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가 최근 구글플레이와 함께하는 '창구' 프로그램 TOP3에 플레이하드를 선정했다. 창구는 창업 도약기에 있는 창업 7년 이내의 국내 앱⋅게임 개발사의 콘텐츠 고도화와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플레이하드는 창구 TOP3 안에 든 유일한 게임사다. 플레이하드는 2016년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 TOP3에 들기도 했다. 플레이하드는 창고에서 라면을 먹으며 개발할 때 인디게임사로서 인정받았고, 이제는 소규모 게임사로서 시장에서의 성장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지금까지 플레이하드는 '레드브로즈: 붉은두건용병단', '공장 주식회사', '히어로 팩토리'를 선보였다. 각각 수백만에서 수천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신중혁 플레이하드 대표는 회사 성장에 대해 "이제 겨우 자리를 잡고 내실을 다질 수 있게 됐다"며 "2021년 더 큰 성장을 노리겠다"고 전했다.



▲ 신중혁 플레이하드 대표

지스타 2019 때 인터뷰(링크) 이후로 어떻게 지냈나.

= 스마일게이트 창업지원 프로그램 '오렌지팜' 졸업 이후 총 3번의 이사를 했다. 2018년 초 원룸에서 시작한 이후 이사를 여러 번 했는데, 이제 합정의 조그만 스튜디오에 자리를 잡았다.

'레드브로즈' 런칭 이후 우리는 '무엇을 만들어야'하는 고민에 빠져 지냈다. 당시에는 '우리가 아직 미숙하니, 여러 게임을 만들어 보자'고 해서 하이퍼 캐주얼 게임을 계속해 만들었다. 최대한 경험치부터 쌓자는 의도였다. 2~3주에 하나씩 하이퍼 캐주얼 게임을 만들고, 접었다. 결과적으론 하이퍼 캐주얼 게임만으론 회사를 운영하기 힘들다고 느꼈다. 그래서 하이퍼 캐주얼보단 다소 코어한 게임을 만들기로 했고, 그 결과가 '공장 주식회사'라는 게임이었다. 공장 주식회사 개발에는 4개월 정도 소요된 거로 기억한다.

공장 주식회사는 자체 서비스로 할지, 퍼블리셔 도움을 받을지 고민했었다. 그러다 좋은 퍼블리셔로부터 괜찮은 제안을 받아 맡기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당시 퍼블리셔 도움을 받지 않았다면 회사가 많이 어려워졌을 것이다. 덕분에 작은 여유... 여유라기보다는 보통의 상태로 회사가 꾸려진 거 같다.

공장 주식회사 성과로 8명의 직원을 새로 채용할 수 있었다. 지금은 총 14명의 직원과 함께 플레이하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직원이 늘어나면서 회사의 정체성을 다잡으려 노력했다. 게임 개발 부분에서 우리만의 DNA를 찾고자 했다. 올해는 성장과 동시에, 내년에 도약하기 위해 안정성을 다지는 시기였다.

이제는 인디게임사를 벗어나 소규모 게임사가 된 거 같다. 회사로서 생존이 중요한 화두가 되다 보니, 자연스레 인디를 할 수 없게 됐다. 지금은 합정의 작은 게임사, 강해지려고 하는 게임사가 됐다.


소규모 게임사에게 하이퍼 캐주얼 장르는 나쁘지 않은 전략인 거 같은데, 어떤 점이 어려웠나.

= 1~2주에 하나씩 게임을 만들고, 재미가 있으면 살리고 재미가 없다면 버리는 과정이 고통스러웠다. 또한, 게임성 면에서 시장의 호감을 사기보다 일정한 알고리듬대로 개발이 진행된다는 느낌이었다. 그 과정이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못 하겠더라. 그래서 하이퍼 캐주얼보다는 보다 크리에이티브한 게임을 만들기로 했다.


전작은 퍼블리셔에게 맡기고, 최근 작품은 직접 서비스를 한다. 어떤 장단점이 있던가.

