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직행이 걸린 한 판 승부다.

30일 온라인으로 2020 우리은행 LCK 섬머 스플릿 플레이오프 2라운드가 진행된다. 아프리카 프릭스를 3:0으로 완파하며 강팀임을 입증한 젠지와 정규 시즌 2위 DRX의 대결이 예정된 가운데, 승자는 결승 결과에 상관없이 롤드컵 진출을 확정 짓게 된다.

지난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젠지의 경기력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아프리카 프릭스의 움직임을 모조리 꿰고 있는 듯한 3연속 인베이드 킬을 시작으로 봇 라인에선 쉴 틈 없이 사고가 터졌다. '룰러' 박재혁은 극한의 카이팅으로 원딜의 로망을 실현했고, '라이프' 김정민도 적극적인 플레이로 팀의 완승을 견인했다.

물론 상체의 단단함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비디디' 곽보성은 T1전에서 맹활약했던 '플라이' 송용준을 완전히 찍어누르며 제대로 이름값을 했다. 지난 스프링 스플릿 플레이오프에서 다소 흥분한 모습을 보였던 '클리드' 김태민도 침착함과 영리함을 있는 그대로 뽐냈고, 바위 같은 '라스칼' 김광희는 어김없이 뚫리지 않았다.


DRX는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서 T1에게 패배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1세트에선 별다른 체급 차를 보이지 못하다가 중간 한타에서 무너졌고, 3세트는 그야말로 완패였다. 2세트에선 전 라인의 활약으로 승리를 따내며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켰지만 정규 시즌 2위 팀다운 포스는 찾아볼 수 없었다.

DRX는 주요 승리 패턴이 확실하다. '케리아' 류민석이 잦은 로밍으로 상체 쪽 플레이 메이킹을 시도하고, 그동안 데프트' 김혁규는 아무 일 없다는 듯 라인전을 넘긴다. 문제는 상체의 기복이다. '쵸비' 정지훈이 미드를 압도하면 큰 문제 없이 우위를 점하지만, 반반일 경우 '도란-표식'의 경기력이 문제가 된다. 고점은 확실히 높은 선수들이나 그만큼 저점도 낮기 때문에 두 선수가 삐끗하는 순간 DRX가 무너질 확률이 높다.

또한 최근 젠지의 경기력에 비추어보았을 때 '케리아'도 봇 라인을 비우기 쉽지 않겠다. 젠지는 그 어떤 팀보다 봇으로부터 시작하는 스노우볼을 잘 굴리는 팀으로, 만약 한 번의 사고로 균형이 무너진다면 게임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터질 것이기 때문이다. 대신 라인전에 더욱 집중해 아프리카 프릭스의 패배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편, 이번 섬머 스플릿 정규 시즌에서 두 팀의 상대 전적은 DRX가 2승 0패(세트 4승 2패)로 일방적으로 앞서고 있다. 하지만, 각 팀의 마지막 경기만 놓고 보면 정규 시즌과 달리 젠지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연 김대호 감독의 마법이 DRX를 롤드컵 무대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2020 LCK 섬머 스플릿 플레이오프 2라운드 일정

젠지 vs DRX - 30일(일) 오후 5시, 5판 3선승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