재 한국 캐릭터 주리의 개발은 꾸준히 진행중이며 앞으로도 새롭게 정보가 나오는 대로 바로바로 공개하겠다. 또한 캡콤은 세계 시장을 향해서 게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전 세계 어디에서도 잘 팔리는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 자체가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한글화를 시작으로 세계 각 언어에 대응하는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노력을 기울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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