= 내부 마케팅 인력이나, 안드로이드와 iOS 최적화 인력이 있다면 직접 서비스도 좋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는 조금 더 게임 개발에 집중하고 싶어 서비스는 퍼블리셔에게 맡겼다. 능력이 부족한데 다 하려고 하면, 너무 많은 고생을 할 수 있다.


2016년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에서 TOP 3에 오른 데 이어, 이번 '창구' 프로그램에서 선정됐다. 구글플레이 지원 프로그램에 노하우가 있다면?

= 과거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이나 이번 창구 둘 다 선정되기 위한 게임을 만들지 않았다. 플레이하드는 애초에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게임을 만든다. 글로벌 목표라는 점이 구글플레이와 맞아떨어진 거로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글로벌 시장을 지향해야 구글플레이 프로그램에 선정되지 않나 생각한다.

두 번째로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은 독창성과 창의성을 많이 보는 거 같다. 반면 창구는 프로그램을 통해 회사가 성장할 수 있을지 시장성을 보더라. 창구에서는 '히어로팩토리'를 선보였는데, '공장 주식회사' 때 알게 된 마케팅 및 서비스 노하우를 잘 설명하려 했다. 창구 지원을 받아 어떻게 게임을 완성하고, 알린 다음에, 유저들에게 재밌는 게임으로 다가갈지를 심사위원에게 전했다. 그 부분이 유효했던 거 같다.

이번 '히어로팩토리'는 1천만 다운로드가 목표였다. 1천만 다운로드를 달성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들을 제시했었다. 현재 '히어로팩토리'는 5백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창구 프로그램에서 어떤 혜택이 가장 마음에 들던가.

= 가장 큰 지원은 역시 재정이다. TOP3에 들면 약 3억 원 정도의 지원을 해준다. 인건비나 마케팅비, 컴퓨터 구입비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재정 외에는, 구글에서 한 달에 한 번 연사를 초청해 세미나를 열어주고 있다. 매달 주제가 바뀐다. 인사, 마케팅, 영업 노하우 등 소규모 게임사 입장에서 회사 운영에 큰 도움이 됐다. 개인적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짚어줬다. 회사를 꾸리기 바빠 챙기지 못했던 부분을 세미나를 들으면서 다시 생각하게 됐었다.


현재까지의 회사 성과가 궁금하다.

= '레드브로즈'는 지금까지 3백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다운로드 수에 비해 매출은 크지 않다. '레드브로즈' 서비스만으론 회사가 어려워질 수 있었다. 이후 이것저것 개발을 하다가, 제대로 수익이 나기 시작한 건 '공장 주식회사'였다. 2,5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고 수익도 괜찮았다. 이후 '히어로팩토리'는 현재까지 5백만 다운로드를 이뤘다.

총 수익은 정확히 말하기 어렵지만, 합정역 근처 조그만 사무실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가 됐다. 회사 입장에선 매년 매출이 3~5배 정도 증가한 거 같다. 올해는 작년 대비 6배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사업적인 측면에서 개발 방향성은 어떻게 잡았나.

= '공장 주식회사' 이후로 캐주얼과 미드코어 사이의 게임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끼리는 '라이트 코어'라 부른다. 수익화는 인앱매출을 많이 발생시키기보다는, 광고 매출을 동시에 가져갈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이전까지 방치형-아이들 류를 만들었다면 이제는 조금 더 장르 다각화를 시도하려 한다.

장르 다각화는 회사로서 위험할 수 있다. 그러나 회사가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2021년 출시 예정인 게임으론 디펜스, 덱빌딩 류가 있다. 기존에 선보인 아이들 류를 포함해 상반기 내에 4~5개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어 2021년 이내에 6~7개 정도의 게임을 선보일 것이다. 모든 게임이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한다.

▲ 2021년 선보일 플레이하드 신작 컨셉 아트

소규모 게임사로서는 다작을 계획한다. 플레이하드가 일하는 방식이 궁금한데.

= 현재 일하는 방식을 잡아가려 노력하는 단계다. 예전에는 막무가내식, 닥치는 대로 했다. 지금은 체계를 잡으려 한다.

팀 단위로 책임을 부여하고, 큰 결정을 제외한 나머지 일들은 팀이 결정한다. 팀은 기획자, 아트, 프로그래머로 이루어진다. 한 달에 한 번씩 팀의 게임을 전사가 테스트해보고 서로 피드백을 한다. 피드백은 남들이 보기에 엄청나게 잔인할 정도로 강하게 한다. 가감 없는 피드백으로 개선하는 과정을 거치며 게임을 만든다.

구성원 동기부여를 위해 게임으로 발생한 순수익을 인센티브로 제공한다. 또한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새로운 게임을 출시한다는 거 자체가 큰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올해 코로나19가 휩쓸었다. 소규모 게임사는 어떻게 버텼는지.

= 애초에 소규모 게임사라 항상 어려웠다. 다만, 코로나19는 초기 어떤 부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혀 모른다는 게 어려웠다. 지나고 나니 게임업계는 그나마 조금 피해간 거 같다.

소규모 게임사로서는 구인이 좀 어려워졌다. 지난해만 해도 이 정도로 구인이 힘들지는 않았다. 구인할 때 지원자도 적고, 저희와 맞는 구직자분들도 많이 없었다. 올해 겨우 6명을 뽑은 정도다.

올해 3월부터 바로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재택근무 초반에는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이제는 퍼포먼스를 잘 유지할 정도로 자리 잡았다. 구성원 모두 재택근무에 만족도가 높아진 거 같다. 아무래도 출퇴근 시간을 아끼며 일을 할 수 있으니까.

▲ 현재는 재택근무로 비어있는 합정 사무실

대표로서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어떻게 챙기나.

= 재택근무로 풀어질 사람들을 애초에 안 뽑는 게 먼저다. 구성원은 스스로의 프로젝트에 책임감과 애정을 가진 사람들로 뽑으려 한다. 우선, 대표가 먼저 믿고 구성원이 믿음에 보답하는 게 최선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BIC나 지스타 등 오프라인 행사가 사라져 힘들지는 않았나.

= BIC는 인디게임 개발사 입장에서 큰 홍보 수단이 된다. BIC 현장에서 퍼블리셔나 투자사를 많이 만날 수 있어서다. 현재 우리는 큰 타격이 없었지만, 5명 미만 게임사들에는 BIC 오프라인 행사가 없어져 많이 아쉬웠을 거다. 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었지만. 많은 행사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오프라인만큼 효과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인디게임사, 소규모 게임사는 현장에서 다른 팀들과 만나 이야기하면서 성장하는 부분이 있다. 이러한 오프라인 행사가 다시 열리길 바란다.


현장에 있는 소규모 게임사 대표로서, 제안하고 싶은 지원정책이 있을까?

= 우리와 비슷한 처지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게 장소다. 개발자 입장에서 월세 걱정만 없어도 해결되는 문제가 많다. 집에서 개발하면 되지 않냐는 의견도 있겠지만... 일하는 입장에서 집과 사무실은 확실히 다르다. 독립된 개발실을 지원해주는 정책이 있으면 좋을 거 같다. 현재 창업지원센터나 스마일게이트의 오렌지팜이 있기는 한데, 실질적으로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앞으로 목표가 궁금한데.

= 목표는 뚜렷하다. 매출을 떠나 오래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거다. 그러한 게임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다. 지표적으론, 내년 채용을 늘려 직원 30명 규모로 만들고 싶다. 장기적인 목표로는 내부에 스튜디오를 만들어 인디팀처럼 운영하는 것이다. 음악업계의 JYP나 YG처럼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큰 권한을 주는 쪽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싶다.

결국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잘 되어야 좋은 콘텐츠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잘되는 만큼의 보상을 주고 싶다. 작가처럼 존중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끝으로, 현재 플레이하드는 구인구직 중이다. 당장은 아트를 뽑고 있는데, 프로그래머도 곧 구인할 예정이다. 우리는 능동적이고 책임감 있는 분들을 원한다. 또, 소규모 개발을 지향하는 분들이길 바란다. 관심이 있다면 플레이하드에 지원해주셨으면 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같이 성장할 분들을 찾는다. 관심이 있는 개발자는 이메일(recruit@playhardlab.com)로 연락해주시길 바란다.

▲ "함께할 개발자 찾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