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DRX와의 대결을 끝으로 리브 샌드박스의 스프링 시즌은 끝이 났다. 시즌 초, 좋지 못한 경기력으로 하위권을 맴돌던 리브 샌드박스는 '프린스' 이채환의 영입을 통해 하체를 보강하면서 2라운드 반전의 서막을 알렸다. 비록 8위라는 성적으로 스프링 시즌을 마감했지만, 흔들리는 팀을 빠르게 보완하고 플레이오프 가시권까지 바라볼 수 있었던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성과였다. 부임 첫 시즌을 보낸 김목경 감독은 스프링 시즌 바라본 팀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며 서머 시즌 더 나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리브 샌드박스 김목경 감독의 인터뷰이다.


Q. 금일 DRX와의 경기에서 기적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번 경기 승리에 대한 소감은?

마지막 경기를 이겨서 그나마 기분이 홀가분하다. 또한, 우리 팀이 시즌 중에 역전패를 굉장히 많이 당했는데, 이번 경기에서 처음으로 역전승을 거둬 의미가 더 큰 것 같다.


Q. 리브 샌드박스의 스프링 시즌을 돌아본다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궁금하다.

새로운 팀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리브 샌드박스에 합류했다. 스프링 시즌은 선수와 코치가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스프링 시즌을 보내며 서로가 서로에 대해 파악할 수 있었고, 지금보다 더 나은 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


Q. 무엇보다도 플레이오프 진출이 걸려 있던 아프리카 프릭스전 패배가 많이 안타까웠을 것 같다. 우는 선수도 있었는데?

당연히 경기를 이기기를 바랐고, 패배해서 아쉬운 것도 맞다. 하지만 이전 경기 한화생명e스포츠와의 대결에서도 이겼다면 자력 진출이 가능했었고, 그럼에도 우리 팀은 패배했었다. 기회가 있을 때 잡는 것도 실력이다. 부족한 경기력으로 당장 이겼더라도 플레이오프에서는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선수들이 너무 많이 아쉬워하지 않기를 바랐다. 그리고 이런 경험을 토대로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하기를 바라고 있다.


Q. 이전부터 상체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는 것을 선호해왔다. 그리고 실제로 리브 샌드박스는 계속 상체 위주의 게임을 해왔다. 감독의 경기 철학에 대해 선수들은 얼마나 따라오고 있다고 평가하는가?

내가 상체 위주의 게임을 원한다고 해서 모든 선수들이 다 따라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행스럽게도 상체를 담당한 선수들의 기량이 단단한 편이었고, 코칭 스태프도 내가 생각하는 경기 운영 방식와 같은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덕분에 리브 샌드박스가 수월하게 방향을 잡고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완벽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고, 서머 시즌이 되면 더 완벽한 경기력이 나올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Q. 8위로 스프링 정규 시즌을 마감했다. 이번 시즌은 특히 업셋도 많이 일어나고, 팀들 간의 경기력 차이가 크지 않아 굉장히 힘들었을 것 같다. 스프링 시즌 8위의 성적에 만족하는지 궁금한데?

만족한다기보단 실망하지 않고 있다는 말이 더 정확할 것 같다. 8위라는 성적에 만족한다면 많이 이상할 것 같다(웃음). 이번 스프링 시즌은 8등을 했지만 서머에는 분명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있어 다행이다. 그래도 목표로 했던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것은 좀 아쉽다.


Q. 스프링 시즌 1라운드에 불안했던 봇 라인을 '프린스' 이채환을 영입해서 빠르게 보강했다. 덕분에 2라운드부터는 리브 샌드박스가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 '프린스'와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영입을 결정하게 되었나?

'프린스'는 예전 '쇼메이커'를 팀에 데려올 때 같이 봤던 선수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알고 지냈고, 한때는 담원 게이밍에서 같이 생활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완벽하게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경기에 직접 뛰지는 못했었는데, 내가 추천한 어썸 스피어라는 팀에 들어가면서 전성기를 맞이하더라.

'프린스'가 충분히 성장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펀플러스 피닉스로 이적을 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경기에 뛰지 못하고 있더라. 때마침 우리 팀의 원거리 딜러 포지션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었고, '프린스'도 경기를 뛰고 싶어 하는 마음이 커서 우리 팀에 데려오면 좋은 성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적이 굉장히 빠르게 진행된 걸로 기억한다. 거의 3일 만에 모든 절차가 끝났었다. 경기를 뛰지 못한 시간이 있어 바로 경기력이 올라오기는 힘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점차 경기력이 올라왔고 오늘 역전승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매우 만족스럽다.


Q. 마지막으로 샌드박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가 자력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기회가 있음에도 이를 만들어내지 못한 것에 실망하신 팬들이 있을 것 같아 죄송하다. 그래도 우리는 분명 맞는 길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서머에는 스프링보다 더 좋은 결과로 보답 드릴 수 있게 노력하겠다.