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시즌이 종료되진 않았지만, 플레이오프 진출 팀들의 순위는 모두 확정됐다. 마지막 날에 맞붙게 된 한화생명e스포츠와 T1도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각 3, 4위로 정규 시즌을 마무리하게 된다. 그렇다 해도 이번 승부는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벌이는 마지막 기싸움이기에 승리의 가치는 꽤나 크겠다.

T1 경기의 첫 번째 관심사는 언제나 선발 로스터였다. 지난 세 경기서 '칸커페테케'로 로스터를 고정한 T1은 노련함에서 나오는 안정적인 운영을 바탕으로 연승을 거두며 재미를 톡톡히 봤다. 한화생명e스포츠를 만나는 T1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기존 로스터를 그대로 기용해 실전 감각을 유지시키는 쪽에 무게가 실리지만, 순위가 확정된 상황이기에 플레이오프에서 사용할 다른 카드를 시험해보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한화생명e스포츠의 걍약점은 정규 시즌 동안 확실히 드러났다. 사전 예측에서 크게 빗나가지 않은 최대 강점은 역시나 '쵸비' 정지훈의 압도적인 캐리력과 챔피언 폭이었다. 거의 대부분의 승리를 이끈 '쵸비'는 미드 사이온, 아트록스, 레넥톤을 수차례 소화하면서도 분당 CS, 분당 시야 점수, DPM, 15분 경험치 차이 등 여러 지표에서 1위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더없이 든든한 허리에 비해 머리-어깨가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몇 번의 교체 끝에 탑과 정글에서 '모건'-'요한'이 주전으로 계속 출전 중인데, 상위권 팀의 전력이라 하기엔 아쉬운 수준이다. 물론 종종 좋은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경기 내내 뚜렷한 존재감을 발휘한다거나 상대를 찍어누르고 캐리하는 상황은 좀처럼 보기 어렵다.

이에 한화생명e스포츠는 플레이오프에 앞서 적극적인 라인전과 다이브 등의 상체 훈련을 시도해보는 것이 좋아 보인다. 플레이오프 첫 상대인 농심 레드포스와의 싸움은 할만하더라도 다음 경기에서 만날 담원 기아나 젠지의 상체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T1이라는 좋은 실전 상대를 만난만큼 얻을 수 있는 건 최대한 얻어 가야 하지 않겠나.


■ 2021 LCK 스프링 스플릿 45일 차 일정

1경기 한화생명e스포츠 VS T1 - 28일 오후 5시
2경기 리브 샌드박스 VS DRX

사진 출처 : T1, 한화생명e스포츠 공식